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14. 어려운 시절 Hard Time (찰스 디킨즈, 숭실대 독서후기클럽 55기 리뷰)

MSNkorea201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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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절 Hard Time

- 찰스 디킨즈가 말하는 불편한 진실 -

 

                                                                                                                                                                              경영학부 문성남

  

 

“경제발전은 줄곧 성장을 지속해 왔는데 과연 우리의 감성과 행복 또한 성장해 왔을까?”

멈출 줄 모르는 발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사회가 각박하게 느껴지고 삶에 여유를 갖지 못한 채 이러한 질문을 반복해 왔다. 찰스 디킨즈의 ‘어려운 시절’은 이러한 고민이 이 시대만의 고민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19C와 21C 사이 변하지 않은 진실 1. 건전하고 실제적이라던 교육의 현실.

이성과 사실만이 강조 된 나머지 감성과 상상이 인정받지 못하는 ‘어려운 시절’의 교육은 눈앞에 보이는 것의 의미를 생각할 기회마저 허락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타산에 따라 이루어지는 현실 속에 학생들에게서는 사람냄새가 사라져 간다. 초기 산업화 시대의 이러한 배경은 21세기의 교육 현실이 가진 이중성 가운데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싶다. 창의력을 강조하면서도 교육 방식은 전형적 답만을 찾아내는 틀에 박힌 입시지향적인 태도 말이다. 당시나 현재할 것 없이 학생들에게서 시를 읽으면서도 시인의 마음을 헤아려볼 여유는 없어 보인다. 이러한 교육의 산물은 인물들의 일탈에서 나타나고 교육자가 자신의 교육방침에 대해 돌아볼 기회를 후반부에 제공한다. 작품을 읽는 동안 대안처럼 느껴진 ‘텍스트(text, 본문구절)에만 매몰되는 좌뇌 보다, 콘텍스트(context, 맥락)를 감지하는 우뇌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미래학자 핑크의 메세지가 떠올랐다. 사실과 현상, 그 이상의 무언가를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9C와 21C 사이 변하지 않은 진실 2. 성장의 그늘 속에 감추어진 환경.

지진과 홍수, 가뭄과 태풍 등의 만연한 자연재해 가운데 현대 문명은 예방은 물론 사후 복구 조차 제대로 감당해내지 못하는 현실이다. 과연 이런 문제의 씨앗은 언제부터 인류에게 찾아오기 시작한 것일까? 소설 속의 주된 환경은 산업시대의 무분별한 개발이 지구 환경파괴와 변화에 주범이 되었을 것을 짐작하게 해준다. 도시화된 마을들에서는 그늘진 초목벌판 대신 높이 선 건물들이 태양빛을 그대로 받아 뜨거운 열을 발생시킨다. 보트를 젓고 있는 아이들이 머무는 강가에는 악취와 함께 거품자국만이 나타난다. 공장의 굴뚝에서는 쉼 없이 연기를 뿜어낸다. 이런 작품의 배경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단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다를 것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산업시대 이후 무분별한 개발은 산업화의 상징인 증기열차처럼 달리기 시작하여 왔다. 성장의 이면에 자연은 끊임없이 희생되어만 왔다. 수세기가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소설 속의 배경을 우리는 고스란히 간직해 왔다.

 

19C와 21C 사이 변하지 않은 진실 3. 불신과 부조화가 이룩한 양극화.

    20%대 80%이라는 소득분포를 밝힌 경제학자 파레토의 법칙이 과거의 이야기나 되는 듯, 2012년 선거에서 각 정당들은 산업국가 대한민국의 소득분포를 1%와 99%의 양극화된 사회로 표현하였다. ‘어려운 시절’속에서는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으로 대변되었고, 양 계층은 역설적이게도 부조화와 조화를 동시에 이루는 모습을 보여왔다. 작품의 인물 바운더비가 노동자들에 대한 잘못된 소문들을 믿고 도시 가운데 전하며, 루이자는 코크타운의 일손들을 열심히 일하는 곤충과 같은 존재로 여기고 있었다는 표현은 상대계층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양측의 갈등과 분열 속에서 순전한 스티븐은 결국 희생양의 길을 걸기 시작했다. 현재시대에 이르러서도 양측은 온전한 동반자라기 보다 고용과 피고용, 지배와 피지배로 인식되는 성향의 한계를 내재하고 있는 듯하다.

 

19C와 21C 사이 변하지 않은 진실 4. 허위와 가식으로 문드러진 인간성.

대중들에게 권위와 명예로 명성을 세운 사람들을 우리는 ‘공인’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작품 속 대부분의 인물들은 그런 면에서 공인에 속할 것이다. 작품의 후반부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이 가진 명성의 실체는 허위와 가식으로 세워진 허물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거짓된 인생역전의 주인공 바운더비, 겉과 속이 다른 스파짓 부인, 완벽한 범죄를 꿈꾸던 국회의원의 아들 토머스 등 작품 속의 인물들은 철저히 개개인의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우리가 작품 속을 거닐면서 현대의 부정의혹이 드러난 선거후보자, 정치인의 가족, 기업가, 부유한 계층 등이 보여온 사회적 물의를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되는 때, 우리가 19C와 21C. 과연 어느 곳에 서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19C와 21C 사이 변하지 않은 진실 5. 판도라의 상자, 그 마지막에 남은 희망.

   양극화, 환경과 인권 등 산업화 시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는 줄곧 같은 문제를 지속시켜 왔다. 어쩌면 문제의 해결보다 그 심각성의 농도를 짙게 만들어 왔는지도 모른다. ‘어려운 시절’ 속에서 우리는 문명의 이기를 통해 어찌 드라마 같은 절망만을 발견하게 되었는가? 과연 우리는 먹구름 띤 하늘만을 보게 되었던 것일까? 찰스디킨즈의 소설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이면서 흥미롭게 그려냈다. 그가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부정적인 면이 강하게 드러난 것이 사실이다. 그 치만 우리는 그 안에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고 확인해야만 한다. 열악한 환경과 부정적 시선 속에서도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의미를 잃지 않은 서커스단원들, 실제만을 강조한 교육의 한계 속에서 자유를 선언한 루이자, 자유를 위한 상처 가운데의 레이첼에게 힘이 되어준 사회적 약자 씨씨 등.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세상의 빛을 밝히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과연 우리가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어려운 시절’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