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심? 결석이 빠지지 않는다고 걱정하고 있다가 어느 분이 결석 빠질 때 드럽게 아프다고 해서 결석을 어르고 달래며 살살 빠져나와라 주문 외우는 아직 복학도 못했으면서 1학년 때 결석 숫자와 학점 생각하면 덜덜 떨리는 조 F 등장 하심 햇볕 쨍쨍 모래알은 반짝 소낙비가 그렇게 오더니 어제(6/14)는 날씨가 너무 좋았음 목포에서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외래를 오신다는 해군원사 아저씨와의 만남을 하늘도 축복하는 듯 저번에 결석 덕분에 응급실에 있을 때 병동에 놀러갔는데 해군원사 아저씨가 얼마 전까지 병원에 입원하셨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음 간에 숙주가 심하게 와서 황달이 심하고 거의 6개월동안 식사도 못하셔서 심하게 빠지셨다고, 못알아볼 정도로 달라지셨다던 간호사 누나의 이야기에 몇 일이 지나고 전화를 드리니 목요일날 외래라고 하셔서 냉큼 약속을 잡은거임 나는 결단력 있는 남자임 해군원사아저씨를 만나려고 집에 있는 가방을 들고 나왔는데, 버스에서 가방에 물건을 확인하려니 이놈이 뙇, 언제 밀항했지.. 웃지마.. 웃지말라고.. 오랜만에 만나니까 살이 엄청 빠지셔서 놀랐음 6개월동안 씹는 것은 하나도 못 먹고 뉴케어 같은 환자영양음료를 드시고 버텼다고 함 그래도 중후한 중년의 간지남 목소리는 변함이 없어서 흐믓했음 근황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하는데 당일 히크만을 뽑는 날이라고 말하시길래 겁도 드렸음 히크만을 뽑으면 젖꼭지를 꼬집으면서 당기는 기분이라고 그러나 이미 히크만 뽑을 때 쓴 톡을 보셔서 안 먹힘 시간이 시간인 만큼 맛있는거 사주신다고 하셨는데 대학로에 가면 나는 매일 라멘만 찾아서 먹었는데 다른 맛집에 대해서 아는 정보가 없는데 어떻게 하지 나는 도대체 무엇을 얻어먹어야 하는 것인가 고민에 빠짐 뭐가 맛있니 다그치시는데 갈팡질팡 저의 그런 고민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셨는지 같이 고기를 먹으러 가시자는 은총의 말씀 갈비살이 올라온 고깃집 상에 뻗어버린 나의 마음 그런데 아쉽게도 해군원사 아저씨는 고기를 드시지 못하시고 집에서 싸오신 도시락을 드셨음, 사모님과 저만 고기 섭취 우걱 우걱, 4인분은 먹었는데 혼자서 3인분은 먹은 듯 고기 먹고 후식으로 조 루팡의 추억을 떠올리는 비빔냉면과 밥 반 공기를 먹은건 비밀임 이거 갈비살 구운 쌈임 밑에 쌈을 든 건 족발이 아닙니다. 족발로 쌈을 싼게 아니라고 영양보충음료를 드시다 죽을 드시고 다시 밥을 드시기 시작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는데 같이 수다 떨며 즐겁게 식사하다 보니까 해군원사 아저씨가 평소보다 더 많이 드셨다고 함 그래도 제가 평소에 먹는 반 정도 해군생활 하시면서 30개국 여행하셨다는 이야기가 제일 부러웠음 나는 제주도도 못 가봤는데 내가 제일 멀리 간 곳은 통영입니다 통영! 그때 굴을 먹었어야 하는건데 이렇게 못 먹게 되는 몸이 되버릴 줄 알았으면 그러다 문득 처음 발병하던 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급성백혈병 의증을 판정 받은 날에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배가 더 고팠던 이야기를 했음 사실 사람이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거 아님 응급실 진료실에 들어갈 때마다 의사선생님한테 밥 언제 먹을 수 있나요 물어봤었음 뭐 이런 놈이 다 있노라는 표정으로 나를 봤었던거 같은데 점심부터 시작해서 아무 것도 먹지 못했는데 저녁 10시가 되면 당연히 배고픈거 아님 병은 병이고 배고픈건 배고픈거니까 검사 때문에 불려갈 때마다 밥 언제 먹을 수 있냐고 졸랐음 결국 기본적인 검사결과가 나오고 의사선생님의 내 질문에 지친 듯 진료실 들어가자마자 이제 밥먹어도 된다고 하셨음 폭풍 치킨 섭취 군인의 희망은 역시 치킨이지 와구와구 먹으면서 친구들에게 전화하면서 나 백혈병이다 하니까 구라치지말라고 욕만 먹었던 그런 이야기를 했었음 원사 아저씨도 처음 발병한 것을 알고 마음고생 하시면서 그래도 사모님을 사랑하시는 