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거짓말
광수 이민가는 줄 알았다.
사운을 걸고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걸그룹의 타이틀이 저렇게 임팩트가 없어서야.
후크송이 가요계를 휩쓸고 있을 때
구닥다리 청순 신파 사운드를 들고 나온 것도 문제였지만
비쥬얼 그룹의 데뷔곡이라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멜로디의 흡입력이나 박력있는 비트가 전무했다.
코어의 밥줄이었던 조영수의 리즈시절이 끝났음을 입증했고
그 곡을 밀어줬던 광수도 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영수는 보컬 활용도가 쩔기 때문에
SG워너비와는 최상의 파트너였지만,
그 스타일을 티아라에게도 적용하려는 시도는 개삽질이었다.
당장 도입부에 등장하는 애드립부터 어색하기 짝이 없다.
90년대에 냈어도 히트불가인 음원.
2. Time To Love(TTL)
거짓말이 골로 가면서
소연, 은정, 효민, 지연이 초신성과 프로젝트 그룹으로 낸 싱글.
당시 음악좀 듣는다는 사람들이 모두 구시대의 유물이라 악평을 해서
차마 괜찮다는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
TTL이 거짓말과 다른 점은 첫째, 후렴구의 성공이다.
폭넓은 연령층이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로
한국인의 유전자를 한껏 자극하는 소연의 보컬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둘째, 새 흐름인 일렉트로니카의 도입이다.
인트로의 탄산음료 같은 삼연음이 비트를 절도있게 쪼개줘
신파곡임에도 쳐지지 않고 박력있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 전개부에서 선명해지는
피아노 배경음이 밋밋해지기 쉬운 랩파트를 살려낸다.
TTL은 이름값이나 소속사의 지원으로 지붕킥을 한 것이 아니라
진입 3주가 지나서야 음원 사이트와 모바일을 올킬하는 이례적 기록을 남겼다.
개쩌리들의 마지막 몸부림이라 생각했던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통쾌하게 티아라의 이름을 알렸으며,
아울러 유행이나 스타일과 상관없이 좋은 멜로디는
결국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3. Bo peep Bo peep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
인트로를 듣자마자 히트를 예감했다.
뮤뱅 2주 연속 1위, 인가 트리플 등 공중파 1위를 달성하며
오늘날의 티아라를 있게 해준 곡.
50대에 이르러서도 금새 트렌드를 따라잡고야 마는
광수의 끈질긴 귀에 감탄했고
티아라 곡 중 최초로 작곡가가 누군지 찾아보게 만들었다.
보핍이 백번도 넘게 나오는 싸구려 후크송이라고 욕을 먹는데
그보다는 기본적인 사운드 분리 기능조차 없는 고막이 싸구려.
실질적으로 곡을 끌고가는 것은 재기발랄한 베이스 라인이고
단조롭게 반복되는 후크는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다른 파트의 멜로디와 보컬 음색이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네코미미 컨셉을
일렉트로니카의 건조함이 무난하게 중화시켜 줬고
특히 후크를 받쳐주는 고양이춤은
포인트가 확실하고 따라하기 쉬워 장기간 패러디 되었다.
게다가 일본어 버젼은 걸그룹 최초로
오리콘 1위 데뷔라는 영광을 안겨주었고,
내친김에 주간 1위까지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개인적으로 롤리폴리가 나오기 전까지
후크송의 유언이라 생각했던 음원.
4. 처음처럼
첫 정규앨범 후속곡.
방시혁이 이름값을 해줬다.
가사도 가락도 퇴락한 술집에서 일하는
사연많은 미성년자를 보는 것 같은 음원.
물안개 낀 듯 서글픈 배경음을 바탕으로
대낮부터 거나해지는 사운드를 낸다.
특히 후렴구의 보컬이 끝나는 순간
슬쩍 꼬리를 들어올리는 스페이스틱한 신디음은
걸그룹 음원에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신비로운 여운을 남긴다.
2절이 끝나면 테잎 씹히는 효과음과 함께 반전을 시도하는데,
나대지 않고 포인트만 딱딱 짚어주는 부족축제풍 드럼 소리는
효민과 은정의 랩에 탄력있는 볼륨감을 불어넣는다.
