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여름,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두 번째로 방문한 여름의 도쿄는 지난 2008년에 방문한 겨울의 도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나는장기적인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다. 지난 번 6박 7일 방문, 이번에는 7박 8일을 방문하면서 사실상 도쿄의 모든 것을 다 둘러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나에게 눈길을 끈 한 장의 홍보전단을 신주쿠에서 받을 수 있었다. 바로 ‘하코네’에 대한 전단지였다. 도쿄근교에서 아름다운 자연 미관을 볼 수 있다는 것,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다음 날 아침 바로 신주쿠로 향했다. 하코네행 열차는 신주쿠에서 출발한다. 우선 하코네에 가기 위해선 하코네 프리패스를 사용하면 하코네내의 모든 교통수단들을 공짜로 이용 가능하다.거기다가 나는 ‘로망스카’라는열차를 타기로 결심한다. 이는 KTX와 비슷한데 하코네까지 보통 열차로는 2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반해 이 열차를 타면 1시간만에 도착하기 때문에 하루 만에 빠르게 하코네를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길에서산 오니기리를 들고 로망스카에 탑승했다. 드디어 도쿄라는 대도시를 벗어난 새로운 일본의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휩싸였다. 도쿄근교에는 참 아름다운 풍경들이 많았다. 마을이 전부 조용하고 아기자기해서 눈으로 보는 내내 우리나라의 시골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너무도조용하고 한적한 동네, 그렇게 나는 도쿄를 벗어나고 있었다. 한시간의여정을 거쳐 드디어 하코네유모토 역에 도착했다. ‘하코네유모토 역’, 이곳은 하코네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도쿄와 하코네를 이어주는 이 지방의 가장 큰 마을이다. 자국내 관광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 역에서 설레임을 안고 하차하게 된다. 사람들의발길을 따라가니 ‘등산열차’가있었다. 이열차는 하코네유모토 역에서부터 고라 역까지 말 그대로 산을 ‘등산’하는열차라 해서 이렇게 이름 붙여졌다. 클래식하고낡은 느낌의 이 전차는 하코네 관광에서 무조건 이용해야 하는 열차이다. 많은사람들이 열차에 탑승한 가운데 곧 기장이 이 자리에 앉아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열차는스위치 백 방식이라고 해서 산에 놓인 Z자 형태의 철로를 타고 산을 오르게 된다. 열차를타고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눈 앞에 펼쳐진 ‘신세계’ 하코네여행에서 가장 몽환적이었던 순간 중 하나였다. 짧게이어지는 터널을 지나고 나면 나오는 역들, 그리고 그 역을 지나면 나오는 터널.. 마치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터널을 지나고 난 후 나오는 판타지 세계를 본 듯한 기분이랄까? 뜨거운태양 아래 빛과 어둠, 그리고 꽃내음까지.. 눈을 감고 있어도 눈을 뜨고 있어도 그 곳은 꿈의 공간이었다. 사진출처 : 네이버블로그 ‘Rena의 맛있는 식사’ 그렇게도착한 고라 역, 553M의 고지다. 여기서 잠깐 관광상품들을 사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아기자기한관광 상품 가운데 눈에 띈 것은 이 장식품이었다. 손톱만한 크기의 이 장식품은 바람이 불면 목이 달랑달랑 흔들리는데 아기자기할뿐 만 아니라 디테일하기까지 하니 한번쯤 구입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했다. 이제등산 케이블카를 타고 ‘소운잔’역으로올라가야 한다. 소운잔역에는 하코네에서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할 로프웨이를 만날 수 있는 장소다. 경사가약 40도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열차의 좌석은 거의 로켓이 발사되는 것 처럼 정면 오르막길을 바라본 형태로 앉게 되는데, 이런열차를 처음 타봐서 그런지 신기한 경험이었다. 여기서 관광객처럼 기웃거리자 가족과 동행한 할머니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소운잔' 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로프웨이에 올라서 ‘오와쿠다니’ 역으로가게 된다. 