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밖.에.나.가.지.마.시.오 (67화)

레몬굿2012.06.02
조회2,076

웃긴대학 ID: 삶이무의미함 님의글을 퍼온것입니다~

 

 

 

 

- 말그대로 웃대에서 한 작가님의 퍼오는글입니다.

 처음1화부터 쭉 보시던분들은 저같이 지금까지 즐겨보고있겟죠

 하지만그렇지않은 그냥 처음한번 클릭하신분들 재미없어서 안본다는 댓글은 삼가해주셧으면합니다.

 

 


 

 

 




이 하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작게 중얼거렸다.

“박 중사님..”

그 말에 붉은 두 눈을 빛내며 박 중사가 이 하사를 보며 말했다.

“더 이상.. 날 그렇게 부르지 말게.”

녀석들과 같은.. 가래가 잔뜩 낀 목소리었다. 그의 두 손에는 아직도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뚝뚝. 떨어지는 핏물들이 땅으로 점차 떨어져 연하게 퍼져간다. 이 하사는 부들부들 떨면서 소총을 박 중사에게 겨누었다.

“제기랄! 박 중사!”

금방이라도 이 하사가 방아쇠를 당길 태세다. 그러나 박 중사는 여유를 잃지 않은 모습 그대로 이 하사를 보며 말했다.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마당에 죽음을 두려워 할 것 같나?”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발작적으로 외치는 이 하사를 보며 박 중사는 서글픈 미소를 띄었다. 여지껏 봐왔던 괴물들과는 전혀 다른 행동이다. 감염이 된지 얼마 안되서 그런가? 괴물의 특징적인 점만 제외하면 박 중사는 인간일 때 그대로 모습이었다.

“세상에 유일한 낙은 바로 내 아들이었지. 사춘기라 많은 말썽을 일으키고 속도 썩였지만 마누라도 없는 시점에 나에게 남은 거라고는 아들 뿐이었어. 그런 아들이 내 눈 앞에서 총알 세례를 받고 더 이상 숨 쉬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줄 아는가?”
“그래도.. 그래도! 이건 아닙니다. 살아가야할 사람은 살아야하는거 아닙니까!”

박 중사는 서서히 고개를 저었다. 그의 두 눈은 투명한 무언가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희미한 위병소의 빛을 받아 그것이 미약하게 반짝거린다.

“아니, 난 삶의 이유를 잃었어. 평생을 살아오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어디 떳떳하게 한 적이 있어야지 말이야. 그런 점에서는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 그러나.. 결과는 참혹하더군.”
“어떻게.. 감염이 된겁니까?”
“그나마 미약하게 살아 있는 녀석에게 일부러 내 팔뚝을 내주었지. 다 죽어가는 판인데도 녀석은 내 팔을 아주 맛깔나게 뜯어먹더군. 그러나 치명상을 입은 탓에 녀석은 곧 죽고 말았지만 서서히 변하는 내 몸을 보면서 나도 아들과 같은 곳에 갈수 있다는 안도감이 들더군.”

처음 우리에게 냉대를 하며 쫓아내려는 박 중사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은 그저 아들을 잃고 슬픔을 못이기는 평범한 아버지에 불과했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지 이 하사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방아쇠를 천천히 당기기 시작했다.

“쏘게. 더 이상 내게 미련은 없어.”
“크흑.. 제길.. 큭..”

이 하사는 너무나 무기력한 박 중사의 태도에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눈물만 흘렸다. 박 중사는 서서히 고개를 돌려 우리를 보며 말했다.

“낮엔 정말 미안하게 되었소. 당신들이 나를 도와주시오.”

한치의 살기도 느껴지지 않는 박 중사의 태도에 우리들은 쉽사리 총을 들지 못했다. 박 중사를 볼 때마다 은혜를 지켜주던 남자의 모습이 자꾸 생각이 났기 때문일까. 괴물의 특성을 하고도 저런 지성을 가진 상태라면.. 어쩌면 박 중사 역시..

“부탁드립니다. 나를.. 어서 아들의 곁으로 보내주십시오.”

아저씨와 준우 아저씨는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총을 들었다. 박 중사는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는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을 체념한 태도다. 하지만.. 박 중사는 다른 녀석들과는 다르다.

