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친구 중에 결혼을 하지 않은(혹은 못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편의상 A녀라고 하겠습니다. 아내와는 수 년 간 알고지낸 절친이죠. 저도 결혼 전 두세번 얼굴을 본 적 있었습니다. 조용히 말하는 성격이지만 센스있고 순수한 면도 있어서 좋게 봤습니다. 외모는 늘씬하게 큰 키에 호감형 얼굴이었죠. 당시 남자친구는 없었고, 그 이전엔 남자친구가 몇 명 있었지만 다들 몇 달 못가서 헤어졌답니다. 그녀의 직업은 학원강사였고, 월급은 200정도라고 와이프에게 들었습니다.
마침, 제 친구 중에 아직 솔로인 친구가 있어 소개팅을 주선했죠. 제 치구는 편의상 B남이라고 할게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넓어서, 같은 남자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은 녀석입니다. 개인사업을 하는 친구인데 당시 월수입 500정도였던 것으로 압니다.
여하튼, 소개팅 날짜 잡아서 둘을 소개시켰습니다. 첫 만남 이후에 저는 제친구의 반응을, 아내는 아내친구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사실 성인들끼리의 만남이니 서로 알아서들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래도 서로의 속마음이 궁금했던 것은 사실이죠. 저와 제 아내의 서로의 친구가 연인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었구요.
결론은, 둘 다 서로 굉장히 맘에 들어했습니다. 서로 말도 잘 통해서, 토요일 오전에 만났는데 저녁까지 같이 먹고 헤어졌다는군요. 뭐......이제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2주 쯤 후였나....B남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되어가냐고 물었습니다. 헤어졌답니다. 3번 째 만남 후에 문자로 이별을 통보받았댑니다. 처음 만남에서 워낙에 분위기가 좋았기에 좀 의외였죠.
뭐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A녀한테 물어보라고 아내한테 요청했습니다. 그 이유가......3번 째 만났을 때 길거리에서 B남이 A녀의 손을 잡았기 때문이랍니다. 손을 잡았기 때문........;;;
나이 서른을 넘긴 여자가, 소개팅남이 3번째 만남에서 손을 잡았기에 이별을 통보했다.. 사실 이해하기 좀 어려운 부분이 없진 않으나, 뭐, 개인성향이 터치를 심하게 싫어할 수도 있으니 그럴 수 있다고 합시다. 제가 개인의 성향까지 왈가왈부 할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게 한 차례 에피소드가 있고 난 뒤 몇 달이 지나서, B남과 술자리를 했습니다. 제가 A녀 얘길 하면서, 서로 잘 어울리던데 좀 아깝다, 다시 잘해볼 마음 있냐 등 이런 얘길 주로 했었죠.
이런 저런 얘기 도중, 문득 데이트 비용은 누가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B남이 100% 다 냈다고 하더군요. 3번째 만남까지 모두요. B남의 성격상 남이 싫어할 만한 말을 잘 안합니다. 그러니 A녀가 돈을 안내는 것에 대해서도 아무말 안했다고 합니다. 제가 이 친구에게 미안해지더군요.
집에 와서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데이트 비용 이러이러 했다는데 내가 아는 A녀는 안그런데 좀 이상하다'라구요. 제 아내는 '이상하다. 여자들끼리 만날 땐 각각 잘 알아서 내는데, 남자랑 데이트한다고 그랬을까?'였습니다. 서로 뭐 기분 상하게 얘기한 건 아니었구요...
아내도 저와 데이트 시절에 서로 각각 알아서 거의 반반 냈었기에, 저는 아내의 절친인 A녀도 당연히 그런 마인드인 줄 알았죠.
그로부터 며칠 뒤에 아내가 저한테 얘기하더군요. A녀랑 얘기하다가, 남자랑 데이트할 때 비용에 대해서 넌즈시 물어봤대요.
문제는, 이렇게 남자가 내야한다라는 인식을 마치 '자동차는 우측통행을 한다'라는 개념처럼 정말로 당연하게 한치의 의심도 없이 맞다고 믿는 겁니다. 그게 예의이고 질서라고 생각하는 거죠.
제 생각엔, 제 아내가 A녀에게 "데이트 비용은 남/녀의 경제사정에 따라 금액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거의 반반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라고 했다면, 10년 우정 금이 갔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나서서 뭐라고 그러지 못한 것을 비겁하다고 비난한다고 해도 별 수 없네요.
아시다시피, 현실세계에선 나와 그닥 친하지도 않은데 가치관을 비난하기에는 인간관계상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판녀들, 판남들...주변에 알고 지내는 이성들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흔히 말하는 개념남, 개념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문제는 평소에는 속 깊은 생각들이 안드러난다는 거죠. 겪어봐야 아는 겁니다. 그래서 막상 결혼을 앞두고 경제적인 문제로 엮이다보면, 서로의 깊은 속을 드러내 놓기에 분쟁이 많은거겠죠.
한 번씩 자신을 되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남녀문제, 결혼문제, 부부문제, 시가/친정문제 등등 개인의 가치관이 개입될 곳은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믿고 있는 생각이나 가치관이 정말 맞을까요?
[제목수정] 데이트비용은 남자가 다 내야한다...
안녕하세요.
남아판에서 댓글반대를 많이 먹어 배부른 곽샘입니다. ㅎㅎ
제목이 좀 자극적이긴 한데요, 제가 몇 년 전 겪은 일을 얘기하겠습니다.
아내의 친구 중에 결혼을 하지 않은(혹은 못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편의상 A녀라고 하겠습니다.
