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제 이름으로 투표를 하고 갔습니다.

shadow201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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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선 서울에 사는 20대 후반의 여성입니다.
글이 조금 길 수도 있습니다만, 결론은 '누군가 제 이름으로 이미 투표를 해놨었다' 라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오전 9시 40-50분경 엄마와 함께 투표를 하러 갔습니다.
투표할 때 처음에 신분증을 제시하고 서명을 한 후에 투표용지 받는다는 것 아시죠?


그런데 이미 제 이름에 서명이 되어있고 누군가 제 이름으로 투표를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오늘 오전 8시 반경 일어났고 등산을 가시려는 엄마와 함께 투표를 하러 갔으므로 저는 절대 투표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저희 집 4식구는 모두 성인이고, 저희 부모님, 저, 남동생 이렇게 4식구가 있습니다.
선거 인명부를 보면 주소에 따라 등재번호를 부여하고 한집식구의 경우 나이에 등본에 기재된 순서대로 등재번호가 부과되기 때문에 저는 3번째 순서가 됩니다.


그런데 저희 식구 중 제일 먼저 투표를 하러간 저와 엄마중 제 이름에만 이미 서명이 되어있고 투표를 했더군요.  어이가 없고, 이런 일이 가능한가 싶어서 따졌습니다.
(그 등재부같은 것을 보니 제 이름 위아래로 4-5칸씩 투표한 사람 없이 제 이름에만 서명이 되어있고 저만 투표한 것으로 되어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투표한 것 아니냐고 서명받으시는 분들이 그러시더군요.
그래서 절대 아니라고, 한식구가 같이 투표를 하러왔고, 등재번호까지 제가 오려서 갔는데 제가 투표를 했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따졌습니다.
(저희 엄마와 저는 등재번호가 나란히 붙어있어서 제가 한꺼번에 오려서 가져갔습니다.)


그제서야 서명받으시는 분들이 그럼 동명이인이 있나? 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은 뭘까요? 제대로 확인을 안하고 투표용지를 줬다는 소리 밖에 더 되나요?


큰소리가 나기 시작하니 선거참관인 분들과 관리하시는 분들까지 오셨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기에 전 투표를 한 적이 없는데 이미 투표가 되어있다고 했고, 투표를 하러 오신 분들까지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투표소가 복잡해지니 관리하시는 분께서 저와 엄마를 안쪽으로 데리고 가시더니 여기저기 연락을 하기 시작하시더군요. 그 후에 말씀하시기를 동명이인이 있다.


'그 사람과 제가 등제번호가 많이 차이가 안나서(1장차이라고 하더군요.)실수를 한 것 같다.
그 사람이름에 서명을 하고 투표를 하면 되겠다' 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어이가 없어서, 정말 나와 동명이인인 누군가가 내 이름에 잘못 투표를 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그냥 내 이름에 투표를 하고 간 것인지 어떻게 믿느냐, 만약 그 사람이 내 이름에 투표를 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투표를 내 이름에 했다면, 나중에 진짜 동명이인이 나타나서 투표를 하려고 할 때 이미 투표가 되어있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하느냐 따졌습니다.



그 분께서 그 것은 자신들이 나중에 확인을 하겠다. 라고 하시더군요.
너무 화가나고 어이도 없어서 큰 소리를 냈습니다. 그랬더니 선거참관인 몇 분이 다가오셨고 어떻게 되었냐고 여쭤보셔서 얘기를 했고 참관인 분들 중 몇몇 분은 당에 비상 연락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그제서야 관리하시는 분께서는 그럼 저와 동명이인이라는 분께 전화를 해서 투표를 하고 갔다는 것을 확인하면 되느냐고 물으시더군요.

솔직히 그때는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어서 그쪽에서 아무 곳에서 전화하는지 어떻게 믿느냐고,
그 동명이인이라는 분이 직접와서 확인을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이런말 조금 그렇지만,, 선거참관인 분들 중에서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뭐 그럴 수도 있지, 이름이바꼈나보다, 라고 하시더군요. 솔직히 인식이 그 정도 밖에 안되나 싶어서 어이없더군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름이 적힌 목걸이까지 걸고서 그럴 수 있나 싶었습니다.


참관인 분들 중에도 젊으신 분들은 확실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그 분께서 오셔서 확인을 해야겠다는 제 말에 동의 하시더군요.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요. 이런 일은 확실하게 해야한다고 하시더군요.