마음에 사모님이 어떠냐는 문자에 웃으면서 찍은 사진을 보냈다고 하셨음 그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역시 멋쟁이 멋쟁이 그래도 다시 군대를 간다면 해군으로 가게 된다면 원사아저씨 밑으로는 안 갈꺼임 긍정적인 사람 밑이 왠지 힘듦 식사를 하고 병원에서 원사 아저씨는 외래 진료를 보셔야 해서 그렇게 헤어짐 나중에 목포에 가서 한 번 더 뵙기로 했음 맛있는거 많이 주신다고 하셔서 최대한 빨리 갈 생각 당일 일정은 그게 끝이라서 집에가서 잘까 했는데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걸음이 팔자걸음에다가 뒤뚱뒤뚱 걷다 못해 몸이 시계추가 된 기분 그래서 앞에 있던 어린이병원에 들어가 봤음 벽부터 아기자기한 풍경, 나도 토띠랑 왕코 선생님 좋아하는데... 벤치에 안아 있으니까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초조해하는 보호자들의 얼굴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아기들 울음소리 꼬꼬마들이 액땜을 단단히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음 커서는 건강하고 잘 될거라고 중얼거리면서 나왔음 오래 있으면 마음이 너무 아플거 같아서 어린이 병원에 응급실이 있는데 응급차를 보니까 처음 국군병원에서 민간병원으로 후송당했을(?) 때가 생각남 누워서 멀미를 했지. 오질나게 응급차 뒤에 타면 재밌을꺼라고 생각하지만 누워서 버스에 타니까 누워서 파도서핑하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파도서핑을 안 해본게 함정 그래도 그 이후 응급차를 탈 정도로 위급상황이 없어서 다행인 것 같음 응급실에 갈 때마다 택시나 걸어서 온 게 어디얔 이 정도 걸으면 소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소화가 안됨 그래서 대학로를 걷기로 결심 손잡고 걸어다니지 마여 길막 하지 마여 님아 매너점? 님아 님아 소화가 안돼! 나는 도대체 얼마나 먹은거야! 그래서 급 지하철을 타기로 결심 고등학교 다닐 때 담임선생님이자 국사선생님과 갔던 경교장에 가기로 결심 경교장은 김구 선생님이 숙소와 집무실로 사용했던 장소이자, 저격당해 돌아가신 곳이기도 함 참고로 저격한 사람은 버스기사에게 맞아 죽었다는 이야기가 서대문역에서 4번출구 길따라 올라가면 강북삼성병원이 있는데 거기 안에 있음 있음 그런데 가기 전에 일단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 두개 샀음 나는 결석과 이별을 꿈꾸는 남자 물 두개를 사서 벌컥벌컥 먹음 이놈의 물 결석에 맥주가 좋다던데 결석에 맥주가 좋은 만큼 나도 맥주 좋아하는데 맥주와 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물을 먹으면서 얼마나 걸었나 물을 먹었서 그런지 아직도 부른 배는 꺼지지 않아서 뒹굴어서 경교장까지 갔음 길따라 올라가면 경교장이 있겠지 경교장에는 김구 건생님이 피격당할 때 유리창을 뚫고 나간 탄흔도 복원해놨던걸로 기억하는데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라니까 가서 천천히 둘러보고 와야지 그러면서 신나게 걷음 읭?! 경교장 복원공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먹이면서 병원 안내하는 분한테 물어봤는데 들어갈 수 없다고 함 아 힘들어 이게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 안됔ㅋㅋㅋㅋㅋㅋㅋㅋ 움직이기 힘듬 기운빠짐 우체국에 들어가서 집으로 배달되고 싶어 이게 뭐야ㅋㅋㅋㅋㅋㅋ 도대체가 병원을 내려오며 깡물마시고 뻗어버림 몸은 서 있지만 마음은 이미 길바닥에 주저앉음 그런데 뻗은 자리가 돈의문 터였네 그래서 깡물에 휘청거리며 서대문길 따라 광화문까지 갈까 했는데 얼마나 걸었나 눈앞에 뙇 뭔가 아파트에서 전단지 붙이는 알바 하는 기분이었음 꼭대기부터 시작해서 내려오는 박물관이라니! 별 다른 잘못을 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자신하는데 어느샌가 경찰 앞에서는 움찔하게 됨 뭔가 양심에 찔리는 잘못을 많이 했나. 