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으로 여자를 만나 본적이 있니?

LovePusan2008.08.10
조회82,161


재작년 이맘때다.

영화를 보면서 작업도 할 겸 채팅으로 여자를 만났는데

눅눅한 티셔츠와 꿉꿉한 반바지에 빨간 스프리스신발.

22살 답지 않은 늙은 피부와 돌출 된 구강.

그리고 만나자 말자 나더러 "늙어 보이네?" 라고 말하는 무개념?

기분 나빠서 그냥 집에 가고 싶었지만,

샤워하고 옷 다려 입고 시내까지 나온 시간이 아까워서 영화만 보고 헤어지기로 했어.

영화관에 가니 마땅히 볼 게 없었는데 이 여자가 보자고 해서 X맨을 보기로 했어.

입장가능 시간까지 30여분 정도 남았기에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의자에 앉았어.

근데 이 여자.. 처음 볼 땐 좀 못생긴 얼굴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깐 완전 부랑자 같았어.

대화 나누기가 너무 불편해지더라.

조금 있으니깐 꾸리꾸리한 발냄새가 솔솔 올라오더라.

앗, 이 여자 신발을 벗은 건가? 하고 봤는데 신은 신고 있는 상태인데 맨발이야.

발냄새가 신발을 뚫고 꾸역꾸역 올라와 나를 괴롭혀대.

양말을 왜 안 신냐고 물으니 누가 촌스럽게 양말신고 신발을 신느냐고 하네.

그러면서 나더러 패션도 모르는 촌놈 취급하며 깔보더라.

촌놈 취급 당해도 좋지만 요 부랑자년에게 이런 취급 당하니깐 좀 뭐하더라.

"이 발꼬랑내 나는 후레 부랑자년이!!" 하고 시원하게 귓방망이를 후려 갈긴 뒤

그대로 얼굴에 니킥 연발을 하고 싶었지만. 나의 이성이 날 말리더라.

한동안 둘이 서로 뻘쭘하게 앉아 있는데 먼저 입을 열더라.

나더러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어 보더라.

학생이랬더니, 학교를 묻더라.

어디어디 전문대학이라고 하니깐, 인상을 찡그리더라.

기분은 나쁘지만 이 부랑자 년이 보기완 달리 학교는 괜찮은데 다니는가 싶더라.

근데 좀 있다 물어보니 그것도 아니더라.

요뇬 이거 고등학교 중퇴, 고로 중졸이더라.

요뇬 지도 학벌이 바닥을 달리는 게 남의 학벌에 인상이나 찡그렸던 게 너무 괘씸하더라.

그래도 오늘 보고 다신 안 볼 년 하고 생각하니 나름 참아지더라.

시간이 되어 영화를 보러 들어갔는데

요년 비싼 돈 주고 영화 보여줬더니 영화는 안보고 문자질이나 처 해대더라.

지가 보자고 해서 본 영화인데 이러니깐 좀 그렇더라.

그냥 신경 안 쓰고 내꺼만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혼자서 감상하고 있는데

화장실 좀 다녀온다고 말하고 나간 뒤 깜깜무소식이더라.

텅텅 빈 영화관에서 딱 내 뒷자리에 4명 앉아있는데

걔네들이 나 여자한테 버림 받은 거 눈치챈 것 같아서 신경이 쓰이더라.

결국 영화는 보는 둥 마는 둥 했지만 그래도 꿋꿋이 끝까지 다보고 나왔다.

그나저나 영화를 20분 보고 나갈 거면 처음부터 보지를 말던가..

남의 돈이라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하는 요년이 괘씸했고,

이딴 후레 부랑자년조차 날 무시했다는 사실은 충격이 상당했다.

담에 요년을 만나면 머리끄댕이를 잡고 빙빙 돌리고 말 것이라고 다짐을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요년 얼굴을 까먹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