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페이하는 커플은 금방 깨진다는 글... 우습지만 맞는 얘기임

답답2012.06.09
조회1,018

우연히 저 밑에서 더치페이 하는 커플은 금방 깨질꺼라는 글과 그 글의 댓글에서 남자들의 비난을 보고 글을 씀. 내가 나이도 좀 있고 진지한 내용이지만 진지하게 쓰면 더 무거운 글이 될까 봐 음슴체 가겠음.

 

나는 결혼도 했고 소위 말하는 된장녀나 bo슬도 아니지만(신랑보다 내가 훨씬 많이 벌고 연애시절에도 연상연하라 신랑이 자기가 남자니까 내겠다고 자꾸 그래도 내라고 한 적이 별루 없음), 그리고 본인은 가진 것도 능력도 야망도 없이 남자 잘 물어 팔자 고치려는 여자들 무능하고 남의 인생에 아무 노력이나 댓가 없이 편승하려는 기생충 같아서 경멸함.

 

근데도 그 글이 무슨 말인지는 알꺼같음. (내용인 즉 더치할 경우 주변 친구들이 누가 돈 많이 내는지를 캐묻게 되고, 더치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쟤는 못생겨서 쟤한테는 돈 쓰려는 남자가 없나보다 이런 식으로 뒷말이 돌다가 본인 귀에 들어가서 상처받게 되고, 옆에서 은근슬쩍 왜 그런 대접 받으면서 사귀냐고 오지랖 떠는 족속들한테 시달리면서 스트레스 받아서 결국 헤어지게 된다는 내용.)

 

여자들이 돈 안 내려고 하는 핑계 같지만 핑계가 아니라 저 말이 맞음. (난 외국에서 자라서 이것저것 다 이해 안 가고 더치 안 하면 매번 얻어먹는 여자도 불편하지 않을까 싶은데 우리나라는 아직 안 그런가 봄) 참고로 여자가 데이트 준비하면서 꾸미는 데 돈이 많이 들어서 더치하는게 불공평하다 이건 말 그대로 뻘소리임. 돈 내기 싫어서 대는 핑계 맞음. 업소 여성도 아니고 남자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지가 꾸며놓고 그 비용을 남자한테 전가시키는 건 된장녀, bo슬 소리 들어도 쌈.

 

얘기가 잠깐 샜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여자들 오지랖 쩔고 남이랑 사사건건 비교하는거 장난 아니고 말하고 싶지 않은 눈치면 더욱 더 집요하게 말 나올 때 까지 캐냄. 그리고 한국 와서 신기한 점이 우리나라는 남자가 자기 여자한테 얼마나 돈을 쓰느냐가 곧 여자가 얼만큼 사랑받고 있는지를 나타내 주는 지표로 인식됨.

 

예를 들어 어떤 남자가 수백만원짜리 명품백을 자기 여친이나 부인한테 선물했다고 가정하겠음. 상식적으로 그런 고가 제품을 웬만큼 좋아하는 정도인 여자한테 선물하는 남자는 없지 않음? 따라서 이 여자는 그녀의 남자가 그 정도 돈을 쓸 만큼 사랑해 마지않는 소중한 여자이며, 남자에게 그 정도 대접을 받을 가치가 있는 대단한 여자라는 공식이 성립됨. 남자들 세계에서는 어떤 것이 자기 여자한테 대접 받고 있다는 기준이 되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여자들 세계에서는 그럼.

 

그런데 반대로 남자가 이 여자한테 돈을 별루 안 쓴다면? 여자가 심하게 못생겼든지 어디 하자가 있든지 남자에 비해 딸리는 조건이라든지... 남자한테 이 여자는 그냥 어장 관리 대상일 뿐 결혼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얘기가 됨. 게다가 돈은 아쉬운 사람이 쓰는 것 아니겠음? 통상적으로 남자가 내는 경우가 아직까진 많은 분위기에서 더치를 하건 여자가 다 내건 이러면 다른 여자들이 보기엔 남자는 별로 만날 생각이 없는데 여자가 얼마나 아쉬웠으면 자기 돈을 써 가면서까지 만날까 이러면서 쯧쯧거림. 물론 여자 당사자는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더치를 하든 본인이 돈을 쓰든 돈 상관 없이 그 남자를 만나겠지만, 주변에서 자꾸 여자가 한참 딸리나보다 추측해서 자기네 맘대로 뒷담화 까고 그게 돌고 돌다가 내 귀에 들어오고 주변에서 직접적으로 그 남자 왜 만나냐, 그런 대접 받고 만나는 너도 참 불쌍하다, 그 남자 아니면 남자가 없어서 그러냐 등등 오지랖 떨어대면 여자는 자존심에 큰 스크래치가 생김. (남자로 치면 "넌 3분카레(=토끼;)라서 or 능력이 딸려서 or 키작남이라서 여자를 공주마마처럼 저렇게 떠받들어 가며 만나나 보네" 이런 말 듣는거랑 똑같음) 돌려 말해서 저 정도지 직역하면 "넌 가치가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여자구나" 이 소리임.