목에 힘을 빼고 부른 멤버들 모두 곡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있고
고비마다 젖은 숨결을 들이마시는 추임새도 간드러진다.
후속곡으로서는 최상임에도
보핍과 너 때문에 미쳐 사이에 묻힌 아까운 작품.
앨범 발매 직전까지 보핍보핍과 타이틀을 다퉜고
팬들은 처음처럼을 택했으나 소속사는 보핍보핍을 밀었다.
'타이틀감'과 '좋은 수록곡'을 구분할 줄 아는
광수의 선곡안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
개인적으로 걸그룹 음원 중 손에 꼽는 노래로
비오는 날 부둣가에서 들으면 죽여준다.
5. 너 때문에 미쳐
첫 정규앨범 리팩 타이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표절은 아닌'
조영수의 장기가 발휘된 곡.
섹시 카리스마를 표방하여
티아라 음원 중 가장 선정적인 사운드를 낸다.
한 번만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도입부의 당당한 멜로디는
무대에서 팬들을 선동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철없게 철없게를 미친듯 반복하는 후렴구 또한 자극적으로
그 가사를 휘성이 썼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넉장구리.
소속사가 사실상 보핍보핍 후속으로 밀었던 곡임에도
카라의 루팡을 능가하는 음원성적을 거둬
티아라가 음원강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어깨탈골춤이라 불렸던 과격한 안무와
숏컷 포쓰를 유감없이 발휘한 은정의 매력으로 덕후 양산.
특히 '섹시 섀도우'와 함께 고개를 기울이며
엄지와 검지로 살짝 종이를 집는 듯한 샷은
티아라 퍼포먼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
아직까지도 이때의 무대 반응이 제일 좋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티아라가 욱일승천하던 시기.
6. Yayaya
미니 2집 타이틀.
어떤 의미에선 보핍보핍보다 더 유명해진 전설의 음원.
광수는 gee를 꿈꾸며 이트라이브에게
타이틀을 의뢰했으나 현실은 시궁창.
컴백을 기다리던 팬들뿐 아니라
시청자 모두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평타는 보장해줄 '왜이러니'도 있었으나
언제나 특별함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는
어그로맨 광수의 독단이 참극을 초래.
전생에 말타다 떨어져 죽은 아파치족인지
나미 시절 인디언 컨셉을 밀어붙여 세간의 빈축을 샀다.
이트라이브는 일렉트로니카의 비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고
비트에 맞게 가사를 해체하여 주술성을 노렸지만
한창 후크송에 염증을 느끼던 대중들에게 싸구려로 낙인찍혔다.
귀에 꽂히는 멜로디가 없다는 가장 큰 문제점 외에도
욤마 욤마 슈팔로마 공중파에서 아무 이유없이
샹욕을 날리던 가사 역시 레전드가 되었다.
개그 콘서트로 불린 안무는 더욱 걸작으로서
목없는 소연 등 향후 10년간 디씨에
영감을 제공할 불멸의 짤들을 양산했다.
놀라운 건 일본 소속사도 야야야를 밀었다는 점.
엉덩이 들썩이는 그루브와 시원하게 내달리는 후렴구,
그리고 후반부 코러스가 주는 상승감 등
몰입도 있는 곡임은 분명하나 타이틀은 무리수.
일본인들 역시 귀는 똑같았다.
7. 왜이러니
소속사가 야야야를 타이틀로 밀 때
광수에게 달려가 해주고 싶었던 말.
처음처럼 못지않은 퀄러티임에도
야야야와 자매라는 이유만으로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티아라의 장기인 뽕끼가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곡인데,
특히 이 곡의 헤드 멜로디는 전자 기타와
하모니카가 뒤섞인 듯 오묘한 사운드를 낸다.
어딘지 모르게 웅장한 느낌마저 주는 후렴구도 그렇고
무대의상이나 리듬도 그렇고 전통적 트로트 보다는
엔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댄스곡이다.
번화가의 야경이 떠오르는 낭만적이고 화려한 배경음은
싱숭생숭 밤나들이를 떠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후반부쯤 뽕짝 분위기를 통째로 갈아엎는
조바꿈 랩파트도 곡에 활력을 더해준다.