“잠깐.. 박 중사님.. 물린지 얼마나 되었죠?”

내 물음에 박 중사는 슬며시 눈을 뜨고는 나를 보며 물었다.

“그게 왜 중요하지?”
“중요해요. 얼마나 되었어요?”
“2일.. 3일 되었나..”
“근데 그렇게 온전히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단 말이에요?”

내 말에 박 중사는 뭐가 잘못됐냐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 말 뜻을 알아챈 준우 아저씨가 나를 만류했다.

“우두머리같은 과정을 겪는다고 생각하는거냐? 하지만 결국 죽여야하는 대상에 지나지 않아. 사사로운 정에 휘말리지 마. 저 남자를 본 건 오늘이 처음이야.”
“하지만 그 동안 괴물의 특색을 나타내는 단계도 늦었고.. 저렇게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지성 그대로에요. 우리에게 적의를 가진 것 같지도 않구요.”

내 말에 박 중사는 뭔가가 생각났는지 박수를 치며 나를 보며 웃었다.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나는 송곳니들이 나를 움츠려들게 했다.

“적의라. 그래 생각났군. 대대장 자식은 내 손으로 죽여야겠어. 왜 그 생각을 못햇을까? 고맙군. 청년.”

그제서야 묵묵히 눈물을 흘리던 이 하사가 퍼뜩 고개를 들고 박 중사에게 총을 겨누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 때문에 총구가 심하게 흔들렸다. 이 하사는 이를 악물고 박 중사를 보며 발작적으로 외쳤다.

“안됩니다! 아무리 박 중사님이라고 해도 이 이상 접근은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허..”

박 중사는 빙긋 웃으며 손을 까딱거렸다.

“그렇지 않으면 어쩔건데?”
“..쏠겁니다!”

말을 마친 이 하사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커다란 소음 소리와 함께 이 하사의 상체가 약간 들썩였다. 그리고 우리들은 박 중사가 총에 맞았는지 확인을 위해 고개를 돌렸다.

슈우우우.

그러나 박 중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엄청난 스피드와 반사신경으로 총알을 피해낸 것인가. 자신의 조준이 빗나간 것을 확인한 이 하사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소대원들을 다그쳤다.

“어서 찾아! 빌어먹을!”

소대원들은 명에 못이겨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부 겁을 먹고 있는 상태인지 어깨가 심하게 움츠려 있었다. 우린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기만 했다. 생각보다 박 중사의 능력은 엄청났다. 과거.. 남자가 우두머리였을 시절을 보는 것 같아 시린처럼 그날의 고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가만히 생각에 잠긴 내 등을 누군가가 강하게 친다.

“정신 놓지마.”

동생이었다. 예의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동생. 나는 고개만 끄덕거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 때였다.

“크아아아!”

와장창.

괴물의 소리와 함께 유리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 소리가 난 곳은..? 막사다! 우리들은 볼 것도 없이 바로 몸을 돌려 막사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어느 틈에 저기까지 간거지? 정말 놀랍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막사에는 남자가 있긴 하지만 지켜야할 사람이 너무 많다. 아니지. 남자는 은혜만 지키려고 들테고.. 그럼 남은 사람들은 모조리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서둘러야해요!”

내 말에 우리들은 더욱 속도를 낸다. 하지만 우리들의 속도는 그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크르르.”

어두운 공간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오는 괴물들 때문에 우리는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제길.. 이렇게 급한 때에!

“지뢰나 부비트랩이 설치 되어 있는거 아니였소?”

아저씨 물음에 이 하사는 이를 갈며 답했다.

“맞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온전하게 들어왔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 때 뒤에서 묵묵히 서있던 우민이 형이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박 중사.. 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죠. 그 정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아까 위병소 앞에서 미련 없이 죽겠다고 한걸수도 있어요. 괴물들이 곧 여기를 덮친다는 것을 안거죠.”

그 말이 상황 파악이 빠르게 정리된 우리들은 소총을 들어 앞을 막고 있는 붉은 불빛들에게 총알을 날려주었다.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하나둘 꺼져가는 불빛을 보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크르르.”

