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돈버는 남편에게 미안해죽겠습니다

잠티2012.04.17
조회26,475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중반의 새댁입니다. 남편이랑은 1살 차이가 납니다.

그냥 답답한 마음에,,, 한 번 올려볼까 생각했는데 어떻게 글을 써야할 지 모르겠네요.

 

저와 남편은 2011년 7월에 만나서 12월부터 같이 살게 됐고 3월에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하루도 떨어져있을 수가 없었고,

어차피 평생 사랑할 수 있다고 확신했으면 빨리 결혼해서 돈을 모으는 것이

더 경제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둘 다 20살 이후로 부모님께 도움을 못 받았거든요.

어차피 남편은 고시원에서 살고 있었고,,, 월세나 고시원비나 똑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본격적으로 같이 산 건 12월이지만,,, 뭐 사귄 다음부터 매일매일 봤으니까요,,,

결혼 생활을 사귄 동시에 했다고 봐도 무방하죠,,,

 

저는 대학생이었고 (지금은 휴학생임) 남편은 그 때는 인테리어 회사에

프리랜서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남편 혼자 사는데는 무리가 없었지만

불안정한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인턴을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몸이 안좋아서 휴학 중이었거든요.

몸이 좀 걱정되긴 했지만,,, 돈을 벌어야 하니까,,,

G그룹에 겨우 붙었는데,,,  연수 중간에 너무 아파서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

 

일하는 중간에 지하철 타고 저를 데리러 온 남편을 보고 막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저희는 차가 없어서 (둘 다 면허 없음) 대중교통을 이용해요.

남편은 광역버스는 비싸다고 지하철 타고 다니고 그랬는데,,, 저는 택시 태워주고,,,

고마웠지만 그 때는 당당했습니다. 빨리 나아서 다른 직장 구하면 되니까요.

 

그 동안 남편은 하던 일을 그만두고 공장에 들어갔습니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있었어야 했어서요,,, 몇 주 지나고 저는 겨우겨우 E그룹의 계열사에서 근무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원룸도 마련했고,,,

그릇 같은 거,,, 설탕이나 소금 같은 거,,, 당연히 집에 있는 건 줄 알았는데

그런 걸 다 사려니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지더라구요,,, 그래도 사놓으니 사람 사는 집 같기도 하고,,,

 

소꿉놀이 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점차 사라지고 생활로 다가올 무렵,,,

입사 3개월 째에 제가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자궁 쪽에,,, 50만원 정도 들었네요,,,

제가 회사도 못가고,,, 병원비에 약값에 많이 깨지고,,,

남편이 저 때문에 그나마 나가던 공장도 못 가고 노가다 뛰었어요,,,

공장은 시급이 4500원 정도인데 노가다는 하루에 7~8만원 주거든요,,,

매일 공장 나가는 대신 일주일에 3~4번 인력 나갔죠.

그 돈은 거의 뭐 저한테 다 들어갔지만;;;

 

저는 아직 대학생이지만 남편은 대학을 중퇴했습니다. 고졸이죠.

그래서 구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어 있어요,,, 게다가 모아 놓은 돈이 없어서,,,

월급은 힘들고 주급 주는 일을 찾다 보니까,,, 공장,,, 노가다,,, 반복이네요,,,

프리랜서도 하고,,, 취미로 실용음악도 하던 사람이었는데,,, 저 때문에,,,

 

내가 아파도,,, 나은 다음에 일을 하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자궁 수술도 모자라서 편도선까지 수술해야 한대요,,, 편도선 수술은 아직 못했습니다,,,

당분간 일은 힘들 것 같아서 제 악기를 다 팔았습니다,,, 클래식악기 했는데

악기를 다 파니까 천만원 정도 되더라구요,,, 바이올린처럼 비싼 악기는 아니었지만,,,

나중에 레슨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슬펐어요.

그래도 남편이 노가다 뛰는데 제가 어떻게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걸로 생활비도 하고 빚도 갚고 이사도 했습니다,,, 복층으로,,,

 

이사 하고 나서 바로 응급실에 실려갔네요...;;;; 병원비가 20만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그 동안도 새벽에 열나고 토해서 응급실 간 적은 많긴 했는데,,,, 그때는 악기 판 돈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사하는데 돈 다 쓰고 해서 정말 빠듯했거든요,,,

이렇게 사느니 그냥 죽는 게 낫다고 울면서 남편한테 말했습니다.