가장높은 곳이자 가장 가봐야 할 장소 ‘오와쿠다니’로가는 길은 설레이기만 했다. 아래를바라보면 엄청난 높이에서 엄청나게 자라있는 나무들을 보게 된다. 일본에와서 느낀 것 중에 하나가 우리나라에서 보던 것 보다 나무가 하나같이 다 굵고 높다는 것이었다. 이곳 하코네에서는 그렇게 굵은 나무를 발견하기보단 수십미터에 달하는 나무들을 많이 봤다. 혼자생각한 것은 우리나라는 일제시대를 거치고 625시대를 거치는 동안 많은나무들이 벌목 되거나 파괴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화가 나기도 했다. 우림을지나서 탁 트인 공간이 나왔다. 이곳이 바로 ‘오와쿠다니’인 것이다. 연기가솔솔 올라오고 코로 느껴지는 유황 냄새가 오와쿠다니에 온 것을 실감나게 했다. 유황온천이 발달한 하코네 지역의 가장 피크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도착하자마자관광상품부터 찾았다. 아까도보여줬지만, 일본의 관광상품은 하나같이 아기자기하고 디테일이 높다. 우리나라의저가격, 저퀄리티, 그리고 관광지와 연관이 없는 잡동사니 상품들 보다 정말로그 지역에 맞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고, 이러한 것들이 정착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상품은 여기 보이는 ‘쿠로다마고(까만달걀)’이다. 하얀달걀을 유황 물에 삶으면 까맣게 변하게 된다. 이 달걀을 하나 먹을 때 마다 7년을 더 살 수 있다는 전설이 있어서 사람들이이 곳에 오면 무조건 먹어보게 된다. 500엔에 5개를 파니까 일본 물가 치고는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리고이 곳에 있던 쿠로다마고 라멘은 간장을 베이스로 한 ‘쇼유라멘’에쿠로다마고를 썰어서 나온 라면이다. 일반라면이랑 똑같지만 여기까지 올라오는데만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 허기가 진 상황이었는지, 아니면 1000m고지에서 먹는 라면이 색달랐는지, 너무 맛있었다. 안에들어있던 차슈도, 쿠로다마고도, 국물도, 면도, 여기 일하시는 아주머니도 다 좋았다. 허기를채우고 주위를 둘러보니 이 곳에서 열심히 일하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1000m의 고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문명과 떨어진 이 곳에서 문명의 사람들을 맞아 장사를 하고 먹고 사는 사람들.. 어떤생각을 하고 살며,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을까? 이 곳에서의 삶은 과연 어떨까? 나는군 생활을 이와 비슷한 높이의 산 꼭대기에서 해봐서 이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배를채우고 이제 ‘오와쿠다니’로향한다. 유황온천물이 졸졸 흘러 내려오는 뜨거운 계곡을 지나 1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앞의사람들이 양산을 쓰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이 곳이 얼마나 태양과 가까운지, 얼마나 더운지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드디어도착했다! ‘오와쿠다니’, 약 3,000년 전에 수증기가 폭발하며 만들어낸 분화구이다. 희뿌연수증기와 함께 코 끝을 찌르는 유황 냄새가 화산 활동의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이곳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이곳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다고 하여, 지고쿠[地獄 : 대지옥]라 부르며 두려워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분화구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물이 끓어오르는 온천못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저온천못 안에는 지금도 달걀이 들어가있고 저기서 삶은 달걀이 나와서 바로 포장되어 판매되기 때문에 달걀도우리나라처럼 차가운 것이 아닌 따뜻한 상태로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게 세심한 배려다. 사람이살 수 없다는 이 곳에서도 사람은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자연의 신비를 보기 위해 몰려들고, 영감을 얻고 돌아간다. 우리는이 지옥에서 감동을 얻고, 자연은 위대하다는 것을 느낀다. 아무렇게나부서져 놓여 있는 저 바위들도 수증기와 합쳐지니 장엄함마저 느껴졌다. 