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군인에 대한 편견을....

되는일없어2008.08.12
조회1,392
난 군인이다.

뭐 내손으로 조국의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라던지 세계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군인을 하고 있는건 아니구...

그렇다고 화성인의 침공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선 더더욱 아니다.

내가 지구를 지키면 독수리 5형제들이 할일이 없어지지 않는가?

가뜩이나 청년실업도 심각한데....

세상엔 두가지 부류의 인간이 있다. 민간인과 군인......

 

군인이 고작해야 코미디의 소재로나 쓰이고 군인과 민간인이 길을 가면 "저기 군인 하나랑 사람 한명이 걸아간다" 라고 서슴치않고 표현하는 사람들로 가득찬 이 대한민국에서 군인..그것도 직업군인으로 살면서 대다수의 민간인들이 바라보는 직업군인에 대한 편견 몇가지를 이야기 해보려한다.

 

첫번째 편견 : 군인봉급은 쥐꼬리다.

글쎄....이 문제에 대해 뭐라고 정의를 내리긴 힘이 든다.

도대체 어디에 기준을 둬야 맞는건지..물론 대다수 군인들의 연봉이란 이승엽이나 박찬호 보다는 훨씬 작다. 아주 엄청나게 작다.

이승엽이나 박찬호의 기준으로 우릴 보면 극빈층이라고 부를만하다.

하지만 직업군인 (의무복무 기간을 마치고 정식으로 직업군인의 대열에 들어선 부류)

들의 연봉은 민간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작지않다.

예로들어 애 둘을 키우고 자가용을 끌고 다니는데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내가 하고싶은 일(가령 공부나 운동 또는 취미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않고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살며 어느정도 저축도 하며 산다.

남들이 하와이로 휴가갈때 덩달아 가진 못하겠지만 제주도 정도는 갈 정도는 된다는 말이다.

어떤 놈들은 자동차 재털이에 담배꽁초가 가득차면 차를 바꾼다고 하던데 분명 그 정도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민간인들의 동정(?)을 살만큼 궁핍하게 살지는 않는다.

오히려 군인들이 일반직장인보다 혜택을 몇배는 더 누리고 산다.

자녀 두명까지 대학까지 학비지원, 대학갈땐 군인자녀 특례입학 이사갈땐 이사비 지원, 타워팰리스 보다야 못하지만 제법 괜찮은 아파트 무상제공 현재는 재벌그룹 사원의 약 80% 수준의 임금을 받고있지만 2008년도까지는 동등한 수준으로 인상이 되고 현재도 담배인삼공사나 기타 국영기업체 수준의 임금을 받고있다. 이만하면 국가와 민족에 충성하고 내 스스로와 자식들에게 떳떳하게 살며받는 댓가로는 충분하지 않은가?

 

두번째 편견 : 군인들은 모든 물건을 면세로 산다. 하하하 배아파 이건 도무지....

내가 아는 민간인들중 상태가 굉장히 안좋은 몇몇 인간들은 군인들은 모든 물건을 면세로 산다고 믿고있다. 휘발유, 가전제품, 자동차...심지어 쌀까지....허허

물론 군인들이 면세로 가전제품을 살수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몇년에 한번씩 가전제품 구매카드가 나오는데 그걸로 군전용 면세품 판매점에서 각종 가전제품들을 시중가격보다 상당히 싼 가격에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기위해선 반드시 가야하는 하X 마트, 대형 할인매장 등이 속속 생기면서 군 면세 가전제품이나 바깥의 물건이나 가격의 차이가 없어지자 그 제도는 사라져 버렸다. PX (지금은 충성클럽이라 불리우는..)에선 물건이 싸지않냐고?

주변에 군에서 제대한지 얼마 안된 사람이 있으면 붙잡고 물어봐라. 과연 그런가 돈 만원 들고 PX가봐야 과자 몇봉다리 사면 땡이다.

아직까지 군인이 면세혜택을 보는 유일한 품목이 바로 술이다.

소주, 맥주는 시중가격의 50%? 양주종류는 거의 40%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살면서 제일 짜증날때가 집에 술떨어졌을때 손님 오는거다.

한박스를 살 돈으로 고작 맥주 4병 슈퍼에서 사와야 하는 기분이 좋을리 있겠어?

 

세번째 편견 : 군인들은 자기 가족들에게도 강압적이다??

나랑 마누라랑 결혼할때 마누라 친구들이 왜 하필 군인과 결혼하냐고 극구 말렸단다.

그 이유가 군인들은 강압적이어서 무조건 식구들 아침 06시에 기상시키고 구보도 시키고 이불같은건 칼같이 각을 잡아 정리해야하고 무조건 밤 22시면 불끄고 잔다더라....-_-:

물론 군인들이 다소 딱딱한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래서야 대한민국의 어느 여자가 군인과 부부로 살겠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군인들은 이혼남 + 홀애비로 살아야 할거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우리나라 부부 3쌍중 1쌍이 이혼을 한다는 세월이지만 내가 아는 군인중에 이혼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민간인들 중에도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인간들이 많지않은가? 대발이 아부지처럼..

오히려 군인들이 더 자상하고 더 세심하며 더 따뜻하다.

형광등 하나도 못가는 사내자식들이 수두룩한 세상이다.

군인들 뭐 시켜봐라. 못하는게 있는지....순돌이 아빠만큼 기술자는 아니지만 어지간한 집안일엔 기술자 안부르고 혼자 다한다.

