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목격자이기 때문에 경찰들의 감시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이준혁 앞에선 무용지물일 뿐이다. 왜냐고? 정보 앞에선 총도 무의미하니까. 경찰들의 경로와 교대시간을 정확히 알아내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하루. 즉, 내가 꿈속에서 살인자의 악몽을 꾸는 동안 다 이뤄졌다는 소리다. 알고 있다는 듯이 준비한 정보들. 혹시나 해서 물어보았지만 단순히 심심풀이란다. 이렇게 인간들은 재능을 썩히고 있다.
"음……. 이렇게 하면 소동이 날까?" "예전에도 사용해봤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지. 대신 오늘 밤 뿐이야 알지?" "응, 걱정마 그 새끼 멱살 잡고 끌고 올 테니까." "입만 살아서는……." "지는"
우리 둘은 서로 마주보며 바보처럼 킥킥거렸다. 그 웃음이 점차 잦아들 때쯤 우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따르르르르릉!!!!
"가자." "라져~"
평소에는 듣지 못할 정도로 큰 소음이 고막을 때렸다. 익숙한 소음. 화재경보기다.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처럼 빠르게 인파에 섞여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도 드물다. 여기저기 김밥 옆구리 터진 것처럼 병실에서 사람들이 줄줄 뛰쳐나왔다. 휠체어를 탄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들 침착하게 대피하고 있었다. 이것만 봐도 준혁이 얼마나 이 방법을 많이 사용한 지 알 수 있었다. 이런 작전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다니……. 미쳤거나 또라이거나 둘 중 하나가 틀림없다.
"어…어!!"
하지만 이런 상황에 익숙지 않은 형사들은 어찌할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며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자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용의자가 도망간다!!"
역시 내가 용의자였던 거야? 이런……. 하긴 첫 목격자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니까.
"빨리 쫓아!! 병신들아! 뭐하는 거야!! 지금 불이 문제야!? 저 새끼 놓치면 우린 모가지야!"
목숨을 아끼지 않은 투철한 직업정신이라니……. 저런 분들 덕분에 우리 대한민국이 그나마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그분들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숨어있던 형사까지 합해서 거의 5명이란 인원이 모였지만 이 복잡한 인파에서 나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만약 찾는다고 하더라도 여러 인파 때문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 가 없었다. 한 형사는 화장실에 있다가 뛰쳐나왔는지 허리띠가 덜렁거리는 보기 흉한 모습으로 쫓아왔다. 복도에 많은 인파가 몰리기는 했지만 금방 그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제는 몇몇 노인 분들만이 젊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뭔 놈의 환자가 저렇게 빨러!?"
형사들은 짜증으로 가득 찬 불만을 토해냈다. 왜냐 하면서 미친 듯이 웃으면서 뛰어가고 있는 ‘나’ 때문에. 매일 범인들과의 추격전으로 단련된 그들이었지만 그래도 ‘나’를 쫓을 수는 없었다. 누가 ‘나’를 환자라고 믿겠는가?
"나 김현수가 너희 같은 짭새들한테 잡힐 것 같나? 으하하하핫"
사람 없는 복도에 쩌렁 울릴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뛰어간다. 그 소리 덕분일까 목표가 정해진 형사들은 험악해진 얼굴로 쫓아갔다.
"휴……. 이제 나와도 되겠지?"
쓰레기통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나는 슬그머니 기어 나왔다. 청바지에 오리털자켓. 환자로는 보이지 않는 복장으로 변장했다. 이게 바로 이준혁이 말한 작전이다. 경보기로 형사들의 판단력을 저하시킨 뒤, 이준혁이 나의 이름이 적힌 환자복을 입고 도주한다. 물론 준혁과 난 체격은 비슷하다. 그들은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이기에 김현수 병실에서 나온 사람은 무조건 김현수라고 멋대로 믿은 것이다. 거기다가 도주하면서 자기 자신을 김현수라고 자칭한 덕에 더욱 쉽게 믿어버린다. 평범한 상황이라면 의심할 상황이었지만 혼란이라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손자병법에도 나오는 방법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저 녀석은 뛰어난 책략가임은 틀림없다. 족쇄가 사라지고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어느새 경보기가 꺼져버린 병원은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흐으으음~”
평소에도 좋아하는 ‘달에 홀린 피에로’ 바이올린 부분을 콧노래로 따라 부르며 목적지를 향해 걸어갔다.
