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인 이상운 <내 머릿속의 개들>의 아웃라인과 흡사한데 좀더 현실적이고 감동적이다. 소설과 영화가 가진 기술법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서술의 차이법이라고 해야 되나. 소설은 어두웠고 비극적이고 섬세하고 풍자적인 심리소설이었다면 영화는 누구보다도 서로를 속속들이 잘 알 것 같은 부부이지만 사실은 그/그녀가 아파하는 것조차 모르고 지나간 채 파경을 맞게 되는 우리네 현실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큰 줄기는 같다. ... ... 남편 두현은 아내 정인과 이혼하길 원해 아내를 유혹해 줄 남자를 찾아다녔고, 실제 남자를 고용해 아내와의 이혼에 성공할 뻔하다. 또 의뢰인의 아내를 유혹하다 도리어 그녀와 사랑에 빠져 버리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영화 속 여주인공은 좀더 현명했고, 인내심이 많았으며, 어느 남정네 못지 않게 가슴이 뜨거웠다. 남편에 대한 사랑이 정말 한결같았다.
그리고 남편이 아내와의 이혼을 원하는 이유가 서로 다르다. 소설에서는 아내가 뚱뚱해져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혼을 원하는 것인 반면 영화에서는 계속되는 잔소리와 독설 때문에 하루라도 숨을 쉬며 살고 싶은 남편의 소심한 바램이 있다.
하지만 그 누가 알았을까? 그렇게 치가 떨리게 하는 독설과 잔소리가 사실 그녀가 너무나도 외로워서 나온 행동이었다는 것이...(물론 이후 그녀의 독설이 재능으로 긍정적으로 승화되긴 했지만)
불행하게도 그 당시 남편은 그것을 몰랐다. 까맣게 몰랐다. 정. 말 몰랐다.
그렇게 믹서기를 이용해 뭔가를 갈아 먹이려 하고 밥먹는데 이리저리 청소기를 돌리며 자신을 귀찮게 하고 장소(화장실까지 따라와)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싶어하는 그 행동이 자신에게 갑자기 떨어진 재앙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실제로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남편들의 태도가 많이 바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소소하게나마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는 소문,,ㅎㅎ
이것은 겉으로는 차갑고 도시적인 느낌을 주지만 속내는 누구보다도 뜨겁고 깊은 복잡한 아내 역을 톡톡히 해낸 배우 임수정의 공이 크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전작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하다>에서 보여주던 차갑고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누구보다도 남을 배려하고, 그의 아픔을 알아봐주고, 의리 있는 여주인공 은채의 연장선이다.
두현은 그저 7년 전의 아내가 변했다고 한탄만 할 뿐이다. 사랑했던 추억마저도 연상안될 정도로 말많고 시끄럽고 옳고 그름을 따지느라 주변에 분란만 일으키는(실제로 그녀는 두현 직장 상사의 아내에게 잘보이는 커녕 직설적으로 내가 왜 당신 부하도 아닌데 내가 당신에게 잘해야 되나 모르겠다. 라고 정말 대. 놓. 고 말한다.) 두현은 이런 그녀가 무섭고 싫다. 좀 날 내버려 뒀으면 좋을 뿐이다.
두현은 잘나가는 옆짚 카사노바 성기에게 매달리다 싶게 그녀를 유혹해 이혼시켜 달라고 말한다. 그녀에 대한 두현의 증오가 극에 달할 수록 이후 두현이 아내를 이해한 이후에 그가 흘리는 눈물은 더 처절할 것이다. 작가는 이것을 잘 아는 듯 두현은 아주아주 냉정하게 아내가 그 카사노바에게 빠져 드는 모습을 예의주시한다. 방송작가인 친구 직장인 라디오에까지 게스트로 밀어넣으며 그녀와 카사노바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후원한다. 물론 그녀 모르게.
우연히 맡게 된 코너는 그녀의 독설을 적용시킬 수 있는 메인코너로 발전하며 공중파 방송국까지 진출하게 되고 그녀가 변하기 시작한다. 좀더 로맨틱해지고, 사랑스러워지며 참 편하게 웃기 시작하는 그녀를 보며 두현은 다시 그녀에게 사랑에 빠진다.
이에 그는 카사노바에게 그만하라고 주문하지만..