여하튼 어렸을 때 길 돌아다니다가 자주 길 잃어버려서 혼자 울면서 동네 파출소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남 울면서 길 잃어버렸어요 하면서 주는건 다 받아먹었지. 그러면서 귀엽구나 우리 집 가자 하던 경찰 아저씨 앞에서 도도한 표정으로 싫다고 했던 그 유년의 기억도 새록새록나는군 여기서 어렸을 때 사진 투척 깜짝 놀랐던게 6.25 하면 군인만 생각하고 경찰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던거 같음 병원으로 치면 의사선생님이나 간호사선생님만 생각하고 감염된 균이 있나 없나 유심히 봐주시는 임상병리사 선생님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충격이랄까. 고자뻑 누나는 잘 있나 모르겠네 들어가보니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생각 보다 많았음 구치장 체험 얼.. 얼굴이 빠지지 않아 옆에 계단에서 경찰들이 지나가길래 놀랐는데 7층은 경찰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함 평일에 가다 보니 단체관람만 있었고 내가 간 시간에는 단체관람하는 인원들도 모두 빠진 상태라 즐겁게 혼자 다님 경찰복도 입어볼 수 있다는데 나에게 맞는 치수가 없겠지 있어도 입지 않겠어 재입대 하는 기분일꺼야 아마 그렇겠지 신기한 박물관이 주변에 많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 큰 박물관만 찾아간 것 같음 급 반성모드, 고등학생 때 말고는 이런 현장학습을 한 적이 없었는데 병원에 있다보니 무언가를 보고 추억한다는게 그렇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야 심심하지 않음 병원에 있으면 노트북 할 일도 없음 많이 봐둬야 내가 거기서 뭐 했지하면서 혼자 추억하거나 아니면 나를 다시 한 번 거기에 두고 혼자 나랑 데이트 할 수 있음 그래서 더 나오면 돌아다니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싶음 조금 내려가니 역사박물관도 있었지만 피곤하므로 집에 가야하므로 우체통은 포탈이 되어주지 않았으므로 역사박물관 앞에 있는 전차만 들어가봄 오빠 달.. 아니 형님 달려요... 전차 운전대가 뭔가 휑하니 신기함. 그래도 뭔가 그렇지 않음 간편해 보이는 게 제일 어렵다고 그랬음 그래 맞아 그러니까 내가 누워 있는 것도 간편해 보이지만 고도의 기술로 누워 있는거임 서울역사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해머링 맨 노동 그 자체의 순수함이 멋있음 아픈 사람들은 다시 노동으로의 복귀를 무리하게 하는 건데 문득 노동이 무언가를 창조하는 거라면 우리 자체도 아직 노동중이고 이 노동부터 끝내고 복귀하는게 맞지 않나싶다는 생각 그 속도는 각기 다르겠지만 꾸역꾸역 걷다보니 광화문 광장의 분수쇼 어린 친구가 그 가운데에서 기도드리고 있음 그건 훼이크고 물놀이 하는 친구를 보니 나도 뛰어 들고 싶었음 뭐 이리 더워 더위에는 체면도 없다는데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왔는데도 이렇게 돌아다녔는데 아직도 소화가 안됨 사람이 폭식을 하면 안되는데 역시 오랜만에 먹은 고기 + 해군원사 아저씨와의 수다는 몸도 마음도 포만감으로 가득차게 해준 듯 어렸을 때 이런 날씨에 더위 많이 먹었는데 그러니까 정확히 초등학생때 그랬던거 같음 더위의 황태자 젊었을 때는 겨울에도 반팔 입고 다녔을 정도로 몸에 열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러면 엉엉 살려줘 엉엉 그러겠지 체질도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데 몸도 어떻게 변할지 모름 건강에 자신있다고 말해도 건강하다 생각했던 몸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변해 있을지 모른다는 거임 정말 진부하지만 아프고 나서 후회하면 늦는다는 말이 있고 아파도 덜 아픈게 최고지 않겠음 일상이 일상이 되어버리지 않는 것 만큼 억울하고 화나는 일은 없음 그러니까! 건강검진 꼭 받아보세요! 응? 제발! 2589
쿨한 백혈병환자의 평범한 일상
안녕하심?
