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으로 휴가를 나왔다. 4박 5일. 100일 라는 꿀같은 시간은 그 단맛에 반비례해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여자친구와 할 일들을 잔뜩 생각하고 있던 나였기에. 너무 당연시하게 우정은 한발짝 뒤쪽으로 치워져 있었다.
나는 CC인 데다가. 다니는 대학교가 집 근처여서 그런지 휴가때 학교를 뻔질나게 오갔다. 그 와중에 아직 군대가지 않은 대학 동기들 또한 몇몇 보였다.
성준이 형 또한 아직 군대를 가지 않은 동기 중 한명이었다.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이었지만, 우리는 나이를 떠나서 매우 급속히 친해졌다. 겉늙은 나 못지않게 매우 겉늙어 있었다는 동질감도 있었다. 뭐 그런 점을 빼면 외모상 비슷한 부분은 없었지만.
큰 키에 아무리 짧게 정리해도 회색 빛이 감도는 구리구리한 수염. 8등신에 아무리봐도 시골총각같은 얼굴 생김새. 촌시런 패션. 하지만 사교적이고 착한 성격에 과대를 맡고 있는 그런 형이었다.
개념도 없고 나이를 넘는 장난도 많이 쳤지만, 그 형은 그런 나를 동네 친구인 마냥 치고박고 웃었다.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학교 후문을 들어갈 때였다.
"야이 김선X 이색히 휴가나왔네?"
멀대같이 큰키에 구수리한 턱수염. 성준이 형이었다. 오랜만에 만나서일까. 너무 반가웠다. 우리는 격한 남자의 포옹을 한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ㅋㅋ 형은 여전하네"
간만에 만났어도 여전한 느낌이었다. 별다를 건 없었다. 나는 군대를 가서 첫 휴가까지 살이 36kg이 빠졌는데, 성준이 형은 그것을 정말 안쓰럽게 생각해 주었다.
"군대 갔더니 이놈이 반쪽이 되서 왔네"
정말 반쪽이었다. 여자친구와 사귀면서 20kg이나 더 쪘었던 나는 군대가기 직전에 무려 94kg이나 되는 거구였다. 한마디로 돼지같았다. 그러나 이등병 시절 조금 힘든 경험이 나를 단 4개월만에 58kg에 식스팩이 달린 남자로 바꾸어 주었다. 나는 생전 처음 갖게된 씩스팩이 마냥 좋았지만, 성준이 형은 그런 내모습을 많이 걱정해주었다.
이러쿵 저러쿵
성준이형은 수업이 없지만 혼자 공부를 하기 위해 일찍왔다며, 이것저것 근황에 대해 떠들었다.
"야. 이러지말고 형이 고기나 한번 사줄게."
마침 여자친구의 수업도 아직 끝나려면 시간이 2시간 정도 남았기에 나는 거절따윈 하지않고 '콜'을 외쳤다. 그것은 내가 군대에 입대한 이후로 먹은 첫 사회에서 사먹은 음식이었다.
고기는 여느때와 같이 싸구려에, 냉동된터라 구워지면서 이리저리 핏물이 고여서 뭉글뭉글하게 뭉치는 1인분에 3000원짜리 고기였다. 비싼 학비. 비싼 자취방 때문에 이런 싸구려 고기밖에 먹지 못했지만 그 고기맛은 정말 남달랐다. 진짜 맛있었다.
"형이 이런거 밖에 못사줘서 미안하다"
난 계속 괜찮다 맛있다 했지만, 성준이형은 정말 미안해 하는 기색이 역역했다. 뭘 미안해 하냐면서, 우리는 소주 한병을 단숨에 비워냈다. 고기 3인분에 소주 한병. 두사람 합쳐서 1만2천원짜리였지만, 결코 저렴하지않은 정말 한우보다 값진 대패 삼겹살이었다.
