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밖.에.나.가.지.마.시.오 (61화)

레몬굿201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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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대학- ID:삶이무의미함 님의글을 퍼온것입니다~

 

 


  [김모리]님이 도와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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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톱 같은 녀석의 이빨이 당장이라도 여자의 목을 물어 뜯을 기세다. 어쩌지.. 그저 지켜봐야만 하는건가. 부녀에게 또 다시 슬픔을 안겨주어야만 하는건가. 안돼.. 그럴 수 없다. 나도 모르게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 한 걸음.. 한 걸음.

텁.

동생이 내 손을 잡고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보며 고개를 젓는다. 큭.. 이를 악물고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여자를 가만히 본다. 제길! 동생의 표정을 보고 다시 몸 상태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 때, 봉수 아저씨가 빠른 속도로 내 총을 뺏더니 버스문을 강하게 발로 찼다.

“응?”

그 소리에 여자를 먹으려고 했던 우두머리 녀석이 고개를 획 돌린다. 봉수 아저씨는 그대로 버스 문을 수동으로 열어 밖으로 나가 녀석들에게 총을 겨누었다. 어깨를 심하게 들썩거린다. 처음 녀석들과 대면할 때 내 모습이 그려진다. 심하게 긴장했었지..

“해인 엄마!”
“여.. 여보.”
“오호. 설마 했지만 진짜로 있을 줄은 몰랐는걸.”

처음 귀신같이 감각이 좋은 녀석이 말했다. 제길.. 어쩔 수 없다. 우리 모두 버스 밖으로 나와 녀석들과 마주섰다. 물론 은혜와 해인이는 버스 안에 그대로 둔 상태다. 사람들은 우리의 존재를 보고 희망적인 표정을 지었지만 우두머리의 힘을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은 긴장될 수 밖에 없었다.

묘한 대치 상태. 두 녀석은 슬금슬금 자리를 옮겨 사람들을 자신의 앞으로 내세웠다. 벌벌 떠는 사람들은 우리를 보며 애절한 눈빛을 보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지만 선뜻 나서기에는 상황이 너무 애매하다.

“쏠 건가? 응?”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우두머리 녀석이 말했다. 봉수 아저씨에게 소총을 다시 건네 받고 단단히 잡는다. 서서히 녀석들에게 겨눈다. 내 모습에 사람들은 대경하여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나에게 말했다.

“사.. 살려주세요!”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우두머리 녀석이 크게 웃었다.

“크하하하. 재밌군! 누가 누굴 보고 살려 달라는거지? 이러니 너희 같은 하등 생물들이 멸종해가는거다.”

교묘하게 사람으로 자신의 몸을 가린 녀석들을 향해서 크윽.. 총을 쏠 수가 없다. 그 때 다른 녀석이 코를 킁킁대더니 이내 환한 얼굴로 웃음을 지었다.

“어이. 이 냄새..”

그 말에 다른 녀석도 코를 벌름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들은적이 있는 냄새군.. 두목께서 그토록 찾아 헤맨다는 그 냄새.. 예상외의 수확이야.”

두 녀석의 눈이 번뜩거린다. 두목.. 냄새. 설마.. 전에 은혜를 노렸던 그 덩치큰 녀석을 말하는건가? 저런 놈들까지 부릴만큼 녀석의 힘이 그렇게 강했었나? 두 녀석은 서서히 왼쪽으로 크게 돌기 시작한다. 이대로 가면 버스의 옆면을 그냥 내주게 된다. 제길..

“큭큭큭.”

녀석들은 우리의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는듯하다. 빼도 박도 못하는 이 상황..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누굴 선택해야 옳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걸까. 사람의 무게를 저울질 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잘못된 일일지도 모른다. 슬금슬금. 녀석들의 보폭이 넓다. 곧 버스 옆면에 닿을 것이다.

두두두.

착각이었을까. 내 옆에 커다랗게 울리는 소리가 달팽이관을 때린다. 총소리다. 고개를 돌리자 아저씨가 굳은 얼굴로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녀석들을 본다.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는 한 남자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우두머리. 남자의 연약한 몸을 그대로 총알이 뚫어 녀석에게로 향한 것이다.

“아저씨..”

나지막이 아저씨를 부른다. 아무 말이 없는 아저씨의 얼굴은 돌처럼 굳어 있었다.

“크아아아!”

우두머리 녀석은 가슴 팍에 흐르는 피를 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주춤거린다. 곧 분노에 못 이긴 녀석이 피를 흘리는 남자의 머리를 그대로 분리 시키고는 우리에게 던져버렸다. 휘이잉. 우리들은 그것을 아무렇게나 피해내고 앞이 빈 녀석에게 총알 세례를 퍼부어댔다.

두두두두두.

그러나 녀석도 미리 대비하고 있었는지 높은 도약을 통해 단번에 버스 창문 쪽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크게 주먹을 휘둘러 버스 창문들을 모조리 깨부수기 시작했다.

와장창.

힘없이 깨지는 버스의 창문. 이내 다른 녀석도 합류해 동료를 돕기 시작한다. 서둘러 녀석들에게 뛰어간 우리들은 힐끔 보이는 녀석들의 옆모습에 그대로 총알을 퍼부어댔다.

두두두두.

완전히는 아니지만 녀석들의 옆을 스쳐지나갔는지 몸에서 피가 새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녀석들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도 우리를 돌아보지 않았다. 마침내 단단한 창문을 깨부순 녀석들은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안에는 은혜와 해인이.. 그리고 남자가 있다.

퍼억.

“크아아!”