나 봐라. 내가 어딜 봐서 강압적이고 파쇼같이 보이나.....

쓰다보니 길어졌다. 오늘은 이맘쯤에서 줄이고 다음 기회에 2탄 이어진다.

암튼 요샌 참 군복입고 살기가 힘들다.

정말이지...몇몇 정신나간 놈들때문에 모든 군인들이 나쁜 놈으로 매도되는건 너무 힘들다.


넷째. 군인들은 일없이 맨날 축구만 하고 논다.

이런 말을 하는 인간들을 만나면 입에다 축구공을 두개쯤 넣어주고 싶다.

물론 군인들이 민간인들에 비해서 공차고 노는 일이 많을 수는 있다.

왜냐? 사람은 많은데 마땅히 그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즐길만한 놀거리가 없으니까 군대안이 사회처럼 영화관에 PC방에 술집에..기타 등등 놀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다고 생각해봐라. 누가 미친놈처럼 땡볕아래서 웃통 벗구 공차고 놀겠는가?

마땅한 시간때울거리가 없으니 공을 갖고 노는거다. 어지간한 공터랑 공 하나랑 일없는 인간 몇명만 있으면 간단히 2시간 정도는 때울수 있는게 축구거든...

하지만 솔직히 축구를 안한다. 아니 안하는게 아니라 못한다.

A-매치 경기를 할만큼의 수준은 아니지만 밖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그런 훌륭한 축구장이다. 그런 축구장에서 공을 차본지가 거의 1년이 넘어간다. 왜냐구? 군대......정말 바쁘다.

군인들이 맨날 애들 데리구 총이나 쏘구 행군이나 하구 풀이나 뜯으며 지낸다는 생각을 했던 사람들은 정말이지 수원 밑에 "오산"한거다. 

물론 위에 언급한 것처럼 사격, 행군, 훈련을 주로 하는 부대들도 있다. 그런 부대들을 흔히들 "야전부대"라고 부른다. 그런 야전부대들이 원활하게 훈련을 하기 위해서 서포트를 하는 또 다른 많은 부대들이 있다. 이른바 교육기관, 정책기관, 행정부대 등 그런 부대들에서 하는 일들이란 사회의 일반 기업이 하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연일 계속되는 회의, 보고서, 검열, 출장, 야근, 세미나, 행사 등등등 결론은!! 군대란 민간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한가한 곳만은 아니다.

엄청난 업무량과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정보화 시대에 스스로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마는 그런 삭막한 정글이다.

혹시 군인들이 공을 차는 모습을 지나가다 보구서 "저것들 또 공차고 노네. 차라리 그 시간에 풀이나 뽑아라" 라고 생각했던 분들은 이 글을 읽은 후엔 "에그~ 몇날몇일을 훈련만 하다가 모처럼 짬을 내서 운동을 하네.

에구~ 짠한 것들." 이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다섯째. 군인들은 모두 술고래다.

이건 맞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사실 군인들이 술을 많이 마시긴 한다. 횟수나 한번에 마시는 양이나....

그런데 그건 어쩔수가 없다. 사회의 직장에서 신입사원이 새로 들어오면 축하한다고 회식 한번 하면 딱 끝이지만....군대가 어디 그런가?

일단은 중대 회식, 대대 회식, 소대 회식, 심지어 분대 회식까지.....

거기다 같은 해 임관한 기수들 모임. BOQ 동료들과의 개별 모임 등등

당연히 술 마실 기회가 많을수 밖에 없다.

그리고 군인들이 모여사는 지역을 보라. 전부 산꼴짜기 아니면 바닷가 외딴마을이다.

술 마시는 거 외에는 별달리 할것도 없다.

내가 아는 후배놈중엔 퇴근후에 십자수를 뜬다는 놈도 있었지만...그런 경우는 거의 드믈고 설령 십자수를 뜬다던지 종이로 학이나 장미 따위를 접다가 주변 동료들에게 들키면 거의 초죽음이 되도록 놀림을 당하니....별로 안하고 싶다.

주거지역의 지역적인 특성과 늦은 톼근시간으로 별다른 문화생활은 할수도 없고 맘놓고 돌아다니지도 못하니 시내같은데로 나가서 뭘 배우기도 힘들다.

이러니 술을 많이 마실수 밖에...

과거에는 주량이 곧 업무능력이라는 괴이한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들이 많아서 술을 거의 경쟁적으로 마셔댔었다. 어젯밤에 몇 차를 갔네, 소주 2병을 원샷을 했네 윗사람들이 주는 폭탄주를 연거푸 다 받아마셨네..등등의 술자리에서의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하고들 다녔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술은 그저 기분좋을 정도로만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술은 술이고 업무는 업무다 라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일도 잘하고 술도 잘마시고 잘 놀면 금상첨화겠지만 뭐 하나 시켜놓으면 초등학생이 한것처럼 개판을 쳐놓는 놈이 회식자리에서는 물을 만난 고기처럼 신나서 퍼마시고 그 다음날 출근도 늦게하고 하루종일 술냄새 퐁퐁 풍기고 다닌다....그건 퇴출 1순위다.

아무튼 군인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사실에 대해선 인정을 하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쏘주병을 옆구리에 차고 거의 알콜홀릭 환자처럼 살지는 않으니 안심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