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번 글 올리고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시고 따뜻한 조언과 질책 해주셔서 감동했습니다. 글 올리고서 틈틈히 핸드폰으로 댓글 확인도 했는데 하나하나 답글 못올려 죄송합니다. 좋은일도 아닌데 후기 써야할지 망설이다가 댓글 달아주신분들께 예의가 아닌것 같아 써봅니다. 우선 지난 금요일 저녁 친구만나서 저녁먹고 소주한잔 하자고 했습니다. 친구가 정색하더군요. "너 또 잔소리할꺼면 나 술 안마실래." 그래서 그런거 아니라고 살살 달래서 소주한잔하러 들어갔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한 병쯤 마시고서 슬 얘기 꺼냈는데, 친구는 피식피식 웃으면서 "나 그냥 내가 알아서 할께. 뭐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 딱히 문제있는거 없잖아." 그랍디다. 자꾸 얘길 꺼내도 귀찮아하고 잔소리로만 듣고, 그 분위기에서 벌컥 화를낼수도 없고 때릴수도 없고 울고불고 할수도 없고.. 에라이 나도 모르겠다 싶어서 술만 먹다가 집에 왔습니다. 집에와서 남편 붙잡고 하소연을 했는데 남편이 그러더군요. '지 인생 지가 사는건데 니가 아무리 옆에서 울고불고해도 바꿀수 있는거 없다. 친구 의 상하지말고 그정도만 해둬라.'고요. 솔직히 그때만해도 그럴까 싶었습니다. 그래. 이런다고 나한테 득될꺼 뭐있냐 싶기도 하구요. 토요일 주말인데 친구에게 카톡해보니 오빠랑 놀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 잼있게 놀아라 해놓고 주말동안 데이트하겠다 싶어서 냅뒀습니다. 그리고 저혼자 여기 판의 댓글들 보면서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부모님께 얘길 해야겠습디다. 그리고 월요일이 공휴일이었죠. 마침 울신랑도, 친구 남친도 일한다하고 친구는 집에서 쉬고 있다길래 "그럼 놀러갈께~"하고 냉큼 건너갔습니다. 늦은 점심을 둘이서 차려먹고 설거지해놓고 티비보며 수다떨고 있으니 친구 어머님 오시더라구요. 저 왔다고 어머님이 과일꺼내 주시길래 여자 3명이 둘러앉아 깍아먹으면서 얘기하다가 제가 이때다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하....지금 생각하니 한숨부터 나오네요..ㅎㅎ "어머니, OO(친구이름) 시집간다는데 서운하시죠? 저도 시집갈때 우리엄마가 괜히 서운해 하고 그러시드라구요."하면서 말을 꺼냈는데 이때 친구 이미 눈치챘는지 인상을 팍 씁디다. 친구 얼굴은 못본척 어머님 얼굴만 바라보고 얘기 이어나갔습니다. "어머니, 근데 전 정말 OO(친구이름) 좋아하는데 참 마음이 너무 아파요." 갑자기 친구가 "야!!!!!!"하면서 벌떡 일어나더군요. 쌩까고 하던얘기 마저 했습니다. 네...낱낱히 다 얘기했습니다. [OO가 오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안다. 내가 알던 오빠도 좋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OO의 애인으로 본 오빠는 좋은사람이 아니었다. 여자문제가 복잡했다. 이것은 이미 어머님도 그동안 OO가 많이 힘들어하는거 옆에서 보셨으니 어느정도 아시리라 짐작이 된다. 이거만으로도 솔직히 불안하다. 근데 오빠집 사정이 어머님이 아시는것보다 훨씬 안좋다. 오빠 아버지는 이런상황이고, 동생은 이런 상황이다. 어머님도 편찮으시다. 오빠앞으로 빚도 있다.] 얘기를 시작하니 저도 뭐부터 얘기할지 몰라서 횡설수설했지만 하고싶은 얘기 다 쏟아냈습니다. 친구는 일어선채로 절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었고 어머님은 여자문제 얘기나올때부터 표정이 굳어지시더니 한쪽손에 과일 집은채로 얼어버리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마지막엔 어머님이 아예 넋을 놓으신것 같았습니다. 얘기 다 할동안 친구는... 그냥 선채로 노려만 보고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오히려 이렇게 다 밝혀지는것이 자기한테도 속시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얘기 다 하고 전 그냥 바닥만 보고 있고..어머님은 그냥 멍하게 앉아 계셨고 친구는 선채로 한참동안 후후 한숨 쉬다가 자기방으로 건너가더군요. 더이상 내가 할게 없는것 같아서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집에오면서 친구한테 카톡했어요. '널 정말 아껴. 