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웠다...... 아침밥문제로........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얼음마녀2003.12.19
조회143

우리집 상황이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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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혼 1년 7개월 된 새댁입니다.

결혼했을 때는 제가 이직을 하기 위해 쉬는 중이었기 때문에 의욕에 넘쳐서

(그리고 시집살이 했던 관계로 어른들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 -+)

늘 아침에 따뜻한 밥에 새로한 국에 정성으로 신랑 밥 해주는 재미가 새록새록 했습니다. 움하하하

움,, 그런데 원래 아침을 안 먹고 다녔던, 그리고 아침 잠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렇게 해서 갖다 바쳐도 잠자느라 잘 못 먹고 다닙디다.. - -;;

 

그래도, 아침 밥 못먹고 다니는게 인간적으로 넘 안쓰러워서

(엄니가 계속 일하셨기때문에 전업주부인 다른집 애들처럼 살뜰하게 거둬 먹일 상황은 아니었답니다.)

차안에서라도 먹으라고 샌드위치며, 김밥이며 새벽부터 말아서 싸들려서 보냈죠. 

 

그런데, 갖고 간 도시락통 밀폐용기는 열이면 여덟 아홉은, 나가는데로 안녕~입니다.

항상 어디다 갖다 잃어버리고 오는지.. 것두 꼭 타파 아니면 락앤락으로다만..  - -;;

가끔 먹다가 남은게 차안에서 쉰 냄새 폴폴 풍기면서 굴러댕기는거 보면

이 잉간은 내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엄따, 싶어서 그냥 굶겨버리자 하고 결심했다가도

인간적인 동정과 연민때문에 한동안 그 짓(?)을 계속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잉간이 부부싸움끝에 그런 소리를 합디다.

당신은 나 아침밥 안차려주잖아~~.. 허거걱..

밥공기에 뜬 따끈한 밥과 김 나는 국만이 제대로된 밥이라는 황당한 논리.

그럼 이제껏 내가 지손에 들려보냈던건, 

한 밤중에 폐가에서 절세미인으로 둔갑한 불여우가 차려준 진수성찬었단 말인가???

 

백보를 양보해서 설령 그렇다 친들, 내가 안차려준건가, 지가 못먹고 댕긴건가..

그 뒤로는 마침 일을 시작하게 되어서, 제가 아침 일찍 나가게도 되었고 해서

제 것만 차려 먹고 그냥 쌩했답니다.  

 

이후에 제가 임신을 하게 되었고, 분가를 했답니다.

뭐 여전히, 우리 남편은 저녁에 늦게 자고 아침에 못 일어납니다.

 

전 쌀의 양조절이 안되서 어떻게 딱 한번 먹을 분량만으로는 밥을 못 짓겠더군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한번 밥을 하면 집에서 한끼 정도밖에 안먹는 관계로, 그 밥이 이틀을 갑니다.

근데, 엘@ IH밥통이 좋은건지, 임금님표 햅쌀이 좋은건지

이틀, 삼일이 되어도 밥이 쫄깃거리고 찰지기만 한거있죠. 그래서 굳이 냉동 시키지 않습니다...

 

아침에 6시 약간 못되서 일어나서 샤워하고

김치볶음과 찰진 밥, 돌김 하나면 정말 반찬가짓수 많을 필요도 없이 꿀맛입니다.

그렇게 뉴스보면서 밥 먹고, 과일까지 먹은 다음에 남편 깨우기 시작합니다.

거의 한번에 일어나는 법이 없기때문에, 약 30분 이상 예상하고 주기적으로 계속 찔러야 합니다.

 

참고로 가사분담은 합의 했지만 남편은 잘 안지키더군요. 나쁜...

몇번 대판 싸우고, 엎기도 하고, 나도 내가 맡은 일 않하기도 해봤는데 효과가 별로 없네요.

그래서 요즘은 방향을 선회해서 가장 티나는것만 골라서, 남편 앞에서 유세해가며 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남편 옷바라지입니다.

워낙에 무심한 인간인지라, 집에 솜털 먼지가 굴러댕겨도 그건 눈에 안들어오지만

당장 입을 와이셔츠없으면 시껍하죠..

 

절대 주말에 한가할때 빨래니 와이셔츠 다림질이니,, 하지 않고

빨래는 남편까지 퇴근한 다음에 배 불룩 내놓고 끙끙거리면서 하고,

다림질도 아침에 계속 왔다, 갔다 하는 중에 다 들리도록 혼잣말로 신세한탄하고 한숨 폭폭 쉬어가면서,

분무기 소리높여 칙칙거리며  꼭 그날 입을 것 한 장만 합니다. 왜냐하면 내일 아침에도 해야 하니까.. 

 

이러면, 나는 홀몸도 아니고 힘들어죽겠는데, 이 바쁜 아침에 당신 옷가지나 다리고

당신은 자기 치닥거리 임신한 마누라에게 맡겨놓고 그 시간에 잠을 자냐..

니가 양심이 있는 사람이 맞나.. 이래놓고 나보고 태교를 하라고 하나..

 

이렇게 푸닥거리 몇판하고 나면 일어납니다.

그리곤 쪼금 미안해합니다. 아침부터 열받게 한것에 대해서..

 

개수대에 설거지보고 "치사하게 너만 혼자 먹어버렸구나" 하지만

뻔히 자기가 일찍 일어나지 못해서 밥 못먹은걸 알기때문에 더 이상 뭐라고 못합니다.

 

비몽사몽간이지만, 자기 잘 시간에 난 못자고 일어나서 다림질까지 한걸 알고 있기때문에

비인간적이다, 라고 얘기하면 얄짤없이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난 임신한 마누라를 부려먹은 못된놈이야.. 난 정말 나빴어..

 

계속 반복해서 주지해주다 보니, 잠에 취한 경우가 아닌 맨정신일때는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더만요.

뭐 밥문제부터 해서 집안 일, 그리고 못되먹은 습관까지.. 맘에 안드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는데

최소한 지금은 지적하면 잘못한줄은 압니다.

 

그리고 시키면 하긴 하네요. 자발적으로 하지 않고, 여러번 말하게 해서 그렇지만.. - -;;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정말로(!) 장족의 발전을 한지라,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을 믿고 조금 더 가르쳐볼랍니다.

 

에효, 그래도 님글 읽으니까 넘넘 부럽네요.

앞으로도 그 모습 변치말고 계속 이쁘게 사시길..

 

그리고, 원글 쓴님.. 다들 그런 문제로 엄청들 싸운답니다.

지치지않고 지구전을 구사하는 사람만이 승리한다는걸 잊지마시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