한마디로 코어 단조곡 특유의 애잔함은 물론
가볍고 경쾌한 속도감까지 놓치지 않은 수작.
안무팀 또한 야야야와 달리 제 실력을 발휘했는데
양 손의 검지를 붙였다 뗐다 반복하는 후렴구 퍼포먼스는
외국팬들이 보핍보핍 못지 않게 자주 커버하는 메뉴.
신입생이었던 화영의 랩이 걸그룹 치고는 나쁘지 않아
그래도 광수의 인재 감별안은 살아있다는 위안을 줬다.
이 즈음 야야야의 부진 외에도 여러 구설수까지 겹치며
팀이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
이번에야말로 광수 이민가는 줄 알았음.
8. Roly Poly
어디로 이민갈까 고민하던 광수.
어느날 써니를 관람하고 또 다시 어그로신의 계시를 받아
신사동 호랭이를 찾아간다. 새 앨범의 타이틀은 롤리폴리.
풍비박산난 팬덤. 돌이킬 수 없을만큼 실추된 이미지.
모두가 회생불가라고 생각했으나
제목 그대로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서게 해준 저력의 음원.
생생한 드럼비트의 동요풍 인트로부터 단숨에 청자를 사로잡는다.
딱부러지는 테크노 리프에 신나는 디스코 리듬이 곡을 끌고가고
가늘게 이어지는 촌스러운 신디음이 복고 컨셉을 살려준다.
'몰라'와 '점점'을 강조하여 다른 사람이 화답하는 듯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전개부.
멜로디는 향수를 자극하고 사운드는 청량감을 주는 후크.
모든 파트가 뛰어나지만 롤리폴리의 탁월한 짜임새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현악 세션이 시작되는 간주부터.
시계바늘이 똑딱꺼리는 소리를 시작으로
멤버들이 차례로 나와 독무를 추는데
경쾌한 바이올린 선율과 박수 효과음으로
오히려 후크를 능가하는 무대반응을 끌어냈다.
게다가 이 노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멋진 간주부를 한 번 더 넘어서는 피니쉬 블로우를 날린다.
무대의 모든 댄서들이 아래위로 손가락을 찔러대며
'Ah Ah Ah Ah tonight!'을 외치는 후반부의 점층고조는
국산 틴팝이 연출한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
후크송이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근래에
대중의 커버댄스를 끌어낸 거의 유일한 곡으로,
발매 8개월이 훌쩍 지난 시점까지도 뮤직뱅크 20위권을 맴돌았다.
팬덤 투표나 다름없는 공중파에선 단 한번의 일위에 그쳤으나,
대중의 지지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음원 점수에서는 역대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무한도전과 나가수 음원이 2, 3위를 휩쓴 2011년에
소속사, 예능 등 그 어떤 지원도 없이 통합 1위를 차지.
팬덤과 대중의 간극을 여지없이 꿰뚫어버린
후크송 최후의 레전드로 기록될 노래.
9. Cry Cry
역시나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표절은 아닌'
조영수표 신파 댄스곡. 부제를 달자면
'러비더비를 내야 하니 롤리폴리를 빨리 잊어주세요' 정도.
나름 곡의 개성을 창출하기 위해
스페니쉬 아르페지오와 탱고풍 박수음을 곁들였는데
치즈를 잔뜩 얹는다고 김치전이 피자가 될리 만무하다.
전반적인 멜로디는 무난한 편이지만 소위 말하는 '한방'이 부족.
조영수 역시 그걸 잘 알기에 후렴구에 과도하게
꽝꽝거리는 효과음을 우겨넣어 임팩트를 주려 몸부림쳤다.
게다가 곡의 구조 자체도 너무 단순하다.
필살의 훅이 없으면 아기자기한 짜임새라도 있어야 할텐데
랩이나 고음부도 없이 같은 구조가 세 번이나 반복된다.
반전을 시도하기 위해 중간에 집어넣은 보람의 탱고 파트마저
시간때우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루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안무팀이 음원에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티아라 안무 중 가장 절도있고 정교한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엇갈린 양 팔목을 뒤집어 올리며
엑스자로 얼굴을 가리는 도입부부터 박력이 넘친다.