옆방의살인마4
출처 : http://www.humoruniv.com/
< 웃대 : 듀라라님 >
살인 목격자이기 때문에 경찰들의 감시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이준혁 앞에선 무용지물일 뿐이다.
왜냐고? 정보 앞에선 총도 무의미하니까. 경찰들의 경로와 교대시간을 정확히 알아내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하루. 즉, 내가 꿈속에서 살인자의 악몽을 꾸는 동안 다 이뤄졌다는 소리다. 알고 있다는 듯이 준비한 정보들. 혹시나 해서 물어보았지만 단순히 심심풀이란다. 이렇게 인간들은 재능을 썩히고 있다.
"음……. 이렇게 하면 소동이 날까?"
"예전에도 사용해봤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지. 대신 오늘 밤 뿐이야 알지?"
"응, 걱정마 그 새끼 멱살 잡고 끌고 올 테니까."
"입만 살아서는……."
"지는"
우리 둘은 서로 마주보며 바보처럼 킥킥거렸다. 그 웃음이 점차 잦아들 때쯤 우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따르르르르릉!!!!
"가자."
"라져~"
평소에는 듣지 못할 정도로 큰 소음이 고막을 때렸다. 익숙한 소음. 화재경보기다.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처럼 빠르게 인파에 섞여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도 드물다.
여기저기 김밥 옆구리 터진 것처럼 병실에서 사람들이 줄줄 뛰쳐나왔다. 휠체어를 탄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들 침착하게 대피하고 있었다.
이것만 봐도 준혁이 얼마나 이 방법을 많이 사용한 지 알 수 있었다. 이런 작전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다니……. 미쳤거나 또라이거나 둘 중 하나가 틀림없다.
"어…어!!"
하지만 이런 상황에 익숙지 않은 형사들은 어찌할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며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자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용의자가 도망간다!!"
역시 내가 용의자였던 거야? 이런……. 하긴 첫 목격자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니까.
"빨리 쫓아!! 병신들아! 뭐하는 거야!! 지금 불이 문제야!? 저 새끼 놓치면 우린 모가지야!"
목숨을 아끼지 않은 투철한 직업정신이라니……. 저런 분들 덕분에 우리 대한민국이 그나마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그분들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숨어있던 형사까지 합해서 거의 5명이란 인원이 모였지만 이 복잡한 인파에서 나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만약 찾는다고 하더라도 여러 인파 때문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 가 없었다.
한 형사는 화장실에 있다가 뛰쳐나왔는지 허리띠가 덜렁거리는 보기 흉한 모습으로 쫓아왔다.
복도에 많은 인파가 몰리기는 했지만 금방 그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제는 몇몇 노인 분들만이 젊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뭔 놈의 환자가 저렇게 빨러!?"
형사들은 짜증으로 가득 찬 불만을 토해냈다. 왜냐 하면서 미친 듯이 웃으면서 뛰어가고 있는 ‘나’ 때문에. 매일 범인들과의 추격전으로 단련된 그들이었지만 그래도 ‘나’를 쫓을 수는 없었다. 누가 ‘나’를 환자라고 믿겠는가?
"나 김현수가 너희 같은 짭새들한테 잡힐 것 같나? 으하하하핫"
사람 없는 복도에 쩌렁 울릴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뛰어간다. 그 소리 덕분일까 목표가 정해진 형사들은 험악해진 얼굴로 쫓아갔다.
"휴……. 이제 나와도 되겠지?"
쓰레기통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나는 슬그머니 기어 나왔다. 청바지에 오리털자켓. 환자로는 보이지 않는 복장으로 변장했다.
이게 바로 이준혁이 말한 작전이다.
경보기로 형사들의 판단력을 저하시킨 뒤, 이준혁이 나의 이름이 적힌 환자복을 입고 도주한다. 물론 준혁과 난 체격은 비슷하다.
그들은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이기에 김현수 병실에서 나온 사람은 무조건 김현수라고 멋대로 믿은 것이다. 거기다가 도주하면서 자기 자신을 김현수라고 자칭한 덕에 더욱 쉽게 믿어버린다. 평범한 상황이라면 의심할 상황이었지만 혼란이라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손자병법에도 나오는 방법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저 녀석은 뛰어난 책략가임은 틀림없다.
족쇄가 사라지고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어느새 경보기가 꺼져버린 병원은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흐으으음~”
평소에도 좋아하는 ‘달에 홀린 피에로’ 바이올린 부분을 콧노래로 따라 부르며 목적지를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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