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 남자친구

aldksgo2012.06.05
조회4,074

2년 가까이 만났고,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남자 나이 34살, 저 31살입니다.

그 남자는 나와 결혼을 하고 싶어하지만... 말 그대로 워커홀릭입니다.

거기다 장거리 연애... 그 남자가 일하는 직장 근처가 제 본가가 있어서 그 곳에서 처음 연애를 시작했죠.

남친은 공무원이고, 저는 나름 전문직 종사자 입니다.

어렵게 시험을 쳐서 서울에서 일을 하고 생활하고 있죠.

그 남자... 연애 내내 워커홀릭에 빠져 있거나 주말에는 잠만 잔다고... 그래서 데이트 다운 데이트 한 번

변변히 해보지 못했습니다.

중간에 그것 때문에 엄청 화를 내고... 그래서 석 달 정도 헤어졌다 싶어서 저는 일하다가 알게된

남자와 좋은 관계로 발전해볼까 하고... 있었지만 결국 제 마음이 허락치 않아 그 분과는

이제는 연락도 안 하고...

그 사이 그 남자도 어디서 제가 남자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홧김에 소개팅을 하기도 했다고 하더군요.

 

초파일이라 엄마랑 절에 간다고 잠시 집으로 내려왔습니다.

그 남자와 저는 경남 사람입니다.

저의 본가는 경남이고, 남자친구는 그 곳이 직장입니다.

본가는 다른 곳에 있지만요.

아무튼 어쩌다보니 근처에서 서로 얼굴을 보게 되고... 그 와중에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 자신이 조금만 더 신경 써줄게... 역시 우리 두 사람은 우리 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 사이에 좀 느꼈는지... 저도 그 남자에게 별 터치 안 하고 삽니다.

 

그 남자 여전히 일 중독입니다.

거기다 결혼하자고 말이 나와서 이번 말에 부모님 및 일가친척에 인사드리러 가는데

결혼이 앞서 다가오니 그 남자와의 결혼이 좀 망설여지더군요.

 

워낙 주말도 없이 일하러 간다고 회사에서 밤 늦게까지 업무하고...

평일에는 출장에(감리 및 공사 감독... 뭐 이런 걸로...)

주말이면 잠늘 자거나 회사에서 또 업무... 이런 식으로 줄곧... 생활하고 있죠.

 

결혼 이야기가 나와서 몇 번 의논을 해본 결과...

남친은 어차피 나 혼자 살다시피 할 집이니 원룸이나 투룸으로 가자고 그러고...

저도 그 부분에 동의했습니다.

남친도 직장 생활 그리 열심히 했지만 빚지지 못 하는 융통성.... 상당히 제로인 보수적인

성격 때문에 그동안 빚 청산에 신용카드 안 쓰기 한다고 돈을 모아놓지 못하다가

저랑 헤어진 그 석달 기간에 700만원 가까운 돈을 모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결혼을 하더라도 지금처럼 이삼주에 한 번씩 만나자고 합니다.

자기가 서울로 오는 위주로 해...

그 소리 듣고보니 애기 생기더라도 그렇게 할거냐 물었고... 애기 생기더라도 일 때문에

어떻게 자주 왔다가냐고... 그러더군요.

 

네... 물론 서울과 경남... 이주에 한 번 오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지만... 적어도 제 마음은 오빠에게 빈말이라도

"내가 서울에 있는 지사로 발령 받게 노력 한 번 해보지" 이럴 줄 알았습니다.

무조건 안 된다고... 자기는 여기 있는 한 옮기는 것도 쉽지 않다고... 정 그렇게 떼쓸거면

결혼이고 뭐고 안 하면 그만아니냐고... 자기는 혼자 살아도 된다고... 그런 식으로...

거의 막말 비슷하게... 사람 기분 하나 못 맞춰주고...

 

저번에 그 사람이 저와 다시 시작하기로 한 날... 그러더군요.

저에게 가정보다는 일에 충실한 여자... 자기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살아달라고...

그 남자 성격은... 하나의 일에 빠지면 다른 것을 뒤돌아볼 줄 모르는 성격입니다.

누가 말을 해주지 않으면 자기의 단점이 뭔지도 모르고...

워낙 보수적인 경상도 시골마을에서 자란 탓에 남아게, 특히 여자에게 좋은 말 한 번 해준 적 없고

로맨틱한 그런거... 기대하지 말고 살아야 합니다.

 

갑자기 서글퍼지더군요.

장거리 주말 부부 생활하면서 아기 가지면 나혼자 감당해야 할 것들이 마구 생겨날 것 생각하니....

그러다보니 결혼문제도 자연적으로... 망설이게 되고... 어쩌면 그 남자는 내가 아쉬운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내가 아쉬워 하는 티를 많이 내는 것은 아닌지...

 

물론 친구들 중에서는 "결혼하고 애기 낳으면 남자는 바뀌긴 하더라." 라고 말을 들어서 혹시라도 애기가 생기면 애기 때문이라도 자주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긴 하는데... --;; 그래도 좀... 이건 아닌 것 같네요...

 

일을 위해서라면 평생 혼자 살아도 된다는 그 남자를 대체 내가 어찌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혼생활 도중에 이혼 결심하느니 차라리 여기서 정말 그 남자와의 연을 정리해야하는지...

 

뭐... 이건 사주상일 뿐이지만 어딜 가더라도 저희 둘의 궁합을 보면 잘 맞는 구석도 많고

특히 올해 결혼하지 않으면 영영 이별수가 끼여 있을 것이라고... 그리 말을 해서

남친이 올해 10월경에 식을 올리자고는 하는데.... 솔직히 결혼하고나서 그 말처럼 된다면

혼자 사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많이 서글퍼질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