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호] 3년을 기다려 일궈낸 KGC의 우승

effort123201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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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6일 KGC의 우승으로 2011-2012 프로농구의 기나긴 막을 내렸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여러 신임감독들이 지휘봉을 잡은 팀들과 더불어 중앙대 루키 3인방 오세근, 김선형, 함누리 그리고 최진수까지 신인들의 활약이 예고되는 등 많은 이슈를 뿌렸었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는 상위권에 포진할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동부의 두드러진 독주속에, KGC의 약진과 삼성, LG 등 신임감독이 맡은 4팀이 모두 하위권에 처지는 현상을 보이며 정규리그가 마감되었다.

 

그리고 시작된 플레이오프. 동부와 KGC, KT, KCC, 모비스, 전자랜드가 진출하였고, 어쩌면 체력적으로 가장 유리한 상태에 있는 1위팀 동부와 2위팀 KGC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사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챔피언결정전 직전에 열린 미디어데이때도 4:1, 잘해야 4:2 정도로 동부의 승리를 점쳤었다. 그 이유를 들어봐도 대부분의 농구팬들도 수긍할만 했었다. 우선 정규리그 상대전적이 5:1로 앞선다는 점과 동부는 저번시즌 챔프전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kGC는 창단이후 첫 챔프전이라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어떤 스포츠가 되었던 간에 단기전은 노련미, 경험 등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KGC에서 용병 다니엘스를 제외하고는 우승반지를 낀 선수가 없다는 것이 동부의 우세에 힘을 실어줄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동부는 기존의 트리플 타워를 이용한 탄탄한 포스트와 군에서 제대한 이광재를 중심으로 한 외곽이 살면서 약점없는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력비교에 있어서 큰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런 동부와 KGC의 챔프전이 4승2패로 끝났다. 예상대로. 그러나 우승반지의 주인공은 KGC였다. 대부분의 뉴스기사에도 '전문가들의 예상과 빗나간' 이란 말을 쓰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렇게까지 전문가들의 예상을 정말 모두 빗나가게 할만큼 KGC의 우승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1. 정규리그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공격적 전술

 

올시즌 KGC의 팀 칼라는 '스피드'였다. 그렇지만 그 스피드를 이용해서 수비에 치중한 것이 사실이다. 두터운 가드진과 포워드진을 이용한 전면강압수비는 가드진이 비교적 약한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고 제대로 공격조차 시도하지 못하고 KGC의 스피드한 분위기에 휩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러한 '수비'밖에 없었기에 동부와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는 힘을 쓸 수가 없었다. 동부는 KGC와 마찬가지로 수비에 중점을 둔 팀칼라였고 비교적 신장이 작은 KGC의 라인업상 동부의 트리플타워를 뚫어내는 것이 동부가 턴오버로 자멸한 3라운드 경기를 제외하고는 쉽지 않았다.

 

이러한 약점을 모두가 알기에, 이상범감독은 시즌 막판에 내외곽능력이 있는 포워드 화이트를 퇴출시키고 정통센터 다니엘스를 영입했다. 팀에 오세근이라는 센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을 내린것은 순수 '동부'만을 위한 결정이었던 것이다. 동부의 트리플타워에 높이가 밀리지 않아야 승부를 볼 수 있을것이라는 이상범감독의 계산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극적인 공격형 스타일은 아닌 다니엘스가 팀의 공격력을 오히려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었다.

 

그렇지만 이상범감독이 챔프전에서 보여준 공격전술은 다니엘스를 데려온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정규리그때는 다니엘스의 영입전의 오세근은 외국인과 매치업이되는 상황이었기에 외곽의 플레이가 전혀 불가능했었다. 그리고 다니엘스가 영입된 이후에도 정석적으로 높이를 이용한 포스트플레이를 많이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KT와의 플레이오프때부터 오세근의 플레이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플레이들이 많았다. 마치 추승균을 연상시키는 듯한 미들슛 능력은 전창진 감독과 강동희 감독의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게 하였고, 김주성을 외곽으로 끌어내면 스피드에서 앞서는 오세근이 끊임없이 돌파로 김주성을 파울트러블로 이끌어냈다. 이런 효과덕분에 오세근에게 도움수비가 갈 수밖에 없었고, 2, 4,5차전에서는 양희종이, 6차전에서는 다니엘스가 그 도움수비로 인한 오픈찬스에서 득점을 많이 할 수 있었다.

 

#2. 다시 나오기 힘들것이라 예상될 정도의 탄탄한 라인업

 

올시즌 KGC의 라인업은 우승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승을 한 라인업이라고 생각하면 이보다 더 좋은 라인업은 당분간 나오기 힘들 것 이다. 챔프전 직전에 열린 미디어데이때의 전문가들의 예상도 '라인업은 완벽하지만 경험이 부족하기때문에' 라는 이유로 동부의 우승을 점친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올해의 KGC의 라인업은 체력을 베이스로 깔고가는 완벽한 20대 선수들 라인업이었다. 그 라인업을 만들기까지는 지난 3년간 이상범감독의 눈물나는 리빌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08-09시즌에 감독대행을 맡은 후 양희종, 김태술(트레이드), 박찬희, 이정현, 오세근을 차례로 영입해서 지금의 주축선수들을 오로지 11-12시즌에 풀가동될수있게 선수들의 군대시기 등을 맞췄고, 이 선수들을 뒷받침해줄 김일두, 김성철, 은희석등 베테랑 선수들도 다 11-12시즌에 마지막으로 힘을 보여줄 수 있게 시기를 조율했다. 정말로 올 시즌만을 바라봤기에 지난 2시즌동안 하위권의 수모를 감수했고, 그 수모에대한 완벽한 라인업을 올 시즌 보상받았던 것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더군다나 박찬희가 상무에 입대하고 김성철, 은희석등이 은퇴시기를 놓고 고민할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올시즌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 강했을 것이다. 또한 내년시즌에 동부, 모비스 등 강호로 예상되는 팀들이 혼혈선수 드래프트로 전력보강이 예상되는 가운데, KGC는 그 혜택을 못받는다는 점 또한 올시즌이 두번다시 찾아오기 힘든 절호의 기회였던 셈이다.

 

 

 

 

 

이렇게, 이상범감독은 3년간 꾹꾹 올시즌 우승만을 위해서 팀 성적의 부진과 무리수라고 평가받았던 주전급 선수를 트레이드까지도 감수했다. 그렇게 이상범감독은 3년동안 올시즌의 주축선수들을 하나하나 모으고 준비했다. 그리고 PO를 처음 치르는 감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정도로 4강po때와 챔프전에서의 공격전술은 다른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못할정도로 날카로웠다. 이렇게 이상범감독이 3년동안 꾸어온 꿈의 결실은 선수. 감독. 전술의 3박자가 모두 올시즌을 위해 맞추어 졌고 팀 창단이래 처음과 더불어 안양연고팀 처음으로 우승의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