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 cahires du gourmet Vol. 1]디저트 스푼 타고 더나는 달콤한 세계 여행, 프랑스 편 1

Estelle201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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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와 달콤한 과자류를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용어로 세계에서 통용되는 파티쉐(pâtissier)라는 말이 프랑스어임에서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만 디저트의 본고장은 역시 프랑스입니다. 디저트 혹은 스위트의 이름도 프랑스어로 된 것이 참 많죠. 그런 이유로 디저트 스푼 타고 떠나는 달콤한 세계 여행, 그 첫 여행지는 프랑스입니다. 3 회에 걸쳐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저트, 특정 지방을 대표하는 디저트,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갖고 있는 디저트를 각각 맛보려 합니다.  오늘은 프랑스 여행의 첫날로 나라를 대표하는 세 가지의 디저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자, 저와 함께 달콤한 세계로 떠날 준비가 되셨나요?

 

 

#1. 행복의 맛이란 이런 것, 크렘 브륄레

프렌치 디저트를 말할 때 머릿 속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크렘 브륄레(Crème brûlée)입니다. 제일 좋아하는 것이니까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어지는군요.

 

작은 라메킨에 담긴 크렘 브륄레에 티스푼을 조심스럽게 가져가 살얼음처럼 얇은 카라멜 막을 조심조심 노크하듯 두드려 깨면 아래에 있는 부드러운 연노랑의 커스터드 크림이 살포시 올라오죠. 쌉싸름하고 감칠맛이 나는 파삭한 카라멜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커스터스 크림을 함께 티스푼에 얹어 입 안으로 밀어 넣으면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며 미소를 짓게 됩니다.

 

영화 아멜리에에서 아멜리에가 스푼으로 크렘 브륄레를  파직파직 부수던 장면은 크렘 브륄레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죠. 혹은 몰랐던 사람도 크렘 브뤨레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을지도 모르죠.

 

<아멜리에(원제;Le fabuleux destin d'Amélie Poulain, 2001)>

 

 

크렘 브륄레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조금 실용적인 이야기입니다만, 비교적 만들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달걀, 생크림, 바닐라, 설탕 그리고 약간의 시간만 있으면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더구나 오븐을 쓰지 않아도 되구요(그래도 가스 토치는 필요합니다). 

 

영화 속 크렘 브륄레 이야기를 하나 더! 줄리아 로버츠와 카메론 디아즈 두 톱스타의 더블 캐스팅 때문에 화제였던 영화,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Julianne(줄리아 로버츠): ......you're in a fancy french restaurant, you order... creme brulee for dessert, it's beautiful, it's sweet...... Suddenly, Michael realises he doesn't want creme brulee......


Kimmy(카메론 디아즈): What does he want?


Julianne: Jello....... Because he's comfortable with jello, jello makes him... comfortable. I realise, compared to creme brulee it's... jello, but maybe that's what he needs.


Kimmy: I could be jello.


Julianne: No! Creme brulee can never be jello, you could never be jello.

 

음식 비평가인 줄리앤(줄리아 로버츠)이 키미(카메론 디아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자기를 수수하고 편안한 젤-오에 비유하고 키미를 완벽한 디저트인 크렘 브륄레에 빗대어 "크렘 브륄레는 젤-오가 될 수 없어!" 라는 뼈 있는 말을 던집니다. 줄리앤이 직업 정신을 발휘해 음식을 갖고 상황을 표현한 것이 유머러스하고 재치있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장면이에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원제; My best friend's wedding, 1997)>

 

크렘 브륄레는 냉장고에 차게 보관했다가 먹기 직전 표면에 설탕을 솔솔 뿌리고 그것을 가스 토치로 가열해 카라멜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때문에 제대로 된 크렘 브륄레를 가게에서 맛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Dean & Delica(신세계 강남점 푸드 코트에 있는)에는 아주 맛있는 크렘 브륄레가 있어요. 다만 아쉬운 것은 라메킨, 조금 더 얇고 넓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카라멜과 크림을 같이 먹을 수 있게 했더라면(영화 아멜리에에 나오는 그런 라메킨이었다면) 훨씬 정통에 가깝고 맛있지 않을까 합니다. 

 

                                                         ...딘앤델루카의 크렘 브륄레

 

점점이 박혀 있는 바닐라빈이 사랑스럽기도 하지, 

바닐라향 가득한 크림과

쌉싸름한 카라멜의 대비와 조화는

행복을 부르나니.

이토록 달콤한 꿈,

깨고 싶지 않구나! 