 

난 남자들이 일방적으로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렇게 교육 받지도 않았고, 그런 문화에서 자라지도 않았음. 그래서 남자들한테 돈 쓰란 소리는 안 함. 다만 사회적인 분위기가 남 일에 간섭하고 캐고 오지랖 떨고 비교하고 은근히 남 깎아내리면서 본인의 유능함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좁은 땅덩이에 오글오글 모여 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형성된 사회적 구조 안에서 무조건 여자들을 욕할 일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아래와 같은 옵션 중 택1...

 

1. 돈 써도 아깝지 않은 여자 만나기

얼굴이 끝내주게 이쁘든 조건이 매우 좋든 밤일을 잘 하든 어쨌든 만나는 동안 남자가 돈 써도 지금이나 나중에나 본전 생각 안 나는 여자 (이런 여자를 만나서 내 여자로 만드는 건 개별 역량)

 

2. 만만한 여자 만나서 당당하게 더치 요구

말 그대로 1번의 뛰어난 여자보다 조금 만만한 여자를 만나서 당당하게 더치 요구 하면 됨. 요즘 세상에 특별히 잘난 것도 없으면서 더치하자는데 그걸 이상하게 보는 여자가 더 이상한거고, 그런 여자라면 애초에 안 만나는게 이득.

 

3. 사고방식 자체가 다른 외국 여자 만나기

나도 그렇지만 이 사람들은 남자가 매번 다 내야 한다는 발상을 하진 않음. 다만 한국인과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으로 인하여 더치는 해결 되었지만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음.

 

4. 걍 솔로ㄱㄱ

초식남처럼 여자라는 동물에 관심 끄고 혼자 사는 것도 속 편하긴 할 듯.

 

 

마지막으로 이건 여자의 문제도, 남자의 문제도 아닌 한국 사회 분위기 탓이 큼. 결혼을 해도 집안 어른들의 지인들(친척 포함) 눈 의식하랴, 내 주위 사람들 눈 의식하랴 정작 서로 얼만큼 사랑하느냐 보다는 시집 장가 잘 갔단 소리를 들어야 부모님께 불효가 되지 않는 이상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임. 결혼에서 정작 중요한 사람은 당사자 부부인데 우리나라 결혼식은 당사자 부부는 별로 중요치 않고 부모님이 집안 세력을 과시하는 자리 아님? 게다가 새 집과 새 살림을 장만할 돈을 마련하기 전에는 아예 결혼 조차 못 하는 나라 아님? (원룸에서 결혼 전 쓰던 살림살이로 시작하거나 당장 필요한 것만 몇 가지 장만해서 시작하면 부부 당사자는 둘째치고 부모님 주변에서 수근수근 난리치고 내 주위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나라가 한국임. 외국에선 평범한 사람들은 당연히 저렇게 시작하는데.) 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내 방식대로 친한 친구들 불러서 웨딩파티 형식으로 했고 축의금 안 받고 자비로 1천만원 정도 들여서 진행함. 부모님 전혀 반대 안 하셨음.

 

다만 부모님의 지인들은 애가 5살이 되도록 내가 결혼을 한 줄도 모름. 내가 속도위반을 한 것도 아니고 숨길 이유가 전혀 없지만 신랑 집안과 학벌과 직업이 많이 빠지는 편이라 주위에서 알면 엄청 수근거릴 게 뻔해서 외할머니 빼고는 나 결혼한 거 이모 삼촌 고모 큰집 작은집 등등 가까운 친척들도 모름. 이게 한국 사회임. 아예 몰라야 말을 안 하지 조그마한 꼬투리라도 걸리면 오냐 잘됐다 잡아내서 캐고 캐고 또 캐서 뒷담화질, 비교질, 간섭질 하지 않으면 근질근질한 게 한국 사회 아니겠음.

 

저러한 이유로 완전한 더치문화가 자리 잡기 전인 현재 여자가 더치를 한다고 하면 손가락질 받고, 뒤에서 수근거리는 소리 참아야 되고, 참견질 하는 인간들, 나아가 여자가 딸리나보다고 깎아내리는 인간들 다 견뎌야 하는 힘든 사랑이 시작됨. 여자 주위에서 예쁘게 잘 사귀게 가만 두질 않음. 급기야 내가 읽었던 원문처럼 내가 내더라도 남들 있을 때는 남친 손에 쥐어주고 니가 내는 척이라도 해라 이래야 되는 나라이니 여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서럽겠음. 내가 이렇게까지 해 가며 남자를 만나야 되는 여잔가 싶어 눈물 나지 않겠음?

 

 

남자들 보고 물주 노릇 하라는게 아니라, 제 3자 입장에서 봤을 때 실상이 저렇다고 적는 글임. 돈을 남자가 다 내든 더치를 하든 여자가 다 내든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지만 본질을 모른 채 더치페이 문제로 싸우는 게 안타까웠음.

 

 

 

이거 어떻게 끝내지...
그럼 이만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