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에게 차였습니다.

ㅠㅠ..2012.05.26
조회335

안녕하세요.

네이트 판 잘 보지도 않다가 헤어지고 헤어진 다음날 판에서 하루종일 살게 됐네요..ㅋㅋ

 

3주전에 첫사랑이랑 헤어졌어요.

처음으로 정말 많이 사랑했습니다.

 

매일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는 거, 매일 마음껏 생각해도 되는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 부터 손 잡는 거, 데이트 하는 거, 같이 밥 먹는 거, 별로 할 말도 없으면서 몇시간씩 헤헤거리며 통화하는 게 그렇게 좋다는 거 까지 그리고 손 잡는 거, 안는 거 까지 다 처음이었어요.

 

처음이라 낯설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익숙해지기도 하고, 그냥 너무 행복했습니다. 사정상 장거리연애를 하면서 자주보면 일주일에 한 번, 못 보면 두 세달에 한번씩 보기도 했는데 그렇게 자주 못보더라도 그 사람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어요.

 

그런데 3주전에 헤어졌습니다. 이별 통보받기 직전까지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었는데, 오해가 있었어요. 제가 잘 못해서 오해가 있어서 오빠가 떠났습니다. 끝까지 따라가고 매달렸는데 제가 잘못해서 오해도 풀지 못하고 대화 한 번 못해보고 그렇게 끝났어요. 너무 상처를 많이 받아서였을까요, 대화 한 번 하자고 해도 뒤도 안돌아보고, 그래도 이대로 보낼 순 없어서 끝까지 따라갔는데, 결국 택시를 타고 그렇게 영영 가버렸습니다. 처음엔 실감이 안나서 덜덜 떨기만 하다가 오빠가 떠나고 시야에서 사라지고 부터 미친듯이 울었습니다. 서울 시내 번화가라 길거리에 사람들도 정말 많았는데 혼자 소리 지르면서 엉엉 울고 정신 나간처럼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오빠한테 전화했어요. 그래도 받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헤어진지 벌써 3주가 지났습니다.

 

헤어질 당시에 억울하면서도 제 자신이 너무 미웠어요.

 

첫사랑이랑 이렇게 마음의 준비도 못한 체, 여전히 사랑하는 채로 이별을 맞게 돼서 너무 혼란스러웠는데, 어찌 됐든 그 원인제공자가 저였고 그 오해 때문에 또 나름대로 상처를 받았을 오빠를 생각하니까 제 자신이 너무 증오스러워서 아, 아무튼 복합적으로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억울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어떡하지 이대론 정말 안되는데 막막하기도 하고.

 

처음으로 사랑하는 법은 다 가르쳐줘놓고 이렇게나 힘들고 버거운 이별은 혼자 해결하라고 떠나버린 오빠가 밉기도 했어요. 이 슬픔을 어떻게 해야할지 도저히 감당이 안돼서 헤어진 다음날 판에 들어와 여러글 보고 공감도 해보고, 눈물도 흘리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헤어진 그 한 주 동안은 정말 울.기.만. 했어요. 밥도 넘어가지도 않고 도저히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그 순간에도 뭐하고 있을지 너무 궁금하고 보고싶어서, 가만히만 있으면 내 곁에 더이상 그 사람이 없다는게 실감이 나서 울기만 했습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이 안 먹고 살 수 있구나, 이렇게 많이 울 수 있구나 하는 걸 이때 처음 깨달았어요.

 

지금까지도 하루에 세 끼는 못 먹겠어서 그냥 굶으며 지냅니다. 휴대폰이며 뭐 곳곳에 남아있는 추억은 없애긴 커녕 자꾸 끌어모으기만 하고 있어요. 휴대폰 비밀번호도 오빠 생일인데 바꾸지도 못하고, 앨범에 저장된 사진이랑 집에 있는 편지, 선물들도 버리긴 커녕 잃어버리지 않게 꽁꽁 보관하고 있습니다.

 

사귈 때 문자나 전화로,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을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고 표현도 많이 했었고, 오빠도 제가 마지막사랑일 거라는 말을 많이 해줬어요. 운명이라는 말도 많이 했었고.... 결국 이렇게 헤어졌지만 전 아직도 오빠가 운명이고 마지막 사랑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떠날 때 사랑에 운명이라는 건 없다고, 그냥 같이 있으면 좋아지고 그게 사랑이라고 말하고 떠나버린 오빠지만 전 그렇게 생각 안해요. 제 첫사랑은 제 운명이었다고 생각해서 앞으로도 쭉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지금 심정으론 평생 마음속으로 그 오빠만 생각하면서 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젠 짝사랑이 되어버렸지만요.

 

페이스북 친구도 차단되고, 차인 날 전화도 정말 많이 했지만 다 거절당해서 연락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게 정말 끝인가봐요. 내 친구들도 다 페북 차단해버리고.. 너무 하잖아. 어떻게 지내는 지 궁금한데.

내 글이 보기 싫었다면 내가 페북이 글도 안쓰고 활동도 다 그만둘 수 있는데. 차단만 하지 말지....

 

인연이란 거 믿었는데, 이젠 믿을 수가 없게 됐네요.

오빠 말대로 운명 같은 건 없고, 같이 있으면 그저 좋아지는 게 사랑이라면, 원인제공이고 오해고 다 저때문이었지만 이렇게 한 순간에 끝날 수 있는 게 사랑이라면, 다시는 그 사랑이란 거 하고싶지도 않네요.

 

 

 

너무 많이 의지했고 사랑했던 내 첫사랑, 갑자기 없어져서 나 지금 우주에 혼자 남겨진 것 처럼 너무 힘들어.

지금도 뒤돌아 보면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잖아.

 

일년 반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처음으로 사랑이 뭔지, 행복이 뭔지 알려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나는 오빠를 정말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 같지만, '서로' 사랑했던 지난 시간동안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 받았단 사실을 이젠 아름다운 과거의 추억으로 삼아보도록 할게. 힘들겠지만.

 

그리고 지금 대학교 축제기간이라 정말 재밌게 잘 지내고 있을 것 같은데, 나한테 미련도 없고 내 생각도 안하고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그래도, 혹시 헤어질 때 나 때문에 상처 받았거나 힘들고 슬펐다면 미안해. 정말 미안해. 힘들어 하지마..

 

그리고 다음에 말이야, 만약 나보다 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

어차피 나랑 다시 이어지지도 못 할 거, 많이 행복해.

 

대신 오빠가 사랑하고 오빠를 사랑해주는 여자 만났을 때,

혹시, 혹시 말이야 오해가 생기잖아?

그러면, 그냥.....그렇게 가버리지 말고. 그렇게 사랑하는 여자 놓치지 말고,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대화 한 번은 하고 헤어져.

그럼 오빠도, 그 여자분도 덜 힘들거야. 오빠 사랑해주는 여자 놓치면 오빠한테도 안좋은 거잖아 그치?

 

사랑하는 내 첫사랑,

지금도 이름만 떠올리면 눈물만 나는 내 첫사랑.

마지막 인연의 끈을 놓고 싶지 않지만

내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끊겨버린 내 첫사랑.

 

달라진 건 한 사람이 내 삶에서 빠진 것 뿐인데.

이렇게나 힘들다.....

 

보고싶어

 

미안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