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이 월출산(月出山·809m)이고 월출산이 곧 영암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달이 떠오르는 산. 달을 품은 산이라 부르는 영암의 명산 월출산.
월출산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골산(骨山)입니다. 크고 작은 바위가 지천에 붙어 산을 타고 오릅니다. 높이나 면적만으로 보면 국내의 다른 명산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산세나 풍광은 설악산이나 금강산에도 견줄만하지요.
오밀조밀한 바위탑과 봉우리들이 사통팔달로 펼쳐진 형세는 국내 어느 산에서도 볼 수 없는 기막힌 풍광을 선사해 줍니다. 면적은 지리산의 10분의 1 정도인 5만6100㎢지만 빼어난 암릉미와 생태적 특성으로 19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작은 국립공원이라고 하네요.
천황사 지나 급경사 이어져
영암을 찾으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월출산입니다. 월출산의 기세는 영암에 다다르면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강하답니다. 평지에 홀로 가파르게 솟구친 그 형상은 영암을 지키는 수호신과도 같다고 할까요. 한 지역 어디에서도 고개만 돌리면 그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산은 월출산이 유일하지 않을까요.
봄기운이 완연한 아침, 들머리인 천황사로 향하는 발길이 가벼웠습니다. 우뚝 솟은 산의 기세는 강해 보이지만 809m라면 ‘지금까지 올랐던 산보다 쉽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죠. 더욱이 오르기 전부터 멀리서도 산 전체를 볼 수 있어 지피지기는 어느 정도 마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산행은 영암에서도 산행으로 유명한 한 지인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를 지나 약 400m 천황사 들머리는 예상외로 부드러웠습니다. 멀리서 본 산세와는 달리 안아 주는 품이 너그러웠지요. 만만해 보이던 길은 조릿대 군락을 지나 천황교를 건너면서 가팔라졌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돌길과 잘 닦여진 데크가 협곡의 주름을 따라 구불거리며 바람폭포까지 이어집니다.
“월출산이 높지는 않아도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기세가 등등한 골산이라 전라남도에서 암벽을 즐기기에 이만한 산이 없지요. 이 일대에서 암벽을 시작하는 사람이면 월출산은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죠.”
눈앞으로 사자봉이 막아서자 함께 산행하던 지인이 자연스레 월출산에 대한 얘기를 꺼내들었습니다.
산의 품에 안겨들수록 역광이라 사자봉은 부끄러운 듯 낯을 가렸습니다. 봉우리를 따라 산의 흐름만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봄기운이 역력한데 바람폭포는 아직 얼음폭포였습니다. 옅은 햇살의 온기를 머금은 물방울이 떨어지며 폭포의 이름값을 대신하고 있었지요. 여름에는 15m 높이에서 큰 물줄기가 쏟아져 시원함과 함께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탐방객의 목을 축인다는 석간수를 한 바가지 받아 들이켜 봤습니다. 물이 차가워서인지 맛이 아주 달더라고요.
육형제 만나고 오른 정상
바람폭포에서 구름다리와 바람골을 따라 천황봉으로 향하는 길로 나뉩니다. 바람골을 따라 오르니 비로소 장군봉 능선의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그제야 천황봉 능선이 완고한 표정으로 눈앞에 우뚝 솟았습니다. 손에 잡힐 듯 가깝지만 호락호락해 보이지는 않더군요.
동쪽 기슭으로 올망졸망 줄을 선 육형제바위 줄기는 어린 아이들처럼 정겨워 보였습니다. 여섯 형제가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는 모습같아 육형제바위라 부른다는데 등산객을 마중 나온 개구쟁이들 같았습니다.
정상을 향하는데 바람이 세지더군요. 올라오면서 흘린 땀이 순식간에 식어버렸습니다. 음지에는 얼음과 눈이 제법 쌓여 있었습니다. 나무마다 상고대가 피어 날은 맑은데 바람을 타고 눈꽃이 사방으로 흩날렸습니다. 가파른 바위 길을 지나고 철계단을 지나니 사람하나 겨우 지나는 통천문(通天門)이 나타났습니다.
몸을 비집고 통천문을 통과하면 드디어 정상에 다다릅니다. 커다란 바위에 ‘월출산 천황봉 809m’라고 새겨있는데 마음이 뿌듯해 졌습니다.
“휴대폰 빠떼리가 읎어 사진을 못 찍어 그렁께 사진 한 장만 찍어주쇼.”
아주머니 한 분이 사진 촬영을 부탁하셨습니다. “월출산은 가을이재. 단풍이 들면 한 번 더 오셔요. 그때가 진짱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올라오며 긴장했던 몸이 단번에 풀렸습니다.
사방을 둘러보는데 천상에서 내려다보는 듯 사방이 열렸습니다. 주변에 견줄만한 높이의 산이 없어 세상을 얻은 듯 가슴이 후련합니다. 809m 높이의 산이지만 순수한 해발 높이인데다 등락폭이 워낙 심해 시원한 풍광과 함께 아슬아슬함이 최고라고 할 수 있어요. 국내에 높이가 1000m 넘는 산이 40여 개나 되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라남도 영암] 달을 품은 산, 월출산 2-1
[전라남도 영암] 달을 품은 산, 월출산 2-1.