결석이 빠지지 않는다고 걱정하고 있다가
어느 분이 결석 빠질 때 드럽게 아프다고 해서
결석을 어르고 달래며 살살 빠져나와라 주문 외우는
아직 복학도 못했으면서 1학년 때 결석 숫자와
학점 생각하면 덜덜 떨리는 조 F 등장 하심
햇볕 쨍쨍 모래알은 반짝 소낙비가 그렇게 오더니
어제(6/14)는 날씨가 너무 좋았음 목포에서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외래를 오신다는 해군원사 아저씨와의 만남을
하늘도 축복하는 듯
저번에 결석 덕분에 응급실에 있을 때
병동에 놀러갔는데 해군원사 아저씨가 얼마 전까지
병원에 입원하셨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음
간에 숙주가 심하게 와서 황달이 심하고
거의 6개월동안 식사도 못하셔서
심하게 빠지셨다고, 못알아볼 정도로 달라지셨다던
간호사 누나의 이야기에 몇 일이 지나고
전화를 드리니 목요일날 외래라고 하셔서 냉큼
약속을 잡은거임 나는 결단력 있는 남자임
해군원사아저씨를 만나려고 집에 있는 가방을
들고 나왔는데, 버스에서 가방에 물건을 확인하려니
이놈이 뙇, 언제 밀항했지.. 웃지마.. 웃지말라고..
오랜만에 만나니까 살이 엄청 빠지셔서 놀랐음
6개월동안 씹는 것은 하나도 못 먹고
뉴케어 같은 환자영양음료를 드시고 버텼다고 함
그래도 중후한 중년의 간지남 목소리는
변함이 없어서 흐믓했음
근황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하는데
당일 히크만을 뽑는 날이라고 말하시길래
겁도 드렸음 히크만을 뽑으면 젖꼭지를 꼬집으면서
당기는 기분이라고
그러나 이미 히크만 뽑을 때 쓴 톡을 보셔서
안 먹힘
시간이 시간인 만큼 맛있는거 사주신다고 하셨는데
대학로에 가면 나는 매일 라멘만 찾아서 먹었는데
다른 맛집에 대해서 아는 정보가 없는데 어떻게 하지
나는 도대체 무엇을 얻어먹어야 하는 것인가 고민에 빠짐
뭐가 맛있니 다그치시는데 갈팡질팡
저의 그런 고민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셨는지
같이 고기를 먹으러 가시자는 은총의 말씀
갈비살이 올라온 고깃집 상에 뻗어버린 나의 마음
그런데 아쉽게도 해군원사 아저씨는 고기를 드시지 못하시고
집에서 싸오신 도시락을 드셨음, 사모님과 저만 고기 섭취
우걱 우걱, 4인분은 먹었는데 혼자서 3인분은 먹은 듯
고기 먹고 후식으로 조 루팡의 추억을 떠올리는 비빔냉면과
밥 반 공기를 먹은건 비밀임
이거 갈비살 구운 쌈임 밑에 쌈을 든 건 족발이 아닙니다.