"형 그럼 다음에 봐~"
"그래 임마. 전화좀해. 형 번호 알잖아"
"ㅇㅇ 알겠어ㅋㅋ"
"강아지. 여자친구만 챙기지 말고 주변도 좀 챙겨. 너 그러다 나중에 후회한다. "
"알았어 알았어ㅋ 형도 수업 잘듣고 군대가기전에 편지쓰고가"
"그래 알았다 이놈"
우리는 격하게 몸을 한번 부딫히고 겉멋에 남자다운냥 뒤도 안돌아 보고 제 갈길을 갔다.
그리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이등병 휴가를 나왔던 나는 어느세 상병 4개월이됬다. 그간 휴가를 몇번 나갔지만 전부다 여자친구한테 할애하는 바람에 친구들 또한 만나지 못했다. 뭐 사실 친구들도 전부 군대를 가서 만날 친구가 없긴 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저녁을 먹고 샤워를 빠르게 마치고 온 나는 전화기 앞에 앉았다. 그간 하도 많이 눌러서 익숙한 여자친구의 번호를 누르고, 변하지 않는 레파토리의 이야기를 하고, 여느때와 같이 더이상 할말이 없어서 막 끊으려 한 참이었다.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수화기를 내리려는 찰나였다.
"아 너 혹시 성준이라고 알아? 우리랑 동기인데"
여자친구의 입에서 난데없는 익숙한 이름이 들려왔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간 연락도 안했는데 잘 지내려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 왜? "
"혹시 친해?"
"친하지. 내가 말까는 형중에 하난데. 저번에 나 첫휴가 나갔을때 나한테 저녁도 사줫었는데? 너 그때 나 술먹고 만났다고 삐졌었잖아."
순간 머릿속이 번개라도 맞은 냥 새하얘졌다. 새하얘진 머릿속은 여자친구가 말해준 전언을 이해하지 못하고 연신 물음표만 가득해졌다.
???
죽음
실감이 나질 않았다. 21살. 그나이까지 나는 내 주변인의 죽음이란 것을 겪어 본적이 없었다. 와닿질않았다. 아니 그것이 진실임이 의심스러웠다.
"뭐?"
나도 모르는 세에 그녀를 닦달하듯 되물었다.
"...죽었데. 그 성준이라는 사람"
그러나 수화기 너머 여자친구의 입에서 나온 내용은 변하질 않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는 마음 속으로 뭔가 그러한 사실에 대해 승복하질 않았던 것 같았다. 뭔가 확인하고 싶었다.
"지X야 오늘은 여기까지만 통화하자. 나 잠깐 싸지방좀 갔다올게"
나는 무례하게 전화를 끊고, 행정반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로 싸지방(군대의 피씨방)으로 내달렸다. 계단을 한층 내려가. 5중대 복도 끝에 있는 싸지방으로 달렸다. 다행히 빈자리가 한자리 남았었다. 모니터가 매우 거지 같았지만, 그때는 그런 것 따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제일 먼저 가본 것은 형의 싸이 월드였다. 하지만 그곳에는 변한 것이 없었다. 2월 4일까지 편지를 보내달라는 메인, 자신의 부대주소와 우편번호가 쓰여있는 미니홈피일 뿐 특별히 바뀐 구석은 없었다. 그러나 투데이 만이 불길하게 매우 높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나는 방명록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몇 칸 위에 이런 글이 써있었다.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21살 나이에 처음 겪는 친구의 죽음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짧은 순간이었지만 어리버리한 신입생인 나를 동기지만 한살 형이랍시고 많이 챙겨주던 친형같은 형이었다.
순간 나를 걱정해주며 술잔을 따라줬던 형의 마지막 순간이 생각났다.
눈물이 났다.
미안했다.
마지막 가는 순간조차 같이해주지 못할망정 아무것도 모르고 군대에서 후임 교육시킨답시고 갈구고 있던 순간이 챙피했다.