너가 불행해지는것이 빤히 보이는데 차마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었어. 날 원망하고 미워해도 좋아. 나한테 욕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욕해도 되.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너가 결혼하겠다면, 그래. 그때는 진심으로 축복하고 너가 행복하길 바랄꺼야.' 헤..지금 이거 쓰는데 조금 눈물나네요. 어쨌든 친구가 읽고서 답장 없더군요. 그리고 오늘 수요일. 오늘까지 친구한테서는 연락이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낮에 친구 어머님한테서 전화왔어요. 전화와서..언제 부터 알고 있었니? 하고 물으시더니, 너 이 망할년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 있냐며 욕 하시며 화내시다가, 내가 이래가 살수없다며 우시다가...그렇게 한참을 통화했어요. 전 그저 "어머니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하며 묵묵히 들어드릴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님 한참을 우시더니 "우리 OO 버리지마라. 니가 있어주라. 버리지마라." 하시고 끊으셨어요. 네..제가 이 사단을 냈습니다. 아직도 제가 잘한건진 모르겠습니다. 신랑은 제 얘길 듣고 "그래, 너가 할수있는건 다 한거야. 수고했어."라면서 안아주는데 울컥하더라구요. 이로써 전 제 평생 친구를 잃을지도 모르고 저때문에 친구와 가족들은 지금 전쟁이겠지요. 가슴이 먹먹합니다. =========================================================================================== 아... 글쓰고 확인누르고 잠시 주방다녀와서 보니 그사이에도 댓글이 올라와있네요. 토닥토닥, 잘했다, 글쓴이같은 친구가 부럽다는 응원과 칭찬 댓글에 또 푼수떼기처럼 왈칵 눈물이 납니다. 저 평소에 이미지가 차갑다는 소리 많이 듣는데, 어제오늘은 그저 정수기마냥 툭 건들여도 눈물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먹먹했던 가슴이 따뜻한 댓글에 해실해실 풀립니다. 익명뿐인 인터넷 게시판 이거 뭐라고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키는지.. 정말 감사합니다. 56225
후기) 헬게이트에 선 친구 뜯어말리고 싶다던 글쓴이입니다.
안녕하세요.
지난번 글 올리고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시고 따뜻한 조언과 질책 해주셔서 감동했습니다.
글 올리고서 틈틈히 핸드폰으로 댓글 확인도 했는데 하나하나 답글 못올려 죄송합니다.
좋은일도 아닌데 후기 써야할지 망설이다가 댓글 달아주신분들께 예의가 아닌것 같아 써봅니다.
우선 지난 금요일 저녁 친구만나서 저녁먹고 소주한잔 하자고 했습니다.
친구가 정색하더군요. "너 또 잔소리할꺼면 나 술 안마실래."
그래서 그런거 아니라고 살살 달래서 소주한잔하러 들어갔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한 병쯤 마시고서 슬 얘기 꺼냈는데, 친구는 피식피식 웃으면서
"나 그냥 내가 알아서 할께. 뭐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 딱히 문제있는거 없잖아." 그랍디다.
자꾸 얘길 꺼내도 귀찮아하고 잔소리로만 듣고, 그 분위기에서 벌컥 화를낼수도 없고 때릴수도 없고 울고불고 할수도 없고..
에라이 나도 모르겠다 싶어서 술만 먹다가 집에 왔습니다.
집에와서 남편 붙잡고 하소연을 했는데 남편이 그러더군요.
'지 인생 지가 사는건데 니가 아무리 옆에서 울고불고해도 바꿀수 있는거 없다.
친구 의 상하지말고 그정도만 해둬라.'고요.
솔직히 그때만해도 그럴까 싶었습니다. 그래. 이런다고 나한테 득될꺼 뭐있냐 싶기도 하구요.
토요일 주말인데 친구에게 카톡해보니
오빠랑 놀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 잼있게 놀아라 해놓고 주말동안 데이트하겠다 싶어서 냅뒀습니다.
그리고 저혼자 여기 판의 댓글들 보면서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부모님께 얘길 해야겠습디다.
그리고 월요일이 공휴일이었죠.
마침 울신랑도, 친구 남친도 일한다하고 친구는 집에서 쉬고 있다길래
"그럼 놀러갈께~"하고 냉큼 건너갔습니다.