박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녀석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이내 빠른 속도로 버스 밖으로 튕겨져 나온 녀석은 충격이 꽤 컸는지 피를 한 움큼 토하고는 일어나려고 애쓰기 시작한다. 부들부들 떨면서 우리를 노려보는 우두머리 녀석. 그것을 그냥 놓칠 우리들이 아니었다.

두두두두.

사정 봐주지 않고 총알을 녀석에게 퍼부어댔다.

“크어어억.”

녀석은 그대로 총알에 몸이 꿰뚫리며 이리저리 몸을 비틀대다가 바닥에 추욱 늘어졌다.

와장창.

그 때 남은 창문들이 완전히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남은 우두머리 녀석이 빠른 속도로 도주하는게 눈에 들어왔다. 온 몸에 피를 흘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중상이 확실해보였다. 그러나 녀석을 이대로 놓친다면 후에 다가올 일들을 완전히 감당해낼 수 없을 것 같았다.

“후우..”

우리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소총을 들고 점점 멀어져가는 녀석의 등 뒤를 겨누었다. 호흡을 멈추고.. 천천히 방아쇠를 당긴다.

두두두.

동시에 날아가는 우리들의 총알. 그 소리가 너무 컸던 탓일까. 녀석은 본능적으로 몸을 옆으로 돌렸다.

“크아아아!”

그러나 온전히 피할 수 없었는지 녀석의 몸이 그대로 픽 쓰러진다. 성공인가? 하지만 녀석은 바로 자리를 박차더니 넓은 평지 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다. 소총을 다시 겨누고 녀석을 향해 쏘지만 애석하게도 맞지 않는다.

“제길..”

점차 점이 되어가는 녀석을 보며 우리는 허탈한 감을 감추지 못했다. 분명 그 녀석이 올거다. 처음 우리에게 총 공세를 가했던 그 녀석이.. 반드시!

“....”

이제 완전히 없어져버린 녀석에게 미련을 버리고 우리들은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이대로 꼬리가 잡힌다면 정말 큰일이다. 경험으로 보건대 덩치 큰 녀석은 절대 예삿놈이 아니었다. 저런 우두머리 급 녀석들을 마음대로 다룰 정도면 그 힘이 실로 어마어마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머리와 몸이 분리된 남자 시체를 제외하고 모두 버스에 올라타게 했다. 봉수 아저씨와 해인이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처음 녀석에게 당할 뻔한 여자에게 다가가 꽈악 안았다.

“흐어어엉.”
“흐윽. 흐윽.”

세 사람은 그 자리에서 못 다한 한을 풀기라도 하듯 하염없이 울어제꼈다. 그렇지만 우리들의 상황도 급했다. 아저씨와 준우 아저씨는 세 사람을 강제로 버스에 밀다시피 타게 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탄 것을 확인한 아저씨가 버스를 출발시켰다.

“....”

버스 내부는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그간 녀석들에게서 단단히 우리를 보호해주던 그 위풍당당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마치 폐차 직전에 내놓은 차처럼 버스 왼쪽 부분이 기하학적으로 찌그러져 있다. 창문이라는 것은 애초에 없었다는 듯 휑하게 뚫려있다. 덕분에 모두 오른쪽 좌석에 앉아야만 했지만 일부 사람들은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에 크게 기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사람들을 지나쳐 은혜와 남자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은혜는 여전히 전과 같은 무표정이고 남자도 마찬가지었다. 다만 다른게 있다면 남자의 상의가 보기 흉하게 찢어져 있다는 것이다. 녀석도 아주 당한 것만은 아닌것 같았다. 남자의 찢어진 상의 안으로 흉몰스러운 상처가 보인다. 눈이 절로 찡그려지는 상황이다.

“괜찮냐?”
“곧 나을겁니다.”
“낫는다고?”
“재생이 가능합니다.”

역시.. 남자는 우리 기준으로 생각해서는 안되는거였다. 저 정도의 상처를 입고도 아픈 기색 하나 없이 곧 나을거라며 덤덤하게 말하는 표정이라니..

“야, 진성아. 빨리 앉아라. 떨어질라.”

준우 아저씨가 옆 자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 말대로 휑하니 뚫린 왼쪽 공간으로부터 불어오는 풍압이 실로 엄청났기 때문이다. 서서히 버스가 속도를 내며 자연스럽게 바람이 거세진거다. 천천히 준우 아저씨 옆 의자에 앉아 안전벨트를 꽉 맸다.

픽.

뭔가 따끔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아직 완전히 깨지지 않은 창문 조각들이 거센 바람을 못 이겨 여기저기 날려대고 있었다. ‘위험하다.’ 라고 머릿속에서 신호를 보내온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비교적 앞에 앉은 동생이 아저씨에게 다가가 버스를 세우게 했다.

“일단 이 위험요소가 될 만한 유리조각들만 없애고 가자구.”

아저씨 말에 우리는 소총의 딱딱한 밑바닥 부분으로 망설임 없이 유리창에 붙은 조각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와장창. 쨍그랑. 귀에 거슬리는 날카로운 소리들을 애써 무시하며 작업을 계속 해나갔다. 어느 정도 모인 유리조각들은 버스 옆 깊게 파인 공간에 전부 밀어 넣었다. 대강 어느 정도 깨끗해지자 아저씨가 다시 버스를 몰기 시작했다.

“후우..”

숨을 크게 내쉬고 자리에 앉았다. 앞 좌석에 앉은 사람들은 아직까지 충격이 가시지 않는지 몸을 심하게 떨어댔다. 이상하게 사람들을 봐도 불쌍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까 전 괴물의 손에서 허무하게 생명의 빛이 꺼진 남자가 죽을 때도 그랬다. 무섭다기 보다 괴물을 꼭 죽여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었다. 아저씨 말대로 정말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상황판단 능력이 향상 되어가는건가? 과연.. 이게 좋은 일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