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본 ‘광명성호’

어바웃201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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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본 ‘광명성호’

 

북한이 최근 ‘광명성 3호 위성을 은하 3호 로켓에 실어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은하 3호 로켓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다고 했다. 지금까지 대포동 로켓을 발사했던 함경북도 무수단리 발사장에서는 선택의 여지 없이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하지만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은 남쪽을 향해 발사가 가능해 위성은 남북궤도를 선회할 수 있게 된다. 서해 공해상을 통과하면 다른 국가와의 마찰도 피할 수 있다.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의 목적이 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리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위성발사체를 개발하고 발사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주권국가의 권리라고도 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와 국제해사기구, 국제전기통신연맹 등에 관련 자료도 제공했다. 발사 일정과 좌표계를 통보해 궤적상에 항공기와 배의 진입을 경고하는 것이다. 해외 우주전문가들과 기자들을 초청해 발사를 참관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핵탄두 운송수단으로 대포동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이의 로켓추진시험을 위한 수단으로 은하 위성발사체를 발사하는 한 누구도 북한의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번 발사 예고를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핵무기 장거리 운송수단을 개발하기 위한 중대한 도발로 규정했다.

 

 장거리탄도미사일과 위성발사체는 동일한 핵심 기술인 로켓추진 기술을 이용한다. 로켓추진 기술이 발전하면 미사일의 사거리가 증가하고 탄두의 무게를 증가시킬 수 있다. 위성발사체의 경우 탑재능력을 증가시켜 높은 궤도로의 위성 진입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로켓추진 기술이 전부는 아니다. 지구로의 재돌입 기술, 정밀유도제어 기술, 소재 기술, 탄두의 소형화 및 경량화 기술 등이 요구된다.

 

 탄두는 재돌입 비행체에 실려 대기권에 다시 진입한다. 지상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기 위해선 매우 정밀한 유도제어시스템이 필요하다. 미사일의 위치와 방향, 속도는 중력 효과, 온도 변화, 공기 압력 등에 의해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아직 이러한 정밀유도제어 기술을 검증받은 적이 없다.

 

 대부분의 탄두는 재돌입 비행체 내부에 놓인 채로 미사일에서 분리된다. 사거리를 증가시키기 위해 탄두의 소형화·경량화도 중요하다. 핵탄두의 탑재는 더욱 어려운 기술이다.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충격속도가 빠르고 온도도 섭씨 1만 도까지 오른다. 이렇게 엄청난 온도를 견디는 소재 기술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탄도미사일이나 우주비행체로 대기권에 재돌입하는 기술을 시험한 국가는 미국·러시아·프랑스·영국·중국·일본밖에 없다.

 

 다수의 국가들에서 ‘우주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 능력을 확보해 온 것도 사실이다. H-2와 같은 대형 우주발사체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이미 비행체의 재돌입 기술, 정밀유도제어 기술 등을 확보하고 있어 잠재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 능력을 가진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북한의 로켓이 위성발사체든 미사일이든 로켓 발사 측면에서는 같다. 위성발사체로 위성을 발사해 미사일의 로켓엔진 성능을 시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려놓는다면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로켓추진시스템을 개발한 것과 같다. 물론 위성발사체 발사 성공이 곧 장거리탄도미사일 기술의 완전 확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로켓 개발은 군사용 미사일의 필요성에 의해 출발했다. 뒤늦게 위성 개발을 시작한 북한은 실용급 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 재원과 경험이 부족하다. 위성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위성발사체를 발사한다는 논리가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필자만의 의견은 아닐 것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