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하철 내 싸움을 말렸습니다.

정일영201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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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9시경 지하철 3호선 열차 내에서 벌어질 뻔한 싸움을 말렸습니다. 외국인 한 분과 대략 30대 중후반? 정도 되보이는 여성분 간에 언성이 높아졌는데요, 나름 한국도 선진국이라면서 아직도 심각한 인종차별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고, 그걸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믿겨지지 않더라고요.

정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하철에 여러 사람이 탑승함(저와 외국인, 여성분 모두 같은 역에서 탔습니다)
2. 사람들끼리 "약간" 부대낌
3. 열차가 역에 정차 후 출발할때 문제의 여성분의 몸이 뒤로 쏠려서 외국인분의 몸에 닿음.
4. 그 여성분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함(외국인분은 가만히 계셨습니다)
5. 그 외국인은 한국어를 못했지만, 대략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는 짐작한 듯 하더군요. 한국에서 어느정도 거주했는지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하는 표정으로 무시하면서 혼잣말로 욕을 했습니다.
6. 그 문제의 여성은 영어를 못했기에,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라" 라면서 언성을 높였고, 저 스스로도 지금 언급하기 싫은 단어지만 "검둥이" 라는 어휘를 쓰시더라고요.
7. 서로의 언성이 높아졌고,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경찰에게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인이 외국인보다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두 분을 진정시키고, 외국인분을 데리고 열차의 다른 칸으로 움직였습니다.

옆 칸으로 움직이는 내내 뒤에서 욕을 하시더군요. 다른 승객분들에게 부탁해 그 여성을 막고 진정시키게 하고, 옆 칸으로 넘어와 그분과 대화를 좀 나누고, 마침 행선지가 같아 같은 역에 내려서도 어느정도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2년째 살고 계신 미국분인데, 인종으로 인해 차별받는건 놀랍지도 않다고, 그 여자가 "검둥이"라는 말만 안했어도 어쩔 수 없이 참아 넘겼으리라고 말하더군요. 한국 경찰은 개인간의 문제 해결에는 소극적이라면서, 상당한 중죄인 Hate crime이 이렇게 자주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별 관심조차 없고 편향된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군요. 

전에 뉴욕에서 6년간 살때 South Bronx에 살았기 때문에 흑인 친구들도 정말 많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아는데. 오히려 한국인들이 그렇게 높게 보는 유럽이나 미국의 백인들이 오만함으로 다른 인종을 낮게 보는 경향도 있는데 말이죠......
정말 "검둥이"라는 말이 귀에 들렸을때 부터 너무 한국이 부끄럽고 전에 당했던 인종차별이 생각나 나무 화가 나더군요. 어디가서 이런 일에는 잘 나서지 않는 편인데 순간 너무 화가나서 끼여들어버렸네요.....
판 보시는분들은 경험하신 인종차별이라던가 주변의 인종차별 사례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