(추가)아내가 아이도 지우고 이혼하겠다던 글쓴이입니다.

가르쳐주세요2012.03.09
조회92,186

추가글 적을게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많은분들이 친자확인을 하라고 하는데, 저도 제아내도 전혀 할마음이 없어요

조금의 기대로인해 더많은 아픔을 겪고싶지않네요..

나중에, 몇백배로 우리아기에게 더많은 사랑을 주면 될것이라는것이 저와 제 아내의 이기적인 바람입니다.

 

오늘, 아내가 저녁을 차려줬어요^^

제가 좋아하는 순두부찌개를 맛나게 끓여줬네요

몇달만에 집밥을 먹어보는지 너무 행복했습니다.

제가 맛나게 먹으니, 아내도 웃더군요.

둘이 영화한편 보고, 아내는 잠이 들었구요.

나중에 시간이 흐른다해도, 이 일에 대해선 전혀 아내탓 하진 않을거에요

(댓글에 적혀있길래;;)

아내 잘못이 아니니까요~

조금씩 아내가 기운을 차리는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다음주부터는 바빠질것 같습니다.

월요일에는 산부인과에, 목요일에는 심리치료를 받아야하고요

다다음주부터는 저도 다시 회사에 나가봐야하기때문에 이래저래 할일이 많네요.

저도, 아내도 강한사람이기에 잘 이겨내 나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격려의 글을 읽으면서 또 한번 힘이 나네요.

 

많은분들이 제 칭찬을 하시기에 조금 부끄럽긴 합니다.

저같은 남편 만나고 싶다던 분들이 있기에 감히 말하겠습니다.

제가 좋은 남편이기에 앞서 제 아내가 더욱더 좋은 아내라는것을 알려드리고싶어요.

 

제 자신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았던 저에게, 세상엔 많은 이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한다는걸 알려준 아내이고,

제 부족한 면을 탓하기보다는 장점을 더 부각시켜 주려하는 아내이고,

눈치도 빨라서 안좋은 일이 있다 싶으면, 애교 부려가며 기분도 풀어주는 아내이고,

회사일 얘기하면 따분할텐데도 열심히 들어주며 조언도 해주는 아내이고,

매일매일 사랑한다고, 이상형인 소지섭보다도 멋지다고 말해주는 아내에요^^

 

아내 칭찬하려면 몇날몇일을 밤새야 하기에 이만큼만 적을게요~

 

그냥...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처음 글을 적고, 제아이가 아닐것이라는 글들이 난무한것을 보고

처음엔 화도 많이나서 욕도 하고 괜히 적었구나 싶었던것들이,

어쩌면 그럴수도 있겠다고 조금은 마음의 준비를 해두었거든요

전혀 생각치도 못했다가 아내의 얘기를 들었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빨리 정신차리지는 못했겠죠..

지금 생각하면, 그저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마, 이 추가글이 마지막이 되겠네요~

저희는 이 한국 어디서엔가 서로 보듬어주고 사랑해주며 잘 살고있을겁니다.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모두 모두 행복하게 살길 바랄게요 진심으로...

 

 

 

 

 

 

 

후기를 적어야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꺼내지못했던 고민들을 함께 고민해주시고 걱정해주시던 분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하여 남깁니다.

 

제가 글을 적고 그 다음날  아내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메일을 보냈으니 확인해달라고, 차마 얼굴은 보지못하겠다고..

 

 

메일내용은... 하... 뭐라고 적어야할지 모르겠네요..

뱃속의 있는 아이는 제아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였습니다.

예전 친구들과 나이트에 놀러가도 되겠냐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 그런곳 가는 아내도 아니였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재밌게 놀라고, 대신 한시까지는 들어오라는 약속을 받고 기다렸었네요.

아내는 그날 두시가넘어 얼굴이 퉁퉁 부은채로 왔습니다.

약속시간을 지키지않아 화가 나있던 저였지만, 아내의 얼굴을 보고 당황했네요. 왜울었냐 물으니, 친구가 불쌍해서.. 이말만 반복하고 계속 울던 아내였습니다.