자신을홍콩에서 왔다고 소개한 한 중국인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고는 내 사진도 찍어주겠다고 말했다. 홀로와서 난감했는데 다행히도 땀에 쩔은 모습이나마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로프웨이를타고 내려온 곳은 또 하나의 핫 스팟인 ‘아시노호수’였다. 로프웨이안에서 본 탁 트인 호수가 내 맘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아시노 호수', 면적 6.9㎢, 둘레 18km, 최대수심 43.5m, 수면높이 723m인 대호수이다. 하코네 전역을 잇는 이 바다같은 느낌의 호수는 관광의 중심지로써 하코네를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 깊은 호수는 하코네 관광 외에도 또 다른 것으로 일본에서 유명하다. 바로 일본 전역을 들끓게 한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이 주변에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비밀 기지가 있다고 하며, 실제 애니메이션 속에서는 아시노 호수를 배경으로 전투를 벌이는 장면도 나온다. 아시노 호수 주변으로 오면 이렇게 에반게리온 관련 상품들을 아직도 팔고 있다. 그만큼 일본에서 에반게리온의 인기는 엄청나고, 중요한 문화 트렌드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지상 낙원과도 같은 곳에서의 삶은 과연 어떨까? 눈 앞의 바다와도 같은 호수 크기에 감명받으면서 살고 있을까? 이 곳엔 평화로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곳은 과연 관광지인가, 한적한 동네인가? 아시노 호수 주변은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동네' 정도라고 정의할 수 있으려나? 이 곳에서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소운잔으로 향하던 등산전차를 탔던 할머니 가족과도 마주쳤고, 러시아에서 놀러온 여자들, 연인들, 다양한 가족들이 섞여서 햇살 속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배가 오길 기다렸다. 간만에 한적한 여유를 즐기며 유람선을 기다렸다. 드디어 아시노 호수를 건널 수 있는 유람선이 도착했다. 유람선의 디자인이 대항해시대를 거닐 수 있을 것 같은 범선의 디자인이지만 실제로는 플라스틱 같은 재질로 되어있고, 컬러도 너무 색감있기 때문에 그 시절의 풍취를 느낄 수 없었다. 하코네 관광의 하나의 어트렉션 정도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배 위에서 볼 수 있는 정취는 이 배 처럼 모방이 아닌 '진짜'이다. 순서를 기다렸다가 차례대로 탑승했다. 배 위에서 본 아름다운 풍경들도 감동을 자아내기엔 충분했다. 이 배 위에서 가장 유명한 스팟을 꼽는다면 후지산을 들 수 있는데, 맑은 날에는 저 능선 너머로 후지산이 보인다고 하니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을 바라볼 수 있는 핫스팟인 것이다. 이 곳에는 ‘사카사 후지’라는 말이 있는데, ‘맑은 아시노 호수 위에 거꾸로 비친 후지산’을 뜻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낀 안개로 후지산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아까 사진을 찍었던 러시아 여자들이 다가와 '후지산이 어디 있느냐'고 나에게 물었는데, '안개' 라는 단어를 알지 못해 그냥 간단하게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대답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하코네유모토'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하코네 여행은 '일상으로의 탈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곳은 '문명을 벗어난 자그마한 세계', 혹은 '우림 속에 문명의 이기를 약간 옮겨놓은' 곳이랄까? 하여튼 현실 세계와는 다른 또 하나의 세계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환상적인 경험. 그 속에 숨어있는 대자연의 영험함, 그리고 탁 트인 전망.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헤어나올 수 없는 감동. 그 곳이 '하코네'였다. 지금 일상의 탈출을 원한다면, 하코네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니, 강력 추천한다. 출처: 영삼성 [원문] [대구조/정재훈] 대자연의 영험함, 몽환적인 산 속 마을 '하코네' 여행기!
