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집 문 앞에 버려진 강아지를 주웠습니다..

꼬물이..2012.06.05
조회644

어제 저녁 운동가려고 밖으로 나서다가 낯선 상자를 발견했습니다.

흰색의 상자였는데..알 수없는 구멍이 뚫려 있고..뭔가 쎄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 말을 들은 부모님께서 밖으로 나오셔서는 상자 안을 확인해 보았고,

상자 안에는 아직 아가임이 확실한 강아지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털 여기저기에는 오물이 뭍어있고, 상자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서는 바들바들 떨며

아무 소리 없이 아무 미동없이 있던 작은 아가...

 

귀엽기도 했고, 아직 어린데 버려졌다는 게 안타깝기도 했지만..

사정상 우리집에선 키우기 힘들어서 어떻게 할까 고민했습니다.

 

일단 씻겨 놓고 생각해보자는 아버지의 말씀에 강아지를 집안에 데리고 들어간 식구들..

따뜻한 물로 최대한 조심스레 가엾은 아가를 씻겨주고는

털을 말려주었습니다. 서서히 털이 말려가자 아까의 꼬질꼬질 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귀엽고 앙증맞은 강아지가 있더군요..

 

하지만, 동물을 키우기에는 저희집의 사정은 좋지 않았고..

결국 동물병원으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아직 아가인데다가 여자아이니

괜찮을 거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데리고 가려던 찰나,

여동생의 친구가 키우겠다는 얘길 했고, 그 작은 아가는 새로운 주인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강아지를 수건에 곱게 싸서 만나기로 한 장소로 데려가는 데

처음엔 비실거리던 녀석이 나름 수건 속에서 꼬물거리기도 하고

달리는 버스 밖을 구경하기도 하는 등 점점 생기를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친구와 만났고, 잘키우겠다는 다짐을 받으며 건네준 강아지..

잘살라는 인사와 함께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동생을 통해 강아지가 무사히 도착했다는 얘기를 들었고,

아직 겁이 많아 이불속에 꽁 박혀 있기는 하지만 잘 있다는 친구의 얘기에 안심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안타깝게도 그 어린 아이는 저희의 바람대로 잘 크지 못하고..

오늘 새벽에 하늘나라로 가버리게 되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녀석이...새벽에 보니...차갑게 굳어있었다고 하더군요...

 

그 사실을 알자 마음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1시간 밖에 같이 있지 않았지만, 그 시간 동안에라도 잘해줄걸 하며 후회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어린아이가 무슨 죄라고 버리고 간 사람에게 원망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혹여라도 강아지를 키우시는 분들에게 양해의 말씀을 드리고자 해서 입니다.

 

저희 집 앞에 버리고 간 사람들과 같이 아무렇지 않게 버리시는 분들과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강아지를 내 놓아야 하시는 분들 모두..

아픈 아이일 경우 제발, 아픈 아이라고 써서라도 놓아주셨으면 합니다.

 

적어도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지금 너무 후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면 그 아이가 더 힘들게 될 지도 모릅니다.

요즘 사람들 중에는 나쁜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그 아이를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제발 조그마한 메모라도 남겨주세요..

 

그리고...

성남시 상대원동에 살고 있으며 우리집 앞 문에 몰래 그 어린 아이를 버려두고 간 망할 사람..
어떤 쓰레기 인지는 모르겠는데...
또 책임지지 못할 거면 아예 키우질 마. 네가 뭐라고 그 어린 아이에게 상처를 줘?

그 어린 아이가 얼마나 두려워하고 겁에 질렸는 지 넌 모르지?

그 애기 아파한 것의 배로 고통받아서 똑같이 겪어봐..

 

그리고 하늘로 가버린 아가야..
짧았던 1시간 동안 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미처 네가 아픈 것도 모르고 꼬물거린다고 뭐라고 하고...진짜 미안해..
부디 위에서는 불안해하지도 말고 행복하게 살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