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을 내가 당할 줄이야.....

루시아2012.05.10
조회283

 

안녕하세요 판을 즐겨보는 주부입니다.

오늘 진짜 깊은 상처를 받아서

다른 분들은 이런 피해 입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판을 씁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볼일이 있어서 화장하고 있는 국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001 로 뜨는 번호였는데

가끔 아들이 거는 콜렉트콜이 저렇게 뜨는 것같아 아무 생각없이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남자가 자기는 법무부 직원인데 박** 명의 도용 사기 사건에

제가 연루 된 것 같다며 제가 피의자인지 피해자인지 조사를 좀 해봐야겠다고 합디다.

 

요즘 대포폰, 대포통장 얼마나 사건이 많습니까.

그래서 저도 '에휴....또 어디서 내 개인정보 빠져나가서 누가 내 명의로 대포통장 만들었나보다'

하고 쉽게 생각을 했죠....

그러더니 몇 가지 조사를 한다며 제 이름이랑 주민등록번호랑 집주소랑 전화번호를 다 얘기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진짜 법무부에서 사건 조사하느라고 그런줄 알았습니다.

이름도 재차 확인했더니 이** 소장이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혹시 몰라 이름도 다 적고 녹음도 다 해놨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은데...

 

그러더니 제가 피해자인것 같다며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금융 결제원에 연결을 시켜주겠답니다.

사건 번호는 0130 이니까 전화 돌려지는거 받으시면

사건 번호를 말하고 담당자랑 통화를 하라고 하더라구요.

 

점점 사기속에 빠져드는 순간이죠....

 

그래서 전화 돌려지길래(연결음도 거의 공공기관 수준 이더라구요)

사건 번호 얘기했더니 '아....박뭐시기 명의도용 사기사건 이신가보네요 ' 해요.

범인은 검거했는데 2차 피해를 위해 민원접수를 해야한대요.

그러더니 인터넷을 켜고 당장 금융결제원에 접속하라며 사이트 주소를 하나하나 알려주더라구요.

fckvti.com 이였어요.

저도 미쳤지요....녹음도 하고 재차 보이스 피싱 아니냐고 확인도 했는데

사기 당하려면 순식간이더라구요.

 

암튼 사이트에 접속하니까 진짜 그럴듯한 금융결제원 사이트가 떠요.

그리고 중간쯤보면 민원접수하는 곳이 있다면서 하나하나 자기 말대로 입력을 하래요.

제 이름, 전화번호, 계좌 번호, 계좌 비밀번호, 이체 비밀번호 입력창이

자세히 진짜 그럴듯하게 나와있어요.

그 쉐끼 하는 말이 돈이 한푼이라도 빠져 나가게 하지 않으려면 정확하게 해야한대요.

또 다른 분들이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하니까 정확이 입력해야한대요.

뭐 하나 잘못한거 같으면 진짜 호통도 쳐요. 왜 우리은행에 통장 개설된거 있는데 이건 얘기안했냐하면서

나중에 법정에 서면 불리할 수 있으니까 정확해야한대요.

그래서 개인정보 다 입력하니까 보안카드 입력창이 또 떠요.

그래서 또 일일히 입력했죠....참 제가 생각해도 멍청하네요.

혹시 카드가 본인 명의 통장으로 되어있냐고 물어서 남편걸로 되어있다고 했더니

남편분 것도 다 입력해야 2차 피해 방지를 할 수 있대요.

그래서 또 남편 것도 다 입력했어요.

 

그랬더니 또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로 피해가 갈 수 있으니

거래 은행으로 가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유출 될만한 돈 있으면

남편 통장으로 다 옮겨놓으라 하더라구요. 그게 제일 안전하다면서요.

그래서 또 택시타고 갔죠. 나중에 택시비는 영수증 청구를 할 수 있대나.....

진짜 멍청한게 무슨 택시비로 영수증을 끊어요.

아주 사람 혼을 쏙 빼놓게 절대 전화 끊지 말라고 하고 계속 말을 시켜요.

그래서 카드론 조회해서 한도가 백만원었는데 남편 통장으로 이체 시켜놓고...

그랬더니 otp 카드 번호를 재차 물어보더라구요.

그리고 무슨 사건증빙서류를 보내야하니까 팩스 받을만한곳을 알려달라고 하더라구요.

가까운 부동산이나 문방구로 가라면서요.

그래서 팩스 번호 알려주고 조금 있다가 팩스 갈테니까 받으라고 하고 상황 종료가 되었어요.

 

그런데 상황 종료 되고 바로 다른 분들과 얘기할 일이 있어서 이 얘기를 했더니

그거 보이스 피싱 아니냐고 경찰서로 전화해보래요.

그래서 순간 아, 그럴수도 있겠다 하면서 제 정신이 돌아왔어요.

 

경찰서에 전화해서 제가 보이스 피싱 당한것 같다니까

계좌번화랑 비밀번호 알려줬녜요. 그래서 그건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보이스 피싱 아니에요. 하면 퉁명스럽게 받더라구요.

그러더니 무슨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개인정보 입력했냐고 또 물어봐요.

그래서 그랬다고....했더니 보이스피싱인 것 같다며 빨리 은행에 전화해서 거래정지하라고 하시네요.

 

은행에 전화했더니 벌써 돈은 이체 된 상태고 거래정지는 시키긴했는데 이미 사기당한 뒤고

그 쉐끼들이 농협으로 이체해서 빼내갔더라구요.

그래서 농협에도 보이스피싱 신고하고 해당 계좌 거래정지 시키고

기업은행이 주거래 은행이였는데 가서 또 신고하고 경찰서가서 뭐 서류 받아오라고 해쌌고

경찰서가서 진정서, 조서 쓰고.....

웃긴게 경찰서 지능팀에 가니까 팀장인가 하시는 분이

'보이스 피싱 피해는 끝도 없구만. 아니 어떻게 하다가 그랬어요? ' 하시더라구요

사람 두번 죽이고.....ㅠㅠ

은행가서 또 무슨 서류 작성하고....

보니까 300만원 피해봤는데 편의점에서 11차례에 걸쳐서 빼내갔더라구요.

 

하아.....

진짜 쪽팔리고 자존감도 떨어지고....난 왜 이렇게 멍청한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한동안 자괴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남편도 300만원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산다고

펑펑 우는 저를 위로해 주더라구요. 진짜 남편한테 위로해주신 지인분들께 감사했어요.

 

다른 선량한 분들이 피해입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진짜 악플도 각오하면서 판에 올려요.

낯선 전화, 개인정보 입력같은거 정말 조심하세요.

요즘 하도 흉흉한 세상이어서 정말 슬프네요.

이젠 돈만 봐도 전화만 와도 통장만 봐도 가슴이 벌렁벌렁 거리고 너무 무서워요.

 

지금 생각해도 진짜 믿기기가 힘들어요. 꿈인것 같기도 하고 멍~하네요.

이와중에 판에 글 쓸 여유가 있는 나란 사람은 참....진짜 단순한건지 멍청한건지...

 

암튼 조심하세요 여러분.....

사기 당하려면 순식간입니다.

더 이상 보이스 피싱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