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언니는 개 공포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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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너무 화가 나는 일을 겪어서
누가 잘못된 건지 시비를 가리려고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글이 상당히 기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희 언니는 지방의 국립대학교 3학년입니다.
언니는 어릴 적부터 개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개만 보면 가던 길도 돌아가고, 개가 지나갈때까지 그 길로 가지도 못하고,
개가 언니에게 달려들면 발작을 하다가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습니다.

 

발작이라고 표현했지만 언니 말로는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본인은 아무것도 못 느낀다고 합니다.
제가 옆에서 보면 언니가 소리를 지르면서 발로 개를 차려는 시늉도 하고
개를 피하려고 도망다니고 그러다가 그대로 쓰러집니다.

 

언니가 개를 무서워하게 된 일에는 두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저희 할머니 댁에서 도사견 같은 큰 개를 교배시키고 돈을 버는 부업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할머니께서 사시는 건물 맨 위층에 있어서 어렸을 땐 저희보고 늘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근데 저희 언니가 너무 궁금한 나머지 한번 올라가봤다고 합니다.(당시 초등학교 2학년)
언니가 들어가자 개들이 한꺼번에 짖었고, 언니는 그 다음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저희 어머니 말씀으로는 언니가 비명을 질러서 올라가봤더니, 언니가 쓰러져있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개들이 모두 케이지 안에 들어있었기 때문에 언니가 신체적 피해를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개가 짖는 소리만 나면 많이 무서워한 정도였지, 지금처럼 소형견만 봐도 무서워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개가 옆에 있어도 피하지 않고, 친구 집에 놀러가서 개를 보면 만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두번째 일은 언니가 초등학교 4학년때 일입니다.
당시 저희 아파트의 상가에 한 상점에서 개를 키웠는데, 소형견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개의 목줄을 묶어놓지 않았는데, 이 개가 성질이 워낙 나빠서 사람만 보면 짖어대고,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아이들을 쫓아가서 짖으면서 위협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기에게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은 상대에게 말입니다.)
여러번 주민들이 항의했지만 그때마다 잠깐 묶어두었다가 다시 목줄을 풀었다고 합니다.

 

그 상점에서 한블록 내려가면 당시 언니가 다니던 컴퓨터 학원이 있었습니다.
5층건물이었는데 4층에 학원이 있었습니다.
언니가 학원을 가려면 그 상점을 지나갈 수 밖에 없었는데, 하루는 언니가 학원으로 가는데 언니 뒤를 그 개가 쫓아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빨리걷다가 나중에는 무서워서 뛰었다고 합니다.

언니는 도망가면 개가 쫓아온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언니 뒤를 개가 쫓아와서 4층인 학원까지 따라왔고, 언니가 학원문 안에 들어가고 문을 닫자 문밖에서 계속 개가 짖어댔다고 합니다.
학원 선생님들이 빗자루로 위협하면서 쫓아내려고 해도 귓등으로도 안듣다가 30분쯤 제 성질대로 짖고난뒤 가버렸습니다.

 

그때부터 언니는 개를 정말 무서워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목줄을 한 상태의 개가 지나가면 개가 지나갈때까지 멈춰서서 기다리고,

목줄을 한 상태에서도 다가오면 비명을 지르면서 피하고,

혼자서 지나가다가 몸이 저절로 멈춰서 돌아보니 옆에 사람 어깨까지 오는 개 동상이 있었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래도 고등학교때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동네에 개를 키우는 사람이 열손가락도 안들었습니다.

원래 저희 아파트는 애완동물 금지입니다. 제외동물은 금붕어 정도입니다.

근데 아파트의 주민 중 60%가 노인이여서 그런지 적적하다고 하나둘 개를 키우기 시작했고,

결국은 다수의 개를 키우는 사람들 때문에 애완동물 금지가 풀렸습니다.

그때부터 언니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기 시작했습니다.

 

언니 말로는 젊은 사람들은 그나마 낫다고 합니다.

개를 키우는 에티켓도 지키고, 목줄도 언제나 하고 다닙니다.

근데 노인들은 아닙니다. 목줄도 안한 개를 산책이라고 데리고 다닙니다.

개가 지 갈길만 가면 되는데, 중간중간 우리 언니에게 다가와서 언니를 괴롭히고 결국 언니는 몇번씩 쓰러지고 반복입니다.

 

부모님이 항의하셔도 노인네들은 귓등으로도 안듣습니다.

저희 언니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혹시나 언니가 불이익을 받을까봐 정신과 상담도 못합니다.

개를 키워보면 나아진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희 언니는 기관지가 나빠서 털달린 애완동물 키우지 못합니다.

언니가 이상한 거라고 사람들이 얘기할 때마다 정말 열받아서 지나가는 개들을 다 차주고 싶었습니다.

애시당초 키우면 안되는 동물을 멋대로 키워놓고, 법조항도 지키지 않은 인간들이 누군데

목줄을 하고 주인이 이끄는 데로 가면 되지, 멀쩡하게 지 가다가도 가만히 있는 우리 언니를 괴롭히는 강아지들도 정말 싫습니다.

 

오늘 저희 윗집에서 개가 목줄도 안한 상태에서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고,

마침 집 밖을 나서던 우리 언니는 기겁해서 4층에서 1층으로 뛰어내려갔습니다.

이 소리에 혹시나 언니가 다칠까 염려했던 저희 어머니가 개 주인에게

언니가 개를 많이 무서워한다고, 개 목줄 좀 하고 다니라고 항의했습니다.

 

근데 이 주인이 하는 소리가

우리 개는 사람을 위협하지 않는 착한 애라고 우리 언니 정신이 이상한 거랍니다.

 

그 위협도 안한다는 개는 언니를 보고 맹렬하게 짖어대며 따라오려고 했고

그때문에 저희 언니가 뛰어내려간거입니다.

 

개 키우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이 상황에서 잘못한 쪽은 개를 무서워하는 우리 언니입니까?

개를 무서워하고 개만 보면 발작하는 우리 언니 정신이 이상한 겁니까?

 

 

 

추가)

언니는 개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 무서워하는 편이지만

오히려 큰개가 더 낫더랍니다.

옆 통로에 상근이를 키우는 집이 있는데 그 종이 워낙 순해서인지 그냥 제 갈길 갑니다.

그러면 우리 언니는 개가 지나가길 기다리기만 하면 된답니다.

 

근데 작은 개들은 지들 몸집이 작어서 언니가 보이면 위협을 해야 하는지

정신 못차리고 짖어대고 언니에게 달려듭니다.

목줄도 안한 개가 언니에게 달려들어서 짖어대면 저희 언니는 발작하는 상황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