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어떻게 잊으시나요? 도와주세요ㅠㅠ

철학의길2012.05.04
조회458

스무살... 대학교 cc로, 서로의 첫사랑으로 그렇게 만났습니다.

1년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서로에게 상처도 많이 주고, 그렇지만 여기저기 기웃기웃거리고 다니고 너무나도 행복했어요

친구같기도 하고 정말 서로의 소울메이트가 되어주고, 사랑도 나누고.

그런데

거의 2년 전쯤이네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슬슬 서로에게 지쳐갈 때쯤 헤어지기로 하고

저도 바로 다른 사람을 6개월 정도 만났습니다 다른 사람은 어떨까 하는 어리고 철없는 생각때문에.

별로 슬프지도 않았고 별로 아프지도 않았어요

그치만 그건 그 전에 너무나도 많이 상처받아서 무뎌졌었기 때문이구요.

 

그 친구가 마지막으로 써준 편지에는 "네 인생에 어떤 역할이라도 좋으니까 써보지도 않고 네 마음을 흘려보내지 않았으면 해.." 이 구절이 있었어요 저는 그 편지 주기적으로 읽고 또 눈물흘리곤 했죠

그리고 작년 봄, 제가 메일을 했습니다. 지금도 그때와 같은 마음 아닐 거 안다고 말하면서 말이죠

사실 너무나도 보고싶었는데....

그 친구는 답장으로, 자기 복학할 때쯤 만나자고. 그게 이번 봄이구요.

 

그렇게 작년 봄부터 1년간 가끔씩 이메일로 안부를 전했습니다. 일상적인 일은 물어보지 않으려고 많이 자제했고

서로 응원해주거나 생일 축하해주거나 하는 그런 정도로...

(친구들은 무슨 이메일이냐구 옛날 사람같이 ㅋㅋㅋ 그래도 그 친구랑은 사귀고 있을 때도 가끔씩 메일 주고 받았었거든요. 전 오히려 문자 전화 카톡보다 훨씬 훨씬 좋았던 것 같아요)

 

정말 이번 봄을 기다렸었답니다.

저는 휴학해서 학교에선 볼 수 없었기에 따로 3번 정도 봤어요

한 번은 전공책 빌려주러.

한 번은 작년에 만나기로 했던 날.

그리고 한번은 제가 두 번째로 본 날 이후 후폭풍이 너무 심해서 먼저 보자고 한 날.

뭐라도 말하고 싶었거든요. 다시 만나볼까 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아니다라고 날 위해 딱 잘라 말해줄 순 없는지.

 

그 친구 마음은 정말 모르겠어요...

두 번째 만난 날 이후, 가슴이 두근두근..

맙소사 설레고 말았던 겁니다. 자꾸 설레게 하네요. 그런 멘트들을 날리다보니 휴..

어쩌면 다시 만난다면...... 이런 기대를 하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작년부터..

정말 안잊혀지더라구요..

시험 준비하는 거 있는데 자꾸 손 놓게 되고 정줄 못잡고 ㅋㅋㅋ

 

그 친구는 우리 친구할 수 있지 않느냐.

나는 절대 안된다고 남녀사이에 친구가 어딨냐

내가 아는 친구들은 그렇게 그렇게 지내다가 다들 사귀더라.

(솔직히 호감없인 친구될 순 없는거 아닌가요ㅠㅠㅠㅠ????????)

그랬더니 걔가 그러더라구요.. 너 내가 예전에 그런거 이해 못해줘서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나는 이제 옛날처럼 그렇게 구속안한다고.. 미안하다고 그런 말 하더라구요

 

서로서로에게 미안하다고 그런 말 전했어요.

 

그런데 세 번째 만날 때, 자기 여자친구 생겼다더라구요.

밥 먹고 있었는데 손이 덜덜 떨릴 뻔 했습니다.

밥도 제대로 못먹었네요. 물론 티 안나게 웃으면서 아 전에 너가 소개팅 했다던 애? 이러면서 나이랑 학교 스타일 같은 거 담담하게 물어봤습니다 ㅋㅋ

내 마음 꼭 전하고 싶었는데.... 아무말도 못하다가 다른 말들만 열심히 지껄이고 왔습니다.

 

저는 두번 째 만날때 여자친구 생기면, 그분한테 올인해줘야 된다고 말해줬었거든요

여자친구 생기면 연락안할거라고

어제 여자친구 생겼다는 말하면서 너 아직도 남녀간에 친구 못한다고 생각하냐

그래서 제가 "당연하지"이랬더니

그런데 걘, "뭐야 이제 연락안할꺼야" "아 괜찮다. 연락해. 그애 걱정은 안해도 되. 걔도 남자인 친구들 많다 그런거 다 이해해준다" "술만 안마시면"(ㅋㅋㅋㅋ...)  그러더라구요

"너 연락안하는 거 아니지?"

이렇게 물어오길래 망설이다 "난 먼저 연락안할거야" 이래놓고 말았습니다....

 

뭐 연락이라 해봤자 한달에 한두번 꼴?

물론 앞으로 연락이 안 올 수도 있고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저도 마음있는 상태에서

친구인 척 하면서 그 친구랑 만나고 이야기하고 이런거 편치 않을 텐데.

그 친구가 가뜩이나 저 만나면 정말 편하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했는데....

 

아무튼 이 친구가 쓰레기는 아니에요ㅜㅜ 저도 쓰레기는 아니구요ㅠㅠ

다만 정말 결혼하고 싶을 정도까지 사랑하고 아 우리 결혼적령기에 만났음 좋았을텐데

그런 이야기도 웃으면서 하고.. 그 친구가 겪었던 아픔을 공유하고 있고

멋모르고 날뛰던 스무살에 실수도 많이 했지만 아무튼 첫사랑을 이렇게 다시 만나고 보니..

서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바보같이 다른 남자 만나볼 생각도 안하고 연애는 쉬자. 이런 생각에 그 친구가 더 아련하게 다가오는 것일수도 있구요

그래서 따끔한 조언 듣고 충고 받구 마음 좀 정리하려구요..

 

솔직히 여자친구랑 잘 지내라고 말도 잘 안나오고 전 진짜 쿨하지 못한가봐요...

그만큼 인생에서 큰 존재였던 것 같아요.(아직 23인 인생이지만 ㅋㅋㅋ 전 인생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하거든요.. ㅋㅋㅋㅋ)

다음학기엔 저도 복학할지도 모르는데 얼굴 마주치면서 또 어떻게 정리하지..

이런 생각부터 들어서 겁이 나고. 이렇게 그리워하고 그리워 하는데 마음에 담아두고 앞으로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그래도 첫사랑을 다시 재회하고 보니. 미안하다는 말도 전할 수 있고

바보같았던 지난날들 회상하면서 한껏 성숙해진 우리 모습을 돌아볼 수도 있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공부하느라 친구들도 제대로 못만나고.. 어디 이야기 할곳도 없어 여기에 이렇게 글 남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전에 비해 말라졌길래 장난으로 살 어떻게 뺐냐고 물었을 때, 저랑 헤어지고 나서 밥도 거의 안먹고 그래서 5-6키로가 빠졌다는 말 들었을 때 정말 미안했습니다. 그렇게 힘들어했을 줄 몰랐습니다. 저도 그 애한테 상처받았을 땐 그렇게까지 식음전폐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때 상처 준 만큼 저도  조금조금씩 이렇게 돌려받고 있는가 봅니다.

법정 스님 잠언집에.. 녹은 쇠에서 나지만 결국 녹이 쇠를 먹어버린다는 말 명심하고

내 마음이 좀 먹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