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톡 후기)

염소2012.04.09
조회133,084

오늘의 톡, 진심이 담긴 댓글들 모두 감사합니다.

 

친구들은 이제 연락도 안 되는 곳으로 여자친구 보내버렸으니 진짜 자유다

 

어차피 보이지도 않는데 잠깐 다른 여자 만나도 괜찮다

 

라고 헛소리를 하지만

 

그녀보다 나은 여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제 주제에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기다리며 다음 후기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굿바이 편지도 있지만 그건 너무 슬프니까

 

 

 

 

 

 

  

작년에 쓴 글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오늘의 톡에도 올랐었습니다.

 

아직 진행형이므로 진정한 의미의 후기는 아닙니다.

 

별 내용은 없습니다만 읽고자 하시는 분들은 前판을 먼저 읽으시면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

 

합니다.

 

 

 

작년 12월

 

많은 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저희는 힘겨운 장거리 연애를 마치고

 

무사히 한국에서 재회하였습니다.

 

나 한국 왔어 언제 어디서 만나 이러면 재미없으니까

 

귀국 사실을 숨긴 채 아르바이트 마치고 나오는 그녀 앞에 짜잔!

 

토끼눈을 하고서 저를 꼭 안아주던 그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올해가 시작되던 날엔 단 둘이 새해 맞이 부산 여행을 떠났습니다.

 

정말 추웠지만 해운대에서, 샌텀시티에서, 태종대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해운대의 한 카페에서는

 

생일선물 + 크리스마스 선물 + 기타 떨어져 있는 동안 못 챙겨준 기념일 몽땅 해서

 

예쁜 지갑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부산 여행에서 감기에 걸린 멋쟁이 그녀에게 외투를 한 벌 선물했습니다.

 

옷 사달라고 일부러 얇게 입어서 감기걸린거 다 알고 있었지만

 

저는 센스와 이해와 배려를 모두 갖춘 남자니까 한 번 속아주었습니다.

 

여기서 반전은 마음에 안든다며 매장으로 다시 가서 다른걸루 교환했다는거.

 

사소한 말다툼 한 번 없이 장거리 연애기간동안 그토록 바랬던

 

남들처럼 하는 '보통 연애'에 무척이나 행복했던 겨울이었습니다.

 

 

또 다시 시련입니다.

 

그녀는 이미 제가 미국에 있을 때 호주로 가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가고싶었는데 겁이 나서 못 가고 있던 것을

 

친오빠가 간다기에 따라가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르고 달래고 설득해고 매달리고

 

심지어 호주 워홀 다녀온 주변인들에게 설문지까지 만들어서 돌렸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계속 매달렸으면 잡을 수는 있었겠지만 한 번 뿐인 인생,

 

두고두고 그녀의 마음속에 미련이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인이지만 서로의 앞길을 막을 권리는 없는 것이겠지요.

 

내심 비자거절! 을 빌었지만 보통 2주 정도 걸리던 비자 승인이 3일만에 딱!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습니다.

 

 

2012년 3월 4일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마지막으로 그녀를 만났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던 빗방울마냥 그녀도 울고 저도 울었습니다.

 

자기는 절대 안운다던 그녀가 눈물을 보이는데

 

저도 절대 안운다고 큰소리 쳐 놓고 어찌나 목이 매이던지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도 눈물이 안멈춰서 혼났습니다.

 

 

그렇게 3월 5일 그녀가 떠났고

 

지금 그녀는 퍼스 근처의 한 리조트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3년 전에 호주에 있을 때 일했었던 리조트인데

 

아직 대장 매니저가 바뀌지 않았더라구요.

 

그래서 여자친구가 지금 호주에 있는데 혹시 일자리 있으면 좀 써주세요 라고 했더니 

 

곧 여자친구에게로 연락이 가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호주에서도 카톡이랑 스카이프는 매일 할 수 있었는데

 

리조트가 있는 곳이 시골이라 인터넷은 커녕 휴대전화 시그널도 안 잡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삼일에 한번 국제전화로 목소리 듣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녀가 리조트로 떠난 후

 

담배나 마약 끊은 사람처럼 금단현상 비슷한 것이 생겼습니다.

 

카톡 소리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라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오면 무조건 받고 봅니다.

 

말도 안되는 줄 알면서 뒷모습만 닮은 사람을 봐도 가슴이 뛰고 혼자 술마시는 일이 잦아집니다.

 

 

저희보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커플들도 많을 줄 압니다만 또 이렇게 하소연을 하게 되네요.

 

두 번째 장거리,

 

이 여자 없이 행복할 수 없겠구나 하고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조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