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확보도 안한 부실조사로 중세 마녀사냥"

진정현201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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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상조사위원회와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비례대표 선거 부정의혹에 대한 당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상조사위원회와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비례대표 선거 부정의혹에 대한 당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당원들의 '변호사'로 돌아왔다.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상조사위원회와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진상조사위원회의 온라인투표 조사내용과 현장투표 조사내용에 대해 '사실'과 '상식'에 근거해 세세하게 재검증했다.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진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거는 온라인투표와 현장투표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고, 온라인투표는 3만5,512명이, 현장투표는 5,455명이 참여했다. 그만큼 온라인투표에서의 부정 여부는 선거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조작은 형상관리 아닌 로그에 남는다"

온라인 투표 부정의 쟁점은 △투표 결과 데이터의 인위적 조작 △프로그램을 통한 투표 결과 데이터의 비정상적 취득 또는 조작 △투표 진행 상황에 대한 부정 취득 등이 있었는지 여부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수동으로 데이터를 조작하진 않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한 조작이 없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프로그램 수정을 통한 조작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형상관리프로그램'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이번엔 그것이 없었기 때문에 조작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 투표 부정 의혹 조사를 담당한 박무 조사위원은 4일 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온라인 데이터에서 조작 흔적을 발견했다, 조작 징후를 발견했다 이런 표현을 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 및 운용 전반의 형상관리 부재로 투표시스템 프로그램의 최초 버전 및 이후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가 존재하지 않아 과정상의 이상여부를 판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전문가에게 확인한 결과 "형상관리 프로그램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의 '소스 충돌', 안정적인 버전 관리 등 개발 프로젝트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이지 소프트웨어의 부정 사용을 막거나 감시하는 도구가 아니"라고 밝혔다. 형상관리 프로그램의 쓰임새는 △프로그램 개발단계에서 내용을 수정할 때 마다 개발자들이 어떤 내용으로 수정했는지를 남겨두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복원해서 쓰거나 △이전 제작자에게 업무를 안정적으로 인수인계하기 위한 조치로, 해당 버전의 내용이 필요없을시 삭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형상관리프로그램으로 "조작여부 확인은 불가능"하다.

이정희 대표는 "개발자가 부정한 내통을 했거나 정보를 조작했다면 △서버 접근 내역을 기록하는 시스템 로그 △프로그램의 동작 내역을 기록하는 웹서버로그 △데이터의 추가, 변경, 삭제 등을 기록하는 데이터 베이스로그 등을 남기기 마련"이라며 "조작의 흔적은 형상관리프로그램이 아닌 로그에 남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줄 수사 단서로 선관위 서버의 '로그파일'이 주목받았고, 민주당은 진상규명을 위해 로그파일을 공개하라는 주장을 한 바 있다. 로그파일은 컴퓨터 시스템의 모든 사용내역을 기록하고 있는 파일을 말한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원회는 로그파일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 4일 전국운영위에서 우위영 운영위원이 "로그기록이 남습니까? 안 남습니까?"라고 물었는데, 박무 조사위원은 "데이터에 직접 손을 대지는 않았다고 판단이 돼서 그것(로그)까지 조사는 안 들어갔다"고 답했었다.

로그파일 조사 안한 건, "범죄수사에서 기본적으로 하는 지문 검사도 하지 않은 꼴"

이정희 대표는 "온라인 범죄에서 로그분석은 범죄수사의 지문감식만큼이나 기초적인 조사 기법인데 진상조사위는 로그 파일을 확보하지 않은 채 진상보고서를 발표하며 조작이 없었음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로그분석과 형상관리프로그램에 대한 진상조사위의 태도는 범죄수사에서 기본적으로 하는 지문 검사는 하지 않은 채, 머리카락이 남아 있지 않아 DNA 검사를 할 수 없고 이 때문에 범죄 유무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진상조사위가 로그분석을 안 한 것인지, 했는데 문제점을 발견 못했거나 은폐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안 한 것이면 부실 조사임을 스스로 입증하는 중대한 직무 유기이며 △했는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면 온라인 선거의 신뢰성을 부정할 이유가 없는 것이고 △문제점을 발견했는데 발표하지 않은 것이라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기도로서 중대한 범죄행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진행중에 투표값을 열람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이정희 대표는 "투표값을 중간에 열람한 것은 투표 중간에 투표함 봉인을 해제한 것과 같은 중대 사안으로 부정선거 논란의 핵심"문제인데 "이처럼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진상조사위는 아무런 객관적 사실 관계 제시없이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예단만으로 투표값을 열람하는 부정행위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무책임한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정근거 제시 못하면, '부정 소지 없다'거나 '부정이 없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타당"

결국 이정희 대표는 온라인 선거 부정 조사와 관련해 "당선자 및 후보자들의 득표마저 무효로 돌릴 정도의 심각한 선거 부정이 있었다면 이를 입증할만한 명백한 하자와 부정을 입증해야 한다. 부정의 근거가 제시되지 못하면 '부정이라고 볼 소지가 없다'거나 '부정이 없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한데, 진상조사위는 '부정이 아니라고 볼 근거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고집하며 당원을 모욕하고 당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한 사람을 지목한 뒤 마녀임을 입증하지 않고 '마녀가 아님을 입증 못하면 마녀'라며 무고한 사람을 화형에 처한 중세의 마녀 사냥과 흡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