족발로 쌈을 싼게 아니라고
영양보충음료를 드시다 죽을 드시고
다시 밥을 드시기 시작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는데
같이 수다 떨며 즐겁게 식사하다 보니까 해군원사 아저씨가
평소보다 더 많이 드셨다고 함 그래도 제가 평소에 먹는
반 정도
해군생활 하시면서 30개국 여행하셨다는
이야기가 제일 부러웠음
나는 제주도도 못 가봤는데 내가 제일 멀리 간 곳은
통영입니다 통영! 그때 굴을 먹었어야 하는건데
이렇게 못 먹게 되는 몸이 되버릴 줄 알았으면
그러다 문득 처음 발병하던 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급성백혈병 의증을 판정 받은 날에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배가 더 고팠던 이야기를 했음
사실 사람이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거 아님
응급실 진료실에 들어갈 때마다
의사선생님한테 밥 언제 먹을 수 있나요 물어봤었음
뭐 이런 놈이 다 있노라는 표정으로 나를 봤었던거 같은데
점심부터 시작해서 아무 것도 먹지 못했는데
저녁 10시가 되면
당연히 배고픈거 아님
병은 병이고 배고픈건 배고픈거니까 검사 때문에 불려갈 때마다
밥 언제 먹을 수 있냐고 졸랐음 결국 기본적인 검사결과가 나오고
의사선생님의 내 질문에 지친 듯 진료실 들어가자마자
이제 밥먹어도 된다고 하셨음
폭풍 치킨 섭취 군인의 희망은 역시 치킨이지 와구와구 먹으면서
친구들에게 전화하면서 나 백혈병이다 하니까 구라치지말라고
욕만 먹었던 그런 이야기를 했었음
원사 아저씨도 처음 발병한 것을 알고 마음고생 하시면서
그래도 사모님을 사랑하시는 마음에 사모님이 어떠냐는 문자에
웃으면서 찍은 사진을 보냈다고 하셨음
그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역시 멋쟁이 멋쟁이
그래도 다시 군대를 간다면 해군으로 가게 된다면
원사아저씨 밑으로는 안 갈꺼임 긍정적인 사람 밑이
왠지 힘듦
식사를 하고 병원에서 원사 아저씨는 외래 진료를 보셔야 해서
그렇게 헤어짐 나중에 목포에 가서 한 번 더 뵙기로 했음
맛있는거 많이 주신다고 하셔서 최대한 빨리 갈 생각
당일 일정은 그게 끝이라서 집에가서 잘까 했는데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걸음이 팔자걸음에다가
뒤뚱뒤뚱 걷다 못해 몸이 시계추가 된 기분
그래서 앞에 있던 어린이병원에 들어가 봤음
벽부터 아기자기한 풍경, 나도 토띠랑 왕코 선생님 좋아하는데...
벤치에 안아 있으니까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초조해하는
보호자들의 얼굴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아기들 울음소리
꼬꼬마들이 액땜을 단단히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음
커서는 건강하고 잘 될거라고 중얼거리면서 나왔음 오래 있으면
마음이 너무 아플거 같아서
어린이 병원에 응급실이 있는데 응급차를 보니까
처음 국군병원에서 민간병원으로 후송당했을(?) 때가 생각남
누워서 멀미를 했지. 오질나게
응급차 뒤에 타면 재밌을꺼라고 생각하지만 누워서
버스에 타니까 누워서 파도서핑하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파도서핑을 안 해본게 함정
그래도 그 이후 응급차를 탈 정도로
위급상황이 없어서 다행인 것 같음
응급실에 갈 때마다 택시나 걸어서 온 게 어디얔
이 정도 걸으면 소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소화가 안됨 그래서 대학로를 걷기로 결심
손잡고 걸어다니지 마여 길막 하지 마여
님아 매너점? 님아 님아
소화가 안돼! 나는 도대체 얼마나 먹은거야!
그래서 급 지하철을 타기로 결심
고등학교 다닐 때 담임선생님이자 국사선생님과 갔던
경교장에 가기로 결심 경교장은 김구 선생님이 숙소와 집무실로
사용했던 장소이자, 저격당해 돌아가신 곳이기도 함
참고로 저격한 사람은 버스기사에게 맞아 죽었다는 이야기가
서대문역에서 4번출구 길따라 올라가면 강북삼성병원이 있는데
거기 안에 있음 있음 그런데 가기 전에 일단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 두개 샀음 나는 결석과 이별을 꿈꾸는 남자
물 두개를 사서 벌컥벌컥 먹음 이놈의 물
결석에 맥주가 좋다던데 결석에 맥주가 좋은 만큼
나도 맥주 좋아하는데 맥주와 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물을 먹으면서 얼마나 걸었나 물을 먹었서 그런지 아직도
부른 배는 꺼지지 않아서 뒹굴어서 경교장까지 갔음
길따라 올라가면 경교장이 있겠지
경교장에는 김구 건생님이 피격당할 때
유리창을 뚫고 나간 탄흔도 복원해놨던걸로 기억하는데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라니까 가서 천천히 둘러보고 와야지
그러면서 신나게 걷음
읭?!
경교장 복원공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먹이면서 병원 안내하는 분한테 물어봤는데 들어갈 수 없다고 함
아 힘들어 이게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 안됔ㅋㅋㅋㅋㅋㅋㅋㅋ
움직이기 힘듬
기운빠짐 우체국에 들어가서
집으로 배달되고 싶어
이게 뭐야ㅋㅋㅋㅋㅋㅋ 도대체가
병원을 내려오며
깡물마시고 뻗어버림 몸은 서 있지만 마음은 이미 길바닥에 주저앉음
그런데 뻗은 자리가 돈의문 터였네
그래서 깡물에
휘청거리며 서대문길 따라 광화문까지 갈까 했는데
얼마나 걸었나 눈앞에 뙇
뭔가 아파트에서 전단지 붙이는 알바 하는 기분이었음
꼭대기부터 시작해서 내려오는 박물관이라니!
