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봐주세요] 유가족을 두 번 울린 장기기증

박복임2012.03.24
조회29,868

다음 아고라 서명입니다. 서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121105#commentFrame




저희 조카가 올린 글입니다.

http://pann.nate.com/talk/315340956




저는 뇌사 상태의 언니의 장기를 기증을 한 친동생입니다.

 

언니는 신체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어 기초수급자였습니다.

 

언니는 27살 어린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어린 세 남매를 훌륭하게 키워내었습니다.

 

그러던 며칠 전 갑작스런 심장마비와 뇌출혈이 같이 온 상태에서 제주도 H병원에 실려가 심폐소생술을 받

아 심장을 살렸지만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정확한 뇌사 판정을 위해 뇌파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뇌파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병원의 간호사 한 분이 오셔서 저희 조카들에게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지 않겠냐고 하며 그 검사에 대한 비용 30만원은 보호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저희 조카들은 혹시라도 살아날 지 모르는 엄마를 위해 무엇이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 전에 병원에서 이미 살아날 수 없는 상태라고 진단을 하였기에 갈등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 뇌파 검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심장 검사를 하라는 말이 납득이 안 돼서 내일 뇌파 검사 결과가 나온 후에 뇌사가 아닐 경우 하면 안되겠냐고 물었으나, 간호사는 지금 예약을 해놓지 않으면 2주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일단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뇌사 판정을 받고 심장 검사를 취소하고 담당 의사와의 면담이 있었습니다.

 

의사는 뇌사 상태는 이미 사망한 것이나 다름 없지만, 법적으로 호흡기를 뗄 수는 없다며 다른 방법으로는 장기 기증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조카들은 엄마를 두 번 죽이고 싶지 않다며 장기 기증을 하지 않겠다 하였지만, 전 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장기 기증 뿐이었고 그렇기에 조카들에게 장기 기증을 하자고 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언니의 몸으로 8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습니다.

 

다음날 장기 적출 수술을 하는 중, 수술 대기실에 있던 저와 조카들은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수술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지만, 병원의 수술 교육 자료로 사용할 것이라 생각하여 그냥 넘기고 말았습니다.

 

수술 시작 후 5시간 정도 지난 오후 3시에, 언니의 시신을 다른 장례식장으로 옮기고 다음날 빈소에 있던 중 제주에 사는 큰 조카가 수술이 끝난 당일 저녁에 제주 뉴스에서 언니의 수술 장면 사진과 함께 병원의 홍보 위주의 방송을 보고,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유가족인 조카와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정정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약속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 연락을 해봤더니, 유가족에게 인터뷰를 취소해달라고 연락이 왔다며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유가족 중 아무도 취소를 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취소한 적이 없다고 하자 다시 인터뷰를 오겠다고 하였지만 이번마저 오지 않아 다른 방송국에 취재를 요청하였지만, 인터뷰를 하러 나갈 수 있는 기자가 아무도 없다는 핑계를 대며 거부를 하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병원의 사주로 거절당한 것 같아 분통이 터지고 억울합니다.

 

수술 당일 보호자에게 말 한 마디 없이 촬영을 한 것으로도 모자라, 아직 장례조차 치르지 않았는데 방송에 병원의 이미지 상승을 목적으로 내보낸 게 말이 되는 일입니까?

 

유명 포털 사이트에도 병원의 이름을 치면 언니의 수술에 대한 기사가 뜨는데, 기사 내용에 성과 나이, 거주지, 그리고 성별까지 나와 있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수술대 위에 눕혀진 언니의 장기 적출 사진이 적나라하게 나와 있어 보기만 해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리고 엄마를 두 번 죽이는 것 같아 싫다는 조카들을 설득하여 장기 기증을 하게 만든 제가 너무싫고, 조카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괴롭습니다.

 

겨우 좋은 일 했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었는데, 다시 한 번 유가족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장기 기증을 한 것을 죽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게 만든 병원, 이런 식으로 하면 그 누구가 장기 이식을 좋은 일로 여기고 하겠습니까? 또 다시 힘 없는 서민들이 이런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일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귀찮으셔도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