소품인 지팡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효민의 아이디어도 좋다.
이 안무의 백미는 후렴구인데, 양 팔뚝을 풍차처럼 돌리다가
검지로 눈밑을 훔치면서 가사와 분위기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리드보컬을 살리는 조영수의 특성상 소연의 매력이 최대로 발휘되었고,
비단 보컬로서 뿐 아니라 무대에서도 센터를 차지하며
기존 쓰리톱 못지 않은 실세로 부각되었다.
10. Lovey Dovey
롤리폴리에서 쌓아놓은 인기 마일리지를 터뜨린 음원.
우결 모니터링하다 계시를 받은 광수가
클럽과 셔플댄스를 컨셉으로 밀어 붙였다.
후크 의존도가 지나치고 구조가 단순하여
롤리폴리만큼 밀도있는 짜임새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먼저 나왔다면 이곡이 티아라를 수렁에서 구해냈을 것이다.
앞으로 호랭이가 이만한 수준의 곡을 다시 쓸 수 있을지 걱정되는 작품으로 클럽 특유의 환락과 허무가 교차하는 맥점을 절묘하게 짚어냈다. 특히 계단을 올라가듯 추진력 있는 후크는 역대급. 멜로디보다는 비트에 중점을 둔 베이스 라인이 펑키한 그루브감을 선사하며, 좀 울적해진다 싶은 순간마다 뿅뿅거리는 효과음이 뒷통수를 때린다. 멤버들 역시 하이힐에서 벗어나 최대한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고
보노보노 땀방울이 솟아날 것 같은 후렴구의 머리 털기도
'쉽고 특징있게'라는 코어 안무팀의 모토를 무난히 구현했다.
롤리폴리로 관뚜껑을 열고 나와
크라이 크라이를 논개로 던져주고
러비더비로 깃발을 꽂는다.
무모해 보였던 광수의 전략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보핍보핍 이후 오랜만에 뮤뱅 4주 1위를 달성했다.
그것도 2주 1위 후 3위로 밀려났다가
다시 2주 1위라는 참으로 티아라다운 방식으로.
티아라 음원사
1. 거짓말광수 이민가는 줄 알았다. 사운을 걸고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걸그룹의 타이틀이 저렇게 임팩트가 없어서야. 후크송이 가요계를 휩쓸고 있을 때 구닥다리 청순 신파 사운드를 들고 나온 것도 문제였지만 비쥬얼 그룹의 데뷔곡이라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멜로디의 흡입력이나 박력있는 비트가 전무했다. 코어의 밥줄이었던 조영수의 리즈시절이 끝났음을 입증했고 그 곡을 밀어줬던 광수도 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영수는 보컬 활용도가 쩔기 때문에 SG워너비와는 최상의 파트너였지만, 그 스타일을 티아라에게도 적용하려는 시도는 개삽질이었다. 당장 도입부에 등장하는 애드립부터 어색하기 짝이 없다. 90년대에 냈어도 히트불가인 음원.
