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열일곱 되는 여자입니다. 엽호판을 보다 갑자기 예전에 겪었던 일이 생각나서 한번 올려봐요. 2년 전이라기엔 무리가 있고 1년 전이라기엔 조금 더 전인 중학교 2학년 기말고사 기간이었어요. 우선 학원에서 저희집으로 오는 길의 구조는 이런식이에요. 파란색이 평소에 제가 집으로 가는 길이고 빨간색이 지름길인데, 파란 길로 가면 사람이 많아서 무섭지는 않지만 시간이 한 20분 정도 걸리고, 빨간 길로 가면 시간은 한 10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주변이 다 낡은 주택(검은색 기와지붕에다 파란색 철문 있는..)하고 밭밖에 없어서 밤에 혼자 가면 정말 무서워요. 그래서 학원 가는 길에는 밝을 때니까 주로 빨간 길로 가고 학원에서 돌아 올 때는 무서우니까 주로 파란 길로 갔는데, 그날따라 날씨도 너무 춥고 시험때문에 너무 피곤한거에요. 그래서 어차피 무섭든 말든 아무 일 안 생기는 건 똑같은데 그냥 지름길로 가야겠다, 하고 빨간 길로 가고 있었어요. 한 5분정도 갔나, 무서워서 주위 둘러보면서 최대한 빨리 걸어가고 있는데 저기 초록색 사람 있는 쪽에서 어떤 아저씨 한 명이 걸어오는거에요. 근데 딱봐도 조금... 소름돋게 생겼다고 해야하나? 왜 영화같은 데 보면 착한 척 하고 조용히 있던 아저씨가 범인이잖아요. 그렇게 생긴 거에요. 지금도 기억나는데 경비원 분들이 쓰시는 것 같은 낡은 캡모자? 같은 모자에다 할아버지들이 입으시는 그.. 낡은 체크?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겠는데 좀 부앙부앙 해 보이는 체크무늬 잠바 입고 고개 숙이고 걸어오는데 왠지 느낌이.. 조금 이상 한 거에요. 그런데 남자분들이 그런식으로 오해받는 거 싫어한다고 들어서; 아 그냥 큰 길 쪽으로 나가려는 아저씬가보다 생각하고 제 갈 길 갔거든요. 그런데 교회 앞쯤에서 아무래도 너무 찝찝해서 살짝 고개를 돌려서 뒤를 봤는데 그 아저씨가 가로등쪽에서 제 쪽으로 오고있는거에요. 아무리 좋게 생각해보려고 해도 아저씨가 온 길쪽에서 제가 가려는 쪽 가려면 굳이 제가 가는 길 쪽으로 안 들어오고 그냥 큰길쪽으로 계속 가다 내려오는게 더 빠르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아 뭔가 이상하다'이런 생각 들어서 최대한 빨리 티 안나게 걸었어요. 뭔가 전화하면 제가 더 불안해하고 있다는 걸 티내는 것 같아서; 당신 같은 새끼 전혀 신경도 안쓴다는 듯이; 그렇게 아파트 단지까지 내려와서 저희 동 쪽으로 들어가면서 옆으로 흘긋 봤는데 그 아저씨가 저희 단지까지 따라 온 거에요; 그때부터는 정말 별 생각이 다 들면서 무서워지는거에요. 엘리베이터가 1층이었으면 다행인데 왜 또 엘리베이터는 꼭대기층에 있는지... 그렇다고 계단으로 가면 잡힐 것 같아서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고 그 아저씨 오기 전에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진짜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내보지 못한 스피드로 가방 열고 필통 안에서 커터칼 꺼내서 제 주머니에 넣었고 가방 다시 맸어요. 슬쩍 뒤 돌아보니까 아저씨는 저희 동쪽으로 오고 있고.. 엘리베이터는 아직도 10몇층이고 진짜 제가 걱정하는 안 좋은 상황이 닥치면 차라리 그냥 칼로 쑤셔서 공격이라도 해보자 이런 생각으로 주머니에 손넣어서 커터칼 만지작거리면서 초조하게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동 안으로 들어와서 제 옆에 선 거에요;; 눈 마주칠까봐 차마 무서워서 옆은 못 보고 묵묵히 엘리베이터만 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 했어요. 그리고 제가 저희 집 층수를 누르는데 그 아저씨가 갑자기 담배를 꺼내더니 층수도 안 누르고 묵묵히 담배만 피우는거에요. 그런데 그 때 판에서 한창 납치니 뭐니 유행이어서 납치범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한다 이런 내용을 읽었었거든요. 그 내용 중에 '납치범이랑 한 공간에 있으면 말을 걸어야 한다'뭐 이런 게 있었어요. 그래서 정말 무서웠는데 죽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아저씨한테 "저기 날씨가 많이 춥죠?" 이랬어요. 그랬더니 아무 말도 안하고 계속 담배만 피우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저기 근데 저희층 사세요? 한번도 못 본 것 같은데.."하고 말 거니까 또 대답 안하고 담배만 피우더라고요. 정말 똥줄타는데 어쩌면 이 사람이 저희 집 호수 따내려고 이러고 있는 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엘리베이터 도착하자 마자 옆집으로 가서 문 두드리면서 '아빠 나야!' 이랬어요. 옆집 아저씨가 문 열어주기 전까지 한 3초 정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저 쳐다보다가 그냥 계단으로 내려가더라고요... 그 아저씨 내려간 다음에 옆집 아저씨가 '누구세요?'하면서 문 열어주셨는데 갑자기 긴장이 확 풀리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죄송하단 말만 하고 집으로 바로 왔어요. 음... 쓰다보니까 그렇게 안무섭네요 근데 저는 그때 나름 진짜 무서웠었는뎅... 4
조금 예전에 겪었던 무서운 일
안녕하세요
올해 열일곱 되는 여자입니다.
