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기저귀 가는게 당연한겁니까?

- 2012.04.08
조회20,708

오늘 식당에서 밥 먹다가 옆 테이블에서 기저귀를 갈고 있는 걸 봤습니다.

젊은 엄마인데 처음 식당에 들어왔을 때 부터 애가 사방팔방 뛰어다녀도

가만히 있더군요. 모처럼 주말인데 열뻗쳐도 싸우기는 싫었기에 자리를 한 테이블 옆으로 옮겼죠.

 

근데 기저귀까지,,;; 완전 깜짝 놀랐고 밥맛이 뚝 떨어졌습니다.

얼른 시선을 돌려 다행히 아주 지저분한 꼴은 못봤습니다..만약 봤다면 도저히 목구멍으로 안넘어갔겠죠

집에와서 너무 태연하게 기저귀를 가는 모습이 참 희안해서 이런 경우가 많은지 검색을 해봤죠.

 

 

검색 결과.

 

 

아기 키우는 엄마들은 식당에서 기저귀를 가는 사람들을 옹호하는 분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 외는 모두 비난.

 

 

근데 전 당연히 비난 받아야 할 행동이라 보거든요?

 

 

우선 아기 키우는 거 힘든거 저도 압니다.

한시라도 눈 뗄 수 없고, 얌전히 있는 애도 거의 없고

특히 우리나라 육아 편의시설 많이 안되있어서 기저귀 갈만한 곳도 마땅치 않다는거

그래서 애 키우기 너무 힘들다는건 당연히 알아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이유로 ' 이해해달라 ' '어쩔 수 없다 ' '애기 똥이 어른똥과 같냐 ' 등의 얘기를 하는

데 이건 정말...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말문이 막힐 정도로 개념 없는 소리가 아닌가 싶네요..

 

 

 

이유인즉.

 

 

 

우선 아무리 애기라지만 대변이든 소변이든 변은 변이죠.

식당은 밥을 먹는 곳이고, 자기 새끼 대소변은 괜찮을 지 몰라도 남의 눈엔

그냥 더러운 오물일 뿐 입니다. 심지어 기저귀만 봐도 연상되는 것이 있기에 밥을 먹는 장소에서

꺼내는 것 조차 실례가 되는 겁니다. 당연히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갈아야죠.

조금 비위생적인게 걱정될 수 있지만 그래도 식당 안에선 아닌겁니다. 본인 자식 중요한 것 만큼

남도 중요하게 생각해주세요.

 

 

애키우기 힘들어서 밖에 나오지도 못하겠고 모처럼의 식사 중에 아기가 응가를 해서

갈아야 한다.. 안갈면 엉덩이 짓무른다.. 고 말씀하시는데  가만 보면 ' 내 새끼, 내 아기. 내 입장 '

만 얘기하고 계시네요.

 

한 번 생각해보세요.

 

 

다른 사람들은 매일 같이 외식하고 매일 같이 편하게 산답니까?

애키우는 사람만 힘든거는 아니예요. 사람마다 경중은 있겠지만

다른사람들도 일주일 내내 일하면서 고생하다 모처럼의 주말 스트레스도 풀 겸 가족과 외식나온 겁니다.

당연히 돈 주고 맛있는 음식 기분 좋게 먹고 싶어서 나온거예요.

 

 

그런데 남의 아이 똥 가는 거 까지 밥먹는 곳에서 이해해줘야 하나요?

왜요?

잔인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아기 똥 싼거 빨리 갈아줘야 하는거, 아기와 아기 엄마 입장입니다.

 

 

아기 낳는 것도 힘들지만 키우는거 더 힘든 것은 압니다.

나도 어린 시절이 있었고 아무데서나 똥싸면서 우리 엄마 난감하게 만들었겠죠 분명.

그치만 저희 부모님 절대로 남에게 피해주는 몰상식한 분들 아니십니다.

차라리 밖에 안나가면 안나갔지 나 편하려고 절대로 식당에서 기저귀가는거 봐달란 말 안하셨습니다.

 

오늘 그 장면을 보시면서 '요즘 저런 예의없는 엄마들이 많다. 애 키우기 힘든거는 이해하니까 그냥

우리가 쳐다보지 말자. 하지만 너네는 나중에 절대 저러지 마라' 고 하시더군요.

 

 

남에게 피해안가게 배려하면서 처신하는것이 바로

올바른 생각을 가진 바람직한 부모로서의 진짜 능력이 아닌가 싶군요.

 

 

어릴때 나도 여기저기 뛰어다니기도 했습니다.

근데 그때마다 아무리 어린나이였지만 아빠한테 크게 혼났어요. 집에와서 설교 듣고..맞은적도 있고..

처음엔 이해가 안가고 그냥 아빠가 혼내는게 서러워 울었지만, 한 두번 혼나면서

그래선 안된다는 걸 배웠습니다.

 

 

과연 식당에서 남 역겹게 기저귀 가는걸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당연시 하려하고

뛰어다는 아이 방치하는 부모들이 아이가 '품위와 예절'을 배우는데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 애 키우기 힘들어서 모처럼 주말에 외식하러 나온거다.

