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했던 여친이 그립다...

열등감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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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27살 취준생입니다.

휴학하고 취업 준비하느라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하지만, 마음이 심란하니 공부가 될리 없네요...

제게는 한 살 많은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여자친구의 직업은 신부감 1위라는 초등학교 여교사입니다. 24살때 발령받았으니 벌써 5년차네요... 그에 비해 저는 좋은말로 취준생, 흔한 말로 백수죠... ㅠㅜ

저희는 3년전에 교대다니는 제 친구녀석 소개로 만났습니다. 제가 원래 통통한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친구 녀석이 딱 니 이상형에 성격도 완전 천사라며 소개시켜줬었어요... 솔직히 처음 만났을땐 제 스타일 아니었습니다. 통통이 아니라 뚱뚱에 가까웠거든여,,, 그냥 밥이나 먹고 가야지 생각하고 삼겹살을 먹자고 했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기다리고 어쩌고 하면서 한 시간정도 있었던거 같은데, 그 한 시간동안 외모는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매력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여, 그리고 제가 피부 좋은 여자를 좋아하는데 피부는 대박이었거든요,,, 거기다 뭐가 그렇게 수줍은지 말도 잘 못하고 베시시 웃는게 천상 여자같고 귀여웠습니다. 그래서 밥 먹고 나오면서 제가 먼저 사귀자고 했어요. 생각해보겠다고 하더군요. 정확히 한 달 뒤에 그러자고 대답하고 그때부터 사귀기 시작해서 지금 횟수로 4년차에요...

저희는 알콩달콩 커플보다는 편하고 담담하게 만났습니다. 여자친구가 연상인데다 애교가 없는 스타일이거든요. 저도 여자친구가 좋긴 했지만, 예전 여자친구들 만날때처럼 뜨겁게 불타오르는 그런건 없었습니다. 그냥 잘 챙겨주고 배려해주고 이해심많고 만나면 누나 같고, 때로는 엄마 같기도 했어요... 힘들면 기대고싶고 의지하고 싶은 그런 스타일의 여자였습니다. 나쁜놈 소리 듣겠지만 연애보다는 결혼하면 좋겠다는 생각하며 만났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들, 퇴근이 빠르잖아요. 퇴근하면 대부분은 항상 집에 와서 책 보고 다음 날 수업 준비하고, 조카랑 놀아주고 그러면서 시간 보내더라구요. 주말에나 가끔씩 친구들 만나는데 그것도 딱 두 세 시간, 그냥 밥 먹고 커피숍가서 얘기하고 그러지, 늦게까지 노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항상 열시전에는 집에 들어와서 늦어도 열한시에는 자고 다음날 출근하고 그야말로 모범생스타일이었어요. 결혼하면 살림도 잘하고 내조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죠. 상대적으로 친구들 좋아하고 술자리 좋아하는 저는 그 전까지 여자친구 만날때와 달리 구속 받지 않고, 싸울 일이 없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제가 친구를 좋아해서 여자친구 사겨도 일주일에 3번 여자친구 만나면 4번은 친구들 만나야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그 전까지는 여자친구 사귈때 이런걸로 엄청 많이 싸웠습니다. 또 친구들 만나면 술마시고 그러다보면 늦게 들어가는데, 여자들은 그런거 싫어하니까 가끔 거짓말하게 되고 그러다 들키면 거짓말했다고 또 잔소리듣고,,, 그러다 지쳤거든요... 그런데 지금 여자친구는 그런걸로 잔소리 한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친구들 만난다고하면, 재밌게 놀다 들어가라고하고 제가 연락할때까지 한번도 어디냐, 뭐하냐 그런거 묻는 문자조차 안합니다. 너무 풀어줘서 가끔은 날 좋아하는게 맞나 의심이 들 정도니까요...