엽호판을 보다 갑자기 예전에 겪었던 일이 생각나서 한번 올려봐요.
2년 전이라기엔 무리가 있고 1년 전이라기엔 조금 더 전인 중학교 2학년 기말고사 기간이었어요.
우선 학원에서 저희집으로 오는 길의 구조는 이런식이에요.
파란색이 평소에 제가 집으로 가는 길이고 빨간색이 지름길인데, 파란 길로 가면 사람이 많아서 무섭지는
않지만 시간이 한 20분 정도 걸리고, 빨간 길로 가면 시간은 한 10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주변이 다 낡은 주택(검은색 기와지붕에다 파란색 철문 있는..)하고 밭밖에 없어서 밤에 혼자 가면
정말 무서워요. 그래서 학원 가는 길에는 밝을 때니까 주로 빨간 길로 가고
학원에서 돌아 올 때는 무서우니까 주로 파란 길로 갔는데, 그날따라 날씨도 너무 춥고
시험때문에 너무 피곤한거에요. 그래서 어차피 무섭든 말든 아무 일 안 생기는 건 똑같은데
그냥 지름길로 가야겠다, 하고 빨간 길로 가고 있었어요.
한 5분정도 갔나, 무서워서 주위 둘러보면서 최대한 빨리 걸어가고 있는데 저기 초록색 사람 있는
쪽에서 어떤 아저씨 한 명이 걸어오는거에요.
근데 딱봐도 조금... 소름돋게 생겼다고 해야하나? 왜 영화같은 데 보면 착한 척 하고 조용히 있던
아저씨가 범인이잖아요. 그렇게 생긴 거에요. 지금도 기억나는데 경비원 분들이 쓰시는 것 같은
낡은 캡모자? 같은 모자에다 할아버지들이 입으시는 그.. 낡은 체크?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겠는데
좀 부앙부앙 해 보이는 체크무늬 잠바 입고 고개 숙이고 걸어오는데 왠지 느낌이.. 조금 이상 한 거에요.
그런데 남자분들이 그런식으로 오해받는 거 싫어한다고 들어서; 아 그냥 큰 길 쪽으로 나가려는
아저씬가보다 생각하고 제 갈 길 갔거든요. 그런데 교회 앞쯤에서 아무래도 너무 찝찝해서
살짝 고개를 돌려서 뒤를 봤는데 그 아저씨가 가로등쪽에서 제 쪽으로 오고있는거에요.
아무리 좋게 생각해보려고 해도 아저씨가 온 길쪽에서 제가 가려는 쪽 가려면
굳이 제가 가는 길 쪽으로 안 들어오고 그냥 큰길쪽으로 계속 가다 내려오는게 더 빠르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아 뭔가 이상하다'이런 생각 들어서 최대한 빨리 티 안나게 걸었어요.
뭔가 전화하면 제가 더 불안해하고 있다는 걸 티내는 것 같아서; 당신 같은 새끼 전혀 신경도
안쓴다는 듯이;
그렇게 아파트 단지까지 내려와서 저희 동 쪽으로 들어가면서 옆으로 흘긋 봤는데
그 아저씨가 저희 단지까지 따라 온 거에요; 그때부터는 정말 별 생각이 다 들면서 무서워지는거에요.
엘리베이터가 1층이었으면 다행인데 왜 또 엘리베이터는 꼭대기층에 있는지...
그렇다고 계단으로 가면 잡힐 것 같아서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고 그 아저씨 오기 전에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진짜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내보지 못한 스피드로
가방 열고 필통 안에서 커터칼 꺼내서 제 주머니에 넣었고 가방 다시 맸어요.
슬쩍 뒤 돌아보니까 아저씨는 저희 동쪽으로 오고 있고.. 엘리베이터는 아직도 10몇층이고
진짜 제가 걱정하는 안 좋은 상황이 닥치면 차라리 그냥 칼로 쑤셔서 공격이라도 해보자 이런 생각으로
주머니에 손넣어서 커터칼 만지작거리면서 초조하게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동 안으로 들어와서 제 옆에 선 거에요;; 눈 마주칠까봐 차마 무서워서 옆은 못 보고
묵묵히 엘리베이터만 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 했어요. 그리고 제가 저희 집 층수를
누르는데 그 아저씨가 갑자기 담배를 꺼내더니 층수도 안 누르고 묵묵히 담배만 피우는거에요.
그런데 그 때 판에서 한창 납치니 뭐니 유행이어서 납치범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한다 이런
내용을 읽었었거든요. 그 내용 중에 '납치범이랑 한 공간에 있으면 말을 걸어야 한다'뭐 이런 게 있었어요.
그래서 정말 무서웠는데 죽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아저씨한테
"저기 날씨가 많이 춥죠?" 이랬어요. 그랬더니 아무 말도 안하고 계속 담배만 피우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저기 근데 저희층 사세요? 한번도 못 본 것 같은데.."하고 말 거니까
또 대답 안하고 담배만 피우더라고요. 정말 똥줄타는데 어쩌면 이 사람이 저희 집 호수 따내려고
이러고 있는 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엘리베이터 도착하자 마자
옆집으로 가서 문 두드리면서 '아빠 나야!' 이랬어요. 옆집 아저씨가 문 열어주기 전까지
한 3초 정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저 쳐다보다가 그냥 계단으로 내려가더라고요...
그 아저씨 내려간 다음에 옆집 아저씨가 '누구세요?'하면서 문 열어주셨는데
갑자기 긴장이 확 풀리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죄송하단 말만 하고 집으로 바로 왔어요.
음... 쓰다보니까 그렇게 안무섭네요
근데 저는 그때 나름 진짜 무서웠었는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