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취업성공기

백수탈출2012.06.01
조회10,541

안녕하세요. 건장한 25세 청년입니다.

 

저도 한때 백수&백조이야기를 보며 한탄만 하면서 보냈던 시간들이 있습니다.

 

게시판에 글들을 일일이 클릭하며 들락날락, 여전히 '아,, 오늘도 이렇게 해가 지는구나..' 라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한숨소리. 이제 그만 들을때도 된것 같습니다 그렇죠?

 

전 이 게시판에서 장장 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집에서 히키코모리 짓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친구? 애인? 부모님?  전 다 소용없었습니다.

 

친구를 만나면 지갑사정을 제일 먼저 걱정하기 일쑤였고, 만나던 애인이랑은 헤어지고, 부모님께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었습니다.

 

그런 제가 취업을 했습니다. 이제 취업한지 1년차군요.

 

참 오랜시간이었습니다. 긴 시간동안 이 게시판에서 한결같이 보인것은 신세한탄, 취업노하우, 취업하고싶다 라는 글들만 죽죽 올라왔습니다.

 

물론 저도 동일한 상태였구요.

 

그런 똑같은 나날속에 친구가 취업을 했다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취업을 했다. 이제 한달 되었는데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 그래서 한턱 쏘겠다 술이나 마시러 나와라.

 

방구석에 처박혀있는 내 모습이 역겨워 씻으러 들어간 화장실. 화장실 한쪽에 걸린 거울에서는 여전히 역겨운 내 자신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학생때는 없었던 뱃살이 늘었고, 군대를 다녀와서부터 흐트러진 생활, 그리고 그 속에서 역겹게 변해버린 내 자신이 한없이 밉고 또 미웠습니다. 참 웃긴게 이 시간이 잠깐이라는 거지요.

 

(마치 '내일부터 규칙적인 생활을 할것이다! 그리고 꼭 취업에 성공을 할 것이다!!!' 라는 다짐이 하루를 채 못넘기고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듯이 말입니다)

 

역겹던 내 자신이 씻고 나와 다시 본 거울속에는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도 없었고, 꼬질꼬질한 눈꼽달린 눈대신에 초롱초롱한 눈. 그리고 말끔하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짧디 짧은 시간이지만 머릿속에는 수많은 상념이 떠올랐습니다.

'취직하면 좁은 방을 탈출해서 멋지게 살거야' , '차도 뽑아야지', '예쁜 여자친구도 사귀고', '부모님한테 용돈도 드리고..', '계속 얻어먹었으니깐 친구들한테도 멋지게 한턱 쏴야지' 라는..

 

그렇게 그 친구를 보고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아주 잘~~얻어먹고 왔습니다.

 

생각이 바뀐건 술마시고 다음날이군요.

 

취업을 해야겠다. 어제의 내 모습을 담고싶다. 그걸 평생도록 보고싶다. 역겨웠던 내 모습이 이젠 보기싫다라는 정도. 어제 생각했던 무수히 많은 상념들을 다 이루고 말리라는 다짐을 하면서 제 자신을 가꾸었습니다.

 

별볼일 없는 스펙.

 

취업사이트에서 본 내 스펙은 말 그대로 쓰.레.기.

 

아무도 보려하지 않았고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벌써 정신상태는 흐려졌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려는 찰나 친구가 운동을 권유했고 같이 운동을 다녔습니다.

 

이력서는 올려놓았지만 연락은 전혀 없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마음에 주변 지인들에게 차례차례 연락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스펙미달로 취업은 불가능.

 

그때까지 제 눈이 높은지도 몰랐지요. 그저 남들 가는 평범한 곳을 가고 싶다라는 소망만 가득했지 내 스펙이 쓰레기라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그때 학교선배가 불현듯 연락이 와서 말씀하시더군요.