아무튼 구속하지 않으니, 거짓말하지 않아도 되고 제가 어떤 행동을 해도 삐지거나 비난하지 않고 이해하고 배려해줍니다. 그러다보니 만나면서 싸운 적이 거의 한 번도 없는것 같아요. 물론 여자친구는 싸울 일을 아예 하지 않습니다. 집에도 일찍일찍 들어가고 술도 거의 안마시고 저 만날때도 약속시간에 늦거나 괜한 일로 삐지거나 한 적이 아예 없어요. 한마디로 이런 여자가 있나 싶을 정도로 대인배죠... 제 여자친구지만 정말 완벽한 여자에요. 단 하나 뚱뚱한거 빼고는... 지나가다 쳐다볼 정도로 뚱뚱한건 아니지만 통통보다는 약간 뚱뚱 쪽에 가까웠어요. 한번도 물어보지 않았고 그래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70kg정도나갔을거에요. 키는 167이구요. 거기다 꾸미는거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옷도 항상 티에 바지 같은 것만 입고, 머리도 늘 어깨까지 닿는 머리 그냥 묶고 다니고 화장도 딱 비비크림에 챕스팁 바르는 정도였어요. 다행히 피부가 좋고 얼굴이 귀염상이어서 못봐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거같아요. 살도 좀 뺐으면 좋겠고 다른 여자들처럼 옷이나 머리도 예쁘게 꾸몄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이상하게 저도 그런걸 여자친구에게 얘기한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아마도 그런 점 빼고는 너무 완벽한 여자친구한테 그것까지 바라는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고, 아까도 말했지만 연애보다는 결혼 생각으로 만났기때문에 그냥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했던것같아요. 그런데 그런 여자친구가 변했습니다. 성격이 아니라 외모가요,,, 작년 겨울방학 때 미국에 사는 이모 집에 3주 정도 다녀왔는데, 살이 좀 빠져서 왔더라구요.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살이 좀 빠진것같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 뒤로 쭉 다이어트를 하더라구요. 헬스도 끊어서 다니고 먹는 것도 조절하면서요. 그렇게 다이어트를 한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살도 많이 빠지고 정말 예뻐졌습니다. 뚱뚱한 여자는 긁지 않는 복권이란 말,,, 정말 실감했습니다. 얼마전에 학교에서 아이들 신체검사할때 자기도 인바디했다고 하길래 몇 키로냐고 물었더니 50kg이라고 하더군요. 키가 167이니 완전 늘씬한 몸매가 된거죠. 그냥 딱 봐도 느껴져요... 날씬하면서 몸매 좋은게...... 거기다 살 빠지면서 옷, 머리, 화장 스타일이 조금씩 변하더니 지금은 예전이랑은 아예 다른 사람 같아요. 옷도 몸에 피트되는 치마나 스키니 위주로 입고, 머리도 쵸콜렛 색으로 염색해서 기르더니 집에서 항상 만지고나오는지 말날때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릅니다. 대박인건 화장인데, 4년 만나면서 화장한 모습을 한번도 못봤기때문에 (심지어 공개수업이나 학부모 총회 같은, 학교에 중요한 행사 있는 날도 화장을 거의 안했어요...) 저는 여자친구가 화장을 하면 그런 얼굴이 될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몸에 딱 붙는 원피스를 입고 풀메이크업을 하고 왔는데, 저는 제 앞에 와서 앉는데도 제 여자친군지 몰랐어요... 진짜 예쁘더군요... 아이라인에 속눈썹, 볼터치까지 하고 나왔는데 정말 그냥 길거리 지나가다 마주치면 돌아볼 정도였어요... 그리고 실제로 그 날 같이 돌아다니는데, 남자들이 흘끗흘끗 많이도 쳐다봤습니다. 사실 처음엔 여자친구의 이런 변화가 좋았어요. 남자들은 그런거 있거든요. 내 여자친구가 예쁘고 몸매 좋으면 괜히 내가 잘난 놈 같고 기가 살고 이런거요... 친구들도 만나면 제 여자친구 얘기만 하고, 심지어 요즘엔 친구들 만나러 나가면 여자친구 데리고 오라고 난리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도 잠시, 저는 지금, 예전 여자친구의 모습이 그리워요... 외모 빼고 완벽했던 여자친구가, 이제 외모마저 완벽해졌는데, 저는 지금 전에없이 불안합니다. 사실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지금 취준생이자 백수에요... 