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남자친구가 결혼을 한답니다

청첩장201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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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이 좋아했었습니다. 제 자신이 없어도 좋을 만큼요.

우리가 만났을때 전 26살 그사람은 28살이었어요.

헤어진지 이제 3년 되었는데 그때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겨우 잊고 맘 추스리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3년 만에 결혼이라니 다시 가슴이 무너집니다.

 

그당시 전 그전에 만나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직후였어요.

바람핀 남친에게 일방적으로 차였답니다.

자존심이 상해서 바람핀 남친이 한번은 들를 제 싸이에 커플인척 사진 찍어서 한장만 올리자고 했어요.

이 오빠는 모태솔로인데 훈남에 키도 크고 친절한 성격이었어요. 제가 헤어진 일을 제일 많이 걱정해주고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사람중 하나이기도 했어요. 

오빠가 이왕하는 김에 완벽하게 하자며 커/플/미/니/미도 해줬어요.

고맙다고 밥사주고 일단락 정리 되었죠. 

오빠가 전역한 대학생이었는데 과 모임 자리에 자꾸 절 부르는 겁니다.

공대 였는데 사람들에게 가짜 여친이라며 소개시켜주구요. 전부 어울린다고 사귀라고 했었어요. 

그래서 얘기도 하게 되고 서로 호감이 생기고 가끔은 차 놓쳐서 찜질방에 가기도 했어요.

책도 많이 읽어서 말도 잘하고 유머 감각도 있어서 같이 있으면 시간 가는줄 몰랐죠.

둘도 없는 친구였을지도 모르고 같이 있으면 막차시간까지 붙어서 지냈어요. 

 

그러다가 제가 농담처럼 우리 가짜 커플 말고 진짜 커플 하자고 했었어요.

우리는 나름 잘 지냈는데 헤어질 즈음엔 이 오빠와 함께 있던 새벽시간에

헤어진 남친에게 연락이 계속 오는겁니다. 차단해도 다른 번호로 전화 오고요.

술에 잔득 쩔은 목소리로 미안하다니... 저도 정이 뭔지 조금 흔들렸어요.

이때 잘 처신 했으면 좋았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그일로 인해 자기는 대타라느니 전 남친과 다시 만나라느니 비아냥 거리기 시작했어요.

저도 참다가 자주 싸우다가 헤어지게 되었어요.

한번 헤어지고 다시 돌이키려 했지만 이 남잔 요지부동이었어요.

쏟아진 물이라 다시 돌리기 싫다는 거에요.

남자의 형과 동생들이 절 불러내서 다시 이어주려고 노력했어요.

저더러 불러서 밥사준다 해놓고 술자리에서 그 오빠를 불러내는 겁니다.

그런데 만나면 서로 헐뜯고 우리가 사귄적이 있었는줄 아냐고 3달 이내로 만나면 사귄게 아니라고

우린 가짜 커플이라고 쟤같은 애가 감히 나와 하면 나도 오빠가 남자인줄도 여태 몰랐다며ㅋㅋ

그러면서 오빠가 하는 짓은 머리를 빡빡 깍고 왜 깎았냐니 열공 모드 하려고 그랬다하고...

소개받았다는 여자분과 약속 있다면서 취소하고 나왔다면서 와서는 저 갈구고...

아무리 다시 만나자 해도 안받아줬으면서 만나면 심한 말 하니까

제가 잘못한 일들로 인해 저를 미워서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인간이라고 여겼어요. 

사람들에게 오빠 나오는 자리 부르지 말라고 화냈구요. 

그러면서도 속으론 오길 항상 바랬었어요.

마지막으로 만났던 날에 그 오빠가 노래방에서 단 한곡을 선곡했어요.

그게 토이 노래였어요.내가 잠시 너의 곁에 살았다는 걸.

그거 부르고 오빠는 먼저 가야겠다며 갔었는데...

그날... 제가 여태 생각했던게 진심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 들었어요.

그리고 오빠 미니홈피에 적혀있던 영화 달콤한 도시의 문구들이 제 얘기일까 생각도 들었구요.

달콤한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은 이루어질수가 없어서 울었다는 내용이었었죠. 당시는 외웠었는데.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거리네요. 

사람으로 사람 잊는다는 말 무기력하다는 거 알았구요.

그 오빠 못잊어서 마음이 안열려서 그후에 만난 세명의 남자 모두 한달을 못채우고 모두 헤어졌어요.

아직도 티비에서 이 오빠를 많이 닮은 송씨 성의 어느 연예인이 나오면 가슴이 설레네요.

 

그리고 혼자 지내면서 다 잊고 살았는데 갑자기 그 오빠가 결혼을 한다네요.  

미국에 있다는 소리까진 들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 들었어요. 헤어지고 다른 사람과 사귀기도 했었지만...

또 그럴리 없지만 그 오빠가 혹시 돌아온다면 어떻게 하지 하고 가끔 생각했거든요.

마음으로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근데 이상하게 참 씁쓸하네요.

다시 연락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제가 처음 사귄 여자고 처음 키스도 했던 사람인데 흠.......

절 아예 잊었을까 제 이름은 기억할까? 그런 생각은 드네요.

이제 추억 저편으로 보내야 하겠지만요.