근데 이런것까지 눈치주냐 " 고 말씀하시는 분들.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아기가 똥을 언제 쌀지 모르고, 또 기저귀 갈 곳이 마땅치 않으면

그걸 핑계로 식당에서 갈아도 된다는 공식이 성립하는게 아니라 차라리 안데리고 나오거나

혹은 다른 곳에 잠시 아이를 맡겨두고 나오는게 맞는 겁니다.

그래서 아기를 낳는 부모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겁니다.

힘든 일과 자신의 자유에 대한 희생을 각오하고 아기를 책임질 준비가 되어있을 때 아기를 낳으란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본인도 고생이고 남도 피해 입을 뿐 인거죠.

 

 

" 애기 똥기저귀 빨리 안갈아 주면 짓무른다 "

당연히 빨리 갈아줘야겠지만 남들이 밥먹는데서 가는건 자기 자식 엉덩이만 소중하고

남들 돈내고 맛있는 밥먹으로 나온 주말 망쳐놓는건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몰상식한 행동입니다.

밥먹는 사람들이 애기 기저귀 절대 갈지 말고 엉덩이 짓무르게 놔두라고 말한게 아닙니다.

식당안에서 삼가야 한단 말이죠.

 

 

" 한국에서 애기 기저귀 갈 곳 마땅치도 않다. 어쩌란 거냐 "

맞는 말이지만, 그게 남들 인상 찌푸리게 만들면서 식당에서 기저귀를 가는 행동을 정당화 할

수 있는 핑계 거리는 되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 처럼 본인이 아기를 데리고 나왔을 때 겪을 수 있는 난감한 상황들에 대해

미리 생각을 하고 대처 방법을 생각해둔 상태로 나와야지 그게 바로 생각있고

품위있는 부모인 겁니다.

 

어쩔 수 없으니 남한테 피해줘도 이해해달라? 는건 .... 지능이 낮다고 밖엔 안보입니다.

 

 

달리 애 키우는게 힘들겠습니까? 달리 애 키우는 엄마들이 대단하다는 거겠습니까/

그런 상황을 예상하고 감수하고, 애기가 생기기 전 자유로운 삶을 제약당하면서도

아기에게 헌신하기에 대단하다는 말이 나오는거지

이런식으로 막 키우면 곤란한 겁니다.

아기가 생기면 당연히 자신이 희생하는 부분이 많이 따라옵니다.

어디 편하게 외출 못하는 것도 포함되는 부분이구요.

 

사회가 이런 걸 감안해서 아기를 데리고도 편안히 외출 할 수 있도록 여러 시설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지금처럼 그런 여건이 안되는 상황에서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인겁니다.

그런걸 감수하고 참아내기에 아기 키우는 엄마들이 대단하다는 거지

낳아만 놓고 내 기분대로 나 편할 대로 막 살고 싶다고 남에게 이해를 바라는 건

본인의 생각 문제입니다.

 

 

 

어쩔 수 없다는 말은 핑계가 안되요.

그게 정당화가 된다면 단순히 아기 기저귀 문제 뿐만이 아니라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남에게 마구마구 피해줘도 되는 사회가 되어 버립니다.

 

 

요즘 흡연할 곳 마땅치 않은데 흡연은 해야겠으니 공공장소에서 피겠다. 어쩔 수 없었다.

쓰레기 버릴 곳이 마땅치 않은데 가방에 담아두면 가방이 더러워지니 길에 버리겠다. 어쩔 수 없었다.

밖에서 술먹고 놀고 싶은데 마땅한 곳이 없으니 사람들 다니는 길가에서 술판벌여야지. 어쩔 수 없었다.

화장실이 급한데 마땅히 쌀 곳이 없으니 남의 집 담벼락에다 싸야겠다. 어쩔 수 없었다.

 

 

본인들 입장에선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 해결되겠지만 남입장에선 아닙니다.

 

 

내가 어디를 나갈때 외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을 하고 대비책을 강구해 둔 채로 밖에 나가는게 맞는 겁니다.

 

 

장거리 여행을 위해 버스를 타기 전 일부러 음료수를 많이 안마시는 것과 마찬가지인겁니다.

 

 

아기를 데리고 식사를 하고 싶습니다. 근데 아기가 언제 변을 볼 지 모릅니다.

아기를 맡겨두고 나오거나 아니면 맘편한 식사를 포기해야 합니다.

혹은 아기 기저귀를 갈 만한 편한 장소가 있는 식당을 사전에  찾아보거나,

식당 안 화장실에서 갈게 될 상황을 고려해 깨끗한 포를 챙겨가거나 해야합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은 본인의 수준차이이고 품위의 차이입니다.

애 낳아 본 사람이 철든다구요? 저는 식당에서 남에게 피해주며 기저귀 가는 것을

본인 위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서로서로 옹호하는 엄마들을 보며 과연 애를 낳아야

철 든다는 말이 사실인지 의문스러웠습니다...

 

그 중 개념있는 부모들은 '나도 애를 키우지만 식당에서 기저귀 가는건 이해할 수 없다 '

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옹호하는 엄마들이 댓글로 '그럼 어쩌라구요' 라는 식의 글을 달더군요.

기가 찼습니다..............

 

분명한건 본인의 품위와 수준의 차이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