대자연의 영험함, 몽환적인 산 속 마을 '하코네'
2011년 여름,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두 번째로 방문한 여름의 도쿄는
지난 2008년에 방문한 겨울의 도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나는장기적인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다. 지난 번 6박 7일 방문,
이번에는 7박 8일을 방문하면서 사실상 도쿄의 모든 것을 다 둘러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나에게 눈길을 끈 한 장의 홍보전단을 신주쿠에서 받을 수 있었다. 바로 ‘하코네’에 대한 전단지였다.
도쿄근교에서 아름다운 자연 미관을 볼 수 있다는 것,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다음 날 아침 바로 신주쿠로 향했다.
하코네행 열차는 신주쿠에서 출발한다. 우선 하코네에 가기 위해선 하코네 프리패스를 사용하면
하코네내의 모든 교통수단들을 공짜로 이용 가능하다.거기다가 나는 ‘로망스카’라는열차를 타기로 결심한다.
이는 KTX와 비슷한데 하코네까지 보통 열차로는 2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반해
이 열차를 타면 1시간만에 도착하기 때문에 하루 만에 빠르게 하코네를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길에서산 오니기리를 들고 로망스카에 탑승했다.
드디어 도쿄라는 대도시를 벗어난 새로운 일본의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휩싸였다.
도쿄근교에는 참 아름다운 풍경들이 많았다.
마을이 전부 조용하고 아기자기해서 눈으로 보는 내내 우리나라의 시골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너무도조용하고 한적한 동네, 그렇게 나는 도쿄를 벗어나고 있었다.
한시간의여정을 거쳐 드디어 하코네유모토 역에 도착했다.
‘하코네유모토 역’, 이곳은 하코네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도쿄와 하코네를 이어주는 이 지방의 가장 큰 마을이다.
자국내 관광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 역에서 설레임을 안고 하차하게 된다.
사람들의발길을 따라가니 ‘등산열차’가있었다.
이열차는 하코네유모토 역에서부터 고라 역까지 말 그대로 산을 ‘등산’하는열차라 해서 이렇게 이름 붙여졌다.
클래식하고낡은 느낌의 이 전차는 하코네 관광에서 무조건 이용해야 하는 열차이다.
많은사람들이 열차에 탑승한 가운데 곧 기장이 이 자리에 앉아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열차는스위치 백 방식이라고 해서 산에 놓인 Z자 형태의 철로를 타고 산을 오르게 된다.
열차를타고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눈 앞에 펼쳐진 ‘신세계’
하코네여행에서 가장 몽환적이었던 순간 중 하나였다.
짧게이어지는 터널을 지나고 나면 나오는 역들, 그리고 그 역을 지나면 나오는 터널..
마치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터널을 지나고 난 후 나오는 판타지 세계를 본 듯한 기분이랄까?
뜨거운태양 아래 빛과 어둠, 그리고 꽃내음까지.. 눈을 감고 있어도 눈을 뜨고 있어도 그 곳은 꿈의 공간이었다.
사진출처 : 네이버블로그 ‘Rena의 맛있는 식사’
그렇게도착한 고라 역, 553M의 고지다. 여기서 잠깐 관광상품들을 사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아기자기한관광 상품 가운데 눈에 띈 것은 이 장식품이었다.
손톱만한 크기의 이 장식품은 바람이 불면 목이 달랑달랑 흔들리는데
아기자기할뿐 만 아니라 디테일하기까지 하니 한번쯤 구입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했다.
이제등산 케이블카를 타고 ‘소운잔’역으로올라가야 한다.
소운잔역에는 하코네에서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할 로프웨이를 만날 수 있는 장소다.
경사가약 40도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열차의 좌석은 거의 로켓이 발사되는 것 처럼 정면 오르막길을 바라본 형태로 앉게 되는데,
이런열차를 처음 타봐서 그런지 신기한 경험이었다.
