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22년째 시댁살이 중입니다.

힘들어요201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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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2살 대학생입니다.

 

요즘 가족 문제로 머리가 어지러울만큼 힘드네요.

 

 

 

 

 

 

 

제목 그대로 저희집은 22년째 시댁살이 중입니다.

 

할아버지는 아빠가 고등학생 무렵 일찍 여의셨고, 홀어머니와 4형제가 자수성가하여 현재는 각자 건물 한 두개 씩은 가지고 있을만큼 독립했습니다.

 

경제적으론 독립했지만, 결혼한 아빠의 4형제 누구도 독립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건물 옆 건물은 작은아빠 소유입니다. 그 곳 3층에는 할머니가 살고 계십니다.

 

옆 건물 1층과 저희 건물 1층을 터서 작은아빠께서는 자영업을 하고 계시고,

 

저희 건물 2층은 어머니가 자영업을 하십니다.

 

그리고 저희 건물 옆 건물은 아빠가 세를 받아 자영업을 하고 계셔요.

 

나란히 3건물이 전부 저희 가족들의 삶터이자 일터입니다.

 

 

 

아직 안 끝났어요. 저희 건물 2층의 어머니 가게는 절반으로 나눠 저희 집이 살고 있습니다.

 

이 블럭 뒷 블럭에는 2,3층 나란히 작은 집 (2,4째)이 살고 있구요.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아파트에 나머지 3째 작은집이 살고 있습니다.

 

 

전부 5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각자 집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할머니께 4형제가 돈을 모아 집을 마련해드리고, 집세 및 유지비를 드리지만 할머니는 아빠 가게에서 일을 하십니다.

 

이 문제에서도 아주 많은 분란이 있었지만 할머니께 대항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들 포기를 하고 살아요. 아빠와 작은 아빠들은 신나겠죠. 본인 엄마랑 같이 사니까요.

 

 

 

엄마께서는 아빠를 이해하라고, 50년 삶을 20년 산 네가 어떻게 바꾸겠냐고 하시지만 저는 이해할 수 없네요

 

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니와 네 형제가 먼저에요.

 

저희 집이 이달 내에 이사를 간다고 해요. 아빠는 가게를 그만 두실꺼라고 하구요. 전 그걸 어제 알았어요.

 

아빠는 항상 그런 식이에요. 차를 사도, 이사를 가도, 집을 사도 저는 이사를 하거나 차를 타고서야 알아요

 

저는 어리니까 그렇다고 쳐요. 엄마도 제가 전해준 말을 듣고서야 아셨대요.

 

저는 이 얘기를 작은 엄마와 동네 소문을 전해듣고서 알았어요. 아빠는 할머니께는 말을 하고, 할머니는

 

이 사실을 온 동네에 얘기를 하고 다녀요. 그럼 흘러흘러 우리 가족이 전해 들을 수 있구요.

 

물론 이 후의 결정에 저희 의견은 조금도 반영이 안됩니다. 아빠 집이니까 그런거래요. 아빠 명의니까요.

 

할머니는 불쌍하니까 말씀해주는 거랍니다. 참.. 불쌍한 사람이 없나봐요 세상엔

 

 

 

 

 

 

아빠는 새벽까지 장사를 하시고 새벽 늦게서야 집에 오시고, 저희 집은 항상 저 엄마 동생 세식구에요.

 

아빠랑 지금까지 어디 한 번 나가본 기억이 없네요. 마트든, 여행이든, 휴식이든요.

 

하루라도 가게를 쉬시면 안된대요. 그래야 안 망한대요. 엄마는 50이 넘어간 뒤로는 일요일에 쉬십니다.

 

아빠는 엄마가 그래서 안되는거라네요. 집안일은 당연히 하는게 아니냐구요.

 

아, 아빠는 엄마께 생활비를 안주세요. 벌어서 어디다 쓰냡니다.

 

공과금, 보험금, 학비로 허리가 부러진답니다. 아빠는 나머지 돈은 어디다 쓰는지 궁금해요.

 

위에 말했던 저희 건물은 아빠와 할머니의 공동명의에요.

 

아빠한테 왜 엄마껀 없냐고 하니까 어차피 할머니 돌아가시면 저희 주실껀데 명의가 무슨 상관이녜요.

 

맞아요. 명의 같은건 아무 상관 없는데 왜 할머니 앞으로 한걸까요.

 

 

 

 

저희 집은 저희 건물에서 저희가 장사하고 저희 주차장에서 차가지고 나가는데 제가 망을 봅니다.

 

먼저 나가서 망을 보고, 아빠 가게에서 일하시는 할머니가 안보이면 차를 갖고 나가요.

 

명품을 사다 나르는 것도 아니고, 놀러다니는 것도 아니고 외식이라도 한 번 할라 치면 그래요.

 

주차하려다가 할머니가 주차장을 지나가기라도 하면 동네 드라이브 시작이에요. 신나요.

 

 

 

한 번은 외할머니께서 닭을 좋아하시는데 제가 치킨집을 하니 닭강정 3박스를 택배로 붙인 적이 있어요.

