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교사로써의 권위는 사라졌습니다.

무너진교권2012.04.25
조회14,902

저는 현재 중학교 재직중인 한문교사입니다.

그러나 현재 저는 교직을 떠날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약 1년6개월 전 ,학생인권조례에 의해 체벌금지가 시행되었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심하게 폭행하는 것이 화제였던지, 당시 저는 학생체벌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근무했던 학교에서 체육교사 한분이 학생체벌을 심하게 한단 소문이 돌때였습니다.

마침 그때 시행되어, 저에게는 체벌금지라는 것이 아주 설레었습니다.

더이상은 학생을 체벌하지 않고도 소통할수 있을것이란 마음이 들어 정말 좋은 제도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좋아보였던 제도가 이러한 결과를 야기할줄은 알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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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겪은 일입니다.

평소 수업은 아이들과 재밌게 소통하며 해야한다는 신념을 가진 저는 아이들이 쉽게 지루해하는 한문을 가르치며 수업도중 유머도 섞어가며 진행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저를 잘 따라주었고, 제 수업시간엔 떠드는 학생없이 집중하는 아이들 뿐이었습니다.

저 또한 그런 아이들이 자랑스러웠고, 언젠가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주변 선생님들의 푸념또한 그러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그러나, 오늘 그 상황을 실제로 겪었습니다.

 

수업이 없는 터라 교무실에서 커피를 타 마시던 저는, 교무실 앞쪽의 반이 시끄러워 나가보았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여 교실 안을 들여다 보니, 순간 교사로써 참을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올랐습니다.

임시직으로 학생을 가르치시는 임시교사 한분의 수업시간에,

학생들은 전혀 집중하지 않고있었습니다.

 

의자를 아예 돌려버리고 제들 원하는 대로 떠들던 학생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학생들을 잘 이끌지 못하시는 분이란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정도 일줄은 몰랐습니다.

제 수업시간엔 수업을 잘 듣는줄만 알았던 아이들이 몇 번이고 교탁을 내리치며 조용히 하라는 소리는 나몰라라 한체, ‘너는 떠들어라, 나는 놀련다’ 라는 식으로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수업에 함부로 끼어들어서는 안된다는 사실도 잊은채, 그대로 교실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수업진행은 어렵다고 판단하여 눈물을 흘리시던 임시교사님은 수업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교무실로 보내고, 제가 교탁에 서서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혼냈습니다.

 

젊은 남자인 제가 들어갔어야 겨우 중지된 상황이었는데,

여선생님들, 특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의 심정을 그제서야 조금 알겠더군요.

 

 

현재, 대한민국의 교권은 붕괴되었습니다.

 

 

교사가 멀쩡히 수업을 진행중인데도 담배를 피우며 책상에 비벼끄는 학생들,

야단치는 교사에게 대들며 교사 위로 군림하려는 소위 '일진'들.

체벌금지가 시행된이후, 학생의 인권은 지켜졌을지 몰라도, 교권은 붕괴되었습니다.

 

학생은 배우며 공부하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교사는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란 뜻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학생들은  더 이상 학생이 아닙니다.

조폭수준으로 조직을 지어 서열을 정하고 교사를 우롱하는 그들은 학생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옛날, 그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려주고 지식을 지도해 주었던 스승들은 사라졌습니다.

현재의 교사들또한 더이상 교사가 아닙니다.

가르침을 주어야 할 제자들에게 있어 한낱 노리개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수업 종에 맞추어 그들 앞에서 눈치를 보며 퍼포먼스를 할뿐, 가르침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그들은 학생인권조례라는 방패막이에 도피해, 학교 전체를 제 손안에 넣으려 합니다.

학생간의 폭력을 막고 서로의 인권을 지켜주어야 할 교사마저 그들에게 먹히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우리는 한낱 금수만도 못한 존재입니다.

 

해가 지나갈수록 초라해지고 허무해집니다.

교권이 회복되도록 법이 다시 제정된들 그 얼마나 다시 회복될까요?

 

제가 재직하는 이곳에서도 명퇴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교단을 떠나시는 분들을 보면 같은 교사로써 마음이 아픕니다.

학생의 체벌을 금지하는 그 순간부터, 교육은 점점 쇠퇴하고 있던 것입니다.

예부터 왕권이 바로 서지 못하면 국정이 위태로웠습니다.

현재 벼락맞은 나뭇가지마냥 꺾여버린 교권은 학생들의 기강을 바로잡지 못합니다.

기둥이 바로 서야 집이 튼튼한 것이 이치입니다.

학생교육의 중심이 되는 교사들의 권위가 회복되어야 참교육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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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읽어주셨네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학생체벌금지는 학생인권존중을 가장한 교권을 짓누르고있는 짐일 뿐입니다.

바닥에 닿을대로 떨어진 교권이지만, 다시 돌아갈수 있을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댓글달아주신 모든 분들 좋은 날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