         

 

 

#2. 멈출 수 없는 유혹, 에클레어

유리 진열장 안에 오종종 탐스럽게 줄지어 있는 에클레어를 보고 하나라도 집어 들지 않고 돌아서는 것은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해요. 눈을 질끈 감고 돌아서다가도 이내 다시 발걸음을 돌리게 되죠.

 

긴 페이스트리 안에 크림이 채워져 있고 위에는 초콜렛이나 설탕 등이 올려진 과자를 에클레어(Éclair;프랑스어로 '번개'를 의미)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코팅된 초콜렛이 번개처럼 반짝인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고도 하고 어떤 이는 번개처럼 빨리 먹어치우게 되는 과자라서 그렇다고도 해요. 제게는 후자가 웬지 더 납득이 가는 설명인 것 같습니다^^.

 

디저트 중의 디저트인만큼 서울의 많은 가게에서도 다양한 맛과 모습의 에클레어를 팔고 있어요. 그 중에서 '페이야드'와 '포숑'의 에클레어를 소개합니다. 

 

카페 페이야드(신세계 본점)의 에클레어는 반짝반짝 빛나는 초콜렛 코팅과 위풍당당한 크기가 매력적입니다.

 

                                                  ...카페 페이야드(Payard)의 에클레어

 

다음은 포숑(롯데 본점 지하1층)의 유명한 모나리자 에클레어! 포숑은 파리에 있는 유명한 고급 델리샵입니다만(특히 애플티 등 차로도 잘 알려져 있죠) 롯데 백화점 지하에 있는 포숑은 브랜드만 가져오고 대충의 구색만 갖추어 놓은 느낌인데요, 그 '구색' 그러니까 파리 포숑을 느끼게 해주는 간판 상품이 바로 이 화이트 초콜렛에 모나리자의 눈이 프린트된 에클레어입니다. 작은 사이즈라 번개처럼 순간 없어져버리니 잠시 신비한 모나리자의 눈을 들여다본 다음 입으로 가져가는 편이 조금이나마 허무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일지 모르겠네요.

 

                                                             ...포숑(Fauchon)의 에클레어

 

 

 

#3. 천의 얼굴을 가진 디저트의 여왕, 밀푀유

오늘 마지막으로 맛볼 디저트는 밀푀유입니다. 프랑스어로 '천 장의 잎사귀'를 뜻하는 밀푀유(mille-feuille)는 페이스트리의 켜가 마치 낙엽이 겹겹이 쌓인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어쩐지 시적으로 들리지 않으세요?   

 

밀푀유는 나폴레옹(Napolen)이라는 별명으로도 많이 불리는데요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는 전혀 상관이 없답니다. 원래는 이러한 과자 만드는 방식이 이탈리아 나폴리 지방에서 유래한 요리법이라서 '나폴리탄'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어느샌가 '나폴레옹'이라고 잘못 불리게 된 것이라고 해요. 이것이 프랑스인들에게는 더욱 친숙하고 편하게 느껴져서였는지 지금은 나폴레옹이라는 애칭이 정착되었습니다.    

 

밀푀유는 천의 얼굴을 가진 디저트이기도 합니다. 세 장의 페이스트리와 사이의 두 층의 크림을 기본 구조로 하고 어떤 페이스트리를 사용하느냐, 어떤 크림을 사용하느냐 그리고 모양이나 장식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배리에이션 버전이 있습니다. 파티쉐의 개성을 표현하기도 하고 봄철에는 딸기나 베리 종류를 많이 사용해 계절감을 한껏 느끼게 할 수도 있는 여왕님 같이 화려하고 멋진 디저트죠.

 

                                        ...밀푀유의 다양한 얼굴들 

(사진출처:왼쪽 위부터)

http://www.taste.com.au/recipes/15848/raspberry+custard+cream+mille+feuille
http://www.patisserie-traiteur.com/mille-feuilles,fr,4,Mille.cfm
http://ilovemilkandcookies.blogspot.com/2006/07/mille-feuille-two-ways.html
http://www.patisserie-valerie.co.uk/s194_Mille-Feuille.aspx
http://latabledamelie.blogspot.com/2009/11/mille-feuilles-au-cremeux-de-chou-fleur.html
http://cuisineplurielle.com/archives/2007/10/01/5788741/

 

 

저의 취향에는 페이야드의 밀푀유가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장식 없이 심플하지만 기본에 충실합니다.

                                ...카페 페이야드(신세계 본점)의 밀푀유(나폴레옹)

 

고갈한 여왕 같은 밀푀유

웬만히 편한 사이가 아니라면

그의 앞에서 밀푀유만큼은 참으시길.

천 개의 부스러기가 입 주변에

바람에 흩어진 낙엽처럼 달라붙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요.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