컴퓨터 모니터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는 나에게 후임들이 다가와 여자친구랑 헤어졌냐며 걱정해 주었던 것 같지만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나는 그들보고 그런거 아니라고 주변을 물린 다음에 정신없이 성준이 형의 사진첩에서 형의 마지막 가는 모습들을 찍은사진을 찾아보았다. 사진첩을 몇칸 더 넘긴 순간. 성준이 형의 셀카가 있었다. 내가 멍청해 보인다고 면박을 줬던 그 사진이었다.
-
2012년 2월.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신입생 시절을 생각하면서 문득 나는 과대랍시고 우리들을 여기저기 불러모아 술판을 벌였던 성준이 형이 생각났다. 비스듬하게 앉아서 작년 이맘때 들어가고 들어가보지 않았던 성준이형의 싸이에 들어갔다. 그곳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2월 4일날 편지를 보내달라는 문구와, 군부대의 주소만이 남았고, 투데이는 내가 들어간 1의 숫자가 전부였다. 방명록 또한 새로 달린 글이 5달 전이나 되있었다.
예비군] 군대 시리즈 - 형... 잘 지내지?
군대시리즈 10화 http://pann.nate.com/talk/315471731
오늘은 피드백 없습니다. 군대얘기랑 크게 관련이 없지만 누군가 이 이야기를 기억해 줬으면 하는 마음에 올립니다. 글 성격상 글 꾸미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브금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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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나는 처음으로 휴가를 나왔다. 4박 5일. 100일 라는 꿀같은 시간은 그 단맛에 반비례해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여자친구와 할 일들을 잔뜩 생각하고 있던 나였기에. 너무 당연시하게 우정은 한발짝 뒤쪽으로 치워져 있었다.
나는 CC인 데다가. 다니는 대학교가 집 근처여서 그런지 휴가때 학교를 뻔질나게 오갔다. 그 와중에 아직 군대가지 않은 대학 동기들 또한 몇몇 보였다.
성준이 형 또한 아직 군대를 가지 않은 동기 중 한명이었다.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이었지만, 우리는 나이를 떠나서 매우 급속히 친해졌다. 겉늙은 나 못지않게 매우 겉늙어 있었다는 동질감도 있었다. 뭐 그런 점을 빼면 외모상 비슷한 부분은 없었지만.
큰 키에 아무리 짧게 정리해도 회색 빛이 감도는 구리구리한 수염. 8등신에 아무리봐도 시골총각같은 얼굴 생김새. 촌시런 패션. 하지만 사교적이고 착한 성격에 과대를 맡고 있는 그런 형이었다.
개념도 없고 나이를 넘는 장난도 많이 쳤지만, 그 형은 그런 나를 동네 친구인 마냥 치고박고 웃었다.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학교 후문을 들어갈 때였다.
"야이 김선X 이색히 휴가나왔네?"
멀대같이 큰키에 구수리한 턱수염. 성준이 형이었다. 오랜만에 만나서일까. 너무 반가웠다. 우리는 격한 남자의 포옹을 한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ㅋㅋ 형은 여전하네"
간만에 만났어도 여전한 느낌이었다. 별다를 건 없었다. 나는 군대를 가서 첫 휴가까지 살이 36kg이 빠졌는데, 성준이 형은 그것을 정말 안쓰럽게 생각해 주었다.
"군대 갔더니 이놈이 반쪽이 되서 왔네"
정말 반쪽이었다. 여자친구와 사귀면서 20kg이나 더 쪘었던 나는 군대가기 직전에 무려 94kg이나 되는 거구였다. 한마디로 돼지같았다. 그러나 이등병 시절 조금 힘든 경험이 나를 단 4개월만에 58kg에 식스팩이 달린 남자로 바꾸어 주었다. 나는 생전 처음 갖게된 씩스팩이 마냥 좋았지만, 성준이 형은 그런 내모습을 많이 걱정해주었다.
이러쿵 저러쿵
성준이형은 수업이 없지만 혼자 공부를 하기 위해 일찍왔다며, 이것저것 근황에 대해 떠들었다.