뽀삐가 죽은 후 한번도 사랑에 빠질 수 없었던 카사노바의 가슴에 그녀가 이미 오롯히 박힌 터라 그들을 떼어놓는 것은 힘들다.
작가는 마지막에 가서야 그녀가 카사노바와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니라 그녀가 로맨틱해진 이유는 7년전 두현과의 추억을 그녀가 하나둘씩 스텝을 밟으며 기억해냈기 때문임을 보여준다.
두현은 그것도 모르고 행복해하는 그녀가 카사노바를 사랑하기에 그런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급기야 자신이 시켜 그가 너를 사랑한 척한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그들은 헤어지는데... 엔딩은 소설처럼 비극적이진 않다. 소설에서는 아내가 남편과 이혼한다. 이후 돈을 위해 그녀를 꼬셔낸 것을 알고 나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반해 영화는 부부가 다시 재결합해 행복하게 산다더라..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소설은 부부이야기 외에 루저들의 인생들을 똑같은 무게로 다룬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꼬여낸 남자에게도 큰 역할을 주기 때문인데. 이 남자는 백수로 설정되어 있으며 뚱뚱한 아내와 마찬가지로 소수자로 설정함으로써 사람 군상에 대한 이야기도 동시에 하고 있다. 결국 돈을 받기 위해 시작한 이 계략으로 그녀를 잃게 된 그는 점점 몸을 불려 스스로 뚱보가 되어 그녀 앞에 나서고 그녀는 그의 사랑을 깨닫고 행복해진다는 결말이다.
이외에, 작가의 섬세한 필력에 반한 사건은,, 라디오 코너를 맡게 된 정인의 독설을 정말 사실적으로 콘텐츠화해서 관객들에게 선보였다는 사실. 돼지고기를 파는 음식점 간판에 돼지 캐릭터가 고기를 들고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해 독설을 뿜어내는 정인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어찌 동족을 먹으라고 솔선수범해 광고할 수 있는가가 그녀의 독설의 요점이다. 그만큼 장면 하나하나에 우리네가 살아가는 현실 그대로를 뜯어와 보여주려한다.
또 카사노바를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설정하며 그를 인터뷰하게 된 정인에게 그림으로 고백하는 설정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리뷰] 내 아내의 모든 것 남편들이여~! 이 영화 꼭 봐라
소설과 영화가 가진 기술법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서술의 차이법이라고 해야 되나.
소설은 어두웠고 비극적이고 섬세하고 풍자적인 심리소설이었다면 영화는 누구보다도 서로를 속속들이 잘 알 것 같은 부부이지만 사실은 그/그녀가 아파하는 것조차 모르고 지나간 채 파경을 맞게 되는 우리네 현실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큰 줄기는 같다.
... ... 남편 두현은 아내 정인과 이혼하길 원해 아내를 유혹해 줄 남자를 찾아다녔고, 실제 남자를 고용해 아내와의 이혼에 성공할 뻔하다.
또 의뢰인의 아내를 유혹하다 도리어 그녀와 사랑에 빠져 버리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영화 속 여주인공은 좀더 현명했고, 인내심이 많았으며, 어느 남정네 못지 않게 가슴이 뜨거웠다. 남편에 대한 사랑이 정말 한결같았다.
그리고 남편이 아내와의 이혼을 원하는 이유가 서로 다르다.
소설에서는 아내가 뚱뚱해져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혼을 원하는 것인 반면 영화에서는 계속되는 잔소리와 독설 때문에 하루라도 숨을 쉬며 살고 싶은 남편의 소심한 바램이 있다.
하지만 그 누가 알았을까? 그렇게 치가 떨리게 하는 독설과 잔소리가 사실 그녀가 너무나도 외로워서 나온 행동이었다는 것이...(물론 이후 그녀의 독설이 재능으로 긍정적으로 승화되긴 했지만)
불행하게도 그 당시 남편은 그것을 몰랐다.
까맣게 몰랐다.
정. 말 몰랐다.
그렇게 믹서기를 이용해 뭔가를 갈아 먹이려 하고 밥먹는데 이리저리 청소기를 돌리며 자신을 귀찮게 하고 장소(화장실까지 따라와)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싶어하는 그 행동이 자신에게 갑자기 떨어진 재앙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실제로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남편들의 태도가 많이 바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소소하게나마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는 소문,,ㅎㅎ
이것은 겉으로는 차갑고 도시적인 느낌을 주지만 속내는 누구보다도 뜨겁고 깊은 복잡한 아내 역을 톡톡히 해낸 배우 임수정의 공이 크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전작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하다>에서 보여주던 차갑고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누구보다도 남을 배려하고, 그의 아픔을 알아봐주고, 의리 있는 여주인공 은채의 연장선이다.