2. Time To Love(TTL)
거짓말이 골로 가면서 소연, 은정, 효민, 지연이 초신성과 프로젝트 그룹으로 낸 싱글. 당시 음악좀 듣는다는 사람들이 모두 구시대의 유물이라 악평을 해서 차마 괜찮다는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 TTL이 거짓말과 다른 점은 첫째, 후렴구의 성공이다. 폭넓은 연령층이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로 한국인의 유전자를 한껏 자극하는 소연의 보컬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둘째, 새 흐름인 일렉트로니카의 도입이다. 인트로의 탄산음료 같은 삼연음이 비트를 절도있게 쪼개줘 신파곡임에도 쳐지지 않고 박력있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 전개부에서 선명해지는 피아노 배경음이 밋밋해지기 쉬운 랩파트를 살려낸다. TTL은 이름값이나 소속사의 지원으로 지붕킥을 한 것이 아니라 진입 3주가 지나서야 음원 사이트와 모바일을 올킬하는 이례적 기록을 남겼다. 개쩌리들의 마지막 몸부림이라 생각했던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통쾌하게 티아라의 이름을 알렸으며, 아울러 유행이나 스타일과 상관없이 좋은 멜로디는 결국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3. Bo peep Bo peep
첫 정규앨범 타이틀곡. 인트로를 듣자마자 히트를 예감했다. 뮤뱅 2주 연속 1위, 인가 트리플 등 공중파 1위를 달성하며 오늘날의 티아라를 있게 해준 곡. 50대에 이르러서도 금새 트렌드를 따라잡고야 마는 광수의 끈질긴 귀에 감탄했고 티아라 곡 중 최초로 작곡가가 누군지 찾아보게 만들었다. 보핍이 백번도 넘게 나오는 싸구려 후크송이라고 욕을 먹는데 그보다는 기본적인 사운드 분리 기능조차 없는 고막이 싸구려. 실질적으로 곡을 끌고가는 것은 재기발랄한 베이스 라인이고 단조롭게 반복되는 후크는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다른 파트의 멜로디와 보컬 음색이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네코미미 컨셉을 일렉트로니카의 건조함이 무난하게 중화시켜 줬고 특히 후크를 받쳐주는 고양이춤은 포인트가 확실하고 따라하기 쉬워 장기간 패러디 되었다. 게다가 일본어 버젼은 걸그룹 최초로 오리콘 1위 데뷔라는 영광을 안겨주었고, 내친김에 주간 1위까지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개인적으로 롤리폴리가 나오기 전까지 후크송의 유언이라 생각했던 음원.
4. 처음처럼
첫 정규앨범 후속곡. 방시혁이 이름값을 해줬다. 가사도 가락도 퇴락한 술집에서 일하는 사연많은 미성년자를 보는 것 같은 음원. 물안개 낀 듯 서글픈 배경음을 바탕으로 대낮부터 거나해지는 사운드를 낸다. 특히 후렴구의 보컬이 끝나는 순간 슬쩍 꼬리를 들어올리는 스페이스틱한 신디음은 걸그룹 음원에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신비로운 여운을 남긴다. 2절이 끝나면 테잎 씹히는 효과음과 함께 반전을 시도하는데, 나대지 않고 포인트만 딱딱 짚어주는 부족축제풍 드럼 소리는 효민과 은정의 랩에 탄력있는 볼륨감을 불어넣는다. 목에 힘을 빼고 부른 멤버들 모두 곡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있고 고비마다 젖은 숨결을 들이마시는 추임새도 간드러진다. 후속곡으로서는 최상임에도 보핍과 너 때문에 미쳐 사이에 묻힌 아까운 작품. 앨범 발매 직전까지 보핍보핍과 타이틀을 다퉜고 팬들은 처음처럼을 택했으나 소속사는 보핍보핍을 밀었다. '타이틀감'과 '좋은 수록곡'을 구분할 줄 아는 광수의 선곡안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 개인적으로 걸그룹 음원 중 손에 꼽는 노래로 비오는 날 부둣가에서 들으면 죽여준다.
5. 너 때문에 미쳐
첫 정규앨범 리팩 타이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표절은 아닌' 조영수의 장기가 발휘된 곡. 섹시 카리스마를 표방하여 티아라 음원 중 가장 선정적인 사운드를 낸다. 한 번만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도입부의 당당한 멜로디는 무대에서 팬들을 선동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철없게 철없게를 미친듯 반복하는 후렴구 또한 자극적으로 그 가사를 휘성이 썼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넉장구리. 소속사가 사실상 보핍보핍 후속으로 밀었던 곡임에도 카라의 루팡을 능가하는 음원성적을 거둬 티아라가 음원강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어깨탈골춤이라 불렸던 과격한 안무와 숏컷 포쓰를 유감없이 발휘한 은정의 매력으로 덕후 양산. 특히 '섹시 섀도우'와 함께 고개를 기울이며 엄지와 검지로 살짝 종이를 집는 듯한 샷은 티아라 퍼포먼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 아직까지도 이때의 무대 반응이 제일 좋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티아라가 욱일승천하던 시기.