별 다른 잘못을 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자신하는데
어느샌가 경찰 앞에서는 움찔하게 됨 뭔가 양심에 찔리는
잘못을 많이 했나. 여하튼 어렸을 때 길 돌아다니다가
자주 길 잃어버려서 혼자 울면서 동네 파출소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남 울면서 길 잃어버렸어요 하면서
주는건 다 받아먹었지. 그러면서 귀엽구나 우리 집 가자
하던 경찰 아저씨 앞에서 도도한 표정으로 싫다고 했던
그 유년의 기억도 새록새록나는군 여기서 어렸을 때 사진 투척
깜짝 놀랐던게 6.25 하면 군인만 생각하고 경찰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던거 같음 병원으로 치면
의사선생님이나 간호사선생님만 생각하고
감염된 균이 있나 없나 유심히 봐주시는
임상병리사 선생님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충격이랄까.
고자뻑 누나는 잘 있나 모르겠네
들어가보니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생각 보다 많았음
구치장 체험 얼.. 얼굴이 빠지지 않아
옆에 계단에서 경찰들이 지나가길래 놀랐는데
7층은 경찰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함
평일에 가다 보니 단체관람만 있었고
내가 간 시간에는 단체관람하는 인원들도
모두 빠진 상태라 즐겁게 혼자 다님
경찰복도 입어볼 수 있다는데
나에게 맞는 치수가 없겠지
있어도 입지 않겠어
재입대 하는 기분일꺼야 아마
그렇겠지
신기한 박물관이 주변에 많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 큰 박물관만 찾아간 것 같음
급 반성모드, 고등학생 때 말고는 이런
현장학습을 한 적이 없었는데 병원에 있다보니
무언가를 보고 추억한다는게 그렇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야 심심하지 않음
병원에 있으면 노트북 할 일도 없음
많이 봐둬야 내가 거기서 뭐 했지하면서
혼자 추억하거나 아니면 나를 다시 한 번
거기에 두고 혼자 나랑 데이트 할 수 있음
그래서 더 나오면 돌아다니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싶음
조금 내려가니 역사박물관도 있었지만
피곤하므로 집에 가야하므로
우체통은 포탈이 되어주지 않았으므로
역사박물관 앞에 있는 전차만 들어가봄
오빠 달.. 아니 형님 달려요... 전차 운전대가 뭔가 휑하니
신기함. 그래도 뭔가 그렇지 않음 간편해 보이는 게 제일
어렵다고 그랬음 그래 맞아 그러니까 내가 누워 있는 것도
간편해 보이지만 고도의 기술로 누워 있는거임
서울역사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해머링 맨
노동 그 자체의 순수함이 멋있음
아픈 사람들은 다시 노동으로의 복귀를
무리하게 하는 건데 문득 노동이 무언가를
창조하는 거라면 우리 자체도 아직 노동중이고
이 노동부터 끝내고 복귀하는게 맞지 않나싶다는 생각
그 속도는 각기 다르겠지만
꾸역꾸역 걷다보니 광화문 광장의 분수쇼
어린 친구가 그 가운데에서 기도드리고 있음
그건 훼이크고 물놀이 하는 친구를 보니
나도 뛰어 들고 싶었음 뭐 이리 더워
더위에는 체면도 없다는데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왔는데도
이렇게 돌아다녔는데 아직도 소화가 안됨
사람이 폭식을 하면 안되는데 역시 오랜만에 먹은
고기 + 해군원사 아저씨와의 수다는
몸도 마음도 포만감으로 가득차게 해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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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정확히 초등학생때 그랬던거 같음
더위의 황태자 젊었을 때는 겨울에도
반팔 입고 다녔을 정도로 몸에 열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러면 엉엉 살려줘 엉엉 그러겠지
체질도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데
몸도 어떻게 변할지 모름
건강에 자신있다고 말해도
건강하다 생각했던 몸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변해 있을지 모른다는 거임
정말 진부하지만 아프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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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일상이 되어버리지 않는 것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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