여기서 관광객처럼 기웃거리자 가족과 동행한 할머니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소운잔' 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로프웨이에 올라서 ‘오와쿠다니’ 역으로가게 된다.
가장높은 곳이자 가장 가봐야 할 장소 ‘오와쿠다니’로가는 길은 설레이기만 했다.
아래를바라보면 엄청난 높이에서 엄청나게 자라있는 나무들을 보게 된다.
일본에와서 느낀 것 중에 하나가 우리나라에서 보던 것 보다 나무가 하나같이 다 굵고 높다는 것이었다.
이곳 하코네에서는 그렇게 굵은 나무를 발견하기보단 수십미터에 달하는 나무들을 많이 봤다.
혼자생각한 것은 우리나라는 일제시대를 거치고 625시대를 거치는 동안
많은나무들이 벌목 되거나 파괴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화가 나기도 했다.
우림을지나서 탁 트인 공간이 나왔다. 이곳이 바로 ‘오와쿠다니’인 것이다.
연기가솔솔 올라오고 코로 느껴지는 유황 냄새가 오와쿠다니에 온 것을 실감나게 했다.
유황온천이 발달한 하코네 지역의 가장 피크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도착하자마자관광상품부터 찾았다.
아까도보여줬지만, 일본의 관광상품은 하나같이 아기자기하고 디테일이 높다.
우리나라의저가격, 저퀄리티, 그리고 관광지와 연관이 없는 잡동사니 상품들 보다
정말로그 지역에 맞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고, 이러한 것들이 정착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상품은 여기 보이는 ‘쿠로다마고(까만달걀)’이다.
하얀달걀을 유황 물에 삶으면 까맣게 변하게 된다. 이 달걀을 하나 먹을 때 마다 7년을 더 살 수 있다는 전설이 있어서
사람들이이 곳에 오면 무조건 먹어보게 된다. 500엔에 5개를 파니까 일본 물가 치고는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리고이 곳에 있던 쿠로다마고 라멘은 간장을 베이스로 한 ‘쇼유라멘’에쿠로다마고를 썰어서 나온 라면이다.
일반라면이랑 똑같지만 여기까지 올라오는데만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 허기가 진 상황이었는지,
아니면 1000m고지에서 먹는 라면이 색달랐는지, 너무 맛있었다.
안에들어있던 차슈도, 쿠로다마고도, 국물도, 면도, 여기 일하시는 아주머니도 다 좋았다.
허기를채우고 주위를 둘러보니 이 곳에서 열심히 일하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1000m의 고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문명과 떨어진 이 곳에서 문명의 사람들을 맞아 장사를 하고 먹고 사는 사람들..
어떤생각을 하고 살며,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을까? 이 곳에서의 삶은 과연 어떨까?
나는군 생활을 이와 비슷한 높이의 산 꼭대기에서 해봐서 이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배를채우고 이제 ‘오와쿠다니’로향한다.
유황온천물이 졸졸 흘러 내려오는 뜨거운 계곡을 지나 1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앞의사람들이 양산을 쓰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이 곳이 얼마나 태양과 가까운지, 얼마나 더운지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드디어도착했다!
‘오와쿠다니’, 약 3,000년 전에 수증기가 폭발하며 만들어낸 분화구이다.
희뿌연수증기와 함께 코 끝을 찌르는 유황 냄새가 화산 활동의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이곳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이곳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다고 하여, 지고쿠[地獄 : 대지옥]라 부르며 두려워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분화구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물이 끓어오르는 온천못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저온천못 안에는 지금도 달걀이 들어가있고 저기서 삶은 달걀이 나와서 바로 포장되어 판매되기 때문에
달걀도우리나라처럼 차가운 것이 아닌 따뜻한 상태로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게 세심한 배려다.
사람이살 수 없다는 이 곳에서도 사람은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자연의 신비를 보기 위해 몰려들고, 영감을 얻고 돌아간다.
우리는이 지옥에서 감동을 얻고, 자연은 위대하다는 것을 느낀다.
