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여자에 대해 실망스러운데 어쩌지

맨인블럭2012.03.24
조회28,063

 

1년여를 사귄 여친이 있어요

 

나름 생활력도 있고

9급 공무원 박봉에 꼬박꼬박 적금도 하고

딱히 사치하지도 않고 식탐은 있는데 말랐고

일년에 한두번 사던 30만원짜리 지갑에 정말 조심하는

경제관념이 제법 박힌 쿨한 여자 정도로 생각했는데

 

오늘 걍 저녁먹고 후식으로 도너츠하나 커피한잔 나눠마시면서 얘기하다가

결혼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거든요.

나는 30살 예비의사, 여자는 28살 공무원

 

지금이야 연애하는 가벼운 마음이지만 나중에 뭐 정말 결혼하게되어도

나쁘지 않은 조합 아니에요?

 

내가 나중에 한 2년뒤에 결혼할때쯤 되면

부모 손 안벌리고 우리끼리 월급 모으고 마이너스통장 조금 보태서

전세금이랑 결혼자금 마련하자 했더니

여친이 나보고 현실성없는 소리 하지좀 말라고 되레 큰소리 내는거예요;;;

부모 도움없이 무슨 돈으로 어떻게 결혼하고 어떻게 전세집을 구하냐며...

 

대학병원 가서 연차 쌓이면 연봉이 3500~4500정도 되거든요?

거기에 지금은 호봉이 낮지만 연차 쌓이면 부부가 모으면 연봉만 6천이 넘는건데

2,3년 알뜰살뜰 모으고 대출 조금 받으면

처음부터 40평대 살것도 아니고 전세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서울도 아니라서

적당한 선에서 충분히 구할거라 계산한건데 여친은 그게 아닌가봐요.

 

제가 장남이지만 여친에게 초반부터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것을

강요하거나 하고 싶지도 않고,

부모님도 될수있음 나가살라고 하시니까, 여친에게

부모님 손벌리면 당연히 우리 부모님도 너희 부모님도 그만큼

상대 집에서 본인들이 만족할 수준으로 무언가 해오는걸 기대하실 수 밖에 없고

또 우리에게 도움을 주신만큼 당연히 기댈수밖에 없는거다

여친 부모님은 여친의 언니집쪽에 가까이 사시니까

모시고 사는 것은 걱정 안해도 된다하시니

그럼 너 결혼하자마자 우리 부모님 모시고 살수있겠냐 하니까 거기선 멈칫 하는거죠;;;;;;;;;;;

 

 

 

시부모 모시고 사는 얘기엔 입이 다물어지면서

결혼할때 부모 손벌리는걸 너무도 당연시 여기는 마인드와 대화들이

정말 아.....이게 콩깍지 외의 현실감인가 싶으면서

갑자기 정이 뚝 떨어지는 부분이 있더군요.

 

나나 자기나 완전히 능력없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차근차근 모으면 충분히 고생하지 않을 정도는 살겠다 싶은데

결혼식 준비도 최소 6개월 걸린다 얼마 드는지나 아느냐 얘기등등 꺼내면서

식장 예약에 웨딩촬영에 드레스 선정 등등 비용에 대해 고가로 구체화하는걸 보니

 

"인생에 한번뿐인 결혼인데!!" 마인드가

이친구에게도 강하게 박혀있구나 싶으니까

오히려 주어진 형편과 현실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게 누군가 싶더군요.

중간에도 저의 "불완전한 미래의 비전" 때문에

당장에 결혼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고싶다며 헤어진 적 있었구요.

 

결혼식도 신혼여행이나 전세 구하는데에 좀더 주력하려고

교회에서 주변 지인들만 직접 초대해서 하려고 했는데 핀트가 어긋맞는것 같아서

그럼 크리스탈볼룸 이런걸 원하냐니까 그정도까진 아니라면서도

화려함을 원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결혼식의 주인공?

띄워주기 위한 얘기지 어떻게 결혼식 주인공이 신부 혼자입니까.

두사람이 합쳐 하나의 가정을 이룬다는 공증의 서약을 위해 모이는 자리가

마치 화려한 신부 뷰티 퍼포먼스를 위해 축의금봉투 들고 모여야 하는 것처럼

쓰잘데기 없다고 생각하는건 아니지만 분명 소모적인 부분이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글쎄 주변을 봐도 뭐가 맞는건지 잘 모르겠고,

아예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있던 이친구가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충격적이면서 원망스럽기도 하고

내가 너무 요즘 여자들에 대해서 드라마처럼

그렇게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어설픈 로망을 갖고있나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심란한 밤이네요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