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기본만 하고 살기가 그렇게 어려우신가요?

UeL2012.03.20
조회3,328

긴 얘기가 되겠지요.

 

우선, 저는 임신을 해서 결혼을 했습니다.

3년의 연애기간동안 연구원출신인 예비시부,

주름잡힌 곳 없을 것 같은 예비시모는 그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을

결혼 상대로 보는데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죠.

 

그런데, 남자친구의 부모와 예비시부모는 다른 존재로 탈바꿈하더군요.

 

상견례때.

집을 마련해 줄 수 없다합니다, 형편이 안된다합니다.

다음 해 쯤 규모가 있는 집이 팔리면 그 돈으로 작은 아파트라도 마련해주시겠다 합니다.

그 전엔 시댁에 들어와 살아라 합니다.

시부모에 신랑 외할머니되시는 분까지 같이 계신 집에,

지방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신랑도 없이 '혼자'들어와 살아라 합니다.

그건 너무 터무니 없는 말이었기때문에,

신랑과의 상의 끝에 출산 전까진 주중엔 친정에 주말엔 시댁에 있기로 결정했지요.

 

주말에만 머무르면서도 출산까지 잠을 잘 수도 없었고, 쉴 수도 없었습니다.

아, 내가 왜 시할머니-친할머니도 아니고 외할머니인- 시집살이까지 하고 살아야했을까요.

시모는 작은 매장을 하나 하십니다.

시할머니는 자기 딸이 일을하는 게 맘이 아려 어쩔 줄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임신 8개월, 배가 이만큼이나 나와있는 데도

시어머니한테 나가보지 않고 저지랄하고 있다며 무슨년,무슨년 하더군요.

그 때, 내가 아주 저급한 집과 엮였구나 하고 관뒀어야 하는 겁니다..

 

임신 7개월때 퇴사를 하니 시모가 중간중간 매장에 나와 도와달라합니다.

그럴 수 있지요, 시모도 '엄마'인데 그 정도 못 할 거 있나요?

그런데.

시모는 사업만 중요한 사람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임신한 며느리가 차가운 바닥에 앉아 밥을 못먹고 있어도,

큰 문제가 아니었던 사람이고,

태어난 지 50일도 안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매장에 나와 일을 해줬으면 하던 사람입니다.

 

결혼을 하고 일년이 지나서,

신랑이 있는 곳으로 분가를 해서 왔습니다.

작은 아파트는 커녕 방하나에 거실하나 딸린 빌라로. 돈 700을 보태주더군요.

7000도 아니고, 1000도 아니고 700.

몇 달 뒤.

지금 매장보다 매출이 더 좋은 매장이 났다며 지금 매장을 '너에게 주마'하시더군요.

좋았지요. 신랑, 우리 좀 더 빨리 자리잡겠다, 하며 신났었지요.

그런데. 돈얘기를 꺼냅니다.

자신이 매장을 옮기는 건 순전히 우리에게 이 매장을 주기위해서고,

이 매장을 하려면 어차피 너는 다시 내려와야 할 텐데,

그럼 지금 사는 집 보증금이 있지않니.합니다. 달라는 거지요.

2000이 필요하답니다. 700을 보태주고 세달을 살았는데, 세 달만에 2000을 달라합니다.

"어머니, 저는 그 매장 안할래요. 애도 이제 아빠 좋은 거 알고 둘이 죽고 못사는데

돈 번다고 다시 떨어져 사는 건 아닌거 같아요."하니

너는 빠지랍니다. '니네 엄마'한테 받으라고 하랍니다.

참 쌩뚱맞게 거기서 왜 친정엄마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사돈어른'도 아니고 '니네엄마'랍니다.

정말 저급한 집과 엮인게 맞나봅니다.

엄마도 올 해 부동산에 투자한게 잘못돼서 큰 돈을 손해보고 지금 여윳돈이 없다하니,

지금 사는 집 전세가 얼마냐 하십니다. 네. 그거 빼서라도 달라하란 말이지요.

사돈 전세집을 빼서 자기 매장 낼 생각을 하는 게 정상인가요?

그게 상식 밖으로 느껴지는 제가 이상한 사람인가요?

시부는 보증금을 줄 수 없다하니 대출이라도 받아서 주면 안되겠냐고 합니다.

 

신랑이 시모께 그냥 그 매장 엄마가 하시라 합니다.

우리는 나중에 받을테니 여기서 그 매장을 엄마가 하라하니, 시부하는 말이

세놓은 집때문에 이사를 필히 해야하는 상황이라더군요. 네네. '너희주려고' 는

알량한 자식집 보증금 때문에 한 변명이었던 겁니다.

 

여차저차해서, 친정엄마가 매장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한 달 동안 동생과 엄마한테 인수인계를 하라고 했습니다, 일도 배울겸, 단골 손님도 사귀고,

재고 파악도 하고.

그런데. 엄마와 동생을 돈안주는 알바처럼 부리기만 하더군요.

결혼식 때문에 하루는 못나오겠다 하시니 다른 사람도 있는 자리에서

엄마한테 소리를 지르더랍니다. 자기가 쉬고 싶다는 거지요.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사돈지간 아닙니까?

이거 너무 몰상식해지지 싶습니다.

엄마한테 한달동안 나가라고 했던 이유는 일을 배우라고 한거였지 일을 해주라고 한게 아니였단 말입니다.

친정엄마가 울면서 전화가 오고 난리통이었던 그 밤.

날을 거의 새우다시피하고 잠깐 잠이들었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엄마와의 일을 얘기하려나보다, 자기도 마음이 쓰였구나 하고 받으니, 글쎄.

지금 홈쇼핑에 나오는 진동파운데이션을 사달라 하더이다.

정말 경우가 없는 사람이지요.

계속 돈 얘기를 하기에 그 돈 엄마한테 말해 드리라고 하겠다 했어요.

그랬더니 시누이한테 전화해 자긴 돈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제가 남한테 하듯 계산적으로 돈을 주겠다 했다며, 서운하다고 울더랍니다.

참. 할말이 없었어요.

그러고는 저한테 엄마한테 말해 돈을 좀 더 빨리 받을 수 있게 해달라더군요.

저희 엄마한테는 사과한마디 없이 말이죠.

 

제 마음이 이제 예전같지 않습니다.

더이상 가족같은 느낌이 들지 않고, 전화도 싫고, 보기도 싫어요.

다신 마주하고싶지 않구요.

제가 나쁜걸까요?

내가 속이 좁아 시모를 미워하는 걸까요?

그냥 지나치기엔 나도 모자라 내 부모까지 하대했다는 생각에 너무 화가나요.

내색하면 안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