6. Yayaya
미니 2집 타이틀. 어떤 의미에선 보핍보핍보다 더 유명해진 전설의 음원. 광수는 gee를 꿈꾸며 이트라이브에게 타이틀을 의뢰했으나 현실은 시궁창. 컴백을 기다리던 팬들뿐 아니라 시청자 모두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평타는 보장해줄 '왜이러니'도 있었으나 언제나 특별함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는 어그로맨 광수의 독단이 참극을 초래. 전생에 말타다 떨어져 죽은 아파치족인지 나미 시절 인디언 컨셉을 밀어붙여 세간의 빈축을 샀다. 이트라이브는 일렉트로니카의 비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고 비트에 맞게 가사를 해체하여 주술성을 노렸지만 한창 후크송에 염증을 느끼던 대중들에게 싸구려로 낙인찍혔다. 귀에 꽂히는 멜로디가 없다는 가장 큰 문제점 외에도 욤마 욤마 슈팔로마 공중파에서 아무 이유없이 샹욕을 날리던 가사 역시 레전드가 되었다. 개그 콘서트로 불린 안무는 더욱 걸작으로서 목없는 소연 등 향후 10년간 디씨에 영감을 제공할 불멸의 짤들을 양산했다. 놀라운 건 일본 소속사도 야야야를 밀었다는 점. 엉덩이 들썩이는 그루브와 시원하게 내달리는 후렴구, 그리고 후반부 코러스가 주는 상승감 등 몰입도 있는 곡임은 분명하나 타이틀은 무리수. 일본인들 역시 귀는 똑같았다.
7. 왜이러니
소속사가 야야야를 타이틀로 밀 때 광수에게 달려가 해주고 싶었던 말. 처음처럼 못지않은 퀄러티임에도 야야야와 자매라는 이유만으로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티아라의 장기인 뽕끼가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곡인데, 특히 이 곡의 헤드 멜로디는 전자 기타와 하모니카가 뒤섞인 듯 오묘한 사운드를 낸다. 어딘지 모르게 웅장한 느낌마저 주는 후렴구도 그렇고 무대의상이나 리듬도 그렇고 전통적 트로트 보다는 엔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댄스곡이다. 번화가의 야경이 떠오르는 낭만적이고 화려한 배경음은 싱숭생숭 밤나들이를 떠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후반부쯤 뽕짝 분위기를 통째로 갈아엎는 조바꿈 랩파트도 곡에 활력을 더해준다. 한마디로 코어 단조곡 특유의 애잔함은 물론 가볍고 경쾌한 속도감까지 놓치지 않은 수작. 안무팀 또한 야야야와 달리 제 실력을 발휘했는데 양 손의 검지를 붙였다 뗐다 반복하는 후렴구 퍼포먼스는 외국팬들이 보핍보핍 못지 않게 자주 커버하는 메뉴. 신입생이었던 화영의 랩이 걸그룹 치고는 나쁘지 않아 그래도 광수의 인재 감별안은 살아있다는 위안을 줬다. 이 즈음 야야야의 부진 외에도 여러 구설수까지 겹치며 팀이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 이번에야말로 광수 이민가는 줄 알았음.
8. Roly Poly
어디로 이민갈까 고민하던 광수. 어느날 써니를 관람하고 또 다시 어그로신의 계시를 받아 신사동 호랭이를 찾아간다. 새 앨범의 타이틀은 롤리폴리. 풍비박산난 팬덤. 돌이킬 수 없을만큼 실추된 이미지. 모두가 회생불가라고 생각했으나 제목 그대로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서게 해준 저력의 음원. 생생한 드럼비트의 동요풍 인트로부터 단숨에 청자를 사로잡는다. 딱부러지는 테크노 리프에 신나는 디스코 리듬이 곡을 끌고가고 가늘게 이어지는 촌스러운 신디음이 복고 컨셉을 살려준다. '몰라'와 '점점'을 강조하여 다른 사람이 화답하는 듯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전개부. 멜로디는 향수를 자극하고 사운드는 청량감을 주는 후크. 모든 파트가 뛰어나지만 롤리폴리의 탁월한 짜임새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현악 세션이 시작되는 간주부터. 시계바늘이 똑딱꺼리는 소리를 시작으로 멤버들이 차례로 나와 독무를 추는데 경쾌한 바이올린 선율과 박수 효과음으로 오히려 후크를 능가하는 무대반응을 끌어냈다. 게다가 이 노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멋진 간주부를 한 번 더 넘어서는 피니쉬 블로우를 날린다. 무대의 모든 댄서들이 아래위로 손가락을 찔러대며 'Ah Ah Ah Ah tonight!'을 외치는 후반부의 점층고조는 국산 틴팝이 연출한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 후크송이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근래에 대중의 커버댄스를 끌어낸 거의 유일한 곡으로, 발매 8개월이 훌쩍 지난 시점까지도 뮤직뱅크 20위권을 맴돌았다. 팬덤 투표나 다름없는 공중파에선 단 한번의 일위에 그쳤으나, 대중의 지지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음원 점수에서는 역대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무한도전과 나가수 음원이 2, 3위를 휩쓴 2011년에 소속사, 예능 등 그 어떤 지원도 없이 통합 1위를 차지. 팬덤과 대중의 간극을 여지없이 꿰뚫어버린 후크송 최후의 레전드로 기록될 노래.