아내와는 수 년 간 알고지낸 절친이죠. 저도 결혼 전 두세번 얼굴을 본 적 있었습니다.
조용히 말하는 성격이지만 센스있고 순수한 면도 있어서 좋게 봤습니다.
외모는 늘씬하게 큰 키에 호감형 얼굴이었죠.
당시 남자친구는 없었고, 그 이전엔 남자친구가 몇 명 있었지만 다들 몇 달 못가서 헤어졌답니다.
그녀의 직업은 학원강사였고, 월급은 200정도라고 와이프에게 들었습니다.
마침, 제 친구 중에 아직 솔로인 친구가 있어 소개팅을 주선했죠.
제 치구는 편의상 B남이라고 할게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넓어서,
같은 남자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은 녀석입니다.
개인사업을 하는 친구인데 당시 월수입 500정도였던 것으로 압니다.
여하튼, 소개팅 날짜 잡아서 둘을 소개시켰습니다.
첫 만남 이후에 저는 제친구의 반응을, 아내는 아내친구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사실 성인들끼리의 만남이니 서로 알아서들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래도 서로의 속마음이 궁금했던 것은 사실이죠.
저와 제 아내의 서로의 친구가 연인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었구요.
결론은, 둘 다 서로 굉장히 맘에 들어했습니다.
서로 말도 잘 통해서, 토요일 오전에 만났는데 저녁까지 같이 먹고 헤어졌다는군요.
뭐......이제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2주 쯤 후였나....B남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되어가냐고 물었습니다.
헤어졌답니다.
3번 째 만남 후에 문자로 이별을 통보받았댑니다.
처음 만남에서 워낙에 분위기가 좋았기에 좀 의외였죠.
뭐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A녀한테 물어보라고 아내한테 요청했습니다.
그 이유가......3번 째 만났을 때 길거리에서 B남이 A녀의 손을 잡았기 때문이랍니다.
손을 잡았기 때문........;;;
나이 서른을 넘긴 여자가, 소개팅남이 3번째 만남에서 손을 잡았기에 이별을 통보했다..
사실 이해하기 좀 어려운 부분이 없진 않으나,
뭐, 개인성향이 터치를 심하게 싫어할 수도 있으니 그럴 수 있다고 합시다.
제가 개인의 성향까지 왈가왈부 할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게 한 차례 에피소드가 있고 난 뒤 몇 달이 지나서,
B남과 술자리를 했습니다.
제가 A녀 얘길 하면서, 서로 잘 어울리던데 좀 아깝다, 다시 잘해볼 마음 있냐 등 이런 얘길 주로 했었죠.
이런 저런 얘기 도중, 문득 데이트 비용은 누가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B남이 100% 다 냈다고 하더군요. 3번째 만남까지 모두요.
B남의 성격상 남이 싫어할 만한 말을 잘 안합니다. 그러니 A녀가 돈을 안내는 것에 대해서도 아무말 안했다고 합니다.
제가 이 친구에게 미안해지더군요.
집에 와서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데이트 비용 이러이러 했다는데 내가 아는 A녀는 안그런데 좀 이상하다'라구요.
제 아내는 '이상하다. 여자들끼리 만날 땐 각각 잘 알아서 내는데, 남자랑 데이트한다고 그랬을까?'였습니다.
서로 뭐 기분 상하게 얘기한 건 아니었구요...
아내도 저와 데이트 시절에 서로 각각 알아서 거의 반반 냈었기에,
저는 아내의 절친인 A녀도 당연히 그런 마인드인 줄 알았죠.
그로부터 며칠 뒤에 아내가 저한테 얘기하더군요.
A녀랑 얘기하다가, 남자랑 데이트할 때 비용에 대해서 넌즈시 물어봤대요.
그러자 A녀의 대답이 이랬답니다.
"여자가 왜 돈을 내야 해? 남자가 다 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냐?"
쩝..........
아내는 더 말하면 혹시라도 감정이 상할까봐 대꾸하지는 않았다네요.
A녀......착합니다.
효녀이기도 하구요, 주변사람들을 배려할 줄도 압니다.
사치하느라고 명품백을 산다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남녀 사이의 금전 문제에 대해서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남자가 내야한다라는 인식을 마치 '자동차는 우측통행을 한다'라는 개념처럼
정말로 당연하게 한치의 의심도 없이 맞다고 믿는 겁니다.
그게 예의이고 질서라고 생각하는 거죠.
제 생각엔, 제 아내가 A녀에게 "데이트 비용은 남/녀의 경제사정에 따라 금액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거의 반반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라고 했다면, 10년 우정 금이 갔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나서서 뭐라고 그러지 못한 것을 비겁하다고 비난한다고 해도 별 수 없네요.
아시다시피, 현실세계에선 나와 그닥 친하지도 않은데 가치관을 비난하기에는 인간관계상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판녀들, 판남들...주변에 알고 지내는 이성들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흔히 말하는 개념남, 개념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문제는 평소에는 속 깊은 생각들이 안드러난다는 거죠. 겪어봐야 아는 겁니다.
그래서 막상 결혼을 앞두고 경제적인 문제로 엮이다보면, 서로의 깊은 속을 드러내 놓기에 분쟁이 많은거겠죠.
한 번씩 자신을 되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남녀문제, 결혼문제, 부부문제, 시가/친정문제 등등 개인의 가치관이 개입될 곳은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믿고 있는 생각이나 가치관이 정말 맞을까요?
저 자신부터도 다시 되돌아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