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전역하고 커피집에서 일하는 이야기.9

김홍렬201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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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아기를데리고 주부 손님이 왔다.

젊은 주부분이셨는데, 아마도 집에서

커피를 타 마시고픈 로망이 있는 분이신 것 같았다.

ㅡ여기 가게 원두는 얼마에요?

어느 산지의 원두인지보다 가격을

먼저 물어본다. 아마 아직까진 

전문적인 지식은 없으신 게 아닐까.

ㅡ200g에 만 팔천원이랍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좀 세다.

주부씨는 고민하시더니,

ㅡ여기서 원두도 갈아 줘요?

라고 물어봤다. 물론,그렇지만

사실 난 아직 한번도 원두가 팔리는걸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갈아드리는지 잘 모른다.

살짝 긴장되기 시작.

주부님이 고민하시더니 100g은 안되냐고

물어보신다. 

사장님이
ㅡ 원두는 200만 판다,200만.

이라고하셧던게 떠올라 안 된다고 

말했다. 

주부님이 못내 아쉬워하시더니,

ㅡ사실 지인한테 원두 받은게 있는데요,이걸 갈 수 있는 도구가 없더라구요ᆢ

라고 말하시면서,

가져오면 한번 갈아줄수 있느냐고

물어보시는 것이다.


날씨는 맑고, 한가한 오후ᆞ

평소처럼 손님은

잘 없다.

심심했던 나는, 흔쾌히 콜을 외쳤다.

주부님이 바로 가게를 뛰쳐나가셧다.

집이 무척이나 가깝나보다.

커피글라인더(이 명칭이 맞는지 모르겠다.)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코드를 연결하고 기다리는데 사장님한테 연락이 왔다.

ㅡ가게 잘 보고 있어?

안부 전화.

아직은 내가 많이 불안하신가보다.

나는 이런 손님이 있어 원두를 갈아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는데,

사장님이 식겁하며 안 된다는 것이다

글라인더에 다른 산지 원두를 갈게 되면 향이 섞이게 된다는 이야기었다.

ㅡ아ᆢ알겠어요.

전화를 끊고,

지금쯤 원두를 찾아들고 뛰어오고

있을 주부님이 생각났다.

아찔해

어떡하나 이거ᆢ

라고 생각하는데 문이 열리며 주부님이 들어오신다.

아, 아마추어 보이면 안된다는 사장님

말이 떠오른다.


주부님이 눈을 반짝이며 건네준 원두봉투를 받아들고

이리 저리 분석하는 어설픈 액션을

취한 뒤 나는, 

ㅡ아ᆢ이쪽 산지 원두는 성격이 너무 달라서 저희쪽 글라인더로는 분쇄할 수 
없겠네요^^; 글라인데속에서 맛과 향이 섞여버려서 맛이 없어질거에요.

라고 말했다.

그때 시무룩해진 그 주부님의 얼굴이란ᆢ

결국 그렇게 넘어갔지만

원두갈이를 허탕친 것에 대한 보복인지

주부님의 아기가 가게에 물컵을 다 엎질러 주시고 갔다.


아주 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