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감과 치욕스러움에 몸이 떨립니다...

vero2012.05.14
조회48,133

 

 

 

처음엔 진심으로 절 좋아하는줄 알았어요.

직업군인 신분으로 상부에 걸리면 혼날거 알면서도 절 만나러 주말마다 서울로 점프를 뛴다던가,

차끌고 멀리 나가서 바다구경 꽃구경도 시켜주고...

사랑한다고, 내 여자라고, 예쁘다는 말도 많이 말해줬어요.

사소한것 하나하나 잘 챙겨주는 모습이 저한테 정말 지극 정성인 사람으로 보였어요.

 

한번은 금요일 토요일에 연락 잘 안되서 제가 짜증 낸 적이 있었는데,

일요일날 축구경기가 잡혀있고 심지어 자신이 주전으로 뛰기로 했던 경기였음에도

상부의 엄청난 갈굼을 각오하고 제 화를 풀어주겠다며 저한테 달려왔던 사람이었어요.

그때 부대에서 걸려온 부재전화가 몇십통이나 됐던걸로 기억해요.

제가 그 사람한테 미안해질 정도로 저한테 잘해줬었기때문에 연락이 잘 되지 않아서

외로운 것 쯤은, 바쁠테니까 또 계급조직이니까 하면서 이해하려 노력했었죠.

 

그런데 점점 이상했어요.

만나서는 여느 연인처럼 잘해줬지만, 만나지 못하는 주말이면 항상 금요일 오후부터

연락이 잘 안되는게 너무 이상했어요.

 

그렇게 한주 한주 버티다가...

헤어지게된 주엔 아예 목요일부터 바쁘다는 내용의 카톡만 띠엄 띠엄 세번 보내고 연락이 없더니

금요일에는 카톡으로 아침 인사 [굿모닝] 한번 한 후로 주말 내내 연락이 한 번도 오지 않았어요.

먼저 연락하고 싶었지만 바쁜 상황일지도 모르고, 연락하기 불편한 자리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틈 나면 카톡 한줄이라도 보내주겠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일단 기다려봤어요.


그런데 그 사람을 소개해준 지인과 통화하다 들은 소식에 정말 너무 비참해졌어요.

그 사람이 월요일까지 휴가를 냈다고 하더군요.

명색이 여자친군데 그런 일정조차도 전 몰랐어요...말을 안해줬으니까...

 

참다 참다 못참고 일요일 오후에

서로 구속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배려는 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장문을 카톡으로 보냈지만

확인조차 안하더군요.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배터리가 없나, 바쁜가, 사고라도 났나, 다른 여자랑 있어서 날 차단하고 연락을 씹는걸까

등등등...

 


휴가가 끝난 월요일이 지나도 계속 그사람에게선 연락이 없었어요.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게 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도

또 다시 같은 상황이 계속 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러겠지- 생각하니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어요.

결국 그 사람과는 대화 해보지도 못한 채, 혼자 힘겹게 마음을 정리하고 카톡을 차단하고

전화번호를 지웠어요...

 


그런데, 그러고 난 후 2주 가까이 흐른 지난 목요일 밤에 갑자기 문자가 왔어요.
 
처음엔 아무생각없이 누구냐고 문자를 보냈다가, 보내자마자 '아차, 그 사람이구나' 했어요.

제가 숫자엔 약한 편이라 번호를 잘 외우질 못하거든요.


 

 


아니나 다를까...그 사람이 맞았어요.

2주나 지난 후에야 연락을 한건 저에게 변명이라는 것이 하고싶었나봐요...

그때부터 그냥 씹었어야 했는데, 조금의 미련이 남아서였던건가 바보같이 그때 그랬던 이유가

궁금해 변명 할 기회를 줬어요.

 

 


역시나 말도 안되는...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도 믿지 않을듯한 거짓말을

이유고 변명이라고 해댔지만

그걸로 또 따지고 싸우기 싫어서...그냥 이 상황을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서 독하게 맘 먹고

매몰차게 말했어요.


