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어머니 때문에 집이랑 인연을 끊은지 세달이네요.

201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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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3살 대학생입니다.

사실 그동안은 잘견디고 있었는데 얼마전 어버이날을 보내며 별별생각이 나서 판에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제목대로 새어머니 때문에 올해 2월에 집이랑 연락을 끊었어요.

제 인생의 전반을 차지하고 있는 가정사를 꺼내려고 하다보니 글이 길어질거같아서 먼저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모든 문제의 발단인 아버지부터 시작하자면, 저희 아버지께서는 심한 구시대적 사고와 더불어 의처증까지도 있으신 듯 합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 어머니는 시장갈 때 조차도 아버지께 위치추적을 당해야 했으며, 동창회는 꿈도 못꾸고, 전화도 마음대로 못하셨고, 친정에 가시지도 못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의심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어머니는 병들어 가셨습니다. 결국 중증의 우울증, 정신적 상처로 인해 어머니는 제가 중1이었을 때 신발도 제대로 못신으시고 기다시피하시면서 서울에 계신 외할머니께 가셨습니다.

1년 후에 다시 돌아오셨구요. 다시 한번 아버지께서는 흥신소에 의뢰하셔서 어머니 뒤를 밟고 되지도 않는 이유로 어머니를 몰아세우셨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사춘기와 더불어 가정불화로인한 스트레스까지 겹쳐 고2 봄에 진통제를 70알 가까이 먹었지만 위세척을 받고 거의 죽기직전에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1년 휴학을 하는 동안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습니다.

물론 어머니는 저희를 생각해서 어떻게든 살겠다고 하셨는데 저와 제동생들이 말렸습니다. 이제는 엄마가 행복해지는게 저희의 행복이라고 하면서요. 정말로 그랬습니다. 공부를 하다가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여워서 눈물이 덜컥나고 했었으니깐요. 휴대폰도 있으니깐 연락이 끊길일도 없겠다 싶어서 자주 찾아뵙고 연락드리겠노라 설득을 해서 어머니는 제가 복학하기 직전에 집을 나가셨습니다.

 

한동안 별일없이 잠잠하다가 제작년에 갑자기 새어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동생들 밥 챙겨먹이시랴, 집안일 하시랴, 일까지도 엄청나서 많이 힘들어하셨기 때문에 아버지 부담을 덜어드릴 분이 오신다는 사실에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어머니께도 이 소식을 전해드렸더니 정말로 잘됐다면서, 다음에 만나서 좋은얘기 많이 나누고 싶다고, 밥도 많이 사드리고싶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바쁘실때 동생들이 집안일을 하곤 했던게 너무나 가슴이 아프셨는데 이제 좀 걱정이 덜어졌다면서 기뻐하셨습니다. 물론 새어머니의 실체를 알기 전까지만요.

 

새어머니.. 아주 착하십니다. 저희 아버지 앞에서만요.

저희랑만 있을때에는 자기 자식들(새어머니도 이혼을 하셔서 아들 하나 딸 둘이 있으세요) 자랑을 하며 저희를 무시하는 발언을 많이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서 폐암으로 병원에 계셨을 때는 병문안이 가기싫다고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악담을 하시면서 아버지 앞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척,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장례를 치렀을 때에 소리로는 대성통곡을 하시면서 정작 눈물 한방울 나지 않으시더라구요.

집에 컴퓨터가 두 대인데 하나는 거실에, 하나는 안방에 있습니다. 어느날 안방 컴퓨터가 고장났는데 아무죄없는 남동생한테 뒤집어씌우면서 니가 이런거 아니녀먼서 뺨을 때리셨다고 하더라구요. 남동생도 한창 사춘기 였는데.. 새어머니의 언행때문에 많이 상처를 입고 힘들어하던 애였는데 컴퓨터 고장난 걸 남동생을 탓하며 몰아붙이셨다고합니다. 그리고 남동생은 그 길로 모아놓은 돈으로 가출을 하였구요.

