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딸로 살아가기 너무 힘듭니다

tc2012.03.26
조회157,584

저는 20대 중반 여자입니다.

제목 그대로 엄마 딸로 살아가기 너무 힘이 듭니다.

저희 엄마, 3년전에 남동생을 갑자기 잃고(위암 말기로 손 쓸 틈 없이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얼마 안가 아빠가 위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초기라 수술도 필요없이 내시경 시술로 완치되셨습니다. 완치되고서도 5년동안 관리가 중요하다 해서 매일 아침 회사에 도시락을 싸다니십니다. 위에 부담적고 소화 잘되는 밥으로요. 엄마가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싸주시고요. 아빠가 그럴 필요 없다고 해도 매일 아침 새로 밥을 해서 싸드립니다. 엄마는 이런 일들로 인해 갑자기 살이 15kg 정도 빠지셨습니다. 이병원 저병원 

다 다녀보고 건강검진도 해봤지만 몸엔 이상없고 신경성이라고 하더라구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해서 그런지 저희엄마,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하십니다..

엄마랑 단 둘이 있는 게 점점 불안해지고 눈치보기 바쁩니다 전.

이농담 저농담 해가며 막 웃다가도 엄마 맘에 안드는 게 보이면 큰소리내며 뭐라하십니다.

그 당시의 문제로만 야단치시는 게 아니라 지난 일 모두 꺼내며 크게 뭐라하십니다.

집안일부터 시작해서 엄마 위해주는 척만 하지 말라, 엄마를 너무 부려먹는다,

니가 하숙생이냐, 니같이 직장생활 편하게 하는 사람이 어디있냐, 니 쉬는 날에 엄마 밥한번 해준 적 있냐, 니가 엄마를 위해서 해주는 게 뭐냐.. 한없이 저를 작게 만들어 버립니다.

 

저는 3교대 병원일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쉬는 날이 일정치 않고 병원일이 아직도 너무 버거워서 솔직히 쉬는 날엔 잠만 자고 싶습니다. 하지만 쉬는 날 하루는 꼭 집 청소를 해놓고 설거지는 기본,  

빨래가 쌓여있으면 세탁기도 돌리고 눈에 보이는 집안일은 대부분 해놓는 편입니다. 

다른 직장인 여성들은 어떤가요? 제가 부족한건지 아님 엄마가 저한테 너무 많은 걸 바라시는건지..

남자친구가 있지만 주말밖에 만나지 못해서 주말에 데이트도 하고 싶고 한데

주말에 나가서 놀다온다는 게 너무 눈치보입니다. 주말엔 꼭 가족들과 있길 바라고, 밥을 같이 먹길 바랍니다. 그래서 병원일 핑계댄 적도 많았구요 점점 거짓말쟁이가 되어갑니다..

남자친구랑 하루 놀러가기로 해서 도시락을 싸가고 싶어서 한번만 도와달라고 했는데

이걸 가지고 이젠 남자친구한테 푹 빠졌다고 엄마는 눈에 안보이냐고 이렇게 부풀려 말합니다...

이게 저희 엄마 대화 방식에 있어서 제일 문제점인거 같구요.

놀다나가있어도 밤 10시만 되면 전화와서 안오냐고 좋게 말하지 않고 언성을 높이시고..

이런 상황들이 너무 답답하고 지겹습니다. 대화를 해보려 해도 잘 되지 않습니다..

저 엄마 생각 많이 합니다. 다른 딸들처럼 살갑게 대하고 하진 못하지만 저 나름대로

엄마 아빠 피곤해 보이면 병원에서 영양제 가져와 영양제 놔드리고,

엄마가 어디아프다 하면 병원에 가서 이선생님, 저선생님들한테 다 물어보고

엄마가 평소에 갖고싶었던거, 입고 싶어했던 게 있으면 저 쓸 돈 쫌 아끼고 무리를 해서라도 사드리고.

이런것들도 엄마를 생각하는 제 나름 방식인데 엄마는 아닌가 봅니다.

 

물론 저희엄마도 힘들게 사십니다. 엄마가 힘들어 할 만합니다.

엄마 몸이 힘드니 신경이 더욱 더 날카로워 지는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 해가며 아빠 건강까지 신경쓰시느라

정작 본인 몸 생각은 전혀 하지않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희생한다 라는 말이 맞겠지요.

제발 지금이라도 엄마를 위해서 투자하고 우리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입이 닳도록 말해도

전혀 말을 듣질 않습니다.. 엄마 뒷 모습을 보면 짠합니다..

날이 갈수록 말라가고 신경성때문에 식욕도 많이 없으시고 하루하루가 걱정입니다.

 

 

제가 바라는 건, 다른 엄마와 딸들 사이처럼 친구처럼 편하게 잘 지내는 것입니다.

한번씩 톡에 올라오는 엄마와 즐겁게 카톡 주고 받는 글들, 너무 부럽습니다.

물론 엄마 기분이 좋고 몸 상태가 좋을 땐 가능합니다.

제가 뭐 어떤 노력들을 더 해야 하는건지 혼자서 해결하기엔 너무 힘듭니다...

아빠도 스트레스 받아하는 게 이런 것들입니다. 다른 가정들처럼 화목하게 잘 살고 싶은데

평범한 것들이 저희가정엔  어렵습니다.. 도와주세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어떤 노력들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