"야. 이러지말고 형이 고기나 한번 사줄게."
마침 여자친구의 수업도 아직 끝나려면 시간이 2시간 정도 남았기에 나는 거절따윈 하지않고 '콜'을 외쳤다. 그것은 내가 군대에 입대한 이후로 먹은 첫 사회에서 사먹은 음식이었다.
고기는 여느때와 같이 싸구려에, 냉동된터라 구워지면서 이리저리 핏물이 고여서 뭉글뭉글하게 뭉치는 1인분에 3000원짜리 고기였다. 비싼 학비. 비싼 자취방 때문에 이런 싸구려 고기밖에 먹지 못했지만 그 고기맛은 정말 남달랐다. 진짜 맛있었다.
"형이 이런거 밖에 못사줘서 미안하다"
난 계속 괜찮다 맛있다 했지만, 성준이형은 정말 미안해 하는 기색이 역역했다. 뭘 미안해 하냐면서, 우리는 소주 한병을 단숨에 비워냈다. 고기 3인분에 소주 한병. 두사람 합쳐서 1만2천원짜리였지만, 결코 저렴하지않은 정말 한우보다 값진 대패 삼겹살이었다.
"형 그럼 다음에 봐~"
"그래 임마. 전화좀해. 형 번호 알잖아"
"ㅇㅇ 알겠어ㅋㅋ"
"강아지. 여자친구만 챙기지 말고 주변도 좀 챙겨. 너 그러다 나중에 후회한다. "
"알았어 알았어ㅋ 형도 수업 잘듣고 군대가기전에 편지쓰고가"
"그래 알았다 이놈"
우리는 격하게 몸을 한번 부딫히고 겉멋에 남자다운냥 뒤도 안돌아 보고 제 갈길을 갔다.
그리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이등병 휴가를 나왔던 나는 어느세 상병 4개월이됬다. 그간 휴가를 몇번 나갔지만 전부다 여자친구한테 할애하는 바람에 친구들 또한 만나지 못했다. 뭐 사실 친구들도 전부 군대를 가서 만날 친구가 없긴 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저녁을 먹고 샤워를 빠르게 마치고 온 나는 전화기 앞에 앉았다. 그간 하도 많이 눌러서 익숙한 여자친구의 번호를 누르고, 변하지 않는 레파토리의 이야기를 하고, 여느때와 같이 더이상 할말이 없어서 막 끊으려 한 참이었다.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수화기를 내리려는 찰나였다.
"아 너 혹시 성준이라고 알아? 우리랑 동기인데"
여자친구의 입에서 난데없는 익숙한 이름이 들려왔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간 연락도 안했는데 잘 지내려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 왜? "
"혹시 친해?"
"친하지. 내가 말까는 형중에 하난데. 저번에 나 첫휴가 나갔을때 나한테 저녁도 사줫었는데? 너 그때 나 술먹고 만났다고 삐졌었잖아."
"그랬었나?"
"응. 그랬었지. 그런데 왜? 슬슬 군대간다 했을텐데. 그간 연락도 안했는데 괜히 미안하네"
"음... 그게"
"아 뭔데 뜸들이지 말고 말해봐"
"그 사람 죽었데. 군대에서"
...
순간 머릿속이 번개라도 맞은 냥 새하얘졌다. 새하얘진 머릿속은 여자친구가 말해준 전언을 이해하지 못하고 연신 물음표만 가득해졌다.
???
죽음
실감이 나질 않았다. 21살. 그나이까지 나는 내 주변인의 죽음이란 것을 겪어 본적이 없었다. 와닿질않았다. 아니 그것이 진실임이 의심스러웠다.
"뭐?"
나도 모르는 세에 그녀를 닦달하듯 되물었다.
"...죽었데. 그 성준이라는 사람"
그러나 수화기 너머 여자친구의 입에서 나온 내용은 변하질 않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는 마음 속으로 뭔가 그러한 사실에 대해 승복하질 않았던 것 같았다. 뭔가 확인하고 싶었다.