그러나 또 다시 앞을 가로막는 녀석들. 아까보다 수가 많아졌다. 이렇게 되면 시간이 계속 지체될 수 밖에 없다. 녀석들이 노리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끄는 걸지도 모른다. 그것을 알았는지 이 하사가 굳은 얼굴로 군인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너희 4명 여기에 남아 녀석들을 저지하고 따라와라. 그리고 다음 4명이 다른 녀석들을 막는 식으로 릴레이로 한다.”
“예!”

이 하사가 지목한 4명이 괴물들의 앞을 막아섰다. 우리들은 그 틈을 노려 왼쪽으로 크게 뛰어가기 시작한다. 괴물들은 우리를 잡으려고 몸을 돌렸지만 4명의 군인들에 의해 무참히 깨져버리고 말았다.

“크아아!”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4명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다가가는 괴물들을 뒤로 하고 계속 걸음을 옮긴다. 아직 막사까지 거리는 꽤 되는 것 같다. 어두워서 그런지 제대로 거리 식별이 되지도 않는다. 일단은 무조건 달리고 봐야한다.

“크르르.”

얼마 가지 못하고 다른 녀석들이 앞을 가로 막는다. 우리는 아까와 같은 방식으로 녀석들을 따돌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차례.. 남은 인원들이라고는 우리들과 이 하사. 그리고 3명의 군인이 전부였다. 막사 앞에 도착하기는 했지만 불안한 전력이었다. 게다가 처음 녀석들을 막아선 4명과.. 그 뒤의 4명이 전혀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일이 틀어지고 있다.

“일단.. C.P실부터 가지요.”

이 하사는 숨을 고르며 막사 중앙 통로로 걸음을 옮겼다. 창문이 모두 막혀 있는 상태라 통로가 상당히 어두웠다. 처음 나올 때 작은 불이라도 켜져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어두웠다. 더군다나 하늘에도 떠있는 별들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새까매서 앞을 제대로 식별해내기가 어려웠다.

저벅. 저벅.

느린 발걸음으로 움직이는 이 하사와 군인들. 오랫동안 생활을 해온 그들이라면 보이지 않아도 충분히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여자들이 있는 방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일단 전력이 분산되면 더 큰 위험이 따를 것 같아 일단은 이 하사의 뒤를 따르기로 했다. 어쩌면 자연스레 이 하사의 뒤를 따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은혜 곁에 있는 남자라는 존재 때문일지도 몰랐다.

슈우우우.

통로에 가득차는 바람 소리를 제외하고는 너무나 고요했다. 천천히 C.P실 앞으로 다가간다. 그 때. 지휘통제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괴물 녀석 여러마리가 튀어나왔다.

“크아아!”

녀석들은 곧바로 군인들과 이 하사를 덮치기 시작했다. 급작스러운 공격에 소총을 제대로 겨누지 못한 군인들은 속수 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 하사는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괴물을 피해 총알을 퍼부어댔다. 남은 우리들도 군인들을 덮친 괴물들을 향해 총알을 퍼부었다.

“끄으으.”

종잇장처럼 꿰뚫린 몸으로 휘청거리던 괴물들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그러나 녀석들의 성과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우리 쪽에서도 두 명의 군인이 서서히 숨을 거두고 있었다. 이 하사와 남은 군인 한명이 묵묵히 그들의 전리품을 챙기기 시작한다. 이 하사는 점차 숨을 거두어가는 군인의 군번줄을 뜯고는 물었다.

“가족이 있나?”
“..없...습..니..다.”

입에 고인 피를 힘없이 뱉어내며 말하는 군인은 그대로 목을 푹 숙였다. 이 하사는 이어 다른 군인의 군번줄을 뜯고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어..머니가.. 있습..니다..”
“남길 말은?”
“사.. 살아..만..”

군인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숨을 거두어버렸다. 이 하사는 두 개의 군번줄을 강하게 움켜쥐고는 자신의 목에 걸었다. 그리고 두 명의 군인.. 이제는 시체로 변해 고기덩어리에 불과한 둘의 머리에 각각 1발씩 총알을 날리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

우리는 아무 말없이 그 뒤를 따랐다. C.P실에 다다른 우리들은 서로를 보며 심호흡을 했다. 제일 앞에 선 이 하사가 문고리를 잡고 서서히 C.P문을 열기 시작한다. 꿀꺽. 마른침을 삼키며 소총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강하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