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전해 들은 무서운 이야기들 2 (그림 有)

파리지엔느2012.03.31
조회12,966

안녕하세요? 
처음에 올렸던 부족한 글을 좋아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한번 더 써볼까 합니다.
자작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어쩔 수 없어요. 저도 들은 이야기들을 쓴 것 뿐이다 보니, 저에게 이야기를 해 준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요.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싶으신대로 생각해 주세요 !
그리고, 전편에서 "친구의 동생" 오타 지적해 주신 분 감사합니다. 수정했어요 ^^ 
어찌 생각하시든간에, 재미있게 읽어 주실 분들을 위해서 또 다른 이야기를 써보도록 할게요 :)





세번째 이야기

이 이야기는 저의 남자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남자친구의 아버지께서 어린 시절 겪으신 일이라고 해요.
남자친구의 아버지께서는 어릴적 전라도의 시골 마을에서 자라셨다고 해요. (순창인가.. 기억이 잘 안나네요^^;)
집이 산골짜기에 있어서, 학교와 집을 잇는 버스가 한시간에 한두대 정도밖에 없고, 또 끊기기도 일찍 끊겨서 늘 집에 일찍 들어가셨다고 해요.
아버지께서 중학생일 때 즈음에 일어났던 일이라고 해요.
늘 집에 일찍 들어가시던 아버지께서 어느날은 친구들과 놀다가 그만 시간이 너무 늦어 버렸다고 해요.
부랴부랴 버스를 타러 달려갔지만, 이미 버스는 끊긴 뒤였지요.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아버지께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시다가 그냥 집까지 걸어가기로 하셨대요.
집까지 걸어가려면 한시간은 족히 산길을 걸어야 했는데, 아버지께서는 젊은 패기(?)에 집까지 걸어가 보자고 결심을 하시고 길을 걸어가기 시작하셨다고 해요.
날은 이미 어둑어둑해지고, 인적도 없는 산길을 홀로 걸으시면서 조금 무섭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뒤에 누군가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래요.
아버지께서는 더럭 겁이 나서 발걸음을 늦추셨다고 해요.
그러자 뒤따르는 소리도 동시에 발걸음을 늦추더래요.
발걸음을 빠르게 하면 뒤따르는 발걸음도 빨라지고, 느리게 하면 뒤따르는 발걸음도 느려지고, 아버지는 어찌할 바를 몰라 그냥 자리에 우뚝 서버리셨대요.
그랬더니 뒤따르는 발걸음이 점점 아버지쪽으로 가까워지는 소리가 들리더래요.
무서워서 땅바닥만 쳐다보고 있는데, 발걸음이 아버지를 지나쳐 앞쪽으로 갔대요. 
곁눈질로 옆을 보니, 신발을 신지 않은 발이 옆을 지나쳐 가더래요.
아버지가 웬 미친 사람이 맨발로 다니나 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흰 원피스를 입은 머리 긴 여자가 앞에 걷고 있더래요.
아버지는 무섭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시면서 가만히 그 자리에 멈춰 서 계셨대요.

그랬더니 그 여자가, 갑자기 발걸음을 뚝 멈추더니 
길 한가운데서 고개를 뒤쪽으로 
천천히 돌리더래요.
아버지께서는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하고 서 계셨는데, 그 여자가 고개를 뒤쪽으로 완전히 돌리지는 않고, 옆쪽을 보고서는 계속 가만히 서 있더래요.
그림으로 그리자면,





 


이런 식으로, 여자가 옆쪽을 바라보고 가만히 서 있더래요.
아버지는 무서웠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집에 가기에 너무 어두워질 것이라는 생각에 여자를 앞질러 가기로 마음을 먹었대요.
침을 꿀꺽 삼키고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다 보니, 여자 옆을 지나쳐 가게 되셨대요.
그런데 여자가 아버지가 가시는 방향대로 고개를 돌려서 아버지를 계속 쳐다보더래요. 
아버지는 이 여자가 왜 이리 나를 빤히 쳐다보나 하고 여자를 쳐다보셨대요.
그런데 여자를 쳐다보자마자,

'이 여자는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드셨대요.
여자의 두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었고, 얼굴은 피부 아래의 실핏줄까지 다 비쳐 보일 정도로 창백하고 투명했대요.

그리고 그 시뻘건 두 눈으로 아버지의 움직임을 쫓고 있더래요.

아버지는 너무 무서워서 머릿속에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으셨대요.
그런데 아버지가 뛰기 시작하자마자, 

여자가 무섭게 달려오더래요.

아버지께서는 '여기서 잡히면 죽겠구나' 라는 생각에 죽어라고 뛰셨대요.
그랬더니 이제는 뒤에서 여자가 "잠깐만 서봐~"하고 말을 걸더래요.
아버지께서 무시하고 계속 도망을 가시니까 여자가
"잠깐만 서보라니까?"
"안서??????????????????????"
하고 목이 찢어질듯이 소리를 지르면서 쫓아더래요.
아버지께서는 너무 무서워서 엉엉 울면서 계속 도망을 가셨는데, 도망치다 보니 언제 온지도 모르게 집 근처에 와 있더래요.
아버지는 재빨리 집에 들어가서 문을 걸어잠그고 마루에 앉아서 덜덜덜덜 떨고 계셨대요.
그랬더니 그 여자가 문을 쾅쾅쾅쾅 두드리면서 
"나와!!!!!!!!!!!!!!!!!!!!!!!!!!!!!!!!"
하고 소리를 계속 지르더래요. 
여자가 계속 문을 부술 기세로 문을 두드리니까 아버지는 너무 무서워서 방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숨죽여 울면서 계속 앉아 계셨대요.
그렇게 얼마간 떨고 있는데, 옆집 아저씨가 술에 취해서 집에 돌아오시는 소리가 들리더래요.
그런데 담장 위로, 그 여자가 옆집 아저씨를 쫓아서 가는게 보이더래요.
여자가 옆집 문을 두드렸고, 옆집 아저씨가 문을 열어 주시는 소리가 들리더래요.
아버지께서는 옆집 아저씨가 걱정이 되었지만, 여자가 갔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밖에 나와 있기가 무섭기도 해서 방으로 들어가 잠드셨대요.
다음날 아침, 아버지는 늦게 들어온 일로 부모님께 야단을 맞았지만, 부모님께 간밤에 무슨 소리 듣지 못했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부모님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하시더래요.
아버지는 그 시끄러운 소리를 아무도 못들었다는게 이상해서 어젯밤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고 계시는데,
옆집에서 곡소리가 나서 무슨일인가 하고 어른들께 여쭤보니

옆집 아저씨께서 돌아가셨대요.

왜 돌아가셨는지 어른들께 여쭤보니, 
어른들 말로는 아저씨가 술 취해서 집으로 돌아오시다가 발을 헛디뎌 깊은 농수로에 빠지신 것 같다고 하더래요.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똑똑하게 기억하고 계셨대요.
담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던,

열린 옆집 대문으로 웃으면서 들어가던 그 여자의 얼굴을요.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항상 그림을 첨부하지만,
역시 제일 무서운 건 사람의 상상력인것 같아요.
오늘도 상상해 보셨나요?
그럼, 모두들 좋은 주말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