남편도 욱해서,,, 너없으면 자기가 사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같이 죽자고 하다가

조금 격한 게 가라앉고,,, 우리가 평생 이러겠냐고,,, 조금만 더 고생하자고 달래더라구요,,,

 

그리고 새로 공장을 구했습니다,,, 시급은 4700원인데 하루에 14시간 정도 일해요,,,

근데 2주에 한 번 쉬어서 주급을 꽤 받을 것 같다고 하네요,,,

돈만 생각하면 괜찮지만, 하루 종일 혼자 있을 수 있냐고 걱정된대요,,,

 

몇 시간 후면 남편이 첫출근을 하는데 저는 잠이 오지 않아요,,,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요,,,

이사하고 나서 아팠던 것도 모자라서, 지금 바이러스성 피부질환 때문에

약값 쓰고 있거든요... 돈도 못 버는데,,, 아프기까지 하고,,,

 

게다가 학자금 대출 받아서 빚이 있어요... 한 달에 30만원씩 120개월,,, 10년 동안 내야합니다,,,

처음 학자금 대출 받을 때는 나중에 취업해서 갚으면 되겠지 하고 생각없이 받았는데,,,

지금 매일 ㅅㅎ은행에서 전화오는데 정말 죽고 싶어요. 취업도 안되는 세상에 몸까지 말썽이네요,,,

 

제 앞으로 받은 유산도 있었는데, 남편과 결혼하면서 빼앗겼습니다.

정 취업 못하면 그걸로라도 학자금 대출 갚으려고 했는데,,, 물거품이 됐네요.

부모님이나 저희 집안 사람들은 제가 독하지 못해서 아픈 거라고 해요.

아무리 죽도록 아파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하라구요.

다들 힘들고 다들 아픈데 사는 거라고,,,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제가 ㅂㅅ이죠 뭐.

어쨌든 저는 독하지 못해서 유산도 빼앗기고 빚쟁이가 됐어요.

학교 졸업하고 오라고 하는데,,, 저는 한 학기 남은 걸,,, 또 빚을 내서 졸업 하는 게,,, 싫어요.

지금도 3600인데... 한 학기 더 다니면 4000 만원이잖아요,,, 자퇴하는 것도 답이 아니지만,,,

또 빚을 지는 것이 죽을만큼 싫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심장병이 있었는데,,, 짧은 기간에 너무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면역력이 떨어져서 자궁도 안좋고 편도선도 안좋고 피부 질환도 생긴거랍니다,,,

다 면역력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래요,,, 그래서 면역력 높이는 방법이 뭐냐고 했더니

잘 먹고 잘 쉬라고,,, 하아,,, 하루종일 집에서 노는데 얼마나 더 잘 쉬나요,,,?

밥도 빨래도 청소도 다 남편이 해요,,, 저는 그냥,,, 아무것도 안해요,,,

남자분들이 엄청 싫어하시겠네요,,, 글보면,,,

 

그냥 남편이랑 둘이 살아도 빠듯한 마당에,,, 집도 월세고,,, 대출금도 갚아야 하고,,,

근데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남편 혼자 열 몇 시간씩 일하는 걸 봐야합니다.

정말 미칠 것 같아요. 보험이라도 들었으면 남편한테 남기고 떠나버릴텐데,,,

돈이 없어서 보험도 못 들었네요,,, 구차하고,,, 구질구질하고,,,

학자금 대출만 없었어도,,, 이런 생각하면 부모님이 원망스럽고,,,

매일 잠도 안와요,,, 그래서 바이러스가 더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답답해서 글을 올리긴 했지만,,, 조금 부끄럽고 창피하네요,,,

저처럼 가난한 사람 주변에 많이 없으시잖아요?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네요,,,

남편은 어렸을 때 부모님한테 학대 받고 자라서 자식도 안낳겠다고 하는 사람인데,,,

제가 정말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저는 요즘 편안하게 해주지도 못하고,,,

남편이 밥 해놓고 가면 밥먹고,,, 퇴근해서 남편이 또 밥하고,,, 온몸에 약 발라주고,,, 안마해주고,,,

그래도 지금이 행복하다고 하는데,,, 정말일까요,,,? 나중에 저를 지겨워 할까봐 무서워요.

"너 또 아프냐?" 이럴까봐 벌써 서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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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일이 댓글로 설명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추가합니다 ㅠ

자세히 썼다고 생각했는데도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네요

 

일단 결혼 반대랑 유산이요,,,

저는 부모님이 저를 낳고 이혼하셔서 할머니가 키워주셨어요

유산도 할머니가 주신 거구요,,, 아빠는 고딩때 처음 봤습니다.

고딩 때 같이 살다가 사업 망해서 다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댓글 중에 너도 지금처럼 살면 결국 뿔뿔이 흩어진다 이런 말이 있던데;;;

저한테 충고 해주시는 건지... 협박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저희는 아이 안낳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아이를 낳기만 하고 할머니한테 거의 버리다시피 한 건 잘못이지만;;

왠지 저희 부모님 모욕하는 소리처럼 들리네요...)

 

대학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저는 고시원에서 살았고 동생은 기숙사에서 살았습니다.

일주일에 두 세번 과외 하는 걸로도 충분했죠 그 때는...