 

물론 거기서 사드실 수도 있지만, 시골이어서 읍내까지는 30분 이상 걸리고,

 

제가 이번에 가게를 열었다고 하니 드셔보시고 싶다고 하셔서요.

 

어떻게 아셨는지 할머니께서 옆에 앉아 조그맣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생전 닭 한마리 안 갖다 주더니...", "저번에 어쩌다가 강정을 먹어보니까 그렇게 맛있던데.."

 

말로는 갖다 드리라며, 본인이 언제 그런거 뭐라고 한 적 있냐면서 저 나가는 뒤통수에다가도 말씀하세요.

 

더운 날, 제 입에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물려 있으면 난리가 납니다.

 

물론 할머니 챙겨다 드려요. 근데 매번 제가 뭘 먹고픈 모든 순간 그럴 수는 없잖습니까.

 

그럼 시작 됩니다.

 

본인은 100원이 아까워서 손을 벌벌 떤다느니, 고물상에 폐지 주워서 3000원을 벌었다느니 그런 소리요.

 

새 옷? 새 가방? 새 신발? 난리 나죠. 가게 갈 때는 무조건 누가 줬다, 어디서 구했다고 해야해요.

 

 

 

명절에도 한 번도 외갓댁에 가본 적이 없어요.

 

외갓집은 여기서 2~3시간 정도 걸리는 지역이고, 할머니 집은 옆집이에요.

 

하지만 명절 둘째날 점심을 먹고 출발해야 된답니다. 점심 먹으면 또 말이 달라져요.

 

이제 생각해뵈 진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네요.

 

 

 

할머니, 아빠 막말에 넌덜머리가 납니다.

 

죽어버려야지, 내가 죽어야지 이런 말은 그냥 우울하면 이유없이 하는 말이구요.

 

등록금이 아깝다느니, 만날 돈갖다가 쓰는게 네 일이라느니 돈벌레 취급은 뭐...ㅋ...

 

할머니는 저한테 엄마 부를때도 너네 엄마라고 불러요.

 

무슨 일 있어서 분란이라도 생기면 억울하다고 드러누워서 소리지르면서 우십니다.

 

저보다 딱 쉰살 더 많으신 할머니께서요.

 

 

 

 

아 그리고 엄마께서는 미용실을 하셔요.

 

원래 되게 잘 됐었는데, 아빠가 아빠 가게 옆에 차려주고는 못나가게 하네요. (미용실 자리는 아니에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단골 손님들 상대로 운영하고 계십니다.

 

할머니는 매일 아침 미용실에서 머리감는 여자에요. 엄마가 머리를 감겨주면 시원하다나 어쩐다나.

 

그냥 앉혀놓고 가위질 몇 번 하면 몇 천원 뚝딱 나오는거 아니냡니다.

 

그래서 본인이 나물 따신거, 꺾어오신거 푸대째 미용실 입구에 갖다놓으세요.

 

쉬는시간에 앉아서 뭐하냐고... 그거나 다듬으라고. 그럼 손님 없을땐 다듬으면 되요. 신나게.

 

 

 

 

 

 

 

 

사실 위에서 말한 거 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일이 있어요.

 

저는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살 얼음 위의 전쟁이 왜 계속되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모두들 서로 미워하고 불행해지는 이 시간들을 지쳤다고 아무도 바꾸려 하지 않고 어리다고 침묵하래요.

 

아마 이사를 해도 저희 건물 뒷 집으로 할 것 같습니다.

 

어제는 진짜 죽을 것 같다고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고 아빠랑 충돌이 있었어요.

 

아빠는 남의 얘기를 안 들어요.

 

아무리 논리적으로 얘기를 해도 "난 싫어!" "기분 나쁘니까 조용히 좀 해라"라는 감정적 반응이 다에요.

 

할머니는 불쌍하니까 할머니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합니다. 뭐가 불쌍한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경제적 독립도 안되는데 학교 자퇴하고 취직해서 다 뒤집어 엎고 싶어요.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이 시집살이, 창살 없는 감옥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조언 좀 해주세요.

 

 

 

 

 

+) 저는 아빠가 저흴 위해서 희생했다고 생각 안해요.

 

아빠 고생하셨어요. 진짜 일년에 명절 하루 이틀 쉬고 매일 일하시고 새벽까지 일하시는거 다 알아요.

 

그렇지만 저한테 아빠는 아빠로 느껴진 적이 별로 없어요.

 

외갓집에서도 항상 자고 있었을 뿐이고, 가게가 끝나도 스트레스를 풀려고 술을 마신다고 

 

3~4시에 들어오셨으니 볼 수 있는건 아침에 씻지도 않고 거실에 널부러진 아빠 모습 뿐이었어요. 

 

아빠는 아빠가 '돈을 벌어서 부양한다'라는 만족감에 취하기 위해서 그렇게 사신 것 같아요.

 

폐륜처럼 들리겠지만, 아빠는 우리가 왜 불행한지 뭐가 힘든지 말하고 소리질러도 할머니가 먼저니까요.

 

왜, 엄마랑 결혼하셔서 가정을 이룬건지 모르겠습니다. 할머니랑 둘이 사시면 될 것 같은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