"지X야 오늘은 여기까지만 통화하자. 나 잠깐 싸지방좀 갔다올게"
나는 무례하게 전화를 끊고, 행정반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로 싸지방(군대의 피씨방)으로 내달렸다. 계단을 한층 내려가. 5중대 복도 끝에 있는 싸지방으로 달렸다. 다행히 빈자리가 한자리 남았었다. 모니터가 매우 거지 같았지만, 그때는 그런 것 따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제일 먼저 가본 것은 형의 싸이 월드였다. 하지만 그곳에는 변한 것이 없었다. 2월 4일까지 편지를 보내달라는 메인, 자신의 부대주소와 우편번호가 쓰여있는 미니홈피일 뿐 특별히 바뀐 구석은 없었다. 그러나 투데이 만이 불길하게 매우 높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나는 방명록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몇 칸 위에 이런 글이 써있었다.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21살 나이에 처음 겪는 친구의 죽음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짧은 순간이었지만 어리버리한 신입생인 나를 동기지만 한살 형이랍시고 많이 챙겨주던 친형같은 형이었다.
순간 나를 걱정해주며 술잔을 따라줬던 형의 마지막 순간이 생각났다.
눈물이 났다.
미안했다.
마지막 가는 순간조차 같이해주지 못할망정 아무것도 모르고 군대에서 후임 교육시킨답시고 갈구고 있던 순간이 챙피했다.
컴퓨터 모니터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는 나에게 후임들이 다가와 여자친구랑 헤어졌냐며 걱정해 주었던 것 같지만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나는 그들보고 그런거 아니라고 주변을 물린 다음에 정신없이 성준이 형의 사진첩에서 형의 마지막 가는 모습들을 찍은사진을 찾아보았다. 사진첩을 몇칸 더 넘긴 순간. 성준이 형의 셀카가 있었다. 내가 멍청해 보인다고 면박을 줬던 그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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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신입생 시절을 생각하면서 문득 나는 과대랍시고 우리들을 여기저기 불러모아 술판을 벌였던 성준이 형이 생각났다. 비스듬하게 앉아서 작년 이맘때 들어가고 들어가보지 않았던 성준이형의 싸이에 들어갔다. 그곳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2월 4일날 편지를 보내달라는 문구와, 군부대의 주소만이 남았고, 투데이는 내가 들어간 1의 숫자가 전부였다. 방명록 또한 새로 달린 글이 5달 전이나 되있었다.
그렇게 성준이형은 세상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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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이형 잘 지내나? 거긴 편하고? 그러게 왜 죽을때 훈련병때 죽어가지고 저승에서도 이등병 꼬리표 달고 다니나. 거긴 휴가도 없어? 한번쯤 내 주변에 귀신이 되서라도 나타날때 되지 않았나? 각박하네 저승사자도.
하.. 그나저나 고기 한번 사줘야되는데 언제사줄까? 난 은혜를 값을 줄 아는 남자중에 상남자니까 3배 비싼 두툼한 녀석으로 골라주겠어. 기대해도 좋아. 그래.. 고기 사줄게. 언제든지 꿈에 한번 나타나라.
뭐 어쨋든 방명록도 황폐해졌데? 어울리지 않게 그런거 되게 예민한 사람이라 씁슬 하겠어ㅋㅋ 그래도 내가 하나 썼다. 그리고 네이트판에다가도 형 얘기 올렸어. 길진 않겠지. 뭐 그래도 사람들이 조금은 더 형생각 해줄거야.
거기서도 잘지내고! 나 한 60년뒤에 찾아갈게
나도 착한일 많이 해야겠어. 그래야 천국가서 형이랑 술한잔 하겠지
장례식때 못찾아가서 미안해. 그래도 나 얼마전에 아무도 몰래 갔었으니까. 함 봐줘
진짜 잘 지내고. 하늘에서 다시 함 보자.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