두현은 그저 7년 전의 아내가 변했다고 한탄만 할 뿐이다. 사랑했던 추억마저도 연상안될 정도로 말많고 시끄럽고 옳고 그름을 따지느라 주변에 분란만 일으키는(실제로 그녀는 두현 직장 상사의 아내에게 잘보이는 커녕 직설적으로 내가 왜 당신 부하도 아닌데 내가 당신에게 잘해야 되나 모르겠다. 라고 정말 대. 놓. 고 말한다.)
두현은 이런 그녀가 무섭고 싫다.
좀 날 내버려 뒀으면 좋을 뿐이다.
두현은 잘나가는 옆짚 카사노바 성기에게 매달리다 싶게 그녀를 유혹해 이혼시켜 달라고 말한다. 그녀에 대한 두현의 증오가 극에 달할 수록 이후 두현이 아내를 이해한 이후에 그가 흘리는 눈물은 더 처절할 것이다. 작가는 이것을 잘 아는 듯 두현은 아주아주 냉정하게 아내가 그 카사노바에게 빠져 드는 모습을 예의주시한다. 방송작가인 친구 직장인 라디오에까지 게스트로 밀어넣으며 그녀와 카사노바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후원한다. 물론 그녀 모르게.
우연히 맡게 된 코너는 그녀의 독설을 적용시킬 수 있는 메인코너로 발전하며 공중파 방송국까지 진출하게 되고 그녀가 변하기 시작한다. 좀더 로맨틱해지고, 사랑스러워지며 참 편하게 웃기 시작하는 그녀를 보며
두현은 다시 그녀에게 사랑에 빠진다.
이에 그는 카사노바에게 그만하라고 주문하지만..
뽀삐가 죽은 후 한번도 사랑에 빠질 수 없었던 카사노바의 가슴에 그녀가 이미 오롯히 박힌 터라 그들을 떼어놓는 것은 힘들다.
작가는 마지막에 가서야 그녀가 카사노바와 사랑에 빠진 것이 아니라 그녀가 로맨틱해진 이유는 7년전 두현과의 추억을 그녀가 하나둘씩 스텝을 밟으며 기억해냈기 때문임을 보여준다.
두현은 그것도 모르고 행복해하는 그녀가 카사노바를 사랑하기에 그런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급기야 자신이 시켜 그가 너를 사랑한 척한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그들은 헤어지는데...
엔딩은 소설처럼 비극적이진 않다. 소설에서는 아내가 남편과 이혼한다. 이후 돈을 위해 그녀를 꼬셔낸 것을 알고 나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반해 영화는 부부가 다시 재결합해 행복하게 산다더라..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소설은 부부이야기 외에 루저들의 인생들을 똑같은 무게로 다룬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꼬여낸 남자에게도 큰 역할을 주기 때문인데. 이 남자는 백수로 설정되어 있으며 뚱뚱한 아내와 마찬가지로 소수자로 설정함으로써 사람 군상에 대한 이야기도 동시에 하고 있다.
결국 돈을 받기 위해 시작한 이 계략으로 그녀를 잃게 된 그는 점점 몸을 불려 스스로 뚱보가 되어 그녀 앞에 나서고 그녀는 그의 사랑을 깨닫고 행복해진다는 결말이다.
이외에, 작가의 섬세한 필력에 반한 사건은,,
라디오 코너를 맡게 된 정인의 독설을 정말 사실적으로 콘텐츠화해서 관객들에게 선보였다는 사실.
돼지고기를 파는 음식점 간판에 돼지 캐릭터가 고기를 들고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해 독설을 뿜어내는 정인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어찌 동족을 먹으라고 솔선수범해 광고할 수 있는가가 그녀의 독설의 요점이다.
그만큼 장면 하나하나에 우리네가 살아가는 현실 그대로를 뜯어와 보여주려한다.
또 카사노바를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설정하며 그를 인터뷰하게 된 정인에게 그림으로 고백하는 설정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