 

 

 


근데 연애할때 제가 너무 착하게 굴었었나봐요.

지인 소개로 만났던 터라 그분 얼굴도 있고해서 잘해주려 노력했거든요.

절 만만하게 보고 저딴 변명도 받아줄거라고 믿었었는지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존심이 상해서 위에 문자처럼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더군요.

 

좋아하지 않았다는말에 상처받고, 외모에 대한 인신공격에 약이올라서..

저도 사람인지라 그 사람 속 한번 뒤집어져 보라고 자존심을 긁었네요.

 

 

 


그 사람, 저와의 관계에서 단 한번도 제대로 성사시킨 적이 없었어요.

처음 몇 번은 모두 다 피곤한 상태였고 술도 마셨었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지만

다른날에 시도해도 계속 그런 상태니까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근데 그 탓을 이제와서 모두 저한테 돌리는거에요. 제가 살이쪄서 여자로서 매력이

느껴지지 않아서 잘 안됐던 거라고...

 

제가 살찌기 전엔 S사이즈에서 XS사이즈 옷을 입었었는데,

살 찐 후에는 S사이즈와 M사이즈를 입어요.

옷이 좀 작게 나왔거나 신축성이 없어보인다 싶으면 M사이즈 입는거죠.

제가 생각해도...혈기 왕성한 20대 남자가 그게 섰다가도 시무룩해질 몸은 아닌 것 같은데...

너무 속상해서 창피함도 무릅쓰고 남자사람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남자라는 동물은 그럴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눈으로는 싫어도 몸에 자극이 오면

그게 될 수밖에 없다고.

그런데 그 사람은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고 싫었다면서

왜 안되는걸 억지로 관계를 맺으려고 계속 시도를 했었던건지 이해 할 수 없네요.


사실 제가 쓰는 폰엔 스팸차단 기능이 없는데

이미 자존심에 금이 갈만큼 가고, 상처받아서 더 이상 문자를 주고받기가 싫어 거짓말로

스팸 차단하겠다고 했어요.


그럼에도 제 발언에 많이 흥분했는지 인신공격도 더 심하게 하고 말도 앞뒤 두서없이

마구 지껄이더군요.


 

 


사실 제 별명 유니세프는..성격이 완전 이상해서 다른 사람들은 연락조차 꺼리는 녀석도

친구라는 이름으로 다 감싸주고 보듬어 준다는 의미로 다른 지인이 장난스럽게 붙여준건데

그 사람은 그걸 다국적걸..레로 해석하더군요.

정말 할말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자기한테 몸을 너무 쉽게 허락 했다며 절 걸..레취급을 하는데, 결단코 전

쉽게 허락한적 없어요.

처음 사귀기로 한 날, 자기 차에서 얘기좀 하자며 뒷좌석으로 끌어들여서

덮치려고 하던것도 끝까지 저항해서 키스까지만 할 수 있었고

더 이상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장소가 장소라고 느꼈던건지 제 손목을 잡고

그 사람 관사로 데려가려고 하더군요. 그땐 단호히 뿌리쳤죠.

속초 바다에 갔을때도 전 처음부터 찜질방 가자고 못이 박히도록 얘기 했었어요.

근데 막상 찜질방 갈 때가 되니 전날 밤샘근무로 피곤해서 잠 푹자고 싶다며,

내일도 운전해서 올라가야 하는데 졸음운전 하면 어쩌냐고 온갖 이유로 절 달래서 모텔로

데려 간거에요.

 

모텔에 들어가 맥주를 마시며 얘기하다 보니 분위기가 자연스레 그렇게 흘러갔지만,

키스와 가슴터치까지만 하게 하고 더이상 진도를 못빼게 도망다니니까 나중엔

한숨과 짜증섞인 목소리로

"언제까지 더 이럴거야? 삼십분? 한시간?"

