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게임9

왕보리2012.05.19
조회1,549

출처 : http://www.humoruniv.com/
< 웃대 : hirurika님 >

 

[연작] 살인게임 (9)

 

"뭐가 보이죠?"

"문이... 열리면서 경찰 아저씨들이 많이 들어왔어요."

"좀 더 거슬러 올라가보죠. 자, 이제 뭐가 보이나요?"

"그 남자가 있어요..."

"그게 누구죠?"

"날 납치한 사람... 그 사람이 말했어요."

 


[연작] 살인게임 (9)

 


"그럼 이제 2탄을 시작해 볼까?"

 


고요한 방안에서 철규 녀석의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녀석의 목소리에 침대 위에서 누군가가 몸을 움찔 거렸다.

아마도 내가 정신을 잃기전 봤던 여자일 것이다.

눈은 안대로 가려놓았지만 대체로 예쁘장한 그녀의 얼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난 말야 항상 이상했어."

"..."

"여자의 벗은 몸을 봐도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했거든."

"읍..."

 


철규 녀석은 침대에 묶여 있는 내 귓불을 어루만지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녀석의 역겨운 입김이 코끗에서 불쾌하게 맴돌았다.

 


"근데 말야. 알고봤더니... 크큭. 글쎄 응? 무슨말인지 알아?"

"쿠으으...읍."

 


귓불에서 떨어져 나간 녀석의 손이 잠시후 내 어깨를

스쳐 지나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이자식 그냥 죽여버릴까?

 


"우히히. 너, 너도 좋지?"

"우그그그..."

"왜 그래? 뭔가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거야?"

 


녀석은 내 마음을 눈치챈 듯 순순히 입을

막고 있던 구슬을 빼내어 주었다.

이제야 좀 살 것 같군.

 


"일단 안대부터 풀어라."

"아직 니가 어떤 처지인지 실감이 잘 안나는가본데."

"지금 날 풀어주면 아프지 않게 죽여줄게. 정말이야."

"푸하하하. 뭐?"

 


짜악.

 


철규녀석의 손바닥이 내 얼굴에 적중했다.

싸한 고통이 왼쪽 볼을 타고 전해져 오는가 싶더니 이내

반대쪽 뺨에서도 번쩍 불이 났다.

 


"이제 좀 실감이 나?"

"아무래도 넌 편하게 죽긴 글른 것 같다."

"이게 끝까지 날 웃기려 드네?"

 


퍼억.

 


코에서 시큰한 고통이 짜릿한 쾌감을 전해주었다.

오랜만에 살의가 불타올랐다.

어떻게 죽일까?

 


"이젠 그래도 좀 무섭지? 그럼 빨랑 엎드려. 얼른 끝내고

쟤도 좀 귀여워 해줘야 한단 말야."

"흐으윽..."

 


녀석의 말에 옆에있던 여자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괜찮다면 이녀석을 죽인 후 저 여자도 함께 죽이고 싶어졌다.

우는 여자를 죽이는 건 정말 최고의 쾌감이다.

 


"잠깐 기다려, 남자하고는 처음이라 젤을 가져올게."

"흐흐흑... 흐윽..."

"이봐, 울지마 자꾸..."

 


울지마... 자꾸 죽이고 싶어지잖아.

난 녀석이 방에서 나간 틈을 타 재빨리 어깨 관절을 빼버렸다.

팽팽하던 줄이 약간 헐렁해졌고,

그 빈 공간을 통해 난 거의 본능적으로 줄을 풀어나갔다.

 


"오래 기다렸지? 짜쟌, 이게 바로 일본 현지에서 사온..."

 


푸욱.

 


고맙게도 녀석이 침대위에 그냥 두고간 송곳으로

녀석의 눈을 찌른 후 난 빼버렸던 왼쪽 어깨 관절을 끼워 맞추고

아직 풀지못한 발목의 줄을 느긋하게 풀어갔다.

 


"으아아아악. 으악. 내눈... 내눈... 으아아악."

"아프냐? 괜찮아 임마. 눈이 괜히 두갠 줄 아냐?"

 


바닥에 쓰러져 고통에 몸부림 치던 녀석을 보던 난

여전히 꽁꽁 묶여 침대 위에서 눈물로 얼룩진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던 여자를 향해 한번 빙긋 웃었다.

 


"이제 안우네?"

"......"

"얼른 죽이고 올게."

 


방바닥에서 뒹굴거리던 녀석을 붙잡아 일단 팔목을

반대로 접어버렸다.

시끄러운 돼지마냥 비명을 꽥꽥 질러대던 녀석의 목을

손가락으로 잡아 꾸욱 누르자 코와 입에서 피를 토하며

조용해 졌다.

 


"거봐 조용하니까 얼마나 좋아."

 


느긋한 마음으로 녀석의 몸에 존재하는 모든 관절을 반대로

꺾어버린 난 다시 꺾었던 뼈를 원래대로 맞추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조금 겪어봐서 아는데 반대로 접을 때 보다 원래대로

맞출때가 열배쯤 더 아프다.

 


"죽고 싶지?"

 


내 말에 쉴새없이 눈물을 흘리던 녀석이 미친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그럴 줄 알았지.

그러게 편히 죽여준다고 할 때 말을 들었어야지.

하여튼 어디나 버스 놓치고 후회하는 놈들은 있게 마련이다.

 


"너무 겁먹지 마. 벌써부터 그러면 어떡하냐? 이제 시작인데."

"우...우..."

"휴, 할 수 없군. 조금 쉬었다 하지 뭐."

 


난 녀석을 내버려 두고 침실로 돌아가

여자를 묶어두었던 끈을 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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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저를 보고 싱긋 웃더니 말..."

 


딸칵.

 


의사는 녹음테이프를 끄며 말했다.

 


"혜미양은 그 방에 제3자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방엔 혜미양과 납치범, 그 둘 뿐이었어요.

지금 혜미양은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납치범의 온몸 관절이 모두 반대로 접힌건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 설마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들 정도로 꽁꽁

묶여있던 여고생이 그랬다고 하시려는 건 아니겠죠?"

"물론 아닙니다. 아마도 그건 본인이 스스로 그런걸 겁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물론 되지요."

 


의사는 다시 녹음기의 재생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일단 더 들어보시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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