아무렇게나부서져 놓여 있는 저 바위들도 수증기와 합쳐지니 장엄함마저 느껴졌다.
자신을홍콩에서 왔다고 소개한 한 중국인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고는 내 사진도 찍어주겠다고 말했다.
홀로와서 난감했는데 다행히도 땀에 쩔은 모습이나마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로프웨이를타고 내려온 곳은 또 하나의 핫 스팟인 ‘아시노호수’였다.
로프웨이안에서 본 탁 트인 호수가 내 맘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아시노 호수', 면적 6.9㎢, 둘레 18km, 최대수심 43.5m, 수면높이 723m인 대호수이다.
하코네 전역을 잇는 이 바다같은 느낌의 호수는 관광의 중심지로써 하코네를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 깊은 호수는 하코네 관광 외에도 또 다른 것으로 일본에서 유명하다.
바로 일본 전역을 들끓게 한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이 주변에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비밀 기지가 있다고 하며, 실제 애니메이션 속에서는
아시노 호수를 배경으로 전투를 벌이는 장면도 나온다.
아시노 호수 주변으로 오면 이렇게 에반게리온 관련 상품들을 아직도 팔고 있다.
그만큼 일본에서 에반게리온의 인기는 엄청나고, 중요한 문화 트렌드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지상 낙원과도 같은 곳에서의 삶은 과연 어떨까?
눈 앞의 바다와도 같은 호수 크기에 감명받으면서 살고 있을까?
이 곳엔 평화로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곳은 과연 관광지인가, 한적한 동네인가?
아시노 호수 주변은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동네' 정도라고 정의할 수 있으려나?
이 곳에서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소운잔으로 향하던 등산전차를 탔던 할머니 가족과도 마주쳤고,
러시아에서 놀러온 여자들, 연인들, 다양한 가족들이 섞여서 햇살 속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배가 오길 기다렸다.
간만에 한적한 여유를 즐기며 유람선을 기다렸다.
드디어 아시노 호수를 건널 수 있는 유람선이 도착했다.
유람선의 디자인이 대항해시대를 거닐 수 있을 것 같은 범선의 디자인이지만
실제로는 플라스틱 같은 재질로 되어있고, 컬러도 너무 색감있기 때문에 그 시절의 풍취를 느낄 수 없었다.
하코네 관광의 하나의 어트렉션 정도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배 위에서 볼 수 있는 정취는 이 배 처럼 모방이 아닌 '진짜'이다.
순서를 기다렸다가 차례대로 탑승했다.
배 위에서 본 아름다운 풍경들도 감동을 자아내기엔 충분했다.
이 배 위에서 가장 유명한 스팟을 꼽는다면 후지산을 들 수 있는데,
맑은 날에는 저 능선 너머로 후지산이 보인다고 하니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을 바라볼 수 있는 핫스팟인 것이다.
이 곳에는 ‘사카사 후지’라는 말이 있는데, ‘맑은 아시노 호수 위에 거꾸로 비친 후지산’을 뜻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낀 안개로 후지산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아까 사진을 찍었던 러시아 여자들이 다가와 '후지산이 어디 있느냐'고 나에게 물었는데,
'안개' 라는 단어를 알지 못해 그냥 간단하게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대답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하코네유모토'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하코네 여행은 '일상으로의 탈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곳은 '문명을 벗어난 자그마한 세계', 혹은 '우림 속에 문명의 이기를 약간 옮겨놓은' 곳이랄까?
하여튼 현실 세계와는 다른 또 하나의 세계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환상적인 경험. 그 속에 숨어있는 대자연의 영험함, 그리고 탁 트인 전망.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헤어나올 수 없는 감동. 그 곳이 '하코네'였다.
지금 일상의 탈출을 원한다면, 하코네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니, 강력 추천한다.
출처: 영삼성
[원문] [대구조/정재훈] 대자연의 영험함, 몽환적인 산 속 마을 '하코네'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