9. Cry Cry
역시나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표절은 아닌' 조영수표 신파 댄스곡. 부제를 달자면 '러비더비를 내야 하니 롤리폴리를 빨리 잊어주세요' 정도. 나름 곡의 개성을 창출하기 위해 스페니쉬 아르페지오와 탱고풍 박수음을 곁들였는데 치즈를 잔뜩 얹는다고 김치전이 피자가 될리 만무하다. 전반적인 멜로디는 무난한 편이지만 소위 말하는 '한방'이 부족. 조영수 역시 그걸 잘 알기에 후렴구에 과도하게 꽝꽝거리는 효과음을 우겨넣어 임팩트를 주려 몸부림쳤다. 게다가 곡의 구조 자체도 너무 단순하다. 필살의 훅이 없으면 아기자기한 짜임새라도 있어야 할텐데 랩이나 고음부도 없이 같은 구조가 세 번이나 반복된다. 반전을 시도하기 위해 중간에 집어넣은 보람의 탱고 파트마저 시간때우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루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안무팀이 음원에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티아라 안무 중 가장 절도있고 정교한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엇갈린 양 팔목을 뒤집어 올리며 엑스자로 얼굴을 가리는 도입부부터 박력이 넘친다. 소품인 지팡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효민의 아이디어도 좋다. 이 안무의 백미는 후렴구인데, 양 팔뚝을 풍차처럼 돌리다가 검지로 눈밑을 훔치면서 가사와 분위기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리드보컬을 살리는 조영수의 특성상 소연의 매력이 최대로 발휘되었고, 비단 보컬로서 뿐 아니라 무대에서도 센터를 차지하며 기존 쓰리톱 못지 않은 실세로 부각되었다.
10. Lovey Dovey
롤리폴리에서 쌓아놓은 인기 마일리지를 터뜨린 음원. 우결 모니터링하다 계시를 받은 광수가 클럽과 셔플댄스를 컨셉으로 밀어 붙였다. 후크 의존도가 지나치고 구조가 단순하여 롤리폴리만큼 밀도있는 짜임새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먼저 나왔다면 이곡이 티아라를 수렁에서 구해냈을 것이다. 앞으로 호랭이가 이만한 수준의 곡을 다시 쓸 수 있을지 걱정되는 작품으로
클럽 특유의 환락과 허무가 교차하는 맥점을 절묘하게 짚어냈다.
특히 계단을 올라가듯 추진력 있는 후크는 역대급.
멜로디보다는 비트에 중점을 둔 베이스 라인이 펑키한 그루브감을 선사하며,
좀 울적해진다 싶은 순간마다 뿅뿅거리는 효과음이 뒷통수를 때린다.
멤버들 역시 하이힐에서 벗어나 최대한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고 보노보노 땀방울이 솟아날 것 같은 후렴구의 머리 털기도 '쉽고 특징있게'라는 코어 안무팀의 모토를 무난히 구현했다. 롤리폴리로 관뚜껑을 열고 나와 크라이 크라이를 논개로 던져주고 러비더비로 깃발을 꽂는다. 무모해 보였던 광수의 전략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보핍보핍 이후 오랜만에 뮤뱅 4주 1위를 달성했다. 그것도 2주 1위 후 3위로 밀려났다가 다시 2주 1위라는 참으로 티아라다운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