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한국노총의 민주통합당 참여로 촉발된 전·현직 노동조합 간부들의 정당 가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노동조합이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한편으로는 단체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의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해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이자 책무라 할 수 있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조직이나 단체를 각종 사회정책의 형성 및 심의과정에 참여시키고 노·사·정(勞使政)의 협의구조를 활용하는 것은 현대 국가의 일반적 특징으로 볼 수도 있다. 그 때문에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은 이제 일반적인 현실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계의 정치 참여는 무엇이 문제인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의 핵심 문제는 노동조합의 정당 참여, 즉 노동조합이 정당의 구성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헌법이 그 설립과 활동을 보장하는 단결체다. 일반적인 결사체와 달리 헌법이 특별히 근로자의 권리로서 노동조합을 인정한 취지는 근로자들이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자, 정당, 그 밖에 노동 외적인 영향력을 갖는 단체로부터 독립해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을 통해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를 향유하는 노동조합이 외부세력이나 단체의 지배나 영향력 아래에 놓인다면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행사의 목적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노동조합에 대해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까지 요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노동조합도 당연히 특정 정당의 정책을 지지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의사결정에서는 독립성 또는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노동조합이 특정 정당에 종속적인 지위에 놓이거나 내부 의사결정 과정이 특정 정치세력의 지배나 영향을 받는다면 노동조합의 자주성은 위태롭게 될 것이다.
특히 현직 노동조합 간부가 정당의 직무를 겸직하는 것은 단순히 정치적 의사표현의 수준을 넘어 정당의 목적을 위해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역사가 길고 정당의 탄생과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서구의 노동조합들도 정당과의 긴밀한 관계가 오히려 노동조합운동에 장애가 된다고 인식하고, 정당과 거리를 두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정치 환경에서 노동조합은 결코 정당과 한 몸이 될 수도 없고 또 그렇게 돼서도 안된다는 점을 우리는 역사적으로 경험한 바 있다.
원래 노동조합은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근로자들이 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조직한 단결체다.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이나 성향의 차이가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에 장애가 될 수 없으며, 반대로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판단에 영향을 미쳐서도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조합은 더 이상 다수 근로자를 위한 헌법상의 자주적 단체가 아니라 특정 정당의 하부조직, 또는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소수의 근로자를 위한 정치단체에 불과하게 된다. 그러한 단체에 대해서까지 헌법과 법률이 단결권을 보장할 근거는 없다.
노동조합 일부 간부의 정치적 야심(野心)이나 잘못된 정치적 판단으로 노동조합의 조직이 분열되고 조합원 간의 결속력이 와해(瓦解)되며 노동조합이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 지금은 오히려 노동조합이 통합(統合)의 비전을 제시해 근로자들의 이탈을 막고 조직을 확대해 한국의 새로운 정치 지형(地形)에 대비하는 일이 급선무가 아닌지 노동조합에 묻고 싶다.
정치판 뛰어든 기회주의 노조간부들
정치판 뛰어든 기회주의 勞組간부들
총선을 앞두고 한국노총의 민주통합당 참여로 촉발된 전·현직 노동조합 간부들의 정당 가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노동조합이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한편으로는 단체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의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해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이자 책무라 할 수 있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조직이나 단체를 각종 사회정책의 형성 및 심의과정에 참여시키고 노·사·정(勞使政)의 협의구조를 활용하는 것은 현대 국가의 일반적 특징으로 볼 수도 있다. 그 때문에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은 이제 일반적인 현실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계의 정치 참여는 무엇이 문제인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의 핵심 문제는 노동조합의 정당 참여, 즉 노동조합이 정당의 구성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헌법이 그 설립과 활동을 보장하는 단결체다. 일반적인 결사체와 달리 헌법이 특별히 근로자의 권리로서 노동조합을 인정한 취지는 근로자들이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자, 정당, 그 밖에 노동 외적인 영향력을 갖는 단체로부터 독립해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을 통해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를 향유하는 노동조합이 외부세력이나 단체의 지배나 영향력 아래에 놓인다면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행사의 목적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노동조합에 대해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까지 요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노동조합도 당연히 특정 정당의 정책을 지지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의사결정에서는 독립성 또는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노동조합이 특정 정당에 종속적인 지위에 놓이거나 내부 의사결정 과정이 특정 정치세력의 지배나 영향을 받는다면 노동조합의 자주성은 위태롭게 될 것이다.
특히 현직 노동조합 간부가 정당의 직무를 겸직하는 것은 단순히 정치적 의사표현의 수준을 넘어 정당의 목적을 위해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역사가 길고 정당의 탄생과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서구의 노동조합들도 정당과의 긴밀한 관계가 오히려 노동조합운동에 장애가 된다고 인식하고, 정당과 거리를 두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정치 환경에서 노동조합은 결코 정당과 한 몸이 될 수도 없고 또 그렇게 돼서도 안된다는 점을 우리는 역사적으로 경험한 바 있다.
원래 노동조합은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근로자들이 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조직한 단결체다.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이나 성향의 차이가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에 장애가 될 수 없으며, 반대로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판단에 영향을 미쳐서도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조합은 더 이상 다수 근로자를 위한 헌법상의 자주적 단체가 아니라 특정 정당의 하부조직, 또는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소수의 근로자를 위한 정치단체에 불과하게 된다. 그러한 단체에 대해서까지 헌법과 법률이 단결권을 보장할 근거는 없다.
노동조합 일부 간부의 정치적 야심(野心)이나 잘못된 정치적 판단으로 노동조합의 조직이 분열되고 조합원 간의 결속력이 와해(瓦解)되며 노동조합이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 지금은 오히려 노동조합이 통합(統合)의 비전을 제시해 근로자들의 이탈을 막고 조직을 확대해 한국의 새로운 정치 지형(地形)에 대비하는 일이 급선무가 아닌지 노동조합에 묻고 싶다.
박지순/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