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리석은걸까요. 남자친구가 무심한걸까요.

갈팡질팡2012.06.06
조회700

 

 

안녕하세요.

올해 스물 셋 되는 대학생입니다.

남자친구는 두살 아래인 스물 하나이구요.

조언이 될만한 글이 있다면 남자친구와 함께 볼 생각입니다.

좀 도와주세요.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입니다.

 

연애로 힘들고 괴로울때마다 가끔 와서 둘러보던 판인데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네요.

 

작년 9월부터 만나기 시작했으니 이제 어느덧 9개월차의 연인이 되었네요.

 

처음부터 설명을 하자면 처음엔 누가 먼저 다가갔다라는 말이 필요 없을만큼 서로 하루만에 마음에 들어 했고 일주일 후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인연이 저를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은 몰랐네요.

 

초반엔 여느 연인들처럼 하루 종일 연락하고, 서로 보고싶다는 말만 해도 전화 한시간 금방 갈만큼 타올랐습니다. 늘 우리는 특별할 거라고, 우리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싸우지 말고 지내자고.

그리고 4개월정도 되었을까요. 여느 연인들이 그런것 처럼 저희도 변하기 시작했네요. 남자친구는 연락이 줄었고, 저는 서운함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고 이야기하면 처음엔 들어주는 것 처럼 미안하다고 잘하겠다고 하더니 어느날은 되려 화를 내며 그만좀 하라고, 누나는 아무리 해줘도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앞으로 만나는 약속을 정하는 것 외엔 연락 아예 안하겠다고 폭언을 해버리더군요.

 

제가 그때 했던 부탁이 뭔줄 아시나요.

그 아이가 변해가는것에 가슴아파하면서도 시간이 흘렀으니 저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냥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너 바쁜거 알지만, 아침에 일어났을때나, 학교갈때, 틈틈히 시간 나면 휴대폰 한번 봐줘."

 

마음이 너무 아프더군요. 사랑을 구걸하는 여자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이제 더 이상 예전같은 사랑 받지 못하는 구나 하는 생각에 지난 과거만 하염없이 그리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제 부탁에 거의 미쳐 날뛰듯 반응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저는 안되겠구나. 조금의 관심도 이젠 구걸하지 않으면 안되는구나 하는 마음에 이 관계를 접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헤어지고, 며칠 후 남자친구에게 받은것들을 돌려주며 미안하다. 네 잘못은 아니다. 그냥 너와 내가 너무 달랐고, 내가 널 예전처럼 행복하게 해줄 수 없으니 떠나는거다. 잘지내라 하고 장문의 편지를 주고 돌아섰습니다. 그런데 또 얼마 지나지않아 연락이 왔고, 자신이 잘못했다며 잘하겠다는 말에 미련이 남아있던 저는 그를 받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변하더군요.

저는 남자친구가 있어도 외로운 여자였고, 남자친구는 제가 없어도 외롭지 않은 남자였습니다.

연락을 해도 응 나 뭐하고있어. 잠시만. 응 이따 연락할게. 응 잠시만, 동생좀 도와주고. 응 씻을준비하고 올게 잠시만. 늘 잠시만.

이젠 연락하다 그가 제 이름만 불러도 압니다.

아 연락 끊으려고 하는구나.

 

그렇다고 만나서도 저렇게 무심한건 아닙니다. 소중히 대해주고, 예뻐해주고, 애정표현도 많이 해주고.

나 원래 연락 안하는 사람이야. 라고 말하던 남자친구에게 화해 후에 앞으로 사귀는 사람에게 그런 말은 하지 마라. 그건 예의가 아니다. 라고 부탁한 뒤로 그런 말은 않더군요.

짙은 외로움에 마음이 삵고 긁혀나가는것을 느끼고 어느 날 제가 물었습니다.

 

너는, 지금이 좋아?

 

좋다고 대답하더군요. 제가 꺼내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길 거부하는 남자친구는 늘 저를 무서워하나봅니다.

 

대화를 좀 하면 안될까?