결국 관리하시는 분께서 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어서 저와 동명이인이라는 그 분께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엄마는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동명이인이라는 분은 저보다 9살이 많은 30대 후반의 여성분이셨습니다. (선거인명부에서 확인한 주민등록상 나이)



그 분은 아이와 병원에 갔다고 하셨고 관리인 분께서는 투표소로 와주십사 하더군요.
그쯤되서는 저도 뭔가 참을 수가 없어서 참관인 분들께 선관위에 민원제기를 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나이는 20대이지만 문명에 뒤진 사람인지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거든요.


제가 직접 검색해서 하고 싶어도 투표소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그 분들께 여쭸습니다.
그랬더니 본인들은 선관위에서 나온 사람들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몇몇분들이 당사무소에 연락을 했다고요.


그리고는 지금까지 저와 엄마께 이야기를 하고 여기저기 연락을 취했던 분 외에 다른 남자분 한 분이 더 오셨습니다. 그리고 저와 동명이인이라는 한 분을 데리러 간다고 하시더군요.

결국은 안가셨습니다. 데리러 간다고 하니 동명이인이라는 분께서 오신다고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기다리다보니 한 여성분께서 오셨고 관리하시는 분께서는 이 분이 그 분이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분은 모자를 쓴 여성분이셨고 본인이 남편과 함께 투표를 하러 왔었고,
자신이 제 이름 위치에 서명을 하고 투표를 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제 이름에 서명한 본인의 서명을 지장을 찍어서 수정하고 다시 본인 이름에 재서명을 하고 가셨습니다.



저는 투표를 하러 오신 분들과 관리인이던 남자 두 분 그 여자분에 치여서 솔직히 제대로 확인도 못했습니다. 다른 것 다 하시고 제가 한 것은 그 여자분의 신분증과 선거인명부상 동명이인으로 되어있는 이름의 주민등록 번호가 일치하는지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해가 아직도 안갑니다.
자신은 남편과 같이 투표를 하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30대 후반이나 되신 분이 투표를 처음하는 것도 아닐테고,,,


당연히 선거인명부는 한가족인 경우 쭉 이어서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겁니다. 그런데 본인과 남편의 이름이 한참 떨어져 있는데 그 곳에 서명을 하고 투표를 하고 갔다는 것을 누구보고 이해하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후 저는 투표를 했고, 관리인 분들께서는 저에게 몇번씩 말씀하시더군요.
그 여자분이 와서 확인을 하고, 저는 투표를 하면 아무 문제 없는 것 아니냐고요,,,


자신들이 제대로 인명부를 확인하지 않고 잘못 서명을 받은 것은 잘못을 인정한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말투는,,,, 인정하지만 큰 일 만들지 말아달라. 는 말이더군요. 그 간극을 읽지 못할 정도로 제가 멍청하지는 않지요.


1분이면 마칠 투표를 1시간 가까이 투표장에서 보냈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신분증 확인만 제대로 했다거나(주민등록번호)
등재번호만 제대로 확인을 했어도 절대 벌어지지 않았을 일입니다.


그리고 엄마가 인명부에 서명을 할 때 보니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곳에 서명하지 못하도록
얉은 플라스틱 자같은 것을 대주더군요. 그런데 그 것을 잘 못 확인하고 다른 사람이 투표를 했다?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더군요.


정말 실수로 동명이인이신 분께서 제 이름에 서명을 하고 투표를 하고 가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 것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면 어땠을까요?
제가 투표를 하러 가지 않았다면, 누군가 투표를 두번해도 모르지 않았을까요?


젊은분들,,, 꼭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본인이 찍지도 않은 사람이, 혹시 본인의 이름으로 투표가 되어 당선이 되지 않을까봐 두렵지 않으신가요? 저는 오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선관위 홈페이지에 이 글을 올리고 싶었지만,,,
무슨 일인지 선관위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을 하려고 하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적고서 실명인증을 받는데까지는 이상이 없는데,,, 약관에 동의를 하고 확인버튼을 누르면 잘못된 접근이라고 나오네요;;;


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문명에 뒤떨어져서 트위터같은 것을 안합니다;;

지인에게 말했더니 다음 아고라같은데에 올리라고 하더군요. 가끔 판에서 개판을 보기때문에 네이트판을 알고있었기에 네이트에 글 남깁니다.

 

 

제가 글을 쓴 요지는 부정투표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아니라,,,

선관위의 허술한 관리와 안일한 사후 태도가 문제라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