 

"야.. 니가 남같지 않아서 하는 소린데 말이다.. 너 취업할 마음은 있냐? 어떻게 된게 맨날 그따구로 살면서 취업할려고 하냐? 노력도 안하고, 그렇다고 열정도 없고 병신새끼야!!! 하루하루 지옥같다고 느끼면서 거길 빠져나올 생각도 안하면서 남이 구원해주길 바라는거지? 응? 개념도 없네 이새끼 이거..! 잘 들어라.

취업하고 싶으면 '용기'를 가져라. 취업을 하고 싶으면 '겸손'을 가져라. 취업을 하고 싶으면' 열정을 가지고' 마지막으로 취업을 하고 싶으면 '노력'해라. 알겠냐? "

 

일방적인 전화통화와 통화종료. 그리고 벙찐 내 모습은 아직도 참 처량했습니다.

 

무엇보다 달려가서 선배고 뭐고 한대 치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고는 내 모습이 진짜 병신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때부터 시작했습니다.

 

1. 겸손을 배워 나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골랐습니다. 눈높이를 내 스펙에 맞게 낮추란 말입니다.

 

2. 용기를 내어 이력서를 보냈습니다. 이력서를 열람하러 들어오는 기업보다 직접 보내는 것이 현명합니다. 

FAX로 직접 보내라는 곳도 있습니다. 가만히 이력서를 공개시켜놓는다고 기업들이 보러 들어오지 않습니다. 나는 1명이지만 회사에서 보는 나는 수십만이 될것입니다. 당신은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 일 뿐입니다.

 

3. 남들보다 스펙이 떨어지는 저는 튀어야 했습니다. 제가 가진 장점을 전 모르기에 주변지인들에게 물어물어 어렵사리 겨우 한두개를 찾았고 그걸 극대화 시켜 이력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전 저에게 주어진 일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적어나갔습니다.

일처리 능력을 적은 것입니다. 곤란한 상황에 닥쳤을때 내가 유연하게 대처했던 경험등을 적었습니다.

 

4. 이력서를 보내는 와중에도 제 자신은 노력을 했습니다. 다시한번 전공서적을 보고 그것도 모잘라 노가다를 뛰면서 학원에 다녔습니다. 때때로 잠자는 시간도 줄이고 힘들게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생활리듬을 마치 회사를 다니는것 처럼 맞춰 놓았습니다.

6시 기상 아침 점심 저녁시간 그리고 10시~12시 취침. 12시를 넘겨서 잠에 들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5. 이력서를 보낸곳에 끊임없이 확인전화를 하였습니다. 이력서를 보내고 2-3일후부터!

이력서를 보낸 회사에서 내 이력서를 보았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자칫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하지 않고 마냥 기다리는 이들보다 열정적으로 보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회사에서는 당신의 열정을 직간접적으로 확인 할 수 있으며 당신의 이력서를 보지 못한 회사에서는 당신의 이력서를 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칫 무례하게 보인다고 해서 시도를 하지 않으려고 하십니까? 당신은 아직 정신차리지 못하였습니다. 평생 백수&백조로 지내시겠군요.

단점보다 장점이 많습니다. 말투가 거칠다면 화법을 배워 전화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취업하는데 1년이나 걸린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국 취업했습니다.

기다린 시간만큼 지옥같은 시간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행복합니다.

친구와 부담없이 만나 술한잔 마시는 여유를 가지고, 부모님에게 작지만 매달 용돈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여자친구와는 장거리 연애중입니다. 목성..에 살던가? 화성에 살던가.. 아무튼..

 

매일매일이 야근에 철야에 백수생활이 가.끔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휴식기를 갖고 싶을때가 있지요.

하지만 휴가라는 수단으로 하루정도는 백수가 될 수 있습니다.

주말에도 백수가 될 수도 있지요.

 

여러분들도 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좌절하기 이전에 나 자신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스펙이 좋다고, 스펙이 좋지 않다고 취업못하는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세운 허들을 여러분들이 넘지 못하는건 아닌지요?

과감하게 허들을 내리세요. 그리고 넘으시면 됩니다. 그때부터 열심히 앞으로 달려나가시기 바랍니다.

 

저의 못난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