 

자기는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있답니다. 제가 뭘 물어보면 응. 아니? 이 정도의 이야기만 하면서요. 하다못해 (제이름)은? 이런 질문조차 하지 않고, 그길로 대화를 끊어내면서 그것이 그가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평생 저를 이해하지 못할거라고. 그렇게 말하더군요. 마음이 무너지는 일이었지요. 그래도 그게 너라면 어쩔 수 없다. 내가 좋아하니까 참아야겠지 하며 아무말 않고 웃어넘겼습니다.

 

 

 

여기까지가 그나마 큼직하게 있던 이야기들이구요.

이 아래부턴 요즘 저를 괴롭게 하는 문제입니다.

 

이젠 남자친구에게 만족이 안되고, 뭐만하면 짜증이 나고,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화부터납니다.

 

늘 돈이 없어서 차비도 없이 대책없이 저를 만나러 와서 차비내달라고 하는것도 짜증이고,

돈때문에 데이트 한번 마음놓고 못하는 것도 화가 나고,

선물같은거 필요 없으니 돈안드는 편지 한통 써달라고 부탁한지 한달이 넘었는데 그것도 안해주는 것에 화가나고,

저 그렇게 경우없지않아서, 9개월 만나면서 보고싶다고 와달라고 말한적 한손가락으로도 꼽을 수 있는데

그럴때마다 자기 오늘 못간다고 말하는 그 모습도 짜증나고.

기념일도 몰라 저 혼자 챙기는 것도 짜증나고,

아플때 괜찮아? 아프지마~ 병원가~ 이게 전부인 모습도 실망하게됩니다.

9개월 사귀면서 그 사람이 먼저 전화한적이요? 특별한 일 없이 전화한적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죠. 

연락하는 문제는 이제 제가 미쳐버릴만큼 실망의 실망을 거듭했고 이젠 제가 서운한걸 얘기하면 그냥 씹어버리기 일쑤입니다.  

 

반복되면 그런거 있잖아요?

얜 이렇게 나오겠지 라고 예상되는거

그런데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조심히 말을 꺼내는 저도 병신호구인것같고 역시나 같은 반응을 보이는 그도 짜증납니다.

 

 

저요?

 

저도 많이 부족한 여자친구입니다. 맞아요. 그렇지만 저는 다른 여자들이 하는 만큼 안한것 없고,

서운한 이야기가 쌓이면 못견뎌서 바로바로 말하는 타입이지만 그렇다고 화내거나 욕을 하지도 않고, 최대한 서로 기분 상하지 않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고, 처음엔 저도 먼저 전화하고, 기념일엔 몰래 계획도 짜보고 합니다. 데이트 비용 제가 더 많이 부담하고 싫은 소리 단 한번도 한 적 없구요. 그냥 밥이라도 굶고다니지 말라고 도와주고, 버스카드 충전해주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마음이 변하고 있습니다.

권태기인가 생각을 해 보지만 그냥 그동안의 설움이 북받쳐오른거라고 밖에 생각을 못하겠습니다.

비교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친구는 아프면 남자친구가 약사다준다. 뭐 먹고싶다 하면 사다준다, 영상이라도 만들어준다. 5년이 지났어도 연락 꼬박꼬박 잘하고 잘해준다.

 

돈드는거요? 그런거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그런걸 바랬다면 제가 애초부터 그 아일 만나지 않았겠죠.

그냥 조그만 정성. 친구들에게 로즈데이때 뭐 받았어? 라고 질문받았는데 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저혼자 그아이에게 장미꽃과 자그만 타르트를 사다줬고 저는 빈손으로 터덜터덜 왔거든요.

그래도 기뻤습니다. 못받았어도 괜찮았어요.

 

그런데 늘 핑계대고 아파서, 피곤해서, 뭐뭐해서, 연락조차 잘 안되고, 제가 사정사정해서 한 부탁은 완전 무시하는 남자친구, 잘한다고 나 잘하지 이러고 묻는데 할 말이 없게 만드는 남자친구.

권태기인건지, 이제 정말 아무리 사랑해도 마음 굳게 먹고 접어야 하는지 고민됩니다.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 돌아오지 않을 보답에 목메는 어리석은 여자인걸까요?

너무 과분한걸 바래서 지금 이렇게 아프기만 한걸까요.

따끔한 말 부탁드리겠습니다.

 

멋진 여자가 되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