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평생을 외국에서 산다는 것.. 할 수 있을까요?

갈대2012.05.21
조회1,165

 +감사합니다.

 

따끔한 말씀들, 소중한 시간 내어 조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누구에게도 솔직하게 말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고 있었는데...

 

덧글들 몇 번씩이나 계속 읽어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남자친구는 오늘 집에 안 들어올 모양입니다.. 어디 가서 놀고 있겠지요...

 

뭐.. 씁쓸한 마음은 있지만. 그마저도 크진 않네요..

 

단지 잘못된 제 결정 때문에 마음 아파했을 주위 사람들과. 내 자신에게 너무나 미안해 집니다..

 

하루종일 생각해 본 결과..

 

일단 약간의 돈과 비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며칠 내로 정리하고 귀국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귀국해서도.. 다시 취직하고 생활하기 까지 물론 쉽지 않을 것 알기에... 지금도 너무 두렵지만.

 

힘내야겠지요... 바보 같은 제가 정말 미워지는 날이네요.

 

덧글 달아주신 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리구요.. 항상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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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일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글을 쓰는데.. 처음이라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도 조금 민망스럽네요.

 

저는 올해 26살 여자입니다.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결시친 카테고리에서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올립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한국에서 4년제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조금 하다가,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2달 전 남자친구를 따라 이곳으로 왔습니다.

 

여기는 동남아시아라고만 해둘께요..

 

남자친구는 어렸을 때 이곳으로 이민을 와서 현재 가족들과 함께 사업 중입니다.

 

나이는 32살이구요..

 

어학연수로 왔을 때 한인모임에서 만나서 장거리 연애를 하다가 이번에 만났습니다.

 

사귄 지 3년 쫌 넘었구요... 결혼 전제 하에 양가 부모님께 허락받고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오기 전까지만 해도 워낙 오랜 시간을 떨어져 지낸 터라 만나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역시 현실은 그게 아니더라구요.

 

같이 살다 보니 이것 저것 부딪히는 것도 한 두번이 아니고, 성격도 워낙 둘 다 고집이 센지라..

 

그래도 남자친구가 많이 받아주는 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타국이다 보니 친구들도 한명도 없고,,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인모임에 많이 친하지 않은

 

몇 명 언니오빠들 뿐이었으니깐요.

 

제가 여기에 오면 바로 일자리를 구해서 일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오니깐 취직도 쉽게

 

되지않고 2달 동안 놀면서 집안일만 했네요..

 

처음에는 새 시작이 마냥 설레고 기뻐서 일자리는 생각도 잘 못하고 그냥 저냥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 사이 두 달이 흘렀더군요.

 

그 동안 남자친구와 크게 작게 많이 싸웠었는데.. 어제 일이 터졌습니다.

 

사소하게 시작된 싸움이 감정이 격해지니 점점 커지더라구요. 그리고 한달 전 부터인가....

 

막연하게 여기서 평생을 살고 싶진 않다.. 한국이 그리워 지기 시작했던 제 마음이 터져버렸습니다.

 

싸우다가 "나 이렇게는 못 살겠다.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살아야 하냐. 너랑 더 이상 못 살겠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렇게 어떻게 사냐. 니가 나가든 내가 나가든 하자"

 

그랬더니 그럼 같이 살지 말자고 하더라구요. 대신 그냥은 못 나간다고.. 그동안 썼던 돈을 내놓으라고..

 

제가 처음에 여기 올 때 사실 돈을 많이 들고 오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살 준비는 남자친구가 하고, 대신 생활하면서 집세와 생활비를 반반씩 내기로 했었구요.

 

하지만, 제가 수입이 없다보니 그동안 남자친구가 돈을 내왔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알았다 주겠다 하고 앉아서 이것저것 계산을 했습니다.

 

집세와 가구 산 것들.. 생활비.. 이것 저것 합쳐보니 5백 만원이 나오더군요.

 

그 당시에 너무 화가 나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 알겠다고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저희 어머님께 연락드려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지금 생각해도 정말 피눈물이 나네요..

 

여기 올 때도 반대하시던 부모님.. 제 고집으로 상처 드리고 온거라....

 

어머님께서는 일단 천천히 생각을 더 해보고, 그래도 귀국에서 후회안 할 자신 있으면 오라하셨습니다.

 

돈은 생각하지 말구요.

 

남자친구는 옆에서 통화하는 것 다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가라고 돈은 내일 줄테니깐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 돈에는 집세 생활비 모든 것이 다 포함되어 있으니, 더 이상 당신이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고...

 

그랬더니 제가 그 돈을 줄지 안 줄지 못 믿어서 못 나가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어제 밤이 지나고.. 오늘 남자친구는 출근하고, 저 혼자 남아 이렇게 글을 씁니다.

 

참으로.. 머릿 속이 답답합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평생을 살 자신도 없고, 귀국해서 후회 안 할 자신도 없습니다.

 

남자친구.. 성격은 불 같지만 저만 많이 사랑해주었던 사람입니다.

 

늘 서로 사랑하지만, 어쩌다보니 마음과 다르게 서로 많이 상처준 적도 많았구요...

 

여기 온다고 결정했을 때, 갑작스런 저의 결정에도 한 마디 더하지 않고, 너가 오고 싶으면 오라고..

 

준비해 놓겠다고 하고 모든 것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좋았던 기억들 생각하면 이것 저것 많이 생각나서.. 참 많이 사랑했다 생각되는데....

 

현실로 돌아와보면... 사랑만 갖고 이 사람 하나만 보고 살기엔 조금 두렵습니다.

 

주위 사람들도 곧 결혼하는 줄 알고 .. 가서 행복하게 잘 살라며 축복해줬는데..

 

돌아가서 주위 사람들 뵐 면목도 없고.. 이건 파혼과 같은 개념이 되는 건가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너무너무.. 그런데 남자친구 생각하면 마음이 약해지고요..

 

이만큼 절 사랑해 줄 사람이 또 있나 싶습니다..

 

남자친구는 한국에서 살 생각이 없구요.. 또 마음에 걸리는 것은.. 노는 걸 좋아하네요..

 

도박? 이라고 해야겠지요.. 일주일에 혹은 이주일에 한 번씩 카지노를 가거나 카드를 칩니다.

 

많은 돈을 잃거나 하지는 않는데,, 점점 걱정도 되고요.. 자신이 번 돈으로 하는 거니 터치하지 말라고 합니다.

 

일단.. 이 정도면 중요한 사항은 쓴 것 같은데 .. 너무 두서 없는 점 다시 한 번 양해 부탁드립니다.

 

돈 5백만원을 내놓고 가라고 하는 건.. 절 잡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진심으로 아까워서일까요?

 

답답한 마음에 이곳에라도 글을 올려봅니다..

 

아마도 조만간 결정을 하고, 귀국하든지 다 참아내고 살든지 해야겠지요..

 

저보다 인생을 많이 살아오신 분들,, 경험을 많이 하신 분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