근데 원래 아프기도 했지만,,, 결혼하고는 일주일에 두 세번이 아니라

매일 나가서 일하다 보니 병이 난거구요...;;

저는 가족이 없기 때문에 반대하는 결혼을 한 것도 아닙니다,,,

남편도 부모님이 어렸을 때부터 때려서 20살 이후에 나와살고 있구요,,,

몸에 흉터가 너무 많아서 멀리서 보면 문신한 것 같아요,,,

 

뭐 설탕 소금 말한 것 같은 경우는 제가 고시원에 살면서 항상 밥을 사먹었으니까,,,

집에 그런 걸 사놓고 요리해먹으니까 사람 사는 것 같다고,,,

항상 집에 있는 거지만 내건 아닌,,, 그런걸 말한건데 ㅠㅠ

 

정말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것은,,, 제가 독하지 못해서 이렇게 사는 건 괜찮은데,,,

'어느 부모가 자식 앞길 망치겠냐,,, 어느 부모가 자식 안 예뻐하겠냐,,,' 이런 말들,,,

부모님이 저를 사랑해서, 잘되라고 버리고, 사랑해서 남편을 때렸다는 결론으로 들리네요,,,

그럼 계속 저는 고시원에서 살고 남편은 맞으면서 살았어야 하는건지,,,?

 

유산은 아버지가 가졌습니다. 할머니 아들이 아빠고, 제 돈으로 번 것도 아니니까 상관없어요.

근데 등록금까지는 아니어도,,, 몇 억이 넘는 돈으로 대출이자 십만원 정도만 내줬어도

이렇게까지 쪼들리지는 않을텐데,,, 하는 마음 때문에 원망한다고 하는 겁니다,,,

엄청나게 원조해주길 바라지 않아요,,,

 

그리고 저 꾸준히 일 했습니다 ㅠㅠ 대학 때 과외도 하고 레슨도 하고,,,

남편 만나고 인턴도 했구요,,, 또 어떤 분은 왜 대기업만 찾아다니냐고 하는데,,,

대기업이라서 간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일을 피하다보니 그렇게 된 겁니다,,,

꼭 불법이 아니라도,,, 남한테 전화해서 보험 가입해라 대출 받아라,,, 그런 걸 피하려구요,,,

설마 그렇게 남한테 피해주면서까지 돈 벌어라 하는 분들은 없겠죠,,,

그런 말 하시는 분들은 돈 때문에 사람 죽이고 보험 사기치고 산낙지 먹여서 죽이고

이런 것들도 다 합리화 되겠네요? 일 하다가 수술하고 아파서 1월부터 쉰건데 ㅠㅠㅠㅠㅠ

그리고 오늘 남편이 첫출근이라서 심란해서 올린 글이었습니다,,,, 너무 미안해서요,,,,,,,

댓글들이 너무 무섭네요;;; 연예인들 왜 자살하는 지 알겠어요

'생판 모르는 사람도 나한에 이렇게 적대적인데, 사정을 다 아는 내 주위사람들은 더 하겠지?'

아마 이런 생각일 것 같아요,,, 그래서 주변에 말도 못하고,,,

 

여러분은,,, 못된 놈한테 못됐다고 하는게 옳은 일 같나요?

멍청한 놈한테 멍청하다고 하는 건 진실이니까 맞는 건가요?

내 마음에 안들고 내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으면 실컷 패주고 말로 고문해서

새사람으로 만드는 일이,,,맞는 것 같나요?

댓글 보고 생각도 많이 했고,,, 사람들이 이렇게 무섭구나,,,

다른 사람을 이해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구나,,, 하고 슬펐습니다,,,

 

저의 상황을 코치해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백번 옳은 말이지요,,, 인정합니다,,, 그래도 한 번쯤은 더 생각해주시겠어요?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얼마나 아프면 저럴까,,,

혹시 여기에 올리는 글이 이 세상에서 올리는 마지막 하소연은 아닐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올린 글에 조언을 준다는 명목으로

저희 부모님과 착한 남편까지 다 싸잡아서 말로 물어뜯는거,,, ㅠㅠ 양심에 안찔리십니까?

정말,,, 정말,,, 정말로,,, 저를 위한 일입니까??

 

네이트에 이런 글 너무 많아서,,, 읽을 때마다 짜증난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저도 눈팅 하면서 답답한 상황들 많이 봤거든요,,, 이왕이면 동물판 같은게 좋죠,,, 귀엽고,,,

그래도 이렇게 많은 상황 중에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은 한 명이지 않습니까,,,?

 

친구가 없어보인다고 친구해주신다는 분까지,,;;; 너무 감사하네요,,,

제 카톡 아이디는 hanjh2080 입니다 친구 많이 해주세요

남편에게 미안해서 글 지울까 하다가,,,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더 실컷 욕먹고 정신차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