친어머니께서 겨우겨우 어르고달래어 남동생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새어머니께서는 잦은 손찌검, 폭언, 가식으로 남동생을 괴롭히셨습니다. 아버지와 저희 사이를 이간질하셔서 아버지도 남동생을 몰아붙이고 믿음을 하나도 보여주지 않으셨다고합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어머니 명의로 만들어놓으셨던 적금이 만기가 되어 천만원을 어머니께서 받게 되셨습니다. 여기서 잠깐 얘기가 새는 것 같지만 어머니께서는 집을 나오시면서 20년 가까이 피땀흘려 일한 대가로 600만원 받으셨습니다. 육아권 문제로 이혼을 완전히 못하시다가 아버지께서 실종신고를 내셔서 강제 이혼이 되었구요. 그래서 제대로 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어머니께서 천만원을 받으셔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했구요. 하지만 돈독이 오른 새어머니는 이 천만원이 남동생 학자금을 위한거라며 돌려달라고 어머니께도 폭언을 하셨구요. (문자, 전화 보면 가관이 아닙니다. 십원짜리 욕이 난무하더라구요.) 새어머니께서 자꾸 남동생에게 엄마한테 돈 받아오라고 압박을 하시다보니 남동생이 결국 버티다 못해 집을 나와 어머니 밑에 가게되었습니다.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불안해 보이길래 재빨리 병원에 데려가보았더니 좀 심각한 우울증이랍니다. 안그래도 그 전부터 계속 죽고싶다, 새어머니 죽이고싶다, 아버지 죽이고싶다, 살기싫다 라는 등등 부정적인 말을 하곤했는데 이렇게까지 심할 줄은 몰랐죠. 하지만 아버지는 밥먹여주고 공부시켜줬는데 감사할줄은 모르고 우울증이니 하는 나약해빠진 얘기나 한다. 차라리 죽어버려라. 라는 식의 말을 전화로 남동생에게 하셨고, 새어머니는 그 상황에서도 천만원 갖고 돌아오라고 협박을 하시더라구요. 결국 어머니께서 남동생을 책임지기로하셨습니다. 천만원도 넘겨주시지 않으셨구요.

여기까지가 지난해 여름까지의 일입니다.

 

이제 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제가 어머니랑 많이 친합니다. 남동생 일이있으면서 엄마편을 들며 새어머니와 아버지께 반기를 들었습니다. 그랬더니 안그래도 눈엣가시였는데 완전히 밉보였나봅니다. 30만원이던 용돈이 10만원이되고, 그 조차도 제대로 주시지 않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기숙사비 낼 때면 공부잘하는게 벼슬이라도 되냐, 밥만 축내는거 아니냐, 차라리 학교 때려치고 돈이나 벌어라 라는 둥의 말을 하시며 마지못해 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아버지 앞에서는 용돈 더 필요없냐고, 언제든지 말하라는 천사의 가면을 쓰셨구요.

네, 참고 살려고했습니다. 더러워도 받을거 다 받아가며 어머니께서 피땀흘려 버신 돈 제가 한품이라도 더 쓸려고했습니다. 하지만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꿔놓고 가르쳐주지도 않으시고 밤까지 집에 못들어가게 해놓으시고, 바로 앞에 있는데도 여동생한테 ".....라고 언니한테 전해라." 라는 식으로 무시하셨구요. 여동생은 지능지체가 있어 그런지 별 거부감 없이 새어머니랑 잘 지내고 있었고, 남동생이 없는 그 집에서 저는 완전히 고립되었습니다. 집에 있으면서 말 한마디 꺼내질 못했고, 눈치가 보여 방에서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한두번이 아니라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저도 모르게 지쳤나봅니다. 집에 가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게되고.. 집에 갈려고 터미널가다가도 너무 가기싫어서 중간에 내려버리고, 그리고 너무 슬퍼 울었습니다. 몇 번을 그러다가 결국 이번해 2월, 저까지도 집이랑 인연을 끊게되었네요.

 

하지만 몇번이나 후회했는지 몰라요.

아버지의 이런 행동도... 아버지께서 어린시절 아버지의 어머니께서 일찍돌아가시고 새어머니께 미움을 받아서,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그래서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는지를 몰라서 그러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아버지 걱정에 많이 울었습니다. 혹시 아프시진 않으신지, 나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아 생활에 지장이 있으신건 아니신지, 밥은 잘 먹고 계신지....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만 떠올라 눈물이 자꾸만 흘렀습니다.

새어머니께서 여동생에게 협박을 해서 그런건지 여동생은 더이상 제 연락을 받지않았습니다.

그냥 지금이라도 잘못했다고 빌고 집에 들어갈까? 라고 생각도 했지만, 또다시 그 부담을.. 집을 나왔다는 죄까지 가중된 그 큰 압박을 견디기가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5월 8일.. 다시 한 번 더 제 행동을 돌이켜보았습니다.

제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저는 판단이 서질 않았습니다. 제가 겨우 그정도 상황에도 못견딘건 아닌지, 괜히 환경 핑계를 대는건 아닌지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더라구요.

하지만 새어머니의 폭언과 남동생의 우울증에 의한 충격으로 다시한번 몸을 못가누셨던 어머니는 지금 하루하루 건강이 나빠지고 계십니다. 새어머니 얘기가 나올때마다 분노로 치를 떠시는 모습을 보며 제 행동이 조금은 타당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했습니다.

 

이게 제 생각이구요.

다른분들이 보시기에는 제가 너무 나약한걸까요? 아니면 제 행동이 정당하다고 보시나요?

 

지금까지 두서도없이 감정적으로 적어내려간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