천황사~바람폭포~천황봉~구름다리~천황사…약 5.8km·4시간 소요.
영암이 월출산(月出山·809m)이고 월출산이 곧 영암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달이 떠오르는 산. 달을 품은 산이라 부르는 영암의 명산 월출산.월출산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골산(骨山)입니다. 크고 작은 바위가 지천에 붙어 산을 타고 오릅니다. 높이나 면적만으로 보면 국내의 다른 명산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산세나 풍광은 설악산이나 금강산에도 견줄만하지요. 오밀조밀한 바위탑과 봉우리들이 사통팔달로 펼쳐진 형세는 국내 어느 산에서도 볼 수 없는 기막힌 풍광을 선사해 줍니다. 면적은 지리산의 10분의 1 정도인 5만6100㎢지만 빼어난 암릉미와 생태적 특성으로 19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작은 국립공원이라고 하네요.
천황사 지나 급경사 이어져영암을 찾으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월출산입니다. 월출산의 기세는 영암에 다다르면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강하답니다. 평지에 홀로 가파르게 솟구친 그 형상은 영암을 지키는 수호신과도 같다고 할까요. 한 지역 어디에서도 고개만 돌리면 그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산은 월출산이 유일하지 않을까요.
봄기운이 완연한 아침, 들머리인 천황사로 향하는 발길이 가벼웠습니다. 우뚝 솟은 산의 기세는 강해 보이지만 809m라면 ‘지금까지 올랐던 산보다 쉽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죠. 더욱이 오르기 전부터 멀리서도 산 전체를 볼 수 있어 지피지기는 어느 정도 마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산행은 영암에서도 산행으로 유명한 한 지인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를 지나 약 400m 천황사 들머리는 예상외로 부드러웠습니다. 멀리서 본 산세와는 달리 안아 주는 품이 너그러웠지요. 만만해 보이던 길은 조릿대 군락을 지나 천황교를 건너면서 가팔라졌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돌길과 잘 닦여진 데크가 협곡의 주름을 따라 구불거리며 바람폭포까지 이어집니다.
“월출산이 높지는 않아도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기세가 등등한 골산이라 전라남도에서 암벽을 즐기기에 이만한 산이 없지요. 이 일대에서 암벽을 시작하는 사람이면 월출산은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죠.”
눈앞으로 사자봉이 막아서자 함께 산행하던 지인이 자연스레 월출산에 대한 얘기를 꺼내들었습니다.
산의 품에 안겨들수록 역광이라 사자봉은 부끄러운 듯 낯을 가렸습니다. 봉우리를 따라 산의 흐름만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봄기운이 역력한데 바람폭포는 아직 얼음폭포였습니다. 옅은 햇살의 온기를 머금은 물방울이 떨어지며 폭포의 이름값을 대신하고 있었지요. 여름에는 15m 높이에서 큰 물줄기가 쏟아져 시원함과 함께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탐방객의 목을 축인다는 석간수를 한 바가지 받아 들이켜 봤습니다. 물이 차가워서인지 맛이 아주 달더라고요.
육형제 만나고 오른 정상바람폭포에서 구름다리와 바람골을 따라 천황봉으로 향하는 길로 나뉩니다. 바람골을 따라 오르니 비로소 장군봉 능선의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그제야 천황봉 능선이 완고한 표정으로 눈앞에 우뚝 솟았습니다. 손에 잡힐 듯 가깝지만 호락호락해 보이지는 않더군요.
동쪽 기슭으로 올망졸망 줄을 선 육형제바위 줄기는 어린 아이들처럼 정겨워 보였습니다. 여섯 형제가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는 모습같아 육형제바위라 부른다는데 등산객을 마중 나온 개구쟁이들 같았습니다.
정상을 향하는데 바람이 세지더군요. 올라오면서 흘린 땀이 순식간에 식어버렸습니다. 음지에는 얼음과 눈이 제법 쌓여 있었습니다. 나무마다 상고대가 피어 날은 맑은데 바람을 타고 눈꽃이 사방으로 흩날렸습니다. 가파른 바위 길을 지나고 철계단을 지나니 사람하나 겨우 지나는 통천문(通天門)이 나타났습니다.
몸을 비집고 통천문을 통과하면 드디어 정상에 다다릅니다. 커다란 바위에 ‘월출산 천황봉 809m’라고 새겨있는데 마음이 뿌듯해 졌습니다.
“휴대폰 빠떼리가 읎어 사진을 못 찍어 그렁께 사진 한 장만 찍어주쇼.”
아주머니 한 분이 사진 촬영을 부탁하셨습니다. “월출산은 가을이재. 단풍이 들면 한 번 더 오셔요. 그때가 진짱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올라오며 긴장했던 몸이 단번에 풀렸습니다.
사방을 둘러보는데 천상에서 내려다보는 듯 사방이 열렸습니다. 주변에 견줄만한 높이의 산이 없어 세상을 얻은 듯 가슴이 후련합니다. 809m 높이의 산이지만 순수한 해발 높이인데다 등락폭이 워낙 심해 시원한 풍광과 함께 아슬아슬함이 최고라고 할 수 있어요. 국내에 높이가 1000m 넘는 산이 40여 개나 되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