늦은 점심을 둘이서 차려먹고 설거지해놓고 티비보며 수다떨고 있으니
친구 어머님 오시더라구요.
저 왔다고 어머님이 과일꺼내 주시길래 여자 3명이 둘러앉아 깍아먹으면서 얘기하다가
제가 이때다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하....지금 생각하니 한숨부터 나오네요..ㅎㅎ
"어머니, OO(친구이름) 시집간다는데 서운하시죠? 저도 시집갈때 우리엄마가 괜히 서운해 하고 그러시드라구요."하면서 말을 꺼냈는데 이때 친구 이미 눈치챘는지 인상을 팍 씁디다.
친구 얼굴은 못본척 어머님 얼굴만 바라보고 얘기 이어나갔습니다.
"어머니, 근데 전 정말 OO(친구이름) 좋아하는데 참 마음이 너무 아파요."
갑자기 친구가 "야!!!!!!"하면서 벌떡 일어나더군요.
쌩까고 하던얘기 마저 했습니다.
네...낱낱히 다 얘기했습니다.
[OO가 오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안다. 내가 알던 오빠도 좋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OO의 애인으로 본 오빠는 좋은사람이 아니었다.
여자문제가 복잡했다. 이것은 이미 어머님도 그동안 OO가 많이 힘들어하는거 옆에서 보셨으니
어느정도 아시리라 짐작이 된다. 이거만으로도 솔직히 불안하다. 근데 오빠집 사정이 어머님이 아시는것보다 훨씬 안좋다. 오빠 아버지는 이런상황이고, 동생은 이런 상황이다. 어머님도 편찮으시다. 오빠앞으로 빚도 있다.]
얘기를 시작하니 저도 뭐부터 얘기할지 몰라서 횡설수설했지만 하고싶은 얘기 다 쏟아냈습니다.
친구는 일어선채로 절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었고
어머님은 여자문제 얘기나올때부터 표정이 굳어지시더니
한쪽손에 과일 집은채로 얼어버리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마지막엔 어머님이 아예 넋을 놓으신것 같았습니다.
얘기 다 할동안 친구는... 그냥 선채로 노려만 보고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오히려 이렇게 다 밝혀지는것이 자기한테도 속시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얘기 다 하고 전 그냥 바닥만 보고 있고..어머님은 그냥 멍하게 앉아 계셨고
친구는 선채로 한참동안 후후 한숨 쉬다가 자기방으로 건너가더군요.
더이상 내가 할게 없는것 같아서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집에오면서 친구한테 카톡했어요.
'널 정말 아껴. 너가 불행해지는것이 빤히 보이는데 차마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었어.
날 원망하고 미워해도 좋아. 나한테 욕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욕해도 되.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너가 결혼하겠다면,
그래. 그때는 진심으로 축복하고 너가 행복하길 바랄꺼야.'
헤..지금 이거 쓰는데 조금 눈물나네요.
어쨌든 친구가 읽고서 답장 없더군요.
그리고 오늘 수요일.
오늘까지 친구한테서는 연락이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낮에 친구 어머님한테서 전화왔어요.
전화와서..언제 부터 알고 있었니? 하고 물으시더니, 너 이 망할년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 있냐며
욕 하시며 화내시다가, 내가 이래가 살수없다며 우시다가...그렇게 한참을 통화했어요.
전 그저 "어머니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하며 묵묵히 들어드릴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님 한참을 우시더니 "우리 OO 버리지마라. 니가 있어주라. 버리지마라." 하시고 끊으셨어요.
네..제가 이 사단을 냈습니다.
아직도 제가 잘한건진 모르겠습니다.
신랑은 제 얘길 듣고 "그래, 너가 할수있는건 다 한거야. 수고했어."라면서 안아주는데
울컥하더라구요.
이로써 전 제 평생 친구를 잃을지도 모르고
저때문에 친구와 가족들은 지금 전쟁이겠지요.
가슴이 먹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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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글쓰고 확인누르고 잠시 주방다녀와서 보니 그사이에도 댓글이 올라와있네요.
토닥토닥, 잘했다, 글쓴이같은 친구가 부럽다는 응원과 칭찬 댓글에
또 푼수떼기처럼 왈칵 눈물이 납니다.
저 평소에 이미지가 차갑다는 소리 많이 듣는데,
어제오늘은 그저 정수기마냥 툭 건들여도 눈물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먹먹했던 가슴이 따뜻한 댓글에 해실해실 풀립니다.
익명뿐인 인터넷 게시판 이거 뭐라고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키는지..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