스펙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항상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하지만, 뚜렸한 비젼도 없고 자신감마져 떨어지고 있어요... 그런데 제 여자친구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에요. 안정적인 직업에다 퇴근 시간도 빠르고 아이들 교육도 잘 시킬것 같은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감으로 선호하는 직업이죠. 실제로 만나면서 누구보다 많이 느꼈구요.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제 여자친구는 결혼할 여자로는 퍼팩트입니다. 그래서 예쁘지 않아도, 조금 뚱뚱해도 왠지 제가 기우는것 같았고 그나마 외모에서 제가 여자친구보다 낫다고 생각되서 괜찮았는데, 지금은 그 외모마저 여자친구가 저보다 월등히 우월해져 버렸습니다. 모든 조건에서 제가 한참 모자란것같아요. 거기다 예전에는 여자친구가 퇴근하면 항상 집에와서 가족들하고 시간을 보냈는데, 요새는 퇴근하면 바로 헬스장에 가서 2~3시간이나 운동을 하고 옵니다. 운동하는 동안에는 연락해도 잘 못 받구요.... 여자친구 다니는 헬스장이 규모도 크고 젊은 남자들도 많이 다니는데, 솔직히 좀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에요. 저도 예전에 운동다닐때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들이 운동하러 오면 관심도 가고 친해지고 싶고 그런 생각 들었었는데, 혹시라도 누가 여자친구한테 대쉬하진 않을까, 트레이너들이 운동 가르쳐준다고 접근하고 연락처 물어보고 그런건 아닐까 걱정이되요... 또 요새는 매주 수요일마다 봉사하러 다니는데, 거기에서도 여러 사람들 알게 되고 인맥이 넓어지는것같아서 그것도 신경쓰이고, 솔직히 저도 공부해야하고 취업 준비하다보니 여자친구랑 많이 만나지 못하는데, 상대적으로 여자친구가 외부활동을 많이 하고 다니니까 그런게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안그래도 살빠지고 예뻐지고나서는 저랑 같이 다녀도 남자들이 많이 쳐다봐서 신경쓰이는데, 혼자 다니거나 친구들이랑 있을때 남자들이 대쉬하진 않을까, 친구들 통해서 소개시켜 달라는 말을 듣진 않을까, 집안을 통해서 선자리가 들어오진 않을까 전에 없던 걱정들이 하나 둘씩 늘어만갑니다. 저는 준비된게 하나도 없지만, 여자친구는 지금 당장 결혼해도 될만큼 모든 조건이 갖춰져있으니까요... 게다가 결혼 적령기라 집안에서 결혼 얘기도 나올것같은데, 여자친구가 저를 떳떳하게 소개할 수 있을까 싶어서 미안하기도 하구요... ㅠㅜ  물론 여자친구의 성격이나, 제게 대하는 행동은 예전과 달라진게 없습니다. 달라진건 너무나 예뻐진 외모와, 예전보다 많이 바빠졌다는 것뿐이에요... 그런데 저는 지금 너무 불안하고 여자친구의 예뻐진 외모가 달갑지 않습니다. 차라리 예전처럼 외모에 신경 안쓰고 뚱뚱했으면 좋겠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불안하고 제게 이렇게 자괴감이 들진 않았으니까요... 지금은 여자친구 생각을 하면 편안함보다는 유쾌하지 않은 긴장감이 들고, 여자친구를 만나도 한없이 작아지는 저를 느끼곤합니다. 여자친구도 그런걸 느끼는지 잘 될 거라고 많이 응원도 해주고, 저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표현해주려고 노력하지만, 저는 왠지 여자친구를 뺏길것같은 불안한 예감이 불쑥불쑥 엄습하곤 해요... 그러다보니 저도 모르게 여자친구한테 소심하게 굴고, 이상한 행동만 하게 되네요... 여자친구가 살빠진 뒤로 저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열심히 운동하고 먹고 싶은것도 참아가면서 살뺐다고,,, 살빠지니까 예쁘냐고 물어본적이 있는데, 제가 한 대답이 뭐였게요,,, 살도 원래 예쁜 사람이 빼야 이쁜거라고,,, 너는 살빠져도 크게 달라져보이는것도 없고, 오히려 얼굴만 늙어보인다고 그랬어요.... ㅠㅜ  화낼만도 한데, 제 여자친구는 역시나 화 한번 안내고 그렇구나,,, 얼굴 살은 안빠지도록 최대한 노력할께, 너한테 이뻐보이고 싶어서 뺀건데 너한테 안예뻐보이면 아무 소용 없는데,,,, 더 노력해야겠네,,, 하면서 베시시 웃고 말더라구요,.,,,

미안하고 염치없는데 한편으론 화도 나고 짜증도 났습니다. 아마도 제가 이렇게 구는건 못난 자존심이겠죠... 오늘 월급날이라고 맛있는거 먹자고 온 카톡을 보고 안 읽은척 하고 있는 제가 이렇게 못나 보일수가 없네요... 참 우울하고 슬픈 하루가 이렇게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