 

그날, 아내는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나이트에가서 놀았으니 자업자득이라 비난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원하지않은 성관계는 분명 성폭행입니다.

제가 바보였네요. 그날 샤워하겠다고 욕실에 들어간후 몇시간이고 나오지않던 아내였는데, 그날 이후 이상하다 싶을만큼 샤워횟수가 늘어났던 아내였는데, 자주 눈물 흘리며 슬픈영화장면이 떠올라서 라고 말했던 아내였는데, 얼마전 모여가수의 성폭행기사를 읽으면서도 노발대발 화를 내던 아내였는데, 그날이후 한동안 잠자리를 거부해 오던 아내였는데.. 전 꿈에도 몰랐습니다.

혼자 끙끙앓고 힘들어했을 아내가 너무 불쌍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몸이좋지않아 함께 병원을 갔을때 임신사실을 함께 알았고,  아내는 혼자 많이 고민했다합니다. 이아이가 제아이가 아닐수도 있기에, 아니 그럴 확률이 더높기에 저몰래 유산했다하고 수술을할까, 아님 그냥 죽어버릴까 그렇게 이것도저것도 아무것도 못하는 채로 오개월이라는 세월이 흘러버린겁니다.

 

전 아무것도 모르고 매일 퇴근후에 아내 주물러주며, 빨리 우리애기 봤으면 좋겠다. 당신 닮았으면 좋겠다, 나는 코가 이쁘니까 내코만 닮았으면 좋겠다, 우리어머니가 손녀딸 태어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맨날 이런 소리만 해댔으니, 아내 혼자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장모님은 또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피해자인 당신딸이 가해자인마냥, 괜히 저에게 미안해서 그렇게 매몰차게 보내놓고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겠습니까..

 

저는... 안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저보다 더 힘들 아내와 장모님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정신차려야겠지요.

이사실을 알고있는 세명중에 저라도 정신차리지않으면 저희셋다 너무 많은 힘든나날을 보낼걸 알고있기에..

 

앞으로 참 많이 바빠질것같습니다. 아이는 유산됐다 둘러대고 수술을 할 생각입니다. 전문의에게 심리치료도 함께 받기로했고요, 상처받은 아내와 장모님이 하루빨리 웃음을 되찾도록 노력해야겠지요.

 

엊그제 집에 돌아온 아내는 아직 제눈도 마주치지 못합니다. 그냥.. 계속 울기만 하네요.. 그래서 현재는 회사에 휴가내고 계속 아내와 함께 있습니다. 계속 손잡아주고 안아주고 합니다.

 

장모님은 아직 제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합니다. 당신잘못도 아니시면서...

시간이 조금 지난후엔 장모님이 좋아하는 양념치킨 한마리를 사들고 "장모님, 장모님이 아끼시는 사위왔습니다"하고 너스레를 떨며 찾아뵈야겠습니다.

 

누군가 제가 이글을 쓴것을 알아채지는 않을까 , 무슨 좋은 얘기라고 후기를 쓰냐 하겠지만, 부끄러운 얘기도 아닙니다.

아내에 대한 장모님에 대한 비난과 악플이 많기에 글을 적습니다.

아내는 피해자입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죄의식을 가지고 살아가야하는 현실에 슬프기도 하도 분노하기도 합니다.

 

아내의 상황을 알고나서 덤덤하게 지내오던 저였는데, 글을 쓰다보니 자꾸 눈물이 나네요...

왜 저에게 이런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서러움인지 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아내도 장모님도 꿋꿋이 이겨나갈수있겠죠.

그리고 언젠가는 소중한 아내와 저의 아이도 태어나겠죠.

부부이기에, 가족이기에 기쁨도 슬픔도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걸 많이 깨달았네요. 전엔 말뿐이였는데.. 

 

그일이 있기전 우리는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그 행복을 다시 찾기위해,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력하며 살려합니다.

멀리서나마 많이 응원해주세요.

더이상의 비난글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결혼하신 모든분들, 어떤 힘든 고난이 찾아와도 주저하지마세요.

함께 사랑하고 함께 위로하며 살길 바랍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길 바라며 글 마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