이러더군요...

먹을만큼 먹은 나이에 속초까지 와서, 찜질방도 아니고 모텔까지 와서 계속 거부하는것도

우스운 일이라 생각이 들었고,

남자들은 계속 거절당하면 자존심 상해한단 말도 들어서 내 남자 기죽이기 싫어 허락했어요.

그런데 막상 그게 잘 안되자 낯선 곳이라 그런것 같다고 익숙한 곳에선 될지도 모른다며

다음날 홍천으로 올라와서 절 관사로 데려갔어요. 물론 그곳에서도 안됐지만.

첫 번째 실패한것에 대해 엄청 자존심 상하고 창피할거 뻔히 아니까 만회할 기회를 주고싶어서

두 번째도 순순히 따랐던건데...

제가 걸..레라서 그랬다고... 그런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니 기가막히고 치욕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겠어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욕이었고, 저한테 하는말이 아니더라도 제 앞에서 저런 단어

지껄이는 남자도 처음봤어요.

정말 너무 충격받아서 그 때 당시엔 멍- 한채로 화도 제대로 못냈어요.

뭐라 한마디 하고싶었지만 스팸차단 하겠다고 이미 한 말이 있어서 그냥 멍하니 보고만 있었죠.

 


당시엔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와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그 사람이 하는 말은 앞 뒤가 맞는게 없었네요.

좋아하지도 않았다면서 처음부터 왜 먼저 만나자고하고, 사귀자고 하고...

왜 그랬을까요...무릎까지 꿇어가면서 사귀자 해놓고...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부터 조급하게 결혼얘기 하고, 사랑한다고 말할때부터

이 사람 정신이 좀 이상하다고 느꼈어야 했나봐요.

그냥 진심인줄 알았어요 그땐.

정말 날 많이 좋아하나보다 라고 순진하게 생각했었어요. 바보같이..

 


여자로서 가장 치욕스런 욕을 듣고 인신공격을 당할대로 당해서 자존심은 금이 가다 못해

박살나버렸고,

제대로 욕해주지 못한것에 대한 울분때문에 화병이 났는지...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머리까지 울려대고

춥지도 않은데 이가 딱딱딱 부딪힐 정도로 온몸이 떨리고

귀 뒤부터 열이 훅 올라와서 얼굴이 온통 빨개요.

이 얘기를 제일 친한 지인 두분께 얘기했더니 정신과 상담을 받는게 좋을것 같다고 하네요.

네.. 그러고 싶어요. 지금 그 사람에게 저런 말을 듣고 아무일 없다는듯이 지내기엔

제가 받은 상처와 배신감이 너무 커요.

 

제가 아주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군복 입은 남자들보면 한참 꿈도 많고 청춘을 꽃 피울 어린나이에 군대라는 곳에 가서

나라를 위해 고생하는것 같아

안쓰러우면서도 듬직하고 신뢰감이 들었는데

전 이제 군대의 '군'자만 보거나, 들어도 치가 떨리고 군복입은 사람만 보면 흠칫 흠칫 놀래요.

직업군인 사귄건 그 사람이 처음이었는데

그 직업 가진 남자들은 다 그런 사람일것 같고...신뢰감이 없어져 버렸어요.

직장 생활 하면서 세금 공제하고 월급 받을 때 아깝다 생각한 적 없었는데

내 소중한 세금이 그런 사람의 의식주를 위해 쓰여진다는게 아까워서 미쳐버릴것 같아요.

 

 


홍천에 있는 부대 통신과 KKC 씨...

당신 덕분에 군인이 싫어졌어요.

당신과 함께 다녔던 모든 곳들이 싫어졌어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날 보고있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니,

그곳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웃고 있던 날 생각하면 모든게 다 싫어요.

나름 즐겁고 아름다울 수 있었던 추억을

굳